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
< 내 언데드 100만 >
제130화 다크 메탈 골렘 (2)
스르륵.
루루의 귀여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난 후, 한성을 중심으로 검은 그림자가 지면을 타고 뻗어져 나왔다.
그리고 한성의 앞으로 마녀 모자를 쓰고 있는 루루가 그림자 속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다음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크 메탈 골렘(Dark Metal Golem).
3차 히든 전직을 하고 새롭게 생겨난 스킬들 중 하나다.
스킬 설명은 다음과 같다.
[다크 메탈 골렘]
- 스킬 숙련도: Lv6.
- 철광석으로 만들어진 골렘. 철광석을 소모해서 소환 가능.
-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진화 가능.
1. 진화 조건.
1) 스킬 숙련도 마스터.
2) ???.
다크 메탈 골렘 스킬은 현재 숙련도 레벨이 6이었다.
히든 전직한 직업 스킬 중에서 도움이 될 거 같은 스킬들은 한성이 숙련도 레벨을 찍을 수 있는 데까지 찍었다.
다크 메탈 골렘도 그중 하나였다.
약 3미터 크기인 다크 메탈 골렘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디자인된 강화장갑복처럼 생겼다.
또한, 철광석을 주재료로 만들었으나 겉표면은 매끄러운 광택을 가진 검은색이었다.
또 다른 다크 메탈 골렘의 특징 중 하나로 이마에 뿔이 하나 달려 있었다.
‘내가 봐도 멋있단 말이야.’
틴달로스의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다크 메탈 골렘을 바라보며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건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와, 뭐야 이거?”
“디자인 쩐다.
“개멋있네.”
카드런을 제외한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다크 메탈 골렘을 바라봤다.
몇 명은 짝 부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만큼 그들이 봐도 다크 메탈 골렘의 겉모습은 굉장히 멋졌기 때문이다.
“무슨 골렘이 이렇게 잘빠졌지?”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 중 한 명인 란톨은 다크 메탈 골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골렘이라고 하면 옆으로 떡 벌어진 몸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에 검은 뿔이 달리고 강화장갑복처럼 생긴 다크 메탈 골렘은 매끄러운 검은 광택과 날렵한 몸체를 가졌다.
한성도 그런 다크 메탈 골렘의 모습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마에 돋아나 있는 뿔이 포인트였다.
‘소환 제한 시간이 있다는 게 아쉽지만 말이야.’
기본적으로 다크 메탈 골렘은 해골 병사들이나 프로즌 좀비 울프들처럼 소환 지속 시간에 제한이 있지만, 루루나 라이와 같이 독자적인 소환체이기에 단 한 기만 소환할 수 있다.
평소에는 아공간에서 대기하고 있으며, 소환 스킬은 단지 아공간에 있는 다크 메탈 골렘을 이쪽 세계로 부를 뿐이다.
특히 소환 매개체로 쓰이는 것이 시체가 아니라 철광석이어서 한성으로서는 철광석을 따로 가지고 다녀야 소환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크 메탈 골렘의 좋은 점 중 한 가지는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현재 다크 메탈 골렘의 소재는 철광석.
하지만 향후 더 좋은 광석으로 진화시켜서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려면 일차적으로 스킬 숙련도 레벨을 마스터시켜야 하지만 말이다.
‘이제 뼈 빠지게 레벨업만 하면 되지.’
스킬 숙련도 레벨을 올리려면 한성의 본체 레벨을 올려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경험치를 소환수들을 나눠 먹지 않는다는 사실이랄까.
현재 소환수들은 한성이 레벨 업을 하면 함께 오른다.
그 대신 각 소환수의 스킬 숙련도 레벨을 올리지 않으면 생각만큼 강해지지 않는다.
스킬 숙련도 레벨이 낮으면 같은 레벨의 몬스터들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단,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에 기록되어 있는 소환수들과 라이는 제외였다.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과 연관된 소환수들은 스킬 숙련도 레벨과 관계없이 한성의 성정과 함께 강해진다.
그 때문에 한성이 3차 전직을 하면서 프나코틱 스펠 북에 존재하는 트리플 퓨전과 서먼 바이블의 등급도 한 단계 성장해서 유니크가 되었다.
하지만 틴달로스는 스킬로 등록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사기적인 능력 하나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바로 수송능력.
틴달로스의 수송능력이면 수많은 언데드 몬스터들을 미리 소환해서 한순간에 대규모 병력을 부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제 틴달로스의 내부 아공간에 언데드 몬스터들을 수납하면 소환 지속 시간이 흐르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사기에 가까운 능력 때문에 틴달로스는 스킬 숙련도 레벨의 제한을 받고 있었으며, 그에 따라 수송할 수 있는 언데드 소환수들의 숫자도 제한되었다.
한성의 지배력 수치를 기준으로.
즉, 이제 한성이 할 일은 레벨 업 노가다뿐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다중 마력 술식 마법진 가동 중. 마나 엔진 정상. 아그니카 시스템 정상 작동 중. 다크 메탈 골렘 기동을 완료합니다.]
‘좋아.’
한성은 다크 메탈 골렘을 기동시켰다.
다크 메탈 골렘은 소환 직후 바로 움직일 수 없었다.
완전기동까지 시간이 약간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크 메탈 골렘의 단점인 소환 후 기동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그나마 미리 소환한 뒤 틴달로스의 아공간에서 수납 후 다시 불러내는 꼼수를 통해 기동 준비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다크 메탈 골렘은 마도공학의 결집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렘을 움직이기 위한 복잡한 마법진이나, 구동을 위한 동력원인 마정석도 들어 있으며, 무엇보다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나 엔진도 들어 있었다.
그것들이 모두 들어갔음에도 크기가 3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런 기동 준비 시간이 걸리는 것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한 가지 더 큰 특징은 개조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기동하기에 더 좋은 마법진,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마나 순도가 높은 마정석으로 교체하거나, 마나 엔진을 개량한다면 골렘을 지금보다 좀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쓸어라.”
한성의 생각은 길지 않았다.
소환 직후,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이 경계심 반, 호기심 반으로 골렘을 바라보던 짧은 시간 동안 기동 준비를 완료한 다크 메탈 골렘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약 10여 초 정도.
“가자, 깜둥아!”
한성의 명령에 다크 메탈 골렘 어깨 위에서 목마를 탄 루루가 신이 난 목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날개를 펄럭이며 다크 메탈 골렘의 머리 위를 날며 뒤로 물러섰다.
쿵!
그 직후, 다크 메탈 골렘이 지면을 박차며 카드런을 비롯한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향해 튀어나갔다.
“마스터~”
돌진하기 시작하는 다크 메탈 골렘에게서 뛰어오른 루루는 한성을 향해 파닥파닥 날아왔다.
그리고 한성의 품에 안기며 볼을 비벼 댔다.
그런 루루를 한성은 미소를 지으며 받아 주었다.
‘같이 가자고 하면서 자기만 뒤로 빠지다니……. 어째 점점 디아나라를 닮아 가는 것 같네.’
하지만 속마음은 불안불안했다.
귀여운 루루가 점점 디아나를 닮아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헤헤.”
루루는 한성을 올려다보며 귀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으음.’
웃고 있는 귀여운 루루의 얼굴에게 디아나의 모습이 보이는 건 과연 착각일까?
콰아앙!
그때 한성의 앞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향해 달려든 다크 메탈 골렘이 전투에 돌입한 것이다.
“크윽!”
카드런은 눈살을 찌푸렸다.
별다른 무장을 하지 않은 다크 메탈 골렘의 펀치에 몸을 휘청거렸던 것이다.
‘역시 골렘.’
카드런은 Lv140의 창술사 직업을 가진 방문자였다.
창술사는 탱커형으로 높은 방어력과 생명력을 가진 데다가 공격력도 좋은 직업이었다.
그래서 티르 나 노이를 플레이하는 방문자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에 하나기도 했다.
거기에 카드런은 100레벨을 넘긴, 한성과 마찬가지로 3차 전직자였다.
카드런이 3차 전직한 직업은 나이트 랜서.
요컨대 창기사였다.
“하아아아압!”
카드런은 기합성을 내지르며 다크 메탈 골렘에게 핼버드를 내려쳤다.
까아아아아앙!
카드런의 전투 스타일은 공격력을 극대화한 탱커였다.
한마디로 탱커도 되고 딜도 되는 딜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 카드런의 일격은 제법 무거웠다.
거기다 다크 메탈 골렘보다 레벨도 높았다.
다크 메탈 골렘의 레벨은 한성과 같았으니까.
하지만…….
후우우우우웅.
카드런이 휘두른 핼버드가 가슴 부분을 사선으로 긋고 지나갔지만 다크 메탈 골렘은 아랑곳하지 않고 팔을 휘둘렀다.
콰아아앙!
“큭!”
핼버드의 넓은 도끼날 부분으로 다크 메탈 골렘의 공격을 막아 낸 카드런은 신음성을 냈다.
비록 레벨은 카드런보다 낮지만 다크 메탈 골렘은 전신이 강철로 이루어진 거인이었다.
기본적인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이 굉장히 높고, 생명력도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번 다크 메탈 골렘과 공방전을 벌인 카드런의 생명력이 약 10% 정도 떨어졌다.
“패스트 힐(Fast Heal)!”
그때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 중 프리스트 직업을 가진 빌트가 카드런에게 생명력 회복 마법을 걸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프로즌 애로우(Frozen Arrow)!”
“라이트닝 스피어(Lightning Spear)!”
나머지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인 제이드와 란톨이 각자 다크 메탈 골렘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거리 딜러들인가? 제법 위력이 있어 보이는군. 하지만…….’
한성은 씩 미소를 지었다.
눈앞에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의 원거리 공격은 마법이었다.
‘마법 공격은 다크 메탈 골렘한테는 잘 통하지 않지.’
[마력 장벽을 가동합니다.]
제이드와 란톨의 공격이 다크 메탈 골렘에게 날아들자, 한성의 시야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우웅.
그와 동시에 다크 메탈 골렘의 전면으로 황금빛 마법진이 나타났다.
콰콰콰쾅!
프로즌 애로우와 라이트닝 스피어가 황금빛 마법진에 부딪치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해치웠나?”
“야, 그 말은 하면 안 돼.”
“왜?”
“그거 부활 주문이라고.”
“지랄하네.”
제이드와 란톨은 서로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면서도 다크 메탈 골렘이 있는 장소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조금 전 폭발로 하얀 폭연이 치솟아 올랐기 때문에 다크 메탈 골렘과 그 너머에 있던 한성과 루루, 레이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뭐, 뭐야 저거?”
“이런 미친!”
하얀 폭연이 걷히고 모습을 드러낸 다트 메탈 골렘을 본 제이드와 란톨은 눈을 부릅떴다.
그들은 그 자리에서 붙박이라도 된 듯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런 그들을 향해 카드런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