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2
< 내 언데드 100만 >
제122화 프리스비
[듀얼 웨폰]
- 숙련도: Lv6.
- 건틀렛을 장비한 상태에서 스태프를 장착 가능.
- 건틀렛 공격력의 60% 사용 가능. 옵션은 제외.
‘흠.’
듀얼 웨폰은 두 가지 무기를 동시에 착용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제한이 있었다.
어디까지나 한성의 이전 직업인 패왕을 계승한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건틀렛 무기를 착용해야 했다. 그리고 거기서 한성의 현재 직업 주무기만 동시 착용이 가능했던 것이다.
때문에 건틀렛을 착용한 상태에서 장검이나 도끼, 활은 동시 착용을 할 수 없었다.
또한, 듀얼 웨폰은 히든 패시브 스킬이었기 때문에 숙련도 레벨이 존재했다.
듀얼 웨폰 스킬이 생겼을 때 한성은 숙련도 레벨을 1에서 6까지 찍었다.
그 덕분에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의 물리 및 마법 공격력을 60%까지 끌어낼 수 있었다.
‘공격력을 전부 쓸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레벨이 올라 듀얼 웨폰 숙련도를 마스터하게 되면 100% 건틀렛의 공격력을 끌어낼 수 있을 터.
거기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옵션 제외라는 사실이었다.
옵션 능력은 듀얼 웨폰의 숙련도 레벨에 관계없이 100% 사용할 수 있었다.
비록 현재 한성의 레벨로는 60%밖에 건틀렛 성능을 쓸 수 없었지만, 지금 상태에서도 한성의 공격력은 같은 레벨 방문자들과 비교도 안 되게 높았다.
아마 거의 배 이상은 될 것이다.
무기 두 개의 공격력 수치를 가지게 되었으며, 전승 특전으로 인해 기본 스텟이 높고 장비도 하나같이 출중했으니까.
‘전승 특전이 진짜 사기적이란 말이야.’
가상 현실 세계 티르 나 노이에서는 직업 관련없이 모든 무기 착용이 가능하다. 그 때문에 한성이 시작의 대륙에 있을 때 한 손에는 만인 앞에 평등한 죽창을, 다른 손에는 무려 12강화를 한 암흑멸천검 들고 싸울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본래 직업의 무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페널티를 받긴 했었다.
그리고 그 경우, 듀얼 웨폰처럼 각 무기의 공격력이 합쳐지지 않았다.
죽창으로 공격하면, 오직 죽창이 가진 공격력 데미지가 적에게 가해졌다.
만약 여기에 듀얼 웨폰의 스킬이 적용되었다면 죽창의 공격력에 +12 암흑멸천검의 공격력이 더해졌을 것이다.
반대로 +12 암흑멸천검으로 공격하면 죽창의 공격력이 더해졌을 테고.
바로 그 때문에 한성은 듀얼 웨폰이 사기적인 스킬이라고 생각했다.
‘하긴, 뭐 히든 스킬인데다가 숙련도 포인트도 높으니…….’
듀얼 웨폰은 스킬 포인트 2개를 소모해야 숙련도 1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한성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3차 전직을 한 후, 새롭게 생겨난 3차 히든 직업 데스마스터 스킬들 중 일부는 숙련도 레벨을 하나 올리는데 스킬 포인트가 2개에서 3개까지 필요했다.
‘미리 아껴 둬서 다행이었지.’
후반을 위해 스킬 포인트를 최대한 아낀 덕분에 아직 부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4차 전직, 5차 전직을 했을 때 생겨날 스킬들을 생각한다면 스킬 포인트를 최대한 아끼면서 비축해 둘 필요가 있었다.
‘중앙 대륙에도 왔으니 슬슬 스킬 포인트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던전이나 미션도 해야지.’
일단 그 전에 크리스토 백작가와 관련된 히든 미션 두 개를 클리어해야 되지만 말이다.
[히든 연계 미션(2):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애 구출]
[히든 미션: 정보길드 블랙 캣츠의 의뢰]
크리스토 백작가의 영애 이리아를 구출하면 자연스럽게 미션 2개가 클리어 된다.
그러면 한동안은 급한 미션이 없으니 필요한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한성이 듀얼 웨폰 스킬을 가지게 되면서 유리해진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제 근접 전투가 쉬워지겠군.’
기본적으로 어느 직업이든 근접 전투는 가능하다.
가령 레인저의 경우 원거리에서는 활로 공격하다가도 적이 근접해오면 장검으로 바꿔서 싸울 수 있었다.
상황에 맞게 원거리 주무기와 메인 근접 주무기를 교체해서 싸울 수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스마트 밴드워치는 방문자들에게 있어 신의 한 수였다. 비교적 장비 교체를 신속하게 할 수 있었으니까.
퀵 슬롯에 미리 장비를 대기 시켜 두면 좀 더 빠르게 교체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번거로운 일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아무리 신속하게 주무기나 방어구를 교체할 수 있다고 해도 급박한 전투 중에는 1초가 아까운 경우가 생기니 말이다.
장비를 교체하는 그 짧은 틈에 공격을 받고 사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주무기를 교체할 필요가 없지.’
본래 스태프나 완드 같은 네크로맨서 전용 무기를 착용하면 건틀렛을 장착할 수 없게 되지만 한성은 아니다.
듀얼 웨폰 덕분에 건틀렛을 착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이전 직업인 패왕 스킬이 몇 개 안 되지만, 전투 기술은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적이 가깝게 다가온 다면 근거리에서 충분히 싸워 볼 만했다.
주무기를 교체하지 않고 건틀렛을 착용한 상태로 싸울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맨손으로 싸우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당분간 학살자 스태프로 버티다가 나중에 켈투림의 혹한 지팡이를 구해서 바꾸면 되겠지.’
아크 스태프의 재료인 켈투림의 혹한 지팡이를 구할 때까지 한성은 학살자 스켈레톤 스태프로 버틸 생각이었다.
‘아, 아크 스태프 빨리 만들고 싶다. 근데 재료가…….’
확실히 아크 스태프는 굉장한 성능을 가진 무기였다.
무려 히든 등급에 성장이 가능하며, 필요한 재료도 어마어마했으니까.
어떤 옵션이 붙어 있을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무기 이외에도 한성은 기존에 쓰고 있던 장비에서 마력과 지배력 위주로 옵션이 붙어 있는 것들로 대부분 교체했다.
거기다 학살자가 붙어 있는 세트 장비들이었다.
등급은 대부분 유니크였다.
‘비싸게 주고 샀지.’
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헬멧, 망토, 견갑, 갑옷 하의, 팔찌, 반지, 그리고 무기.
총 7개의 장비를 교체했으며, 도합 200만 골드가 넘게 들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이 아니었으면 이만큼 지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마 절반 정도는 경매장에서 구매했기 때문에 조금 싸게 먹혔다.
어찌되었든 거의 350만 골드 넘게 써버렸다.
한성이 가지고 있는 총 골드의 약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한 번에 절반 정도 되는 골드가 날아갔다는 의미기도 했다.
‘다음부터는 사냥이 쉬워지겠군.’
지난번 지하수도 던전을 공략하러 갔을 때는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장비를 교체할 여유가 없었다.
실제로 이번에 한성이 장비를 교체하면서 거의 반나절이 지나갔다.
티르 나 노이에는 정말 다양한 무기들과 방어구들이 있었다.
같은 레벨에서 구할 수 있는 장비들도 굉장히 다양했다.
티르 나 노이를 플레이하고 있는 방문자들 중에는 대장장이들이 존재한다.
방문자들뿐만이 아니라 켈트인들 중에도 대장장이가 있었다.
그들이 제작한 다양한 물건들은 경매장과 상점을 통해 출품된다.
한성은 상점들과 경매장까지 둘러보며 현재 레벨에서 가격 대 성능비가 좋은 장비를 찾았다.
거기다 자신을 비롯한 루루와 라이에게 줄 장비까지 구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시간은 꽤 오래 걸렸지만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
‘학살자 시리즈를 만든 대장장이는 대체 누굴까?’
이번에 자신의 장비로 구매한 학살자 시리즈들이 한성은 마음에 들었다.
학살자 장비들을 제작한 대장장이의 이름은 지그였다.
이름으로 봐서는 방문자인지 켈트인인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좀 알아봐야겠군.’
당연한 소리겠지만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장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그러니 실력 좋은 대장장이를 알아두면 도움이 되면 되었지 안 될 일은 없었다.
거기다 한성은 사람 찾기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길드 블랙 캣츠와 알고 지내는 사이이지 않은가?
“그럼…….”
이번에 교체한 장비들을 다시 쭉 보면서 머릿속을 정리한 한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컹컹!
그러자 저 멀리서 라이가 한성이 일어나는 걸 보고 재빨리 뛰어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개였다.
비록 신장이 2미터나 되는 덩치를 가진 라이컨슬로프지만.
“라이!”
한성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인벤토리에서 프리스비 원반을 꺼내 휙 날렸다.
컹!
한성을 향해 달려오던 라이는 바로 프리스비 원반을 향해 몸을 날렸다.
카이진 항구 도시의 상점을 돌던 중 싼 가격으로 원반을 팔고 있기에 하나 샀었는데 효과는 대단했다.
“진짜 완전히 개처럼 되어 가고 있네.”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공중을 날아가는 프리스비 원반을 라이가 날쌔게 입으로 낚아챘던 것이다.
“마스터! 저도 할래요!”
그때 루루가 프리스비 원반에 흥미를 가졌는지 소리쳤다.
“그래.”
루루의 외침에 한성은 때마침 라이가 물고 온 프리스비 원반을 루루를 향해 던졌다.
프리스비 원반을 받은 루루가 라이와 함께 놀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폴짝!
‘헐?’
한성이 던진 프리스비 원반을 루루가 폴짝 뛰더니 입으로 무는 게 아닌가?
그리고 프리스비 원반을 입에 물고 한성이 있는 곳을 향해 쪼르르 달려왔다.
‘이쪽이었냐!’
프리스비 원반을 라이한테 던지고 받으며 놀 거라 생각했던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디 그뿐만인가?
프리스비 원반을 입에 물고 한성의 눈앞까지 다가온 루루는 눈빛을 반짝이며 올려다보고 있었다.
‘고양이 같네.’
마치 ‘내 머리를 쓰다듬어라. 닝겐.’이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쓰담쓰담.
“잘했어, 루루.”
루루의 귀여운 눈빛을 이기지 못한 한성은 프리스비 원반을 받아들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헤헤.”
한성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하자 루루는 기쁜 듯이 웃었다.
크르르.
그러자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라이가 불타는 눈빛으로 루루를 바라보며 낮게 울었다.
라이벌 의식이 불타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스터.”
크르르.
루루와 라이는 한성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뜨거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귀여운 소환수들.
루루와 라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한성은 잘 알 수 있었다.
“아, 알았어.”
결국 루루와 라이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한성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프리스비 원반을 꽉 움켜 잡았다.
“그럼 간다.”
휘익!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프리스비 원반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그와 동시에 루루와 라이도 움직였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그때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당신의 소환수 루루와 라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