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61화 (161/318)

# 161

< 내 언데드 100만 >

제161화  안개 부대

‘일단 서른 마리만 남기고 나머지는 뒤로 빼야겠군.’

한성은 원거리 딜러들과 힐러들을 공격하고 있던 해골 병사들을 움직였다.

남기기로 한 서른 마리를 제외해도 원딜들의 발악에 당한 몇 마리를 뺀 나머지 서른이 넘는 해골 병사들이 쿠로네코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와 동시에 한성은 재차 명령을 내렸다.

“달라붙어!”

그러자 남아서 원딜들과 힐러들을 상대하던 서른 마리의 해골 병사들이 갑자기 상대편 클랜원들에게 달려들더니 앞뒤에서 껴안았다.

“뭐, 뭐야?”

“이게 무슨 짓이야!”

“이거 놓지 못해?”

갑작스러운 해골 병사들의 행동에 키라 히데키를 비롯한 원딜들과 힐러들은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그뿐만이 아니다.

2차 각성을 한 쿠로네코를 상대하던 해골 검병들과 창병들도 마찬가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쿠로네코의 몸에 다닥다닥 들러붙었던 것이다.

그 숫자는 오십 마리에 가까웠다.

거기다 약 50마리 정도 되는 해골 궁수들까지도 쿠로네코를 향해 달려들어 들러붙었다.

냐아아아아아아아옹!

백 마리에 가까운 해골 병사들이 들러붙자 쿠로네코는 포효를 내지르며 날뛰었다.

덜그럭덜그럭.

하지만 해골 병사들도 만만치 않았다.

몸을 흔들어 대는 쿠로네코에 맞서 몸에 난 털을 꽉 붙잡고 버티며, 떨어져 나가도 다시 발딱 일어나 몸을 던져 가며 달라붙었다.

‘앞으로 조금만 더……!’

그렇게 해골 병사들이 몸을 내던져 가며 쿠로네코를 향해 달라붙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성은 타이밍을 재기 시작했다.

최대한 많은 수의 해골 병사들이 쿠로네코를 뒤덮어야 했다.

그래야 최대의 데미지를 입힐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 마리에 달하는 해골 병사들에게 뒤덮여진 쿠로네코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 되었다.

‘지금이다!’

“본 월! 본 리터레이션!”

어느 정도 마나를 회복한 한성은 스킬을 시전했다.

콰콰콰콰콰콰!

해골 병사들이 뒤덮고 있는 쿠로네코 주위로 네 개의 하얀 뼈 장벽이 사각형으로 치솟아 올라왔다.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황!

한성은 학살자의 스켈레톤 지팡이를 지면을 향해 내려찍으며 최후의 스킬을 발동시켰다.

“이걸로 끝이다! 본 익스플로전!”

콰아아아아아아앙!

순간 본 월 내부에서 어마어마한 폭발이 터져 나왔다.

쾅! 콰쾅!

“크아아아아악!”

그뿐만이 아니라 키라 히데키를 비롯한 원딜들과 힐러들을 앞뒤로 껴안고 있던 해골 병사들도 폭사했다.

그 덕분에 뼛가루로 이루어진 하얀 폭연이 원딜들과 힐러들을 감싸고 있었다.

비록 폭발로 인한 폭연과 치솟아 오른 흙먼지들로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분명 꽤 큰 피해를 입었을 터였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귀여운 애완동물 Lv150 흑화한 쿠로네코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5000골드, 쿠로네코의 검은 가죽, 쿠로네코의 흑골을 회득합니다.]

[전승 특전의 효과로 모든 보상을 3배로 받습니다.]

순간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지시가 떠올랐다.

‘역시 죽은 건가?’

크리스탈 부활 수정구와 같은 방법으로 쿠로네코에게 본 익스플로전을 썼었는데 아무래도 대박이 난 듯했다.

하긴, 본 익스플로전이 본 월 내부에서 폭발한 덕분에 데미지가 중첩됐다.

사방으로 퍼져 나가야 할 폭발이 본월에 막혀 되돌아오고 증폭되어 유일하게 뚫려 있는 천장으로 솟구쳐 올랐다.

그 과정에서 폭심지에 있던 쿠로네코는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받았던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거의 90%에 가까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던 쿠로네코를 한 방에 잡지 못했을 터.

물론 한성의 스텟이 레벨보다 높은 까닭도 있었다.

‘거기다 흑골이라…….’

쿠로네코를 잡고 ‘쿠로네코의 흑골’을 보상으로 받은 한성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않아도 해골 병사들을 강화시키기 위해 네리아의 부탁 미션을 수행한 후, 소재가 되는 뼈를 구할 생각이었다.

3차 히든 직업 데스마스터가 되면서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에서 스켈레톤 익스트레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스켈레톤 익스트렉션은 해골 병사들을 소환할 때 베이스가 될 두개골을 추출할 수 있으며, 어떤 두개골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해골 병사들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켈레톤 드래곤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는 해골 병사들에게만 영향을 주는 패시브 스킬이었으니까.

사실상 스켈레톤 솔져 에볼루션 마스터리라고 해도 무방했다.

‘안 그래도 해골 병사들을 강화시킬 뼈가 필요했는데 제법 쓸 만하겠군.’

한성은 쿠로네코를 처치하고 받은 보상들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때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떴다.

[Lv133 반달곰을 맨손으로 때려잡은 켄노스케가 사망하였습니다.]

[Lv135 자칭 일인 배틀 전문 이와테가 사망하였습니다.]

[Lv132 쿠로시마 클랜의…….]

본 익스플로전으로 사망한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원딜들과 힐러들이 사망했다는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그 덕분에 상대하던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의 반수 이상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괴멸에 가까웠다.

“그래도 네놈은 살아남았구나.”

한성은 살짝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사무라이들 너머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흙먼지를 노려봤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마스터인 키라 히데키는 아직 죽지 않았다.

아직 죽었다는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으니까.

‘이대로 끝인가?’

한성은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았다.

바로 눈앞에서 달려들었던 사무라이들도 다크 메탈 골렘이 참전하면서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중이었다.

사무라이들을 처리하는 것도 이젠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님을 한성은 잘 알고 있었다.

‘이제 원래라면 전멸했을 저놈들이 어떻게 해서 살아났는지 확인해야겠지.’

한성의 계획대로였다면 키라 히데키를 비롯한 30명은 전멸해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부활 아이템으로 되살아났다.

조금만 방심해도 목숨이 날아가는 긴박함이 넘치는 전장 속에서 말이다.

팟!

‘응?’

순간 한성은 눈썹을 꿈틀거렸다.

사무라이들 중 세 명이 몸을 돌리며 뒤로 빠지는 모습을 발견했다.

어디 그뿐인가?

번쩍!

갑작스레 그들의 몸에서 하얀빛이 터져 나왔다.

“큭!”

갑작스러운 빛 때문에 한성은 눈을 옆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내 시선을 돌려 그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그들을 본 한성의 눈이 커졌다.

“네놈들이었냐!”

불과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화려하기 짝이 없는 사무라이 갑주를 걸치고 있던 녀석들이었지만 지금은 그 복장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신에 검은 암행복을 입고 있었으며, 역시 마찬가지로 날렵하게 생긴 검은 경갑을 상하의로 나눠 장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등허리에는 장검보다 짧고 단검보다는 긴 도(刀)를 메고 있었다.

그들은 이전과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폭연 속을 향해 모습을 감췄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최정예 부대인 검은 안개.

검은 안개 부대원들은 전원이 어쌔신 계열 중 하나인 닌자들이었다.

확실히 그들이라면 전장을 빠르게 누비며 사망한 클랜원들을 부활 아이템으로 되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닌자들은 재빠른 몸놀림을 비롯한 변장 및 은신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실제로 그놈들은 지금까지 사무라이인 것처럼 위장해 있었지 않은가?

“라이트닝 드라이브!”

한성은 즉시 전승 스킬을 시전하며 닌자 세 명의 뒤를 쫓아갔다.

보통 부활 아이템을 사용하는데 10초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 때문에 전장에서 부활 아이템을 사용하는 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닌자와 같은 일부 특수한 어쌔신들은 아이템 사용 시간을 단축시키는 게 가능했다.

지금 저들 세 명을 이대로 놔둔다면 클랜원들을 다시 부활시킬 터.

그 전에 때려잡을 생각이었다.

“아이언 스킨!”

닌자 세 명의 뒤를 쫓으며 한성은 몸을 강철처럼 만들어 주는 전승 스킬도 시전했다.

온몸이 강철처럼 변한 한성은 어둠을 가르는 한 줄기 빛살처럼 폭연 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자욱한 연기 속으로 들어가자 시야에 제한이 생긴 한성은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쌔액!

그 순간 한성은 앞이 보이지 않는 자욱한 연기 속이지만 작은 파공성이 들리면서 무언가가 왼쪽에서 자신을 향해 내려쳐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한성은 재빨리 왼손을 들어올렸다.

카가가강!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에서 불꽃이 생기면서 닌자도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거기냐!”

연기 속에서 시커먼 무언가가 보였다.

한성은 스텝을 밟으며 왼쪽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라운드 임팩트!”

투확!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이 시커먼 무언가를 강타하면서 사방으로 충격파가 퍼져 나갔다.

그러자 주변을 자욱하게 메우고 있던 연기들이 순간적으로 확 퍼지며 사라졌다.

“크헉!”

한성은 연기가 사라지자 경갑이 일그러진 닌자 하나가 피를 토하며 자신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퍼억!

곧바로 한성은 바로 앞에 있는 닌자의 턱을 발로 차올렸다.

아이언 스킨으로 전신이 강철처럼 단단해져 있었기 때문에 턱을 차인 닌자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부활실 천장에 날아가 처박혔다.

천장에 머리가 박힌 닌자는 몸통을 대롱거리며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남은 건 너희 두 놈뿐이군.”

한성은 학살자의 스켈레톤 지팡이를 마치 봉처럼 양손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전방을 응시했다.

그곳에 닌자 두 놈이 살아남은 원딜들과 힐러들 사이에서 열심히 부활 아이템으로 죽은 자들을 살리려 하고 있었다.

“마, 막아!”

한성이 눈앞에까지 다가온 것을 본 키라 히데키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닌자들의 부활 아이템 사용 시간 단축 능력을 사용한다면 빠르게 죽은 클랜원들을 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려면 일단 시간을 벌어야 했다.

키라 히데키의 명령에 살아남은 몇 명 되지 않은 원거리 딜러들은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들을 본 한성은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흥. 멍청한 놈들. 알아서 죽을 위치에 서 있네?”

“뭐?”

한성의 말에 키라 히데키는 눈살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지금 네놈들이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르겠냐?”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냐! 그보다 지금 당장 죽여 주마!”

“쯧쯧. 뭐 모르면 말고. 지금까지 수고했다. 이제 그만 끝내자.”

아직 자신의 상황을 눈치 채지 못한 키라 히데키의 역정에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손가락을 마주쳤다.

딱!

“콥스 익스플로전!”

콰콰콰콰콰콰쾅!

순간 키라 히데키를 비롯한 원딜들과 힐러들, 그리고 닌자들이 있는 주변에 죽어 있는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의 시체들이 대폭발을 일으켰다.

한성이 시체 폭발 스킬을 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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