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03화 (103/318)

# 103

< 내 언데드 100만 >

제103화  변이한 키메라 몬스터들과 조우

‘변이한 몬스터라고?’

한성은 놀란 눈으로 변이한 키메라 몬스터들을 바라봤다.

지하수도 던전에서 저런 몬스터들을 본 적도 없었고 들은 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

‘지난번 업데이트 때 추가된 건가?’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번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수십 일이 지났다.

그동안 한 번도 지하수도 던전에 방문자들이 입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십 일 동안 몇몇 도전 정신을 가진 파티들이 입장한 적이 있었을 터.

그럼에도 지하수도 던전에서 변이한 키메라 몬스터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퍼지지 않은 이유는 몇 가지 있었다.

파티들이 던전 초입이나 중반쯤에서 전멸했거나, 혹은 던전 히든 퀘스트를 받아야 한다거나.

분명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크르륵!

키익!

어둠속에서 붉은 눈을 번뜩이며 변이한 키메라 몬스터들은 괴성을 내질렀다.

키메라들의 위협에 해골 병사들도 무기를 고쳐 잡았다.

‘저놈들은 얼마나 강하려나?’

숫자는 많지 않았다.

변이한 키메라 울프가 세 마리, 하운드가 세 마리, 랫 맨이 한 마리였다.

그리고 저들 중 랫 맨이 우두머리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가장 큰 덩치를 가졌으며 최후방에서 울프들과 하운드들의 목줄을 한 손에 움켜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쪽 손에는 거대한 철구와 이어져 있는 쇠사슬을 움켜쥐고 있었다.

거기다 변이한 키메라 몬스터들의 모습도 괴이했다.

울프와 하운드의 몸에 날카로운 뼈칼이 돌출되어 나와 있었으며, 피부도 자세히 보면 이리저리 기워져 있는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그건 랫 맨도 마찬가지였다.

크르르! 컹컹!

그때 변이한 키메라 하운드 세 마리가 울부짖으며 달려들었다.

“막아!”

“검검.”

한성의 명령에 스무 무리가 넘는 해골 검병들이 달려 나갔다.

퍼걱! 파사삭!

하운드들의 이빨과 앞발에 해골 검병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부서졌다.

“아오, 뼈다귀에 병이라도 걸렸나?

골다공증 걸린 뼈처럼 허무하게 부서져 나가는 해골 검병들의 모습을 본 한성은 혀를 찼다.

눈앞에 나타난 변이한 키메라들은 지금까지 한성이 지하수도 던전에서 만났던 그 어떤 몬스터들보다 훨씬 강했다.

지하수도 던전에서 비교적 강한 편에 속하는 랫 맨들과 싸울 때도 해골 검병들은 어느 정도 버텼다.

그 덕분에 한성은 언데드 소환수들을 보충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해골 검병들이 제대로 버텨 내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나중에 저놈들 칼슘 보충 좀 시켜 줘야겠구만!’

“라이!”

커헝!

한성의 외침에 라이가 지면을 박차며 달려들었다.

지금까지는 라이를 투입하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하운드들의 능력이 높았기에 어쩔 수 없었다.

한성은 키메라 울프와 랫 맨을 바라봤다.

다행히 랫 맨은 상황을 살펴볼 생각인 모양이었다.

자신이 직접 달려들거나 울프들을 투입할 생각은 없었다.

그 모습에 한성은 입꼬리를 비틀었다.

‘썩을 몬스터 주제에 여유 부린다 이거지?’

희미하게 랫 맨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라이! 파이어 투스(Fire Tooth)!”

크와아아앙!

한성의 명령에 라이는 입을 벌렸다.

그러자 라이의 송곳니에서 고밀도의 푸른 화염이 솟구쳐 올라왔다. 그 상태로 라이는 해골 검병들을 공격하고 있는 하운드 중 한 마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콱!

깽!

라이에게 목을 물린 하운드 한 마리가 죽는 소리를 내며 몸을 마구 뒤흔들었다.

하지만 라이에게 선제공격을 당한 상황이라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오히려 라이가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목을 물고 있는 하운드를 땅바닥에 패대기를 쳤다.

하운드와 울프의 몸길이는 약 1미터 중반 정도 되었을 뿐이었으니까.

일반 늑대보다 덩치가 조금 더 큰 정도였다.

깨갱! 깽깽깽!

목을 그냥 문 것도 아니고 파이어 투스 스킬로 문 채 땅 바닥에 몇 번 내려치자 하운드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져 갔다.

“라이! 이번엔 파이어 클로다!”

뒤이어 한성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라이는 물고 있던 하운드를 집어 던져 올렸다.

그리고 라이의 손톱에서 푸른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 위까지 떠올랐던 하운드가 라이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그에 맞춰 라이는 파이어 클로를 휘둘렀다.

슈카가가각!

푸른 화염이 하운드를 가르며 지나갔다.

그 일격에 하운드는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지면서 몇 미터나 나가떨어졌다.

끼잉끼잉.

라이의 공격을 받은 하운드는 땅바닥에서 신음을 흘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역시 한 번에 못 끝냈나.’

랫 맨이었다면 방금 전 콤보 공격으로 끝장났을 것이다.

하지만 변이한 키메라 하운드는 생명력이 붉어진 상태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라이의 공격을 받고 난 후유증 때문에 기절 상태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칵! 킥! 켁!

그때 변이한 키메라 랫 맨이 남아 있는 하운드들을 향해 소리쳤다.

아무래도 무슨 명령을 내린 모양.

키메라 랫 맨의 목소리에 하운드들의 눈이 라이를 향해 고정되었다.

크르르!

하얀 이를 위협적으로 드러내며 라이를 노려보는 하운드들.

이에 라이도 이를 드러내며 마주 노려봤다.

‘배짱은 지지 않는군.’

그 모습을 본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기선 제압이다.

상대의 기선을 먼저 제압하지 못하면 전투가 힘들어지니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건지 모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라이는 자신보다 레벨도 높고 강할지도 모르는 키메라 하운드들을 향해 적개심을 있는 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한성은 다시 한 번 라이가 마음에 들었다.

“루루야. 준비됐니?”

“네!”

한성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루루는 귀여운 동물 춤을 추기 시작했다.

[루루의 고양이 춤에 의해 공격력과 방어력이 40% 증가합니다.]

[루루의 강아지 춤에 의해 공격속도가 40% 증가합니다.]

순간 라이의 몸에서 푸른빛이 나기 시작했다.

퍼억!

캥!

그 직후 라이에게서 좀 떨어져 있던 하운드 한 마리가 튕겨져 올라갔다.

그리고 어느 틈엔가 튕겨져 날아간 하운드가 있던 자리에 라이가 팔을 휘두른 모습으로 나타나 있었다.

엄청난 속도로 라이가 하운드 한 마리를 후려갈겼던 것이다.

‘빨라졌군.’

한성은 씩 미소를 지으며 키메라 랫 맨을 바라봤다.

키메라 울프들의 쇠목걸이를 붙잡고 있는 랫 맨의 팔이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의 입꼬리가 더욱 올라갔다.

조금 전 라이는 루루의 버프를 받아 공격력, 방어력, 스피드가 증가했다.

얼마나 강해졌냐고 하면, 라이가 최고도 속도로 움직이면 허공에 잔상이 남을 정도였다.

한성이 성장한 만큼 라이와 루루도 성장했으니까.

거기다 지금 루루는 라이에게 집중적으로 버프를 걸고 있었다. 그 덕분에 언데드 군단에게 버프를 걸 때 보다 좀 더 강했다.

버프를 전체적으로 넓게 분산시켜서 거는 것보다 1인에게 집중적으로 거는 게 더 위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크악! 카학! 그르락!

그때 랫 맨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얼굴로 한성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쳤다.

그 모습에 한성은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아마 키메라 랫 맨은 하운드 세 마리로 한성을 비롯한 언데드 군단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실제로 하운드 세 마리는 꽤 강했다.

해골 검병들이 무슨 골다공증 걸린 골골이들처럼 뼈가 박살이 났으니까.

하지만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의 융합 몬스터로 탄생한 라이를 투입하자 상황은 반전되었다.

생각보다 너무나 약한 해골 검병들 때문에 방심하고 있던 하운드 중 한 마리가 라이의 기습 공격에 나가떨어졌다.

그 뒤를 이어 한성은 루루의 버프를 라이가 혼자 다 받게 만들었다.

시원하게 해골 검병들을 파괴하는 하운드들의 활약에 키메라 랫 맨이 비웃고 있는 모습이 아니꼬웠던 것이다.

크르르르.

하지만 아직 하운드 세 마리는 죽지 않았다.

최초로 공격받았던 하운드는 빈사 상태였지만, 나머지 두 마리는 여전히 건재했으니까.

그중 한 마리는 방금 전 라이의 공격을 받고 데미지를 좀 입긴 했지만 말이다.

‘하운드들은 라이에게 맡긴다 치고.’

한성은 변이한 키메라 울프 세 마리와 랫 맨을 바라봤다.

지금은 랫 맨이 여유를 부리며 뒤에서 구경 중이지만 라이가 하운드들을 전부 처리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그전에 먼저 공격하는 게 더 유리할 터!

‘네놈은 실수했어.’

한성은 건틀렛에 마나를 집중했다.

스킬은 아니지만 마나 인챈트를 시전한 것이다.

그 덕분에 히든 속성 능력치 퀘스트 진행 상황에서 무기에 마나 인챈트 카운트 횟수가 하나 더 올라갔다.

“루루. 궁극기.”

“준비됐어요!”

날개를 파닥파닥거리며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루루의 대답에 한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실행해.”

그 말에 루루는 작은 지팡이를 빙글빙글 돌리더니 이내 한성을 향했다.

“빅! 빅! 빅! 그로우!(Big! Big! Big! Grow!) 자라나라 자라나라!”

루루의 궁극기라고 할 수 있는 고유 스킬 빅 그로우가 발동했다. 작은 지팡이에 박혀 있는 수정구에서 대상을 거대화 시키는 빛이 한성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소환수 루루가 당신에게 거대화 마법을 걸었습니다.]

[당신의 신체와 스텟이 2.5배 상승합니다.]

이전에는 빅 그로우의 효과는 2배였다.

하지만 이제 2.5배까지 효과가 늘어나 있었다.

“너희들도 공격해!”

그 직후 한성은 해골 궁병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이미 한참 전부터 공격 준비를 마쳐 놓고 있던 해골 궁병들은 한성이 명령을 내리자마자 바로 활시위를 놓았다.

“궁궁.”

쉬이익! 쌔애애액!

수십 발이 넘는 본 애로우들이 변이한 키메라 울프들과 랫 맨을 향해 날아들었다.

키익! 칵! 카악!

그 모습을 본 키메라 랫 맨이 얼굴을 무섭게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사람 상체만 한 철구를 풍차처럼 돌리기 시작했다.

그사이 키메라 울프들은 괴성을 내지르며 이리 뛰고 저리  뛰기 시작했다.

한성은 본 애로우의 공격이 끝나자마자 바로 키메라 울프들과 랫 맨을 향해 달려들었다.

디케이, 디지즈, 포이즌 삼종 디버프 스킬을 시전하면서.

*       *       *

[축하합니다. 변이한 키메라 랫 맨에게서 흑마법사의 일지를 획득하였습니다.]

“헐?”

변이한 키메라 랫 맨을 쓰러트리고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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