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12화 (112/318)

# 112

< 내 언데드 100만 >

제112화  지하수도 던전의 어마어마한 보상 (2)

[몸속이 깨끗하게 씻겨 졌어요. >_<]

“어, 그래…… 잘됐네.”

한성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틴달로스에게서 뿜어져 나온 빨간 액체가 한성의 몸 전체에 뿌려졌기 때문이다.

‘이거 분명 회복 포션일 텐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그림자 속에서 솟구쳐 올라온 빨간 액체의 정체는 다름 아닌 한성이 넣어 주었던 생명력 회복 포션이었다.

한성은 가늘게 뜬 눈으로 틴달로스를 바라봤다.

몸속이 깨끗하게 씻겨 졌다는 틴달로스의 의미불명 메시지와 이모티콘 표정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성은 눈을 아래로 내렸다.

품속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던 루루가 어느 틈인가 한성의 뒤에서 다리를 붙잡고 올려다보고 있었다.

자신의 그림자 속에서 붉은 액체가 솟구쳐 올라온 순간 한성은 루루를 내려놓았다.

그랬더니 쏜살같이 루루는 한성의 뒤로 피하면서 천장 높이 솟아올랐다가 떨어져 내리는 붉은 액체를 피했던 것이다.

한성을 방패로 삼아서.

‘도시로 가서 옷 좀 갈아입어야겠네.’

“라이, 루루. 이제 돌아가자.”

한성은 여전히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라이와, 다리를 꼭 붙잡고 달라붙어 있는 루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카이진 항구 도시로 귀환했다.

*       *       *

지하수도 던전에서 카이진 항구 도시로 돌아온 한성은 먼저 여관으로 향했다.

지하수도 던전을 돌면서 쌓인 피로와 더러워진 몸을 씻기 위해서였다.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체액들을 뒤집어쓰고 있었던 데다가 마지막에 틴달로스가 뿜어낸 생명력회복 포션이 자꾸 신경 쓰였던 것이다.

“루루. 그렇게 뛰어다니면 미끄러진다?”

“네넹.”

여관 방안에 딸려 있는 욕실에서 방방 뛰어다니던 루루는 한성의 말에 조신하게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성이 들어가 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욕조 안에 들어왔다.

“극락이네요.”

뜨거운 물속에 들어온 루루는 욕조에 몸을 기대며 물 밖에 올라와 있는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욕조의 크기는 한성과 루루가 동시에 들어가도 괜찮을 정도로 꽤 컸다.

‘아저씨냐?’

루루의 말에 한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크릉.

욕실 안에는 라이도 있었다.

라이는 욕실에 앉아 솔 같은 걸로 등을 밀고 있는 중이었다.

크르릉 크르릉.

던전에서 한탕하고 목욕 중이라 그런지 라이는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내며 한참 목욕에 빠져 있었다.

“라이, 거기 비누 좀 주워줘.”

크르릉?

한성의 눈과 라이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친다.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는 작은 욕실 안.

한성의 명령이기 때문에 라이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비누를 향해 손을 내뻗었다.

그런 라이의 팔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크르르.

겨우겨우 비누에 손을 대고 라이는 뒤를 돌아봤다.

끼, 끼이잉?

그리고 놀란 소리를 냈다.

“목욕탕에 왔으면 탕에 들어가야지! 루루 잡아!”

“라져~!”

어느 틈엔가 라이의 등 뒤에는 팔을 들어 올리고 눈을 빛내는 한성과 루루가 있었다.

한성과 루루는 2미터나 되는 라이의 거구를 들어올렸다.

캥! 깨갱!

한성과 루루의 행동에 라이는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괴성을 질렀다.

라이에게 한성과 루루는 상관이었기 때문이다.

한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루루는 나이가 어리지만 마계의 상급 마족에 속하는 서큐버스였다.

한성과 라이에게 붙잡힌 라이는 꼼짝없이 나무로 된 욕조 안으로 퐁당 빠지고 말았다.

깨개갱!

욕조에 들어간 라이는 물에 빠진 개처럼 되고 말았다.

라이의 긴 털은 젖은 채 달라붙었으며, 언제나 듬직하게 빛나던 푸른 눈빛과 쫑긋하게 세워져 있던 귀가 축 처졌다.

끼잉.

그렇게 뜨거운 물속에 들어간 라이는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개 주제에 왜 물을 싫어해? 고양이냐?”

크르릉!

한성의 말에 라이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준비를 시작했다.

“아.”

푸드드드득!

욕조 안에서 라이는 몸을 마구 흔들었다.

궁극 비기 물털기를 시전한 것이다.

“왁! 그만!”

“꺄아아~~”

라이를 중심으로 물방울들이 튀어나갔다.

한성과 라이는 사방으로 튀어져 나오는 물방울들을 손으로 막아내며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질 수 없지!”

“루루도 할래요!”

그렇게 한성과 루루, 라이는 욕실 안에서 서로에게 물을 퍼붓기 시작했다.

*       *       *

즐거운 목욕 시간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온 한성과 루루는 옷을 갈아입었다.

라이는 그냥 털만 말렸다.

모든 뒷정리가 끝나자 루루는 라이의 포근한 털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들었다.

그리고 한성은 침대에 누운 채 지하수도 던전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장비들과 3차 전직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네리아와는 내일 아침에 만나면 되겠지.’

지하수도 던전을 클리어하고 카이진 항구 도시의 여관에 왔을 때는 벌써 한밤중이었다.

이리아를 납치한 블랙 레이븐 클랜원 놈들이 잠복하고 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네리아는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찍 찾아가 물어보면 될 터.

‘일단 전리품들부터 봐야지. 그리고 아직 3차 전직을 뭐로 할지 결정도 안 했으니…….’

한성은 특별 보상으로 받은 칭호 정보창을 띄웠다.

[리쥬버네이션(Rejuvenation)]

타입: 칭호.

등급: 레전드.

옵션(1): 생명력 회복 초당 1%.

옵션(2): 생명력 20% 즉시 회복.

설명: 리쥬버네이션.

생명력 회복에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초당 1%의 생명력 회복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액티브 스킬로 시전 가능하다.

액티브 스킬 시전 시 전체 생명력의 20%를 바로 회복할 수 있다.

“헉!”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눈을 부릅떴다.

‘레전드 등급이라니!’

리쥬버네이션 칭호의 등급을 확인한 한성은 입 꼬리가 자꾸 말려올라갔다.

드디어 칭호들 중에서 레전드 등급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급에 맞게 옵션 능력도 대단히 좋았다.

초당 1% 회복도 거의 사기적인데, 무려 즉시 생명력 20% 회복능력도 있는 게 아닌가?

생명력 회복 능력은 목숨이 간당간당한 위급 상황에서 구사일생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 수 없었다.

‘이로써 칭호가 하나 더 늘어나겠군.’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정보창을 바라봤다.

‘그럼 또 남은 게…….’

한성은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지금 한성의 인벤토리 안에는 보물 상자들이 들어 있었다.

그것도 총 9개나 되는 유니크 등급 보물 상자들이.

‘레벨 100짜리가 3개, 140짜리가 6개인가?’

레벨 100짜리 유니크 보물 상자는 진즉 확인해 봐야 했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 계속 터지는 바람에 미처 확인하지 못했었다.

한성은 일단 레벨 100짜리 유니크 보물 상자 3개를 동시에 열었다.

덜그럭덜그럭.

마구 요동치기 시작하는 보물 상자들.

[축하합니다. Lv10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토끼 인형 옷이 나왔습니다.]

[축하합니다. Lv10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공격력 15% 증가 샤프니스 포션이 10개 나왔습니다.]

[축하합니다. Lv100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만두 삼종 세트와 간장이 1개 나왔습니다.]

“…….”

한성은 할 말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뭐냐, 이건?”

유니크 등급 토끼 인형 옷이라니!

한성은 손으로 이마를 감쌌다.

예전 악몽이 다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레벨 60 레전드 등급 보물 상자를 열었더니 곰 인형 옷이 튀어나온 적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옷은 루루 전용이 되었고.

하지만 이번에 나온 토끼 인형 옷은……

‘이건 루루가 입기 좀 그런데…….’

말이 토끼 인형 옷이지 바니걸 복장에 가까웠다.

아무리 루루가 귀엽다고는 해도 이 옷을 소화하기란 힘들었다. 스타일이 안 나오니까.

토끼 인형 옷의 설명도 루루와 맞지 않았다.

[섹시한 토끼 인형 옷]

타입: 코스튬 드레스.

최소 요구 레벨: 100.

등급: 유니크.

옵션(1): 매력 +50. 유혹 +20.

옵션(2): 유혹 스텟이 없으면 수치심 상태가 된다.

설명: 섹시한 토끼 옷.

착용하는 데 별다른 제한은 없으며 특정인들에게 굉장한 인기가 있다.

여성의 섹시함을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스타일이 좋은 여성이 입으면 발군의 매력을 발산하며 남성들을 유혹할 수도 있다.

단, 유혹 스텟이 없을 경우 수치심이 높아진다.

‘이거 좀 위험할지도…….’

토끼 인형 옷의 정보를 확인한 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옵션 능력만 해도 매력이 +50, 유혹이 +20이었다.

특히 유혹이라는 스텟이 위험했다.

유혹은 대부분 뱀파이어나 서큐버스 같은 종족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 스텟으로 상대를 노예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혹 스텟은 특정한 방법으로밖에 올릴 수 없으며, 수치도 높지 않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유혹 수치가 20이면 거의 모든 남자들의 눈이 돌아갈 테지만.

‘앞으로 십 년 정도 지나면 루루도 위험하겠지. 생각해 보면 분명 디아나도 유혹 스텟을 가지고 있을 거야.’

한성은 살짝 몸을 떨었다.

다크 엘프가 유혹 스텟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는 둘째치더라도, 일단 십 년 뒤의 루루는 확실히 위험할 수 있었다.

루루는 상급 마족 서큐버스였으니까.

분명 유혹 스텟을 가지고 있을 터!

단지 지금은 나이가 어려서 마냥 귀여울 뿐이고 유혹 스텟 수치도 한없이 0에 가깝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뿐이었다.

지금보다 좀 더 성장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건 그렇고 이걸 입힐 만한 사람이…….’

순간 한성은 토끼 인형 옷이 잘 어울리는 사람을 한 명 떠올렸다.

머리가 좀 걱정이지만 스타일만큼은 발군인 그녀.

‘이건 그녀한테 입히면 되겠군.’

한성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그녀라면 토끼 인형 옷에 아주 잘 어울린다.

그리고 그녀에게 토끼 옷을 입히는데 자신을 도와줄 수완이 좋고 뛰어난 인물도 있었다.

또한, 이 옷을 입게 될 그녀는 유혹 스텟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단지 수치심만 올라갈 뿐이지만.

‘아니지. 어쩌면 기뻐할지도 모르겠군.’

티르 나 노이 세계를 다스리는 여신은 매우 공평했다.

그녀에게 토끼 인형 옷에 어울리는 스타일의 몸을 주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머리까지는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토끼 인형 옷을 입힐 사람을 결정한 한성은 유니크 보물 상자에서 튀어나온 다른 아이템들을 확인했다.

‘나머지는 뭐 그럭저럭이군.’

사실 공격력 15% 증가 샤프니스 포션은 상당히 좋은 아이템이었다.

소모품이라는 사실이 아쉽긴 하지만 레벨 100 유니크 보물 상자를 열고 나온 아이템들 중에서 가장 좋았다.

‘만두 삼종 세트는 뭐냐?’

한성은 세 번째로 나온 아이템을 내려다봤다.

김치만두, 군만두, 물만두 삼종 세트.

거기에 간장 1개는 덤이었다.

한성은 만두 삼종 세트의 자세한 정보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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