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60화 (160/318)

# 160

< 내 언데드 100만 >

제160화  비장의 수단

“아, 안 돼! 막아라!”

한성의 외침에 키라 히데키는 당황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지금 한성이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좋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잘 알 수 있었으니까.

“아쿠아 볼!”

“프로즌 스피어!”

“체인 라이트닝!”

키라 히데키의 명령에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법사 계열 클랜원들이 공격을 날리기 시작했다.

공격 마법은 세 종류였지만 숫자는 많았다.

서른 명 중에서 절반이 원거리 딜러들이었으니까.

그중에서 마법 공격이 가능한 원딜이 또 절반이었다.

아쿠아 볼은 사람 주먹만 한 크기로 한 방 데미지는 약하지만 한 번에 여러 개를 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 물로 이루어진 작은 구체 수십 개가 마치 총알처럼 쏘아져 날아오고, 2미터가 넘는 거대한 얼음 창들이 쇄도해 왔다.

거기에 노란색 전격이 체인처럼 아쿠아 볼들을 넘나들며 날아들고 있는 상황!

‘마법 공격이라니 너흰 실수했어.’

한성은 씩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마법 공격은 캐스팅 시간이 길지만 데미지 하나만큼은 크다.

그래서 마법 공격을 날렸겠지만,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은 한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바로 한성에게 다크 메탈 골렘이 있다는 사실을.

[마나 엔진 100% 활성화. 아그니카 시스템 정상 작동 중. 다크 메탈 골렘의 기동이 완료 되었습니다.]

그때 마침 한성의 시야에 다크 메탈 골렘의 기동이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한성은 지체 없이 다크 메탈 골렘이 가지고 있는 스킬을 외쳤다.

“마력 장벽 전개!”

[마력 장벽 전개합니다.]

다크 메탈 골렘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전방에 마력 장벽을 펼쳤다.

그러자 전방에 푸른빛의 마법진이 방벽처럼 나타났다.

콰콰콰콰쾅!

이윽고 공격 마법들이 다크 메탈 골렘의 마력 장벽을 강타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기세.

쩌적!

계속해서 이어지는 마법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다크 메탈 골렘이 전개한 마력 장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쿠오오오오오오!

순간 다크 메탈 골렘은 부활실 내부의 공기가 떨릴 정도로 우렁찬 포효를 내질렀다.

그러자 푸른 마법진에서 한층 더 강렬한 빛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마법 공격이 멈췄다.

그들의 공격을 막아 낸 것이다.

“이, 이런…….”

마법 공격으로 인한 폭발로 치솟아 오른 먼지 속에서 한성과 소환수들이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나자 키라 히데키는 이를 악물었다.

기본적으로 골렘은 마법 공격에 내성을 갖고 있었다.

거기다 한성은 다크 메탈 골렘의 방어 스킬 중 하나인 마력 장벽까지 전개했었다.

비록 마법 공세에 밀려 마력 장벽이 깨질 뻔했지만 말이다.

“이미 늦었어.”

한성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달그락달그락.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원딜과 힐러들 너머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서, 설마?”

그 소리에 키라 히데키는 다급히 뒤를 돌아왔다.

뒤이어 원딜들과 힐러들도 키라 히데키의 뒤를 이었다.

“마, 말도 안 돼!”

“어, 어째서 해골들이…….”

그들의 등 뒤에서 산산조각이 난 해골조각들이 저절로 조립되듯이 짜 맞춰지고 있었다.

이윽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크리스탈 부활 수정구 근처에서 최소 백오십 마리가 넘는 해골 병사들이 나타났다.

“이러니까 최후에 최후까지 마지막 한 수는 남겨 놓아야 하지.”

한성은 키라 히데키를 비롯한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을 향해 승리의 미소를 날려 보냈다.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조금 전 한성이 시전한 본 리바이벌은 사망한 스켈레톤 언데드 몬스터들을 되살리는 히든 3차 직업 데스마스터의 부활 마법이었다.

한성은 본 리바이벌 스킬 설명을 떠올렸다.

[본 리바이벌(Bon Revival)]

- 스킬 숙련도: Master.

- 스켈레톤, 즉 해골 계열 언데드 몬스터만 부활 가능.

- 최대 부활 가능 숫자: 지배력 수치만큼 가능.

- 페널티: 12시간 동안 10% 올 스텟 하락.

- 쿨 타임: 72시간.

- 전체 마나 20% 소모. 20% 이하면 발동 불가능.

‘양날의 검과 다를 바 없기는 하다만…….’

본 리바이벌의 페널티는 꽤 큰 편이었다.

그래서 한성은 되도록 본 리바이벌을 사용하지 않았다.

12시간 동안 올 스텟 10% 하락은 위험부담이 컸으니까.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은 본 리바이벌의 스킬 숙련도가 처음부터 마스터라는 점이다. 히든 3차 직업 데스마스터의 전용 기본 액티브 마스터 스킬이었기 때문이다.

성장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한 번 사망한 언데드 해골 몬스터들을 제물 없이 다시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지금처럼 상황을 반전시킬 수도 있었으니까.

그 때문에 페널티가 크고, 쿨 타임이 길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아주 유용하지.’

한성은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을 노려봤다.

이제 그들을 전멸시키기만 하면 된다.

거기다 위치도 좋았다.

다시 살아난 해골 병사들은 완벽하게 원딜들과 힐러들의 뒤를 잡고 있었다.

본래라면 탱커들의 보호를 받고 있어야 할 그들이 무방비 상태가 된 것이다.

“너 이 자식 설마 이걸 노리고?”

그제야 한성의 의도를 깨달은 키라 히데키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탱커 역할을 해야 할 사무라이들은 지금 전방으로 나가서 한성의 소환수들과 드잡이질을 벌이고 있었으니까.

“도, 돌아와라!”

등 뒤에서 달려오고 있는 150마리가 넘는 해골 병사들의 서슬 퍼런 모습에 키라 히데키는 당황한 표정으로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그걸 두고 볼 한성이 아니었다.

“레이몬! 라이! 최대한 저놈들 붙잡아 둬!”

[알겠다.]

크와아아앙!

레이몬과 라이는 한성의 명령에 답하며 사무라이들을 물고 늘어졌다.

그들은 사무라이들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며 사무라이들의 혼을 쏙 빼놨다.

“너도 가. 깜둥아.”

쿠오오오오오!

한성의 명령에 다크 메탈 골렘은 조금 전과는 다른 위협적인 포효성을 내질렀다.

[다크 메탈 골렘이 아이언 하울을 시전했습니다.]

“크윽!”

“골렘 따위가!”

다크 메탈 골렘의 어그로 스킬에 붙잡힌 몇몇 사무라이들의 얼굴에 낭패감이 어렸다.

쿵쿵쿵!

“헉!”

“무, 물러나라!”

그리고 다크 메탈 골렘이 뛰어들자 사무라이들은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렇지 않아도 데스나이트 3기와 10마리가 넘는 해골 병사들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마당에 다크 메탈 골렘까지 참전한 것이다. 사무라이들은 한성의 소환수들을 상대로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 본 키라 히데키는 이를 갈며 소리쳤다.

“쿠로네코!”

냐아아아아아아아!

결국 어쩔 수 없이 키라 히데키는 2차 각성을 한 쿠로네코를 투입했다.

쿠로네코는 혼자서 150마리가 넘는 언데드 해골 군단 앞을 막아섰다.

‘역시 그렇게 나왔나?’

이미 한성은 쿠로네코가 해골 병사들을 막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키라 히데키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 않았으니까.

‘그럼…….’

한성은 마음속으로 해골 병사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덜그럭덜그럭.

그러자 원딜들과 힐러들을 향해 달려들던 해골 병사들에게 변화가 생겼다.

해골 궁수 50마리가 활을 잡아당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슈슈슉!

이윽고 하얀 본 애로우들이 파공성을 내며 날아들었다.

“마, 막아!”

수많은 본 애로우들이 날아들자 키라 히데키는 악에 받친 얼굴로 외쳤다.

냐아아아아!

그러자 가장 먼저 쿠로네코가 앞으로 달려들더니 손톱을 바짝 세우며 휘둘렀다.

파바바박!

허공에서 본 애로우들이 쿠로네코 손톱에 쪼개졌다.

그뿐만이 아니라 2차 각성을 한 쿠로네코의 꼬리는 강철 채찍처럼 단단해지고 길어졌다.

쉬익! 파바바밧!

무려 3미터가 넘는 쿠로네코의 강철 꼬리가 주변 공기를 찢으며 본 애로우들을 떨어트렸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쿠로네코가 요격하고 있는 숫자보다 더 본 애로우가 많았으니까.

“매직 쉴드!”

“파이어 아머!”

원딜들과 힐러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방어 스킬들을 시전했다. 자신들을 향해 20개가 넘는 본 애로우들을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텅! 터터텅! 퍼억! 푹푹!

“크아아악!”

하지만 방어 스킬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처음에는 좀 막는가 싶더니 이내 뚫렸던 것이다.

본 애로우의 공격을 받은 원딜들과 힐러들을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무리 쿠로네코나 클랜원들이 강하다고는 해도 물량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해골 검병 50마리와 해골 창병 50마리가 넓게 진형을 짜고 달려들었다.

“이, 이런 제길!”

키라 히데키는 이를 악물었다.

해골 병사들이 쿠로네코를 무시하고 자신들을 향해 질주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2차 각성을 한 쿠로네코라고 해도 혼자서 백 마리나 되는 해골 병사들을 막을 수 없었다.

기껏해야 2~30마리 정도만 발목을 잡았다.

그건 반대로 이야기하면 해골 병사 30마리로 쿠로네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소리였다.

그사이 나머지 70마리의 해골 병사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으, 으아아아악!”

“주, 죽어라!”

“아쿠아 볼! 아쿠아 볼! 아쿠아 볼!”

“탱커! 탱커 이 자식들아 빨리 안 오냐!”

“에이 썅!”

해골 검병과 창병의 혼성 부대가 난입해 오자,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원딜들과 힐러들은 카오스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야말로 혼돈, 파괴, 망각과 같은 상황.

키라 히데키를 비롯한 후방에 있던 클랜원들은 비명과 욕설을 난무하며 해골 병사들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원거리 딜러들은 공격력은 높지만 방어력이나 생명력은 아무래도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에 반해 해골 검병과 창병은 탱커와 같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거기다 숫자도 배 이상 많았다.

원거리 딜러들이 공격 스킬을 한 번 쓸 때, 사방에서 해골 검병들의 본 소드가 내려쳐졌다.

어디 그뿐인가?

해골 검병들 사이에서 때때로 하얀 본 스피어가 불쑥 나타나 빈틈을 찌르기도 했다.

“크아아악!”

그렇게 해골 병사들의 공격을 받은 원거리 딜러들이나 힐러들은 생명력이 바닥을 향해 내려갔다.

하지만 사무라이들이 있는 장소를 향해 도망친 일부 원딜들과 힐러들은 무사했다.

다만 그 숫자는 키라 히데키를 포함해서 고작해야 다섯 명 정도였다.

나머지 10명은 해골 병사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냐아아아아앙!

그때 흑화 쿠로네코가 괴성을 크게 내질렀다.

쿠로네코를 상대하던 해골 병사들의 숫자도 절반 이상 줄어든 상황.

그에 비해 쿠로네코의 생명력은 90%가 넘게 남아 있었다.

‘슬슬 때가 된 건가?’

일차 목표인 원딜들과 힐러들에게는 당초 계획대로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쿠로네코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2차 각성을 한 쿠로네코는 거의 보스 몬스터급으로 강해졌기 때문에 해골 병사들로는 별다른 피해를 입힐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걸 하는 수밖에 없군.’

한성은 굳은 표정으로 학살자의 스켈레톤 지팡이를 움켜쥐며 쿠로네코를 노려봤다.

비장의 수단 중 하나를 쓰기로 결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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