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102화 (102/318)

# 102

< 내 언데드 100만 >

제102화  정체불명의 몬스터

‘앞으로 조금밖에 남지 않았는데…….’

언데드 군단들을 앞세우고 지하수도 통로를 살피며 가던 한성은 초조한 표정을 지었다.

라이와 루루뿐만이 아니라 골드 알파카인 파카도 소환해서 통로 주변 수색을 맡겼다.

하지만 다음 단서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보스 룸이 나오는 상황.

‘나머지 단서들은 보스 룸에 있는 건가?’

그 생각에 한성은 고개를 저었다.

대개 던전 히든 퀘스트는 보스 룸에 가기 전에 목표가 뜬다.

이 던전의 보스를 처치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 한성이 받은 히든 퀘스트는 연계형이었다.

보스 룸에 들어가기 전, 지하수도 던전 보스를 잡으라는 최종 목표가 떠올라야 하는데 한성이 받은 퀘스트는 아직 1단계였다.

보스 룸에 도착하기 전에 단서들을 전부 다 찾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했다.

분명 다음 단계가 되면 지하수도 던전 보스를 처치하라는 목표가 내려올 터.

하지만 아직도 한성은 나머지 단서 두 개를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최대한 이 주변을 돌아봐야지.’

지하수도 던전은 꽤 복잡한 편으로 보스 룸까지 통로가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지 않았다.

이리저리 얽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통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방 같은 돔 형태의 넓은 지하 공간이 나온다.

바로 그곳에 몬스터들이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찍찍!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또 이 녀석들이군.”

한성은 혀를 차며 전방을 바라봤다.

인간에 가까운 몸과 쥐의 머리를 가진 랫 맨들.

크기도 사람만 했다.

거대한 쥐처럼 생긴 랫보다 한 단계 더 강력한 몬스터들로 무기까지 사용하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놈들이었다.

찍! 찍찍!

랫 맨들은 언데드 군단들을 보더니 공격을 해 오기 시작했다.

소드 랫 맨이 다섯 마리,  보우 랫맨이 열 마리, 마지막으로 크로스보우 랫 맨이 다섯 마리였다.

‘수가 좀 많은데…….’

보스 룸이 이제 바로 근처에 있는 탓인지 대부분 던전 몬스터들의 레벨이 140에 근접해 있었다.

거기다 숫자도 세 마리에서 다섯 마리씩 나오다가 이제는 열  다섯 마리까지 나왔다.

덜그럭덜그럭!

스물이 넘는 해골 검병들이 다섯 마리 소드 랫 맨들을 향해 마주 달려들었다.

깡! 까강!

소드 랫 맨 한 마리에 네 다섯 기의 해골 검병들이 붙었다.

‘비등비등하군.’

레벨 차가 많이 나는데다가 해골 검병들의 스킬 숙련도 레벨이 아직 낮은 편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한성의 전술은 물량전.

파삭! 파사삭!

소드 랫 맨들이 쓰러지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해골 검병들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크로스보우 랫 맨들이 가까이에서 해골 검병 머리에다가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보우 랫 맨들도 좀 떨어진 곳에서 화살을 쏘고 있었다.

“성가시게 하는군.”

해골 병사들에게 화살 공격은 잘 통하지 않는다.

몸 자체가 해골이라 화살이 빠져 나가기 쉬웠으며, 갑주 부분에 맞아도 데미지가 별로 크지 않았다.

다만 크로스보우는 요주의였다.

비교적 근거리에서 머리를 노리고 화살을 쏠 경우 제법 데미지를 입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로스보우 랫 맨들의 화살에 해골 검병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그때 한성은 조용히 손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궁병 조준.”

끼익!

한성의 명령에 해골 궁병 서른 마리가 활시위를 먹였다.

목표는 크로스 보우 랫 맨과 보우 랫 맨들이었다.

“쏴라.”

가볍게 손을 내리며 한성은 공격 명령을 내렸다.

쌔애액!

이윽고 해골 궁병들의 손에서 새하얀 본 애로우가 쏘아졌다.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한성의 머리 위를 뒤덮으며 날아가는 본 애로우들.

얼마 지나지 않아 본 애로우들은 랫 맨들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찌직! 찌이익!

뒤늦게 보우 랫 맨들이 대응하려고 했지만, 서른 개가 넘는 본 애로우들을 막거나 피할 수 없었다.

랫 맨들은 기껏해야 가죽 갑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으니까.

퍼버버버버벅!

그렇게 우왕좌왕하고 있는 랫 맨들을 향해 본 애로우가 꽂혀 들어갔다.

찌익! 찌지직!

본 애로우가 몸에 꽂힌 랫 맨들은 구설픈 비명 소리를 냈다.

‘역시 한 번에 쓰러트리는 건 무리인가? 그래도 목적은 달성했군.’

조금 전 공격으로 활로 무장한 랫 맨들 중 3분의 1이 전투 불능에 빠졌다.

그 대부분이 크로스보우 랫 맨들이었다.

해골 검병들을 노리는 크로스보우 랫 맨들이 성가셨다.

그 때문에 한성은 크로스보우 랫 맨들을 중심적으로 노렸던 것이다.

그 외 나머지 보우 랫 맨들은 생명력이 조금 깎였을 뿐 대부분 다 살아남았다.

“재장전 준비.”

한성은 바로 해골 궁병들을 공격 준비를 시켰다.

그사이 소드 랫 맨은 세 마리까지 줄어 있었으며, 남은 랫 맨들도 생명력이 절반가량밖에 되지 않았다.

‘해골 검병들이 버틸 수 있으려나?’

그에 반해 스물 마리가 넘게 있던 해골 검병들은 이제 대여섯 마리밖에 없었다.

소드 랫 맨에게 전부 당한 것이다.

한성은 재차 해골 검병들을 소환했다.

펑!

소드 랫 맨 두 마리와 활로 무장한 랫 맨 다섯 마리의 시체가 터지면서 해골 검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숫자는 총 약 스무 마리였다.

덜그럭덜그럭.

푸른 안광을 토해 내며 재차 등장한 해골 검병들.

갑작스러운 해골 검병들의 등장에 크로스보우 랫 맨과 보우 랫 맨이 주춤거렸다.

푸른 안광을 빛내며 나타난 해공 검병들의 모습에 겁을 집어 먹은 것이다.

하긴, 죽어 버린 동료들의 시체에서 해골 병사들이 서너 마리씩 뛰쳐나왔으니 놀랄 만도 했다.

그리고 그건 랫 맨들이 어느 정도 지능이 있다는 소리였다.

지능이 없고, 입력된 프로그램 패턴대로 움직인다면 해골 검병들의 등장에 놀라지 않을 테니까.

“소드 랫 맨들을 노려!”

보우 랫 맨들이 주춤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한성은 해골 검병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소드 랫 맨들의 뒤를 치게 한 것이다.

한성의 명령에 하얀 본 소드와 본 아머로 무장한 해골 검병들은 소드 랫 맨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뒤이어 한성은 해골 궁병들을 향해 소리쳤다.

“너희들은 일제 사격!”

“궁궁.”

이미 공격 준비를 하고 있던 해골 궁병들은 바로 보우 랫 맨들을 향해 본 애로우를 날렸다.

갑작스러운 해골 검병들의 등장과 함께 이어진 해골 궁병들의 공격에 보우 랫 맨들은 이번에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 그저 눈앞에서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는 새하얀 본 애로우들의 화살비를 지켜볼 뿐.

두두두두두!

본 애로우들은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 속에서 보우 랫 맨들은 괴성을 지르며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녔다.

하지만 본 애로우들을 피할 수 없었다.

처음보다 수가 줄어 있던 보우 랫 맨들은 이번 공격에 꽤 피해를 입었다.

다섯 마리의 크로스보우 랫 맨들은 이번 공격으로 완전히 전멸해 버렸고, 나머지 보우 랫 맨들도 두 마리가량 죽었다.

소드 랫 맨들은 한성이 재차 소환한 해골 검병들에게 둘러싸인 채 다구리를 당하고 있었다.

‘그럭저럭 끝인가?’

역시 다구리 앞에 장사가 없다는 사실을 한성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각 개체별로 보면 랫 맨 쪽이 해골 병사들보다 훨씬 강했다.

하지만 숫자에서 밀렸기 때문에 전멸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뭐, 여차하면 루루도 있고 말이야.’

루루의 버프와 디버프 스킬을 받는다면 언데드 소환수들은 상당히 강력해진다.

최근 한성의 레벨이 오르면서 루루의 스킬도 강해진 것이다.

‘확실히 100레벨이 되기 전과 된 후는 다르다니까. 여기에 3차 전직까지 한다면…….’

이번에 한성이 히든 전직 3차까지 하게 된다면 모든 소환수에 변화가 생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에 봉인되어 있는 소환수와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다섯 소환수들 중에서 둘은 틴달로스와 루루였었지.’

본래라면 프나코틱 스펠북의 서머너 바이블을 통해 계약을 맺어야 했지만 디아나가 편법을 써서 한성과 계약시킨 소환수들이었다.

틴달로스는 루루가 전해 준 새까만 알 상태였었고, 루루는 디아나가 맡기면서 계약을 하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이제 한성이 서머너 바이블을 통해 계약할 존재는 데스나이트이며, 현재 한성이 배운 데스나이트 소환 스킬과는 급이 다른 존재였다.

언데드 군단에서 사령관 클래스였으니까.

그에 반해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언데드 군단에서 현장 지휘관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아, 빨리 3차 전직 하고 싶다.’

본래라면 100레벨을 찍고 바로 3차 전직을 하러 갔었어야 했다. 하지만 100레벨을 꽤 초과한 상태로 디아나와 만나 3차 전직 미션을 받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올라갔다.

100레벨에서 히든 3차 전직 미션을 받았다면 110~120레벨정도 되는 던전을 공략하라고 했겠지만, 지금 한성은 130~140레벨 던전을 공략 중이니 말이다.

‘슬슬 끝이군.’

한성은 랫 맨들을 바라봤다.

해골 병사들의 다구리에 랫 맨들을 처치했다는 안내 메시지가 한성의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럼 다시 또 탐색하러 가 볼까?”

“네!”

한성의 말에 루루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현재 한성은 보스 룸 주변을 맴돌며 던전 히든 퀘스트를 깨기 위한 단서를 찾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서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거 던전 전체를 다 둘러봐야 되나?’

원래는 최단 거리로 보스 룸에 가서 던전을 공략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던전 전체를 둘러볼 필요가 없었다.

루루가 던전 히든 퀘스트의 실마리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한성은 루루의 작은 손을 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크르르!

어디선가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

멈칫한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그때 지하 공간 출구에서 무언가가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헐?”

한성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대규모 무리가 어둠 속에서 붉은 눈을 빛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두두두두!

어둠속에서 빛나는 붉은 눈은 위치가 제각각이었다.

1미터 높이에 위치해 있는가하면 3미터 이상 높이에서 빛나고 있는 붉은 눈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등장에 대지가 진동하고, 공기가 떨려왔다.

‘뭐, 뭐야? 저것들은?’

잠시 후 한성은 전방을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경고! 당신은 지하수도 던전의 변이 몬스터들과 조우하셨습니다!]

지하수도 던전에서 처음 보는 몬스터들이 대규모로 등장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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