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6
< 내 언데드 100만 >
제126화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
한성과 같은 레벨로 성장하고 있는 언데드 소환수들.
한성이 2차 직업 데스메이커였을 때,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아직 병과가 정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3차 전직을 하면서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로 스킬이 진화하면서 병과가 생겨났다.
검병, 방패병, 궁병, 창병, 마법병으로 말이다.
그 결과.
고유 속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 병과로 전직한 것이다.
‘아직 해골 병사들은 마법병과 방패병은 안 나왔지만 말이야.’
해골 병사의 스킬 레벨은 6.
그 때문에 한성이 소환할 수 있는 해골 병사들의 병과는 세 개였다.
검병, 궁병,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창병까지.
그에 반해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는 스킬이 진화한 탓인지 아직 해골 병사 스킬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은 병과인 방패병과 마법병이 있었다.
“레드레드.”
레드 파이어 소드 스켈레톤이 한성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다섯 속성의 배틀 커맨더들 중에서 대표로 마스터인 한성에게 인사를 보내온 것이다.
‘역시 리더는 레드지.’
한성은 레드 스켈레톤을 향해 씩 미소를 지어 줬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기드온과 리버를 비롯한 기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로즌 좀비 울프 소환!”
한성은 나머지 시체 3구에서 프로즌 좀비 울프를 소환했다.
아우우우우우우----------!
나머지 시체에서 생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푸른색 갈기털을 가진 늑대들이 차가운 한기를 흘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프로즌 좀비 울프 스킬 또한 숙련도 레벨 6을 찍으면서 시체 한 구에서 세 마리까지 소환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데스나이트 3기와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 5기, 마지막으로 프로즌 좀비 울프 9마리를 크리스토 백작가의 기사들 앞에 꺼내놓은 한성은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디 뚫을 수 있으면 한번 뚫어 보시던가?”
“이, 이 망할 놈이…….”
한성의 도발에 기드온은 이를 갈았다.
눈앞에 나타난 데스나이트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 그리고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의 위압감은 상당했다.
금방이라도 해골 검병들을 후려치러 갈 것 같던 옴팔 기사단의 기사들이 발걸음을 멈추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죽을 거 없다! 뚫어 버려!”
기드온은 기사들에게 돌격명령을 내렸다.
‘데스나이트들이 골치 아프긴 하지만 상대하지 못할 레벨은 아니야. 그리고 해골 다섯 놈이랑 늑대새끼들한테 우리가 당할 것 같으냐!’
자신들은 크리스토 백작가를 수호하는 자랑스러운 옴팔 기사단의 일원이었다.
눈앞에 있는 언데드 몬스터들 따위에게 질 수 없었다.
“저 건방진 네크로맨서 놈에게 우리 옴팔 기사단의 힘을 보여줘라!”
우오오오오!
기드온의 선동에 넘어간 옴팔 기사들이 데스나이트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 그리고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순간,
쌔애액!
파지직!
달려드는 기사들 사이로 날카로운 바람이 공기를 가르며 쇄도했고, 푸른 번개가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쏘아졌다.
“뭐, 뭐야?”
자신들 사이로 지나간 날카로운 바람과 푸른 번개를 본 기사들은 발걸음을 멈추며 전방을 노려봤다.
“그린그린.”
“옐로옐로.”
기사들 앞에서 그린 윈드 아쳐 스켈레톤과 옐로우 라이트 매지션 스켈레톤이 공격 자세를 잡고 있었다.
조금 전 그린 윈드 아쳐 스켈레톤과 옐로우 라이트 매지션 스켈레톤이 위협사격으로 날카로운 윈드 애로우와 푸른 전격인 라이트닝 볼트를 날린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어서 데스나이트들이 기사들 사이에 난입해 들었다.
부웅!
“크윽!”
“마, 막아!”
기사들 사이에서 데스나이트들의 거검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근거리 공격이 가능한 스켈레톤 커맨더 3기도 뛰어들었다.
적 기사들을 상대로 거의 대등하게 싸우고 있는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
각각 1:1 상황이 되어 싸우고 있었지만 밀리지 않았다.
“레드레드.”
레드 파이어 소드 스켈레톤은 자신과 1:1로 싸우고 있는 기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화르륵.
그러자 어둠 속에서 붉은 화염이 아름답게 허공에 수놓아졌다.
“헉!”
하지만 상대 기사는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레드 스켈레톤의 무기인 본 소드에서는 붉은 화염이 불타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그뿐만이 아니다.
퍼플 포이즌 스피어 스켈레톤을 상대하고 있는 기사는 더더욱 죽을 맛이었다.
‘찔리면 죽는다.’
꿀꺽.
퍼플 포이즌 스피어 스켈레톤이 들고 있는 보라색 독창을 본 기사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보라색 독창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보라색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갑옷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 관절 부분 같은 곳에 보라색 독창이 상처를 낸다면 어마어마한 독 데미지를 입을 터.
퍼플 포이즌 스피어 스켈레톤을 상대하는 기사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드 파이어 소드 스켈레톤이 검을 휘두를 때마다 허공에 불꽃이 잔상처럼 남으며 기사를 괴롭혔으며, 퍼플 포이즌 스피어 스켈레톤의 독창은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블루 아이스 실드 스켈레톤은 아군들 사이에서 기가 막히게 기사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거기다 아이스 실드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차가운 한기 덕분에 기사들 전체의 움직임이 조금씩이지만 느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직 블루 아이스 실드 스켈레톤은 별다른 공격 기술이 없는 방패였기 때문에 방어에 치중하면서 전투가 가능한 아군들을 전방에서 보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아이스 실드로 기사들을 후려쳐서 어그로를 끌어오는 일도 잊지 않았다.
아주 훌륭한 탱커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사이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그린 윈드 아쳐 스켈레톤과 옐로우 라이트닝 매지션 스켈레톤은 한성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다음 공격을 준비 중이었다.
‘확실히 이전보다 강해졌어.’
본래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해골 병사들을 지휘하기 위한 존재였다.
그 때문에 전투능력은 사실 좋다고는 볼 수 없었다.
해골 병사들보다 좀 더 나은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한성이 3차 히든 전직을 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스켈레톤 커맨더 스킬이 진화하면서 전투능력이 올라간 것이다.
만약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진화하지 않았다면 기사들과 1:1로 싸우는 건 불가능했을 터.
퍼걱!
그때 한성의 귀에 해골 검병들이 부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슬슬 한계인가 보군.’
해골 검병들로 병사들을 기습해서 우위를 점했지만 기본적인 능력차가 있었다.
만약 해골 병사 소환 스킬의 숙련도 레벨이 마스터였다면 밀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35기의 해골 병사들이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 30명을 처리했을 것이다.
한성은 병사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해골 검병들 몇 기가 사라져 있었고,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 중에서도 죽은 자가 있었다.
단지 해골 검병들의 피해가 더 클 뿐.
하지만…….
휙.
가볍게 휘두른 한성의 손짓.
펑!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운 숲속 바닥에 쓰러져 죽어 있는 병사들의 시체가 터져 나갔다.
“검검.”
“히, 히익!”
동료 병사들의 시체에서 창을 든 해골 병사들이 푸른 안광을 빛내며 나타나자,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은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아무리 눈앞에 있는 해골 병사들이 자신보다 약하다고는 해도 어둠 속에서 푸른빛을 내뿜고 있는 눈과 덜그럭거리며 다가오고 있는 해골의 모습은 두렵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되겠지.’
크리스토 백작가의 사병들의 시체를 이용해 새롭게 해골 창병들을 10기 정도 추가한 한성은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한성이 한 번에 해골 병사들이나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소환할 수 있는 숫자는 제한되어 있었다.
최대 시체 10구를 제물로 소환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현재 해골 병사 소환 스킬을 기준으로 최대 해골 병사들을 60마리까지 소환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단, 지배력과 마나가 충분하다는 전제하에서.
텅!
순간 한성의 전방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자연스럽게 한성의 시선이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향했다.
‘역시 대장은 대장이란 건가?’
한성은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방금 전 기드온의 검이 데스나이트의 거검을 치면서 튕겨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순간 거검이 튕겨져 올라가면서 무방비해진 데스나이트를 향해 거대한 투 핸드 소드가 내려쳐졌다.
까앙! 콰가가가각!
조금 전보다 더 큰 굉음과 함께 칠흑의 갑주 위를 투 핸드 소드가 달리면서 붉은 불꽃이 튄다.
그리고 한성의 시야 한쪽에 떠올라 있는 소환수들의 생명력 바 중에서 조금 전 공격을 받은 데스나이트의 생명력이 팍 깎이는 게 보였다.
‘흠. 전부 피가 좀 깎였네.’
기사들을 상대하고 있는 프로즌 좀비 울프들의 생명력은 벌써 절반 가까이 깎여져 있었다.
그나마 데스나이트들과 스켈레톤 배틀 커맨더들이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조금 전 기드온과 리버의 합동 공격으로 데스나이트 한 기가 꽤 데미지를 입었지만 말이다.
‘어?’
순간 한성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네놈!”
데스나이트 한 기에게 상당한 데미지 입힌 기드온과 리버가 한성을 향해 돌진해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애초에 데스나이트를 쓰러트릴 생각이 없었다.
단지 틈을 만들었다.
한성을 향해 돌진할 수 있는 작은 틈을.
크아아앙!
데스나이트를 뚫고 돌진하는 기드온과 리버를 향해 프로즌 좀비 울프 두 마리가 달라붙었다.
“꺼져!”
깨갱!
하지만 기드온과 리버는 단 한차례 검을 휘둘렀을 뿐인데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떨쳐 냈다.
그리고 레벨이 120대 후반이나 되는 기사답게 엄청난 속도로 한성의 바로 앞까지 당도했다.
그 순간 기드온과 리버는 깨달았다.
‘죽일 수 있다!’
눈앞에 있는 건방진 네크로맨서 앞까지 도달하는데 자신들을 방해하는 건 프로즌 좀비 울프 두 마리뿐이었다.
즉, 지금 자신들의 기습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라는 뜻!
거기다 네크로맨서의 최대 약점이 무엇인가?
바로 접근전이 아닌가?
그리고 자신들은 바로 접근전의 스페셜리스트였다.
검을 무기로 쓰는 기사들이었으니까.
“죽어라!”
기드온과 리버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한성을 향해 각자의 무기를 내려쳤다.
그것도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최대의 공격력을 가진 스킬을 시전하면서.
그리고 그들은 뒤늦게 깨달았다.
자신들의 전신을 휘감고 있는 어둠의 존재를.
그런 기드온과 리버를 향해 한성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나와라, 레이몬. 안 나오면 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