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52화 (152/318)

# 152

제 152 화 내성벽 공략전

하얀 달빛 아래 어둠 속에서 언데드 몬스터들이 푸른 안광을 토하며 내성문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원거리 딜러들은 내성벽 위에서 화살을 쏘거나 공격 마법을 날렸다.

슈슈슉!

쌔애액!

수십발이 넘는 강철 화살들이 공기를 찢으며 언데드 몬스터들을 향해 쏟아졌다.

그 뒤를 이어 언데드 몬스터들에게 추가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화염계열 중심의 마법들이 날아들었다.

“본 월! 본 실드! 본 리터레이션!”

그때 언데드 몬스터 뒤편에서 한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콰콰콰콰콱!

허공에서 하얀 뼈로 이루어져 있는 방패가 총 아홉 개가 생겨났다.

현재 한성의 주력 스킬 숙련도 레벨은 거의 대부분 6이었기 때문에 100%의 성능을 가진 본 실드와 본 스피어를 세 개씩 소환할 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숙련도 레벨이 7이 되면 4개씩 소환이 가능해지지만 성능은 각각 75%로 떨어진다.

그나마 스킬 숙련도 레벨이 7이 되어서 75%지, 스킬 숙련도 레벨이 5였을 때는 50%였다.

본 리터레이션 또한 스킬 숙련도 레벨이 6이었기 때문에 3배 증폭이 가능했다.

그 덕분에 한성은 총 아홉 개의 본 실드를 허공에 횡렬로 소환할 수 있었다.

본 월은 스킬 숙련도 레벨이 올라가도 하나밖에 소환할 수 없지만 방어력이 훨씬 강해졌다.

팅팅팅!

콰쾅! 콰아앙!

그렇게 한성이 소환한 본 실드와 본 월은 원거리 딜러들의 강철 화살과 공격 마법들을 막아냈다.

일부 막아내지 못한 공격들이 언데드 소환수들에게 떨어져 내렸지만 피해는 크지 않았다.

“지금이다. 빨리 뛰어!”

그리고 원거리 딜러들의 한타 공격이후, 그 다음 준비를 하는 짧은 틈을 타 한성은 언데드 소환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언데드 소환수들은 죽을힘을 다해 내성문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럼...’

한성은 내성벽 위에 서 있는 키라 히데키와 이시하라 마코토를 바라봤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이 지배하고 있는 요새성을 점령하려면 몇 가지해야 할 일이 있었다.

‘부활 수정구부터 박살내러 가볼까?’

한성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부활 수정구다.

@내성 어딘가에 있는 부활 수정구 덕분에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은 사망해도 약 1시간 후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부활 수정구를 먼저 박살내놓지 않으면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은 계속해서 1시간 뒤에 살아날 것이다.

‘시체가 늘어나서 좋긴 하다만 마나가 무한은 아니니까 말이야.’

언데드 몬스터들을 소환하려면 시체와 마나가 필요하다.

아무리 시체가 충분하다해도 마나가 모자라면 소환할 수 없었다.

물론 마나 회복 포션을 퍼마시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계가 찾아온다.

그러니 그 전에 제압해야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와 세 번째는 사실상 첫 번째 일이 끝나면 덤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창고를 터는 일과, 그레이스 오 말리 해적 클랜이 부탁한 해적 여제를 비롯한 해적 클랜원들을 구출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 전에 클랜 마스터 자식부터 때려잡고 클랜원 숫자를 좀 줄여놔야 일이 편하겠지.’

아직 부활 수정구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을 일단 죽여 놓으면 약 1시간 동안 부활 텀이 생긴다.

그 사이 부활 수정구를 찾아서 부숴버리면 사실상 클랜전은 끝난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보다 한성의 지배력으로 조종할 수 있는 언데드 소환수들의 숫자가 몇 배는 더 되니까.

쿵!

언데드 소환수들과 함께 내성벽 근처까지 다가온 한성은 지면을 박차며 수 미터를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내성벽을 몇 번 박차며 위로 올라오는 게 아닌가?

“헉!”

그 모습을 본 이시하라 마코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안녕? 또 만났네?”

“큭!”

씨익 웃는 한성의 말에 이시하라 마코토는 자기도 모르게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한성에게 손도 한번 못 써보고 죽은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났기 때문이다.

“상당한 실력자인 모양이군. 네크로 계열의 히든 직업인가?”

그때 이시하라 마코토 옆에서 키라 히데키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의 말에 한성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마스터냐?”

“예의는 없는 것 같군. 역시 천박한 조센징이라 어쩔 수 없나?”

키라 히데키는 거만한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자신의 질문이 씹힌 게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한성은 비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전장에서 예의는 무슨 얼어 죽을 예의? 미쳤냐?”

“뭐라고?”

한성의 도발에 키라 히데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아직 한성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예의를 찾는 놈이 여자들을 납치 하냐? 이거 완전 꼴통 자식이네.”

“이 천박한 조센징 새끼가...”

“그리고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댄데 아직도 조센징, 조센징 타령이냐. 정신 좀 차려라, 쪽바리 새끼야.”

“이런 근본도 없는 쓰레기 자식이...”

한성의 계속되는 도발에 키라 히데키는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날 모욕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키라 히데키는 이시하라 마코토를 돌아보며 눈짓했다.

그러자 이시하라 마카토는 키라 히데키의 앞으로 나서며 한성을 막아섰다.

그런 그를 향해 한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야? 마력 사슬에 묶였던 기분을 못 잊은 거냐?”

“닥쳐라!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쉽지 않을 거다!”

이시하라 마코토는 믿는 구석이 있었다.

지난번에는 혼자서 한성과 싸우다시피 했다.

주변에 원거리 딜러들이 몇 명 있었지만, 해골 검병들과 스켈레톤 드래곤 때문에 자신을 도와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마스터 키라 히데키가 뒤를 봐주고 있었으니까.

키라 히데키는 이를테면 지략형 캐릭터로, 한방 데미지가 큰 3차 직업 아크메이지였다.

그리고 이시하라 마코토는 사무라이 명장 직업인 3차 전직자.

사무라이 명장은 생명력과 방어력이 높은 편이기에 탱커역활을 주로 맡지만 딜도 가능했다.

상당히 좋은 직업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장비도 좋아서 비슷한 레벨에서는 상위에 들 정도로 강자였지만 한성 앞에서는 약할 수밖에 없었다.

한성에 비하면 기본 스텟도, 장비도 아래였으니까.

“이번에는 꽉 묶어주마. 체인 오브 바인드!”

한성은 이시하라 마코토를 향해 손을 내밀며 소리쳤다.

그러자 한성의 손에서 검은색 마력 사슬 여러개가 촉수처럼 뻗어 나오며 이시하라 마코토를 휘감으려 했다.

이전과 똑같은 패턴이었다.

“하! 멍청한 놈! 내가 같은 수에 두 번 당할 것 같으냐!”

이시하라 마코토는 한성을 비웃으며 스킬을 시전 했다.

“순동(瞬動)!”

파앗!

순간 이시하라 마코토의 형체가 흐릿해졌다.

순동은 말그대로 순간적으로 고속 이동을 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주로 긴급 회피기나 혹은 적들 앞으로 돌진할 때 자주 쓰였다.

그리고 지금 같은 경우 이시하라 마코토는 체인 오브 바인드를 피하기 위해 사용했다.

“어떠냐? 네놈처럼 느려터진 네크로맨서의 동체시력으로는 날 못 잡겠지?”

마치 분신술을 쓰는 것처럼, 이사하라 마코토의 흐릿한 모습이 5개 정도 나타났다.

고속 이동을 하면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이대로 죽여주마!”

이시하라 마코토의 분신 같은 다섯 형상이 동시에 일본도를 치켜들었다.

고속 이동 중 한성을 공격할 생각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라이트닝 드라이브.”

파앗!

이번에는 한성의 몸에서 황금빛이 터져나왔다.

“너만 고속 이동 할 줄 아냐? 나도 할 줄 안다.”

“뭐, 뭐라?”

이시하라 마코토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아니,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다.

눈부신 속도로 검은색 마력 사슬이 분신같은 다섯 형상을 향해 쇄도해가면서 이시하라 마코토를 묶었기 때문이다.

“그아아아아아앗!”

촤촤촤촤촤촤ㅤㅊㅘㄱ!

라이트닝 드라이브 때문일까.

이전과는 다르게 검은색 마력 사슬은 어마어마한 힘으로 이시하라 마코토의 몸을 강력하게 꽁꽁 묶었다.

그 다음 한성은 키라 히데키를 노려봤다.

아크메이지의 특징은 어마어마한 원거리 화력 지원이다.

데미지 하나만큼은 발군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캐스팅 시간이 길다는 사실이지.’

그 때문에 아크메이지는 솔로 플레이보다 파티 플레이에서 힘을 발휘하는 직업이었다.

지금만 해도 키라 히데키는 이시하라 마코토가 몸빵을 하면서 한성의 공격을 막아내고, 그 사이 큰 거 하나 날릴 생각이었다.

그 증거로 지금 키라 히데키의 머리 위에는 3미터 길이의 화염으로 이루어진 창이 생성되고 있었다.

“네놈들 마음대로 될 수 있을 것 같냐!”

한성은 이시하라 마코토를 무시했다.

어차피 체인 오브 바인드로 묶여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한성의 앞을 가로 막을 수 없었다.

“...!”

아크메이지의 주력 공격 마법 중 하나인 스피어 오브 파이어를 캐스팅 중이던 키라 히데키의 얼굴이 다급해졌다.

설마 믿었던 이시하라 마코토가 이렇게 맥없이 뚫려버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거기다 지금 한성은 라이트닝 드라이브인 상태.

라이트닝 드라이브의 지속 시간이 끝나기 전에 한성은 키라 히데키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

그 순간,

“워 크라이!”

체인 오브 바인드로 귀갑묶기를 당해 있는 이시하라 마코토가 우렁찬 목소리를 터트렸다.

‘이 놈이?’

한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이시하라 마코토를 노려봤다.

조금 전 이시하라 마코토가 1분 동안 상대의 어그로를 끄는 워 크라이 스킬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워 크라이는 모든 전사계열 직업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어그로 스킬이었다.

그 때문에 한성은 1분간 이시하라 마코토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면...

“스피어 오브 파이어(Spear Of Fire)!”

슈아아아악!

3미터 길이의 거대한 화염의 창이 어둠 속을 가르며 한성을 향해 날아들었다.

단일 개체에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입히는 화염계 공격 마법.

“죽어라!”

스피어 오브 파이어 뒤에서 키라 히데키는 득의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콰아아아아앙!

잠시 후 스피어 오브 파이어가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하얀 달빛 아래에서 붉은 화염이 사방을 환하게 밝히며 터져 나왔다.

쾅! 쾅! 쾅!

붉은 화염 속에서 추가적으로 폭발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이게 스피어 오브 파이어의 특징 중 하나였다.

최초의 폭발로 큰 데미지를 주는 것도 모자라 작은 폭발을 일으키면서 상대에게 추가 피해를 입힌다.

그 덕분에 보스전에서 아크메이지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마법이기도 했다.

“해치웠나?”

키라 히데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스피어 오브 파이어가 아주 제대로 터지는 모습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그때 키라 히데키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당신의 클랜 부 마스터, Lv140 사무라이 명장 이시하라 마코토가 사망했습니다.]

“하?”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에 키라 히데키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키라 히데키는 경악한 표정으로 전방을 노려봤다.

작열하는 붉은 화염 속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는 존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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