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93화 (93/318)

# 93

< 내 언데드 100만 >

제93화  엔젤스타 카페 점장 레일라

“건방진 자식.”

고쿠데라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한성을 노려봤다. 고쿠데라가 생각하는 한성의 레벨은 고작해야 100에서 100 초반 정도.

실제로 고쿠데라가 세라를 상대해 본 결과 레벨이 100 초반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이번 공격만 막아 내면 된다.

이다음에는 전력을 다해 한성을 비롯한 사라와 세라까지 전부 쓸어버릴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한성은 피식 웃으며 스킬을 하나 시전했다.

“본 리터레이션.”

본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격 및 방어 스킬을 중첩시켜 주는 스킬, 본 리터레이션.

본 리터레이션이 시전되자 고쿠데라의 흉갑을 파고들고 있던 본 스피어가 4개 더 늘어나는 게 아닌가?

즉, 이제 총 여섯 개의 본 스피어가 고쿠데라의 흉갑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파고들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갑작스럽게 본 스피어의 숫자가 늘어나자 고쿠데라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를 향해 한성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끝이다. 본 익스플로전!”

그 직후, 엔젤스타 카페 내부에 어마어마한 폭발과 폭풍이 휘몰아쳤다.

*       *       *

3층에 있는 카페 점장실 겸 집무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그곳에서 금색 단발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는 여성이 한성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이름이 아마 레일라라고 했었지?’

그녀가 바로 엔젤스타 카페의 진짜 점장이자 자이렌 항구 도시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디아나의 조직 지부장이었다.

지금 한성은 엔젤스타 카페가 있는 건물 3층 점장실에서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괜찮습니다. 고생 많으셨네요.”

“아니요. 트레인 님이 아니셨다면 저희는…….”

레일라는 말 꼬리를 흐렸다.

불과 며칠 전, 자이렌 항구 도시에서 레일라가 이끌고 있던 디아나 조직의 지부는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제3공격대에게 제압당했다.

생각지도 못한 시간대에 기습을 당한 데다가 상대는 방문자 클랜.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한 레일라의 조직은 이렇다 할 대항조차 못하고 함락당했다.

레일라가 있던 지부를 쿠로시마 패밀리가 그대로 먹어 버린 것이다.

쿠로시마 패밀리는 엔젤스타 카페에서 음료 및 음식들을 팔고 얻은 매출과 정보력을 자신들의 클랜에 복속시켰다.

그로 인해 레일라는 디아나가 있는 본부에 연락을 할 수 없었다.

‘역시 디아나. 감 한 번 진짜 좋네.’

사실 한성은 디아나의 부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고작 3일간 연락이 없었다고 걱정이 된다면서 자신에게 엔젤스타 카페의 상황을 알아봐 달라고 했을 때, 한성은 단순히 걱정이 심하다고만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설마 이런 일이 생겼었을 줄이야.

“쿠로시마 패밀리는 얼마나 넘어왔습니까?”

“저희들을 공격한 자들은 선발대라고 했어요. 실제로 넘어온 인원은 지하에 감금시켜 놓은 인원수가 전부일 거예요.”

“그런가요?”

레일라의 말에 한성은 생각에 잠겼다.

본 리터레이션에 이어 본 익스플로전으로 고쿠데라에게 막대한 데미지와 기세를 꺾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쿠데라는 이후에도 계속 분전하면서 한성과 싸웠다.

하지만 한성은 고쿠데라와 접전 끝에 제압에 성공했다.

그동안 사라와 세라가 카즈키 및 카미나리를 상대로 선전하며 버티고 있었는데, 고쿠데라를 제압한 한성이 가세하자 전투는 금방 끝났다.

그 후 한성은 엔젤스타 카페가 있는 건물 전체를 뒤집어엎었다. 엔젤스타 카페에는 고쿠데라들 말고도 다른 쿠로시마 패밀리의 클랜원들이 있었으니까.

본 익스플로전이 터지고 나서 이변을 느낀 다른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 몇 명이 엔젤스타 카페 1층으로 내려왔다.

다행인 점은 카즈키나 카미나리보다도 레벨이 더 낮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의 레벨은 100레벨 초반 정도였다.

그 때문에 라이를 선두로 한 프로즌 좀비 울프들로 한성은 시간을 벌었으며, 이후 언데드 몬스터들로 전부 제압했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원들을 전부 제압한 이후 발견된 레일라는 엔젤스타 카페 건물 집무실에 붙잡힌 채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이렌 항구 도시를 시작으로 뒷세계에 대해 수집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보다 이제 어쩔 생각입니까?”

한성은 레일라를 바라보며 말했다.

엔젤스타 카페를 제압하고 있던 쿠로시마 패밀리의 클랜원들은 전원 무장 해제인 상태로 포박당한 채 지하의 방 한 곳에 감금시켜 놓았다.

방문자인 그들을 죽인다면 일정시간이 지난 후, 다시 신전에서 부활할 테니까.

그렇게 된다면 지금 상황을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이 알게 되는 데에 최대 2~3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벌기 위해 그들을 죽이지 않고 감금시켜 놓은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을 기절시킨 후 감금시켜 놓았기 때문에 조용히 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할 터였다.

“철수하는 수밖에 없겠죠.”

“역시…….”

현재 상황에서는 역시 자이렌 항구 도시에서 철수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쿠로시마 패밀리는 대부분 100레벨대의 방문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규모는 약 100명 정도 된다.

중앙 대륙에서 100레벨대는 길거리의 돌멩이처럼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이곳 시작의 대륙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 50에서 100레벨 사이인 방문자들이 많았으니까.

100레벨이 넘는 방문자들이나 켈트인들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상대적으로 적었다.

규모도 100명 정도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다.

문제는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이 악질이라는 사실이었다.

클랜원들이 당했으니 당연히 보복 조치를 취해 올 터였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의 주요 활동 구역인 카이진 항구 도시와 자이렌 항구 도시는 배 타고 하루 정도 걸린다.

티르 나 노이 세계에서 각 도시로 가는 이동 시간을 본다면 길지 않았다.

그 때문에 보복을 피하려면 디아나가 있는 네로폴리스 도시로 당분간 피신해 있는 편이 나았다.

그리고 디아나의 조직이라면 쿠로시마 패밀리의 움직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테고, 대처도 할 수 있을 테니까.

“확실히 지금은 그 수밖에 없겠네요. 쿠로시마 패밀리에서 클랜원 전원을 투입하지는 않겠지만 워낙 악질적인 놈들이니…….”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들도 이런저런 사업을 하고 있는 모양이니까요.”

아무리 보복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클랜원 전원이 오지는 않을 것이다.

쿠로시마 패밀리는 여러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인원을 많이 빼기는 힘들 터.

거기다 이미 선발대를 열 명이나 보낸 상태였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에서 움직일 수 있는 인원은 많아 봐야 앞으로 마흔 명 정도쯤 되지 않을까, 한성은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서 이놈들이 이곳을 노린 거죠? 자이렌 항구 도시처럼 큰 도시에서 카페를 먼저 노리다니…….”

한성은 엔젤스타 카페가 쿠로시마 패밀리에게 습격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궁금해 하고 있었다.

자이렌 항구 도시는 규모가 큰 대도시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쿠로시마 패밀리는 다른 곳도 아니고 카페를 노렸다.

대체 어째서?

“설마 우연인 건 아니겠죠?”

“그게…….”

한성의 질문에 레일라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녀의 표정을 본 한성은 쿠로시마 패밀리의 습격이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정확히 저희 조직을 노리고 들어왔어요. 그들의 최종 목적은 자이렌 항구 도시에서 사업 확장을 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전에 거점을 잡아 놓기 위해 선발대가 온 거라고 하더군요.”

“미친놈들이네요.”

“하아. 동의합니다.”

한성의 말에 레일라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야쿠자들이라고 해도 그렇지 사업 확장을 위해서 전투원들을 먼저 투입하다니.

‘무슨 조직 싸움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어? 조직 싸움?’

순간 한성은 불현듯 든 생각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레일라를 바라봤다.

“설마 그놈들…….”

“예. 정확히 노린 거예요. 그들이 하겠다는 사업 확장은…….”

레일라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다시 한성을 바라보며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를 시작의 대륙에 유통시키기 위한 것이니까요.”

*       *       *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라…….’

한성은 엔젤스타 카페의 점장 레일라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어둠의 신봉자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이 자이렌 항구 도시에서 지부로 삼고 있는 엔젤스타 카페를 공격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 뒤에서 어둠의 신봉자 놈들이 입김을 불어넣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온갖 짓을 서슴지 않고 한다는 쿠로시마 패밀리이기에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기꺼이 어둠의 신봉자들이 제안한 사업에 넘어가 주었다.

왜냐하면…….

‘골드는 돈이 되니까.’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가 엄청나게 성공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돈이었다.

티르 나 노이의 화폐인 골드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한성 또한 티르 나 노이를 시작한 계기가 그 때문이지 않은가?

‘그렇다고 쿠로시마 패밀리 놈들 같은 짓은 하고 싶지는 않아.’

인신매매는 기본이고 술집, 유흥주점, 매춘 사업까지 벌이는 쿠로시마 패밀리 클랜.

현실 일본에서 야쿠자들이 할 수 있는 사업들을 티르 나 노이에서까지 하고 있다.

합법적인 건 물론이고, 불법적인 사업들까지 전부.

하지만 오딘 사의 운영진은 거기에 개입하지 않았다.

티르 나 노이는 가상현실 세계다.

그렇기 때문에 현실 세계의 법이 아니라, 티르 나 노이 세계 내에 존재하는 각 국가의 국법에 따라 심판을 하는 게 원칙이라고 오딘 사에서는 못을 박았다.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

티르 나 노이는 한 서버에서 전 세계인들이 즐긴다.

여기서 전 세계인들이 즐긴다는 사실이 바로 문제였다.

“트레인 님.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요?”

그때 한참 생각에 잠긴 채 자이렌 항구 도시의 거리를 걷고 있던 한성의 옆에서 세라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범선을 탈거면 이쪽이 아니라 저쪽 길로 가야 할 텐데요?”

“알고 있어. 우리는 범선 타고 안 갈 거야.”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한성의 말에 이번에는 사라가 반응했다.

사라는 무슨 개소리냐, 라는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그런 그녀들에게 한성은 씩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성이 쿠로시마 패밀리의 클랜원들을 전부 처치했을 때 떠오른 메시지가 하나 있었다.

[축하합니다. 일반 미션 디아나의 부탁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디아나가 준 작은 상자의 봉인이 풀렸습니다.]

바로 그 작은 상자를 한성은 사라와 세라를 향해 내밀었다.

“우린 이걸 타고 갈 거니까.”

디아나에게 엔젤스타 카페에 대한 조사를 부탁 받으면서 받게 된 소환수가 봉인되어 있는 작은 상자.

그 상자를 한성은 사라와 세라 앞에서 처음으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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