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05화 (105/318)

# 105

< 내 언데드 100만 >

제105화  지하수도 던전 보스 등장!

[시간이 없다. 누군가 제발 이 글을 발견해서 읽어 주기를 바란다. 미친 흑마법사 하나가 지하에서 인체 실험을 하고 있다. 머지않은 시간에 나도 끔찍한 실험체로 전락하겠지. 그 전에 누군가 이 수기를 발견해서 구해 주…….]

여기서 생존자의 수기는 끝나 있었다.

아무래도 생존자는 이 수기를 써서 외부로 보내려고 한 모양이었다. 그래야 이 수기를 보고 외부에서 구출해 줄 사람들이 올 테니까.

하지만 실패했다.

만약 성공했다면 이 수기가 지하수도 던전에 있을 리 없었을 테고, 마치 중간에 잘린 것처럼 내용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설마 누더기 골렘이?’

생존자의 수기는 누더기 골렘에게서 나왔다.

그렇다면 이 수기를 남긴 생존자의 말로가 누더기 골렘일 가능성이 있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 지하 수도의 비밀 단서들을 모두 획득하였습니다.]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 1단계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무적 포션 1개를 지급 받았습니다.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가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전승 특전으로 보상을 세 배로 받습니다. 무적 포션을 3개 받았습니다.]

“좋아!”

한성은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 1단계를 클리어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받은 보상을 보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2단계로 넘어간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를 확인하기 위해 미션창을 띄웠다.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2단계): 지하수도의 비밀]

당신은 지하수도 던전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풀 단서들을 전부 모았습니다.

세 가지 단서들을 통해 카이진 항구 도시 지하수도에서 미친 흑마법사가 사람들을 상대로 인체 실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친 흑마법사에 대해 조사를 하고 그를 처리하십시오.

난이도: B랭크.

진행 사항: 보스 룸 조사(0/1), ???(0/1).

보상: 골드 140000, Lv140 유니크 등급 보물 상자.

“유니크네.”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 설명 창을 본 한성은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무려 140 레벨에 해당하는 유니크 등급 보물 상자가 보상으로 떠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아,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받은 100레벨 유니크 보물 상자도 있었지? 이번 미션 끝나면 같이 확인해야겠군.’

이리아를 빨리 구해야 된다는 생각에 한성은 지난번에 받은 100레벨짜리 유니크 보물 상자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리고 카이진 항구 도시에 도착하고 나서는 정보 길드 블랙캣츠의 수장 네리아와 만난 이후 서둘러 3차 전직을 마치고 돌아와야 된다는 생각과 세라로부터 들은 마나 컨트롤에 대해 이야기 때문에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진짜 이번 미션 끝나면 전리품 확인 겸 아이템이랑 장비들을 싹 다 처리해 버려야지.’

그렇게 머릿속을 정리한 한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처 돌 위에 걸터앉아 퀘스트 설명창을 보고 있던 한성의 앞에는 해골 검병들과 궁병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대기 중이었다. 그리고 한성의 오른쪽 등 뒤에서 라이가 팔짱을 낀 채 경계태세로 서 있었으며, 그 옆에는 한성이 소환한 알파카의 등 위에서 루루가 뒹굴뒹굴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기다리느라 수고했어.”

“볼일은 다 끝나셨어영?”

“어. 이제 보스만 잡으면 돼.”

지하수도 던전에서 발견한 단서들과 새롭게 갱신된 던전 히든 퀘스트 설명을 본 한성은 대충 이야기의 흐름을 잡았다.

불치병에 걸린 마법사가 흑마법에 손을 대었다가 켈트인들을 대상으로 인체 실험을 하고 있는 사실을 말이다.

변이한 키메라들은 흑마법사가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체실험의 결과물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흑마법사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상태였다.

‘아마 보스 룸에 있겠지?’

2단계 히든 퀘스트의 진행 사항을 보면 보스 룸 조사가 있었다. 그 뒤에 있는 ‘???’가 신경 쓰이지만 보스 룸을 조사하면 아마 새롭게 갱신될 것이다.

“그럼 이제 가 볼까?”

“넹.”

한성은 자신의 소환수들과 함께 드디어 지하수도 던전 보스 룸으로 향했다.

*       *       *

보스 룸 입구는 바로 눈앞이었다.

애초에 변이한 키메라 구울과 누더기 골렘은 보스 룸 입구 문 앞에 있었으니까.

“라이.”

3미터 높이나 되는 거대한 보스 룸 문 앞에서 한성은 라이를 내보냈다.

크르릉.

라이는 보스 룸 입구 문을 온몸으로 밀었다.

끼이이익.

기분 나쁜 소음을 내며 열리는 거대한 문.

[지하수도 던전 보스 룸에 입장합니다.]

언데드 소환수들과 함께 한성은 보스 룸에 들어갔다.

보스 룸 내부는 어두웠으며 굉장히 넓었다.

마치 원통형 공간 내부로 들어온 것처럼 벽은 곡면으로 휘어져 있었으며 천장 또한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징글징글하네.”

한성은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

보스 룸 내부에 상당한 숫자의 던전 정예 몬스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하 수도 던전의 원래 보스 몬스터는 플레시 골렘이다. 그런데 지금 보스 몬스터는 어보미네이션이었다.

플레시 골렘이 한 단계 격하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플레시 골렘이 약해진 건 아닌 것 같았다.

한성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과 레벨, 생명력, 마나량이 일치하고 있었으니까.

실제로 얼마나 강할지는 직접 맞붙어 봐야 알겠지만 전승하기 전에 붙었던 플레시 골렘보다 약할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생각보다 정예 몬스터들이 많네?’

대부분 던전 보스들은 졸개들을 끌고 나타난다.

그건 지하수도 던전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전승하기 전(前)에 겪은 플레시 골렘이 이끌고 나타난 졸개 몬스터들은 일반 랫 맨들이었다.

숫자도 열 마리 내외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던전 히든 퀘를 받고 보스 룸에 온 한성을 기다리고 있는 몬스터들은 그 수와 질이 어마어마했다.

구울 워리어가 열 마리에 미트 웨건이 다섯 마리였으니까.

단지 그뿐이라면 괜찮을 테지만 문제는 보스급 몬스터가 두 마리 더 있다는 사실이었다.

거기다 보스 몬스터인 어보미네이션은 플레시 골렘보다 더 강할 터.

“준비는 되어 있지?”

“네.”

크르릉.

메엑.

“왜 너도 싸우게? 파카야?”

결사의 마음을 다진 근엄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카파의 울음소리에 한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메엑.

그러자 골드 알파카는 근엄한 표정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다.

“오늘 보스 사냥에 활약한 애한테는 소고기 스테이크 쏜다.”

메엑!

크르릉!

“……!”

순간 파카, 라이, 루루가 동시에 한성을 바라봤다.

그들의 눈빛은 정말이냐고 묻고 있었다.

하지만 한성은 파카의 눈빛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 모습에 한성은 씩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싫으면 말고, 참고로 오늘 저녁 반찬은 풀밭 삼종 세트다.”

메엑! 메에에에엑!

별안간 한성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골드 알파카가 포효성을 내지르며 미친 듯이 내달렸다.

얼마나 빠르냐 하면 맞바람에 입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오늘 저녁에 먹을 소고기 스테이크 생각에 침까지 질질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눈동자도 살짝 돌아가 있었다.

소목 낙타과에 속하는 포유류면서 소고기를 좋아하다니.

한성은 왠지 자신이 골드 알파카를 잘못 키우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파카는 일반 알파카와 달랐다.

털부터가 황금색이었으니 말이다.

거기다 이곳은 검과 마법이 난무하는 모험의 판타지 세계 티르 나 노이.

알파카가 소고기를 좋아하고 먹는 것쯤은 문제가 아닐 터.

그리고 지금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야, 이 미친 양 새끼야!”

한성은 미친 듯이 달려 나가는 골드 알파카 뒤에서 소리쳤다.

아직 한성을 비롯한 언데드 군단은 보스를 비롯한 정예 몬스터들의 공격 인식 범위 안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상황을 봐서 기습 공격을 하려고 했는데 저 미친 골드 알파카 놈이 보스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닥치고 개돌을 해 버린 것이다.

소고기 스테이크 아니면 풀밭 삼종 세트라는 말에.

“루루. 왠지 오늘은 양고기가 먹고 싶어요.”

“나도.”

한성은 루루의 말에 동의하면 재빨리 움직였다.

“검병들은 두 방향으로 산개. 양쪽에서 덮쳐. 해골 궁병들은 공격 가능 범위 안에 들어가면 미트 웨건들을 향해 일제 사격하고.”

“검검.”

“궁궁.”

한성의 명령에 해골 병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성은 계속해서 명령을 내렸다.

“프로즌 좀비 울프들이랑 라이는 중앙으로 돌진해. 파카를 엄호하면서 구울들을 교란시켜. 알겠지?”

크르릉.

프로즌 좀비 울프들과 라이는 낮게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빨리 움직여.”

팟!

한성의 명령에 언데드 소환수들은 변이한 키메라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본래 한성의 계획은 이랬다.

골드 알파카는 다른 건 몰라도 스피드 하나만큼은 남달랐다.

한성의 라이트닝 드라이브보다는 느리지만, 다른 몬스터들에 비해서 스피드가 엄청 빨랐던 것이다.

그래서 한성은 골드 알파카의 스피드를 살려서 적 몬스터들을 교란시킬 계획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골드 알파카 놈이 소고기에 넘어가서 닥돌을 해 버렸다.

그 탓에 소환수들이 바빠졌지만,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한성의 본래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프로즌 좀비 울프와 라이를 파카 녀석 엄호로 투입시키긴 했지만 아직 계획이 틀어진 건 아니야.’

예상치 못한 파카의 행동에 식은땀이 났지만 상황은 본래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문제는…….’

한성은 전방을 주시했다.

키메라 몬스터들 최후방에서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플레시 골렘과 어보미네이션이 보인다.

플레시 골렘은 보스 룸 입구 앞에서 만났던 누더기 골렘보다 더 강력하다.

전(前) 보스 몬스터이니 당연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덩치도 3미터가 넘었으며, 어마어마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패시브 생명력 회복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겉모습 또한 누더기 골렘과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에 수술 자국들이 남아 있었으며, 흉폭한 살기를 사방으로 내뿜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지하수도 던전 보스로 나온 어보미네이션은 플레시 골렘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 하지 않았다.

다른 키메라 몬스터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저기에 기워져 있는 수술 자국들이 남아 있었으며, 4미터가 넘는 커다란 덩치와 튀어나온 배에는 거대한 입까지 달려 있었다.

지금 플레시 골렘과 어보미네이션은 상황을 두고 보려는 듯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한성이 플레시 골렘과 어보미네이션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던 그때.

[던전 히든 연계 퀘스트(2단계)의 진행 사항이 갱신되었습니다. 퀘스트창을 확인하십시오.]

눈앞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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