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74화 (74/318)

# 74

< 내 언데드 100만 >

제 74 화  보상 확인 (3)

메일함을 확인한 한성은 입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오딘 사의 운영진에서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의 방문자 트레인님께 계정비 세 달 치에 해당하는 캐시를 보냈습니다.]

“크크큭.”

돈 벌었다!

설마 보상으로 캐시를 보낼 줄이야.

‘안 그래도 계정비 부담이 있었는데 잘 됐네.’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의 계정비는 비싸다.

캡슐 운영비만 해도 적지 않은 데다가 그동안 티르 나 노이의 비싼 계정비를 내느라 집안에서 눈치를 받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데 오딘 사에서 계정비를 지원해 준 것이다.

아이템을 받지 않을까 생각했던 한성은 뜻밖의 횡재가 아닐 수 없었다.

“게임 방송을 해서 계정비를 벌려고 했었는데 다행이네. 당분간 이걸로 버텨야지.”

한성은 한시름 놓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계정비뿐만이 아니라 캡슐 자체 운용비도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생활비도 생각한다면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한성에게는 티르 나 노이를 하면서 돈을 벌고 성공하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소꿉친구는 소설을 써서 성공을 하고, 자신은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로 성공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니까.

“중앙 대륙으로 넘어가면 실시간 게임 채팅 방송도 시작해야지.”

한성은 중앙 대륙에서 실시간 게임 채팅 방송을 할 생각이었다. 던전을 실시간으로 공략한다던가, 혹은 특이한 과제를 클리어하는 상황을 생중계하는 것이다.

게임 방송을 하는 BJ들 중에서는 불가능에 도전하기 위해 용암마을에서 마그마 속으로 뛰어드는 미친 짓도 한다.

마그마 속에서 몇 분을 버틸까 배팅을 걸면서.

그런가 하면 도시에서 최강에 가까운 경비병에게 PK를 벌어서 몇 분을 버티나 실험 정신을 가진 BJ들도 있었다.

‘믿을 건 루루밖에 없지.’

한성은 일단 루루를 밀 생각이었다.

인터넷에 루루의 영상을 올렸을 때 그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루루의 귀여운 버프와 디버프 춤이면 게임 방송이 성공할 거라 생각했다.

물론 그것만이 아니다.

루루를 마스코트 캐릭터로 내세워서 시청자들을 끌어모은 다음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일 생각이었다.

“문제는 블랙 레이븐 놈들인데…….”

중앙 대륙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한성의 철천지원수인 블랙 레이븐 클랜.

게임 방송을 하려고 하는 한성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최근 인터넷에서 보니 티르 나 노이의 상위 랭커들은 새롭게 추가된 하늘 섬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도 마찬가지인 듯했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했다.

게임 방송을 하는 한성을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이 알아챌 수도 있으니까.

“가면을 구하는 수밖에 없겠지.”

게임 BJ들 중에서는 특이 컨셉으로 가면을 넘어서 탈까지 쓰는 인간도 있었다.

그 때문에 한성도 가면을 써서 얼굴을 가리고, 닉네임은 가명을 쓸 생각이었다.

“그놈들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블랙 레이븐 클랜에게 복수를 완료하기 전까지는 조심할 생각이었지만, 그렇다고 티르 나 노이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까지 못하면서 있을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게임 방송으로 돈을 벌 생각은 예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일이었다.

전승을 하기 전에는 고레벨 아이템들을 현금 거래하면서 돈을 벌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지 않은가?

레벨이 낮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다가는 비싼 계정비를 내지 못하고 게임을 접을 수도 있었다.

한성이 가상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 조건이었으니까.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게임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더욱 화가 났다.

자신을 배신한 것도 모자라서 게임까지 접게 만들려고 한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에게 말이다.

“일단은 레벨업부터 해야 돼. 그리고 블랙 레이븐 클랜 못지않은 세력을 만들어야지.”

블랙 레이븐 클랜은 티르 나 노이에서 규모가 크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작은 것도 아니었다.

거기다 혼자서는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한성은 히든 네크로맨서 계열 직업인 데스메이커였다.

조만간 3차 전직 미션을 수행할 예정이긴 했지만.

‘고레벨 언데드 군단을 만들 수만 있다면…….’

블랙 레이븐 클랜에게 복수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자신을 도와줄 세력도 만들 생각이긴 했다.

되도록이면 믿을 수 있는 켈트인들을 중심으로.

“뭐, 그건 나중 일이고. 지금은 장비나 확인해 볼까?”

한성은 오딘 사에서 메일이 왔다는 메시지 때문에 중단한 바람의 승천장화 정보를 시야에 띄웠다.

[바람의 승천장화]

타입: 부츠.

등급: 레어.

최소 요구 레벨: 90.

제한: 근력 50, 민첩 80.

옵션: 이동속도 +10%, 무게 -5%.

내구도: 1500/1500.

설명: 매우 가벼운 바람의 승천장화.

신으면 승천할 것 같은 편안함을 착용자에게 제공한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5% 몸무게를 경감시킨다.

“헐. 역시 승천장화.”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착용감은 물론이고, 유니크도 아니고 레어이면서 옵션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동속도 +10%에 무엇보다 무게가 무려 5%나 줄어든다는 사실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퍼센트 옵션은 진리라니까.”

스텟을 올려 주는 게 아니라서 좀 아쉽긴 했지만 무게를 줄여 준다는 사실만 해도 어디인가?

한성은 기존에 신고 다니던 별다른 옵션 없이 방어력만 있는 부츠를 내던져 버렸다.

“이제 앞으로 장비도 하나하나 따로 구해야 되네.”

레벨 90이 되었을 때는 드로이얀의 갑옷을 입고 다녔다.

드로이얀의 갑옷은 나무로 된 세트 방어구였기 때문에 견갑, 상의, 하의가 일체형이었다.

하지만 심연의 군단 심판자 상의 갑옷은 상의만 분리된 방어구였다.

헬멧, 견갑, 상의, 하의, 부츠, 벨트 등등 심연의 군단 심판자 방어구들을 따로따로 하나씩 구해서 입어야 했다.

그 때문에 한성은 쓸 만한 레어 등급 이상의 견갑과 하의를 구해야 했다.

때문에 지금은 방어력이나 속성 저항이 붙어 있는 그럭저럭 사용할 만한 노멀 등급의 나무 견갑과 하의를 입고 있을 뿐이었다.

“남은 건 이제 레어 등급 보물 상자 2개인가.”

첫 번째는 승천장화가 나왔다.

남은 두 개는 과연 무엇이 나올까?

[축하합니다. Lv90 레어 등급 마법 망토가 나왔습니다. Lv90 레어 등급 슬픔의 흉갑이 나왔습니다.]

“흠.”

나머지 레어 보물 상자를 확인한 한성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같은 레어 등급이라고 해도 능력 옵션은 천차만별이다.

이번에 나온 장비들은 이미 한성이 가지고 있는 부위인 데다가 옵션이나 성능이 썩 좋지 않았다.

마법 망토의 경우 물리 방어력과 마법 방어력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빛나는 마력의 검은 망토보다 나았지만 옵션이 지력 증가밖에 없었다.

거기다 망토 색도 하얀 색으로 은밀 행동을 원하는 한성에게 맞지 않았다.

그리고 흉갑은 현재 한성이 착용하고 있는 심연의 군단 심판자 흉갑이 훨씬 나았다.

“승천 장화를 얻은 걸로 만족해야겠군.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건…….”

한성은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에서 부단장인 막크리를 처리하고 받은 장비를 꺼냈다.

[매드니스 도적단 부단장의 망토]

타입: 망토.

최소 요구 레벨: 90.

등급: 레어.

옵션: 마력 +20.

내구도: 1000/1000.

설명: 매드니스 도적단 부단장인 막크리가 착용하던 붉은 망토. 샤프한 디자인에 붉은색이 세련된 느낌의 망토다.

후드도 달려 있어서 얼굴을 숨기는데 안성맞춤이다.

“옵션은 괜찮긴 한데…… 좀 애매하네.”

부단장의 망토를 바라보며 한성은 고민에 잠겼다.

옵션이나 디자인을 보면 현재 착용하고 있는 빛나는 마력의 검은 망토보다 좋았다.

다만, 부단장의 망토는 너무 화려해 보였다.

눈에 띄는 화사한 붉은색에 매드니스 도적단의 부단장 막크리가 입고 다녔다는 사실도 꺼림칙했다.

“이거 입고 은밀 행동 같은 건 못하겠네. 옵션 능력이 아깝지만 어쩔 수 없나?”

부단장의 망토를 바라보며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한성이 망토를 입고 다니는 이유는 몸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도시에서는 혹시나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과 마주칠까 봐 되도록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입었고, 던전에서는 몬스터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입었다.

그에 비해 부단장의 망토는 마치 내가 여기 있다는 걸 광고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건 뭐 벌칙 게임으로 입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어두운 색계열의 옵션 좋은 망토를 구하는 게 낫겠네.”

결국 한성은 부단장의 망토를 포기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겉모습이 너무 튀었기 때문이다.

“경매장에 올리면 팔리려나?”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3차 전직 미션인가?”

2차 각성을 한 카엘이 자결하면서 100레벨이 넘었다.

그때 3차 전직 미션이 한성에게 내려왔던 것이다.

한성은 마지막으로 3차 전직 미션 창을 시야에 띄웠다.

[히든 3차 전직 미션(1):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를 만나라]

당신은 히든 3차 전직 미션을 할 수 있는 레벨에 도달했습니다. 3차 전직 미션을 수행하려면 우선 디아나를 찾아가 만나십시오.

최소 요구 레벨: 100.

난이도: E랭크.

보상: 다음 3차 전직 미션 2단계로 이동합니다.

“역시 디아나를 만나야 하는군.”

한성은 살짝 쓴 웃음을 지었다.

3차 전직 미션도 2차 때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아직 네로폴리스 도시에 있겠지?’

한성이 네로폴리스 도시에서 떠날 때, 디아나는 셀라스틴을 비롯한 자신의 추종자 세력과 함께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뒷수습이 다 끝나고 안드로말리우스의 수정구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을 터였다.

‘이건 나중에 루루에게 부탁하면 되겠지.’

디아나는 루루의 전(前) 마스터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루루는 디아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제 대충 다 확인은 끝났나?”

확인할 것들을 전부 확인한 한성은 침대 위에서 눈을 감았다. 이제 오늘은 쉴 생각이었던 것이다.

“일단 내일 다시 만나 봐야지.”

사라와 세라에게는 물어볼 것이 있었다.

현재 한성이 수행해야 되는 월드 히든 미션과 연관 있는 안드로말리우스 수정구에 대해 세라가 무언가 아는 눈치였으니까.

지금 이렇게 한성이 튕기고 있는 이유도 그 정보를 이끌어 내기 위함이기도 했다.

사라와 세라가 자신이 묵고 있는 여관방에서 가까운 곳에 묵고 있는 것을 확인했던 한성은 내일 그들을 만나 보기로 생각하면서 로그아웃을 했다.

*       *       *

다음 날.

[꿈과 모험의 세계 티르 나 노이에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시작의 대륙에서 즐거운 모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티르 나 노이에 접속할 때마다 흘러나오는 상투적인 메시지를 스킵해 가면서 한성은 로그아웃을 한 여관방에서 눈을 떴다.

“그럼…….”

기지개를 키며 한성은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그때 한성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로그아웃을 하기 전, 침대 위에는 한성 혼자 있었다.

그런데…….

“으음…….”

“……!”

한성이 덮고 있는 이불 속에서 여성의 신음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루루라고 하기에는 성숙한 여인의 달콤한 신음 소리였다.

한성은 재빨리 이불을 걷어 올렸다.

“헉!”

이불 속을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곳에 아찔한 몸매의 여성이 속옷 차림으로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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