# 162
< 내 언데드 100만 >
제162화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전 보상
“크아아아악!”
“아, 안…… 우와아아악!”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의 시체가 폭발하면서 보라색 독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그 속에서 아직 살아 있던 키라 히데키를 비롯한 클랜원들은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졌다.
“마, 말도 안 돼. 끄으으윽.”
바닥에 쓰러진 키라 히데키는 보라색 독 연기 속에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독 데미지에 이어 상태 이상 마비에 걸렸기 때문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 마스터 Lv150 키라 히데키를 처치하셨습니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
폭발 데미지에다가 독 데미지까지 입으면서, 안 그래도 생명력이 바닥에 가까웠던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이 키라 히데키에 이어 하나둘 털썩털썩 바닥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축하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뒤이어 한성의 시야에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몇 번 떠올랐다.
이미 클랜전 중간중간에 적 클랜원들을 처치하면서 한성은 레벨 업을 수차례 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지금 현재 한성은 135 레벨이었다.
그리고 레벨 업을 하면서 받은 스텟은 전투 중에 틈이 났을 때 대부분 지배력과 마력에 투자했다.
“그럼 남은 건 이제 저놈들뿐인가?”
한성은 뒤를 돌아봤다.
아직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아 보겠다고 아등바등거리고 있는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사무라이들.
이제 저놈들만 처리하면 네리아의 부탁 미션과 클랜전이 끝난다.
“달려라, 깜둥아!”
어느 틈엔가 다크 메탈 골렘의 어깨에 올라탄 루루가 신나게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걱정이 앞섰다.
‘제발 뿔만큼은 건드리지 않기를…….’
다크 메탈 골렘에게 있어서 뿔은 생명과도 같은 것.
몸통에 금이 가고 팔다리가 날아가도 뿔만큼은 지켜야 했다.
아무튼 이제 사무라이들을 처리하는 건 시간 문제였다.
한성은 남아 있는 사무라이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 * *
[축하합니다! 당신은 클랜전에서 승리하였습니다! 보상으로 Lv150 레전드 보물 상자를 획득합니다.]
[당신은 믿을 수 없게도 홀로 클랜전에서 승리하였습니다. 특별 보상으로 흑풍도 요새성의 성주권을 지급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히든 미션 네리아의 은밀한 부탁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2000 골드, 칭호 흑풍도의 학살자, 레벨 125에서 150 사이 레전드 등급 보물 상자를 획득합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의 효과로 보상을 세 배로 받습니다. 단, 성주권과 칭호는 효과를 받지 않습니다.]
[축하합니다. Lv130, Lv132, Lv 135 레전드 등급 보물 상자를 획득하였습니다.]
“헐. 미친 대박이다.”
마지막 사무라이를 처치한 한성은 즐거운 기분으로 눈앞에 떠오르고 있는 안내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레전드 등급의 보물 상자들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대박은 흑풍도 요새성의 성주권이었다.
사실상 한성이 흑풍도의 주인이 된 것이며, 영토가 생겼다는 소리였으니까.
“수고를 덜었군.”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은 전원 플레이어 방문자들이다.
한번 전멸시켰다고 해도 3일 뒤면 전원 다시 부활한다.
그 때문에 한성은 우선 창고를 털어서 중요 장비나 아이템을 먹은 뒤 계속 클랜전을 벌일 생각이었다.
흑풍도의 요새성을 먹을 때까지.
본래 클랜전은 자기들 성이나 영토를 걸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성은 혼자였기 때문에 영토까지 먹으려면 한 번으로는 부족했다.
적어도 세 번.
요새성을 점령하면 성주권을 넘겨받을 수 있었다.
사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해적 클랜 그레이스 오 말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녀들을 앞세워서 영토를 건 클랜전을 한다면 한 번에 요새성을 먹을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지.’
다만 그럴 경우 배분이 나뉜다.
요새성의 소유권이 한성이 아니라 그레이스 오 말리 해적 클랜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서 요새성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한 번에 점령해버렸다.
한성 입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한 셈이다.
그리고 이제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은 흑풍도에서 부활하지 못한다.
흑풍도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도시에서 부활한 후, 다시 흑풍도 요새성을 탈환하려고 할 터.
흑풍도에서 나가 있던 나머지 인원들까지 총동원해서 올게 눈에 훤하다.
하지만 이미 한성은 그에 대한 계획을 세워 두었다.
디아나의 조직원이나, 블랙 캣츠 길드원들을 불러서 요새성에 주둔 시킬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성은 초기 계획을 수정했다.
‘요새성은 그레이스 오 말리 해적 클랜에게 대여한다.’
흑풍도의 요새성은 원래 난공불락의 천연요새다.
적당한 가격에 대여해 주겠다고 하면 분명 에키드나나 다른 여해적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거기다 그녀들은 바다를 누비고 다닌다.
주로 육지에서 활동하는 디아나의 조직이나 블랙 캣츠보다 나았다.
‘문제는 요새성 주변에 딱히 사냥터가 없다는 거지만 뭐 알아서 잘하겠지.’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요새성을 점령해서 적당한 가격에 대여까지 해주면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
아무리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이 날고 긴다고 해도 그레이스 오 말리의 해적 클랜이 요새성에서 농성을 벌이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한성의 의도대로 그레이스 오 말리가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을 견제하게 되는 것이다.
‘요새성은 이제 됐고.’
한성은 다른 보상들을 바라봤다.
‘이거 대체 레전드 보물 상자가 몇 개야?’
한성은 자꾸만 웃음이 흘러나왔다.
레벨 130대 레전드 보물 상자가 세 개, 그리고 레벨 150 보물 상자가 또 세 개였다.
그뿐만 아니라 학살자 칭호까지 얻었지 않은가?
그렇게 모든 보상들을 확인한 한성은 고개를 내리며 입을 열었다.
“틴달로스야.”
[부르셨어영? =_=?]
한성의 부름에 번개 같이 그림자 위로 틴달로스의 문자가 표시됐다.
“지금 배고프지?”
[네! 배고파요! >_
“그럼 잘 됐네. 안 그래도 네가 먹어줬으면 하는 게 많았거든. 내가 맛있는 거, 아니 비싼 거 많이 먹여 줄게.”
한성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와아~ \(>_<)/]
그러자 틴달로스는 기쁜 듯이 만세 이모티콘을 그림자 위에 띄웠다.
그리고 어째 그림자가 출렁출렁 거리는 것 같았다.
“너희들도 따라와라.”
한성은 루루와 라이, 레이몬을 바라봤다.
루루는 한성의 옆에서 라이와 놀고 있었고, 레이몬은 사무라이들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해골 검병들에게 일장연설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크 메탈 골렘은 이미 돌아가고 없었다.
그렇게 한성은 소환수들을 데리고 요새성의 창고를 찾기 위해 부활실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여기냐?”
“검검.”
한성의 말에 해골 검병 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활실 밖으로 나선 한성은 생존해 있는 해골 병사들에게 요새성 내부를 조사시켰다.
그리고 해골 검병 하나가 목적지 중 하나인 클랜 창고를 찾아서 한성을 안내해온 것이다.
끼이익.
요새성의 성주권을 가지고 있는 탓인지 창고문은 쉽게 열렸다.
“오?”
클랜 창고 안으로 들어간 한성은 탄성을 내질렀다.
“이거 뭐 병기고가 따로 없네?”
창고 안에는 각종 무기와 방어구가 진열되어 있었다.
[이 대검은 제법 괜찮아 보이는군.]
레이몬은 벽에 진열되어 있는 대검 중 하나를 꺼내서 확인하며 말했다.
킁킁.
라이 또한 장비에 관심이 있는지 코를 킁킁거리며 클로 위주로 냄새를 맡고 있었다.
“냐하하하.”
그리고 루루 또한 한손에 지팡이를 흔들며 병기고 내부를 깽깽이 발로 뛰어다녔다.
‘그런데 생각보다 등급이 별로네.’
30평 정도 되는 창고 안에 제법 많은 무기와 방어구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노멀 등급이었다.
레이몬이 발견한 대검처럼 레어 등급 장비들도 몇 개 눈에 보였지만 고만고만했다.
“설마 이게 다인가?”
창고 끝까지 온 한성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레어 등급은 몇 개 없었고, 유니크는 아예 구경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색이 클랜 창고라면 전설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니크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마스터. 이쪽에 뭔가 맛있는 기운이 느껴져요. 츄릅.]
그때 틴달로스가 화살표 모양의 그림자를 만들어 벽 한쪽을 가리켰다.
“이쪽에?”
한성은 틴달로스가 가리킨 벽을 바라봤다.
그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아, 누가 우익 꼴통 아니랄까 봐 욱일승천기에 나치 문양 휘장을 걸어 놨네. 망할 놈의 자식들.”
한성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레이몬. 저거 부숴. 휘장이랑 같이.”
[베면 되나?]
“어.”
[알겠다.]
스르릉.
한성의 말에 레이몬은 칠흑의 장검을 꺼내 마력을 주입했다.
우우웅.
장검이 대검정도로 커지자 레이몬은 눈부신 속도로 휘둘렀다.
서컥! 슈가가가각!
이윽고 욱일승천기와 나치 문양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휘장 너머로 숨겨진 문이 드러났다.
“그럼 그렇지. 클랜 창고에 레어 등급 장비만 몇 개 있다는 게 말이 되나.”
한성은 함박 미소를 지었다.
역시나 비밀 창고가 있었던 것이다.
한성은 성주의 권한을 이용해 비밀 창고 문까지 열었다.
덜컹.
문이 열리면서 비밀 창고 내부가 한성의 눈앞에 펼쳐졌다.
“마스터! 뭔가 반짝반짝거리는 게 많이 있어요!”
한성의 뒤에서 루루는 루비처럼 붉은 눈을 반짝이며 비밀 창고 안을 바라봤다.
비밀 창고 안에는 하얀 빛이 반짝반짝거리고 있는 장비들이 널려 있었다.
비록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대부분 레어 등급이었으며 유니크 등급도 보였다.
[검은 내 거다.]
크릉크릉.
“루루도 볼래요!”
한성이 비밀 창고 안으로 들어가자 나머지도 흥분된 표정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각자에 맞는 무기나 방어구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지팡이는 있으니까 됐고…… 건틀렛은 없으려나?’
지금 현재 한성이 바꿔야 할 장비가 있다면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이다.
유니크 등급에 옵션이 좋은 편이라 지금까지 끼고 있긴 하지만 70레벨 무기였다.
지금껏 써 왔지만 이제는 한성과 60레벨이나 차이가 났다.
바꿀 때가 된 것이다.
한성은 쓸 만한 건틀렛이 있나 주변을 둘러봤다.
“마스터!”
그때 갑자기 루루가 한성을 불렀다.
“왜?”
“여기 이상한 피리가 있어요!”
다다다!
루루는 손에 작은 피리를 하나 들고 한성을 향해 달려왔다.
“뭔데?”
“여기요!”
루루는 한성 앞에 피리를 내밀었다.
한성은 피리의 정보를 확인했다.
[봉인된 피리]
타입: 피리.
최소 요구 레벨: 120.
등급: 레어.
내구도: 1000/1000.
설명: 정체를 알 수 없는 봉인된 피리.
직접 불어 봐야 알 수 있다.
뭐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별거 아니네.’
피리의 정보를 확인한 한성은 피식 웃었다.
최소 요구 레벨도 낮은 편이고 등급도 레어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생긴 건 꼭 부부젤라처럼 생겼다.
“루루. 이거 불어보고 싶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루루가 피리에 꽂힌 모양이었다.
붉은 눈을 반짝반짝거리며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그 모습에 한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불고 싶으면 불어 봐.”
귀여운 루루가 불고 싶다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와아~”
한성의 승낙에 신이 난 루루는 봉인된 피리를 받아들고 팔짝팔짝 뛰었다.
그리고 입에 피리를 대더니 힘차게 피리를 불었다.
[아옳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