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65화 (65/318)

# 65

< 내 언데드 100만 >

제 65 화  2차 각성

아우우우우!

라이의 전신에서 불타오르고 있던 푸른 화염이 와류처럼 회전하며 한 점에 모여들었다.

어느덧 푸른 화염은 길게 포효를 지르고 있는 라이의 입 앞에서 구슬처럼 뭉쳤다.

푸화아아아아악!

그리고 이내 푸른 불꽃이 화염방사기처럼 뿜어져 나왔다.

“우와아아악!”

“피, 피해!”

어마어마한 기세로 라이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 푸른 화염에 정예 도적단원들은 기겁을 하며 몸을 피했다.

하지만 라이가 고개를 흔들기 시작하자 부채꼴로 퍼져 나가는 푸른 화염을 정예 도적단원들 중 일부는 피하지 못했다.

“크아아아악!”

“사, 살려 줘!”

작은 푸른 화염이 정예 도적 단원의 옷에 붙자마자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이윽고 작은 푸른 화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정예 도적단원을 집어삼켰다.

꺼지지 않는 죽음의 푸른 화염.

라이의 푸른 화염은 한 번 불이 붙으면 꺼지지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라이의 입에서 브레스처럼 방사된 푸른 화염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을 폭풍처럼 몰아치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악!”

막크리는 비명을 질렀다.

애초에 라이의 푸른 화염은 막크리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것을 보고 가만히 있을 막크리가 아니었다.

막크리는 민첩한 몸놀림으로 라이의 푸른 화염을 피해 냈다.

직격은 면한 것이다.

그 뒤에도 라이의 푸른 화염은 집요하게 막크리를 쫓아다녔지만,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의 전(前) 보스답게 이리저리 움직이며 공격을 피해 냈다.

하지만 폭풍처럼 몰아치기 시작하는 푸른 화염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다, 단장님!”

“오지 마, 이 새끼야!”

전신이 푸른 화염에 불타고 있는 막크리가 다가오려고 하자 카엘은 기겁하며 소리쳤다.

마치 똥 묻은 개새끼를 보는 듯 한 눈치였다.

그러자 막크리는 버려진 강아지 같은 얼굴로 카엘을 바라봤다. 이에 속 터지는 건 카엘이었다.

“그런 눈으로 날 볼 여유가 있으면 저 개새끼부터 처리해! 설마 개보다 못하지는 않겠지?”

“……!”

카엘의 말에 막크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만약 지금 눈앞에 있는 늑대인간에게 지면 자신이 지면 어떻게 될까?

개만도 못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절대 질 수 없다!’

막크리는 핏발이 선 눈으로 라이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전신에서 푸른 화염이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전(前) 보스답게 생명력 하나만큼은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크리는 몰랐다.

이기든, 비기든, 지든 불리한 건 자신이라는 사실을.

라이한테 지면 개만도 못한 인간이, 비기면 개 같은 인간이, 이기면 개보다 더한 인간이 되니까.

“와라, 이 빌어먹을 개새끼야! 네놈 고기 맛은 무슨 맛인지 확인해 주마!”

막크리는 석궁 두 개를 고쳐 잡으며 라이를 노려봤다.

라이의 푸른 화염 때문에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입고 있었지만, 높은 생명력으로 버티고 있었다.

“네놈 따위에게 당할 라이가 아니지. 라이, 파이어 범프(Fire Bump)!”

크아아아아앙!

한성의 명령에 라이는 포효하며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들었다. 달려드는 라이의 몸에서 푸른 불꽃이 일렁거린다.

2미터에 달하는 라이가 전광석화처럼 달려들면서 막크리를 들이 박았다.

퍼억!

“크악!”

푸른 화염을 몸에 두른 라이의 일격에 막크리는 짤막한 비명과 함께 수 미터를 날아갔다.

파이어 스톰 브레스와 파이어 범프.

언데드 융합 몬스터이자 파이어 스톰 라이컨슬로프인 라이의 스킬들이다.

루루에게 버프와 디버프 스킬이 있는 것처럼 라이도 여러 다양한 스킬들이 있었다.

그리고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한두 가지 정도의 스킬들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라이, 따라붙어!”

컹!

한성의 명령에 라이는 뒤로 나가떨어지고 있는 막크리를 향해 달려갔다.

“그대로 파이어 클로(Fire Claw)!”

슈아아악!

순간 라이의 양손에 푸른 화염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이내 푸른 화염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손톱이 모습을 드러냈다.

흉악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푸른 손톱이 막크리를 향해 뻗어나간다.

“이 망할 개새끼가…….”

그 모습을 본 막크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라이를 향해 석궁을 겨눴다.

석궁에 장전된 화살에서 푸른 기운이 넘실거렸다.

“아이스 애로우(Ice Arrow)!”

슈슈슉!

막크리의 석궁에서 얼음 화살들이 라이를 향해 날아들었다.

막크리도 가만히 당하지 않고 반격을 가한 것이다.

“쳐내!”

크허어어엉!

반사적으로 외친 한성의 말에 라이는 길게 포효를 내질렀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날아들고 있는 얼음 화살들을 향해 파이어 클로를 휘둘렀다.

챙챙!

“뭐, 뭣?”

막크리는 놀란 듯 두 눈을 부릅떴다

화염 속성으로 추정되는 라이에게 얼음 속성 화살들을 속사포처럼 쏘고 있었다.

그런데 그 공격을 라이가 거대한 푸른 화염으로 이루어진 손톱으로 바로 눈앞에서 쳐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윽고 막크리의 석궁에서 공격이 멈췄다.

크르릉.

라이는 날카로운 눈으로 막크리를 노려봤다.

공격 수단이 떨어진 막크리는 허겁지겁 석궁에 화살을 재장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크아아아앙!

라이는 파이어 클로를 앞세우고 막크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라이의 손톱에 발현되어 있는 파이어 클로가 거세게 불타올랐다.

슈카가가각!

거세게 불타오르는 파이어 클로를 앞세운 라이가 막크리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짧은 순간, 파이어 클로가 눈부신 빛을 발했다.

몇 번이나 막크리를 베고 지나간 것이다.

“크아아아악!”

막크리는 허공에 붉은 피를 뿌리며 차가운 바닥 위로 쓰러졌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소환수 라이가 Lv99 매드니스 도적단 부단장, 막크리를 처치했습니다. 보상으로 9900 골드와 매드니스 도적단 부단장의 망토를 획득합니다.]

[전승 특전 붉은 혜성의 효과로 보상을 세 배로 받습니다.]

막크리가 쓰러진 직후,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런 개만도 못한 놈!”

카엘은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매드니스 도적단의 부단장씩이나 되는 인물이 늑대 인간 하나를 어쩌지 못하고 져 버릴 줄이야.

“저딴 개새끼 한 마리도 처리 못해 죽다니! 네놈은 도적단의 수치다!”

차가운 땅바닥 위에 쓰러진 채 서서히 빛의 입자가 되어 사라져 가고 있는 막크리를 바라보는 카엘의 눈에는 혐오감만이 가득했다.

그래도 막크리는 카엘의 오른 팔 노릇을 하며 매드니스 도적단을 이끌던 부단장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막크리를 바라보는 카엘의 눈은 차가웠다.

“이제 너만 남았다.”

한성은 카엘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미 한참 전부터 언데드 몬스터들과 정예 도적단원들은 시력이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정예 도적단원들은 폭풍처럼 몰아치는 라이의 푸른 화염에 지속적인 데미지를 입으며 큰 피해를 입었다.

거기에 시력을 되찾은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밀렸다.

루루의 버프를 받고 있는데다가 애초부터 숫자도 앞서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남은 건, 매드니스 도적단읜 단장 카엘 뿐이었다.

“쯧.”

카엘은 혀를 한 차례 찼다.

상황만 놓고 보면 카엘이 불리하다.

하지만 카엘에게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뭐지, 저 자신감은? 자신이 불리하다는 것쯤은 알 텐데?’

한성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으며 카엘을 바라봤다.

보스의 호위 병력인 정예 도적 단원들은 거의 전멸했으며, 오른 팔인 막크리도 사망했다.

혼자 남은 카엘은 손도 발도 쓸 수 없는 상황일 터.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 설마 혼자서 매드니스 도적단의 아지트 중 하나를 박살 내 버릴 줄이야.”

카엘은 한성을 바라보며 기분 나쁜 미소를 흘렸다.

“어쩔 수 없지. 네놈은 내가 직접 처단할 수밖에.”

“허세는 작작 부리지? 네놈 혼자서 뭘 하겠다고. 잔말 말고 네놈이 납치한 소녀를 어떻게 했는지 털어놓는 게 좋을 거야.”

“멍청한 놈. 설마 내가 막크리와 같은 줄 아느냐?”

카엘은 한성을 비웃음을 흘리며 품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꺼냈다.

“그, 그건 설마?”

순간 한성은 두 눈을 부릅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카엘이 품속에서 꺼낸 새까만 수정구.

저 구체의 조각을 한성은 본 기억이 있었다.

“안드로말리우스의 흑수정!”

설마 이런 곳에서 어둠의 신봉자들이 가지고 있던 안드로말리우스의 흑수정을 보게 될 줄이야!

“이거 놀랍군. 설마 흑수정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줄이야.”

한성의 외침에 카엘은 흠칫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한성이 안드로말리우스의 흑수정에 대해 알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역시 네놈은 평범한 방문자가 아닌 것 같군. 아무래도 감금시킬 필요가 있겠어.”

카엘은 한성에 대한 방침을 바꿨다.

원래는 그냥 죽일 생각이었지만, 저놈은 안드로말리우스의 흑수정에 대해 알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방문자들은 죽여도 근처 도시에 있는 신전에서 부활한다. 티르 나 노이 세계를 다스리는 여신의 가호를 받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죽이지 않고 감금시키는 것.

그 이후에 부활 장소를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로 변경시키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 전에…….

“나를 농락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 주마!”

[특수 이벤트가 발동합니다. Lv100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 카엘이 안드로말리우스의 흑수정을 사용합니다.]

‘특수 이벤트라고?’

한성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특수 이벤트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역시 월드 히든 미션이나, 빈민가의 소녀 미션 때문인가?’

본래라면 부단장인 막크리가 보스로 있어야 정상이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그동안 베일에 쌓여 있는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 카엘이 보스로 나왔으며 특수 이벤트까지 발동했다.

그렇다면 역시 월드 히든 미션의 영향일 수 있었다.

그때 한성의 시야에 경고 메시지가 떠올랐다.

[경고! Lv100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 카엘이 안드로말리우스의 흑수정이 가진 힘으로 2차 각성을 합니다. 2차 각성 중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 카엘은 무적 상태에 들어갑니다.]

“뭐? 2차 각성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2차 각성.

평균 레벨 150의 몬스터들이 우글거리는 타락한 악몽의 숲, 흑사림의 중심부에 있는 미궁 던전 보스인 데스나이트가 2차 각성을 했었다.

그런데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 카엘도 2차 각성을 하다니?

한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흑마력이 휘몰아쳐 나오고 있는 카엘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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