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63화 (63/318)

# 63

< 내 언데드 100만 >

제 63 화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 카엘

푹! 푹!

“크악!”

“이익!”

한성이 내지른 본 스피어는 단검 도적단원의 어깨를 파고들어갔다.

그 상태에서 한성은 팔에 힘을 줬다.

“흐아아아압!”

그러자 단검 도적단원의 어깨를 꿰뚫고 있던 본 스피어가 번쩍 치켜들려졌다.

“으으윽.”

“무, 무슨 네크로맨서가…….”

단검 도적단원들은 신음을 흘리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한성을 내려다봤다.

설마 한 팔로 본 스피어와 함께 자신들을 들어 올릴 줄이야.

네크로맨서라고 보기에는 힘든 괴력이 아닐 수 없었다.

단검 도적단원들을 본 스피어로 들어올린 한성은 정면을 노려봤다.

그곳에 손을 움켜쥐었다가 폈다를 반복하며 회복 중인 장검 도적단원들이 있었다.

그들과 한성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서, 설마?”

“아니겠지?”

갑작스럽게 떠오른 생각에 장검 도적단원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한성은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응. 맞아.”

부우우웅!

한성은 허겁지겁 뒤로 물러나려고 하는 장검 도적단원들을 향해 선물을 던져 주었다.

“우, 우아악!”

“히이이이익!”

본 스피어가 맹렬한 기세로 내려쳐졌다.

본 스피어에 꿰뚫려 있던 단검 도적단원들과 함께.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단검 도적단원들은 장검 도적단원들의 몸 위로 떨어져 내렸다.

“으으윽.”

한데 뒤엉켜 쓰러진 도적단원들은 신음 소리를 흘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한성은 본 스피어를 손에서 놓고 물러나고 있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둔 한성은 바닥에서 신음하고 있는 도적단원들에게서 등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본 익스플로전.”

콰콰콰콰쾅!

한성의 등 뒤에서 본 스피어 두 개가 폭발했다.

[축하합니다. Lv96 단검 도적단원을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960 골드를 획득합니다.]

[축하합니다. Lv97 장검 도적단원을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970 골드를 획득합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의 효과로 보상을 세 배로 받습니다.]

본 스피어가 폭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성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장검 도적단원 두 명과 단검 도적단원 두 명을 처리했다는 안내 메시지가 떠오른 것이다.

몸을 돌린 한성은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바라봤다.

그때 한성의 눈앞에 안내 메시지가 또 다시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소환수 프로즌 좀비 울프가 Lv97 쇼텔 도적단원을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970 골드를 획득합니다.]

프로즌 좀비 울프가 도적단원을 처치했다는 메시지였다.

한성의 소환수가 몬스터를 처리하면 이런 식으로 메시지가 시야에 올라온다.

인터페이스 화면이 보이는 시야의 왼쪽 아래 구석에서.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라이 쪽을 바라봤다.

한성이 근접 무기로 무장한 도적 단원들을 상대하고 있을 때도, 라이가 원거리 무기로 무장한 도적 단원들을 처리했다는 메시지가 종종 떠올랐었다.

‘아직 반 정도 남았군.’

원거리 무기기로 무장해 있는 8명의 도적 단원들을 상대로 라이는 활약 중이었다.

혼자서 반을 쓰러트렸으니까.

“그럼 빨리 끝을 내 볼까?”

한성은 프로즌 좀비 울프 세 마리와 함께 남아 있는 도적단원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       *

돔 형태의 공간에서 열다섯 명의 매드니스 도적단원들을 처리한 한성은 보스룸이 있을 아지트 내부로 진입해 들어갔다.

도중에 루루와 합류했으며, 아직 상당수 남아 있는 매드니스 도적단원들을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로 처리했다.

틴달로스와 라이도 가세했기에 나머지 매드니스 도적 단원들을 제압하는데 어렵지는 않았다.

‘드디어 도착했군.’

한성은 눈앞에 있는 거대한 문을 바라봤다.

드디어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의 보스룸 앞에 도착한 것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는 6인 파티로 돌아도 최소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아지트 내부가 미로처럼 얽혀 있기도 하거니와 약 백 명에 가까운 매드니스 도적단원들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한성은 고작 30분 만에 보스룸 앞에 서 있었다.

소환수들 덕분이기도 하지만, 전승을 하기 전 한성은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 일반 던전을 여러 번 공략했었다.

그 덕분에 빠르게 매드니스 도적단원들을 처리하고, 약 30분 만에 보스룸 앞에 당도한 것이다.

끼이익.

한성은 보스룸의 문을 열고 내부로 진입했다.

가장 먼저 넓은 돔 형태의 공간이 한성의 시야에 들어왔다.

벽면에는 수많은 횃불이 걸려서 주위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으며, 사방에 고철 같은 부러진 검이나 활, 또는 방패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간간이 뚜껑이 열려 있는 나무로 된 빈 보물 상자도 있었으며, 와인 나무통 같은 것들도 보였다.

그리고…….

일반 매드니스 도적단원들보다 더 강한 정예 도적단원들이 일렬로 한성을 맞이했다.

그 숫자는 총 24명이었으며, 까다롭게도 군진을 형성하고 있었다.

‘근접 정예 도적단원 한 명에 원거리 정예 도적단원 두 명이 한 조인가?’

최소 세 명이 한 조라니!

‘지난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기 전과 다를 바가 없군.’

한성은 씩 미소를 지었다.

다행스럽게도 전승을 하기 전과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의 보스 룸은 별다를 바 없어 보였다.

“건방진 놈이로군. 여기가 어디라고 온 것이냐?”

정예 도적단원 너머에서 들려온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성은 목소리가 들려온 것으로 시선을 바라봤다.

‘어차피 부단장이겠지만.’

“헐?”

정예 도적 단원 너머에 있는 사내의 머리 위를 본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미친! 단장이라고?’

매드니스 도적 단장이 누구던가?

지금까지 누구도 만나 본 적 없는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 매드니스 도적 아지트 보스룸에서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는 단장이 한성의 눈앞에 있었다.

한성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째서 네놈이 이곳에 있는 거지?”

“그걸 네놈이 알 필요 있나? 어차피 이곳에서 죽어 나갈 텐데.”

카엘은 히죽 웃으며 거대한 대검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카엘 옆에는 양손에 연사가 가능한 석궁으로 무장한 매드니스 도적단의 부단장 막크리도 있었다.

‘지난 업데이트의 영향인가? 아니면…….’

한성이 받은 히든 연계 퀘스트 빈민가의 소녀 때문일 수도 있었다.

아무튼 중요한 점은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이 한성의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네놈이 납치한 소녀는 어쨌지?”

“이 미친놈이 지금 뭐라는 거야?”

카엘은 입가에 비웃음을 띄웠다.

“뭐? 미친놈? 이 빌어먹을 놈이 쳐 돌았나?”

그렇잖아도 매드니스 도적단이 빈민가의 소녀 데이지를 납치해서 죽였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카엘이 도발하자 한성의 분노 게이지가 폭발했다.

하지만 그런 한성의 상황을 알 리 없는 카엘은 피식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처돌은 건 네놈이지. 감히 우리 아지트에 혈혈단신으로 쳐들어와? 우리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씨발 놈아?”

게임 속 NPC 같지 않은 걸걸한 욕설을 내뱉으며 카엘은 한성의 눈앞에서 건들건들거렸다.

그리고 거대한 대검을 빙글빙글 돌리더니 자신의 옆에 꽂아 넣었다.

쿵!

“얘들아. 쳐라.”

육중한 진동음과 함께 카엘이 명령을 내리자 정예 도적단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예 도적단원들이 3인 1조로 군진을 이룬 채 한성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일반 시미터보다 더 화려해 보이는 고급 시미터로 무장한 근접 정예 도적단원들이 거리를 좁혀 왔다.

그 너머에서 강화 장궁으로 무장한 원거리 정예 도적단원들이 한성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지금 그 숫자로 날 막아 보겠다고?”

쾅!

한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보스룸의 큰 문이 거친 소리를 내며 활짝 열렸다.

그리고 활짝 열린 문을 통해 해골 검병과 궁병,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쏟아지듯 들어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우우우우-------!

해골 병사들 뒤로 프로즌 좀비 울프들이 난입했다.

“마스터~! 루루 왔어영!”

그 뒤를 이어 라이의 어깨 위에 목마를 탄 루루가 활짝 웃으며 나타났다.

크르르.

한성의 앞에 선 라이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마스터~~”

그러자 루루가 라이의 어깨 위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이내 한성의 등 뒤에 찰싹 매달렸다.

“보고 싶었어여.”

“안 본 지 얼마나 되었다고…….”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루루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카엘의 도발에 빡쳐 있던 한성은 루루를 보고 마음이 정화되었다.

다시 냉정을 되찾은 한성은 눈앞을 바라봤다.

눈앞에서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이 정예 도적 단원들을 향해 달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장 카엘은 얼굴이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카엘은 기가 막힌 표정으로 물밀려오듯이 달려오는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바라봤다.

비록 정예 도적단원들이 레벨이 높고 강하다고는 해도 그 숫자는 고작 24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에 반해 눈앞에서 달려드는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의 숫자는 얼마인가?

그냥 대충 봐도 백 마리가 넘어 보였다.

거기다 해골 병사들 앞에는 오색 빛깔이 찬란한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앞장서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었다.

“어디서 저런 언데드 몬스터들이…….”

카엘은 눈살을 찌푸렸다.

상황은 매드니스 도적단이 불리했다.

물량에서 밀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부웅!

2미터가 살짝 넘는 카엘의 육중한 거구가 공중을 날았다.

쿠우우웅!

이윽고 카엘은 해골 검병들 앞에 착지하며 충격파를 날렸다.

“흥! 그래 봤자 골다공증 걸린 뼈다귀 놈들일 뿐이지. 내 상대가 될 것 같으냐!”

카엘은 광소를 터트리며 대검을 풍차처럼 돌렸다.

콰콰콰콰쾅!

그러자 카엘의 대검에 휩쓸린 해골 검병들이 뼛조각을 흩날리며 튕겨져 날아갔다.

‘강하다.’

지금까지 매드니스 도적단의 아지트에서 보스로 등장했던 막크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공격력이었다.

“막크리! 엄호해라!”

“예!”

‘……!’

카엘의 외침에 한성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

단장인 카엘뿐만이 아니라, 부단장인 막크리까지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리고 그 말은…….

‘설마 아니겠지?’

한성은 기대감이 깃든 눈으로 막크리를 바라봤다.

기본적인 스펙만 놓고 보면 막크리는 상당히 강한 보스였었다. 갖가지 속성이 깃들어 있는 석궁으로 공격을 해 오기 때문이다.

보스룸에서 함께 등장하는 정예 도적단원들 뒤에서 여러 속성의 석궁을 쏘는 막크리는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하지만 부단장의 한계일까.

높은 스펙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력이 딸렸다.

그 때문에 한 번씩 방문자들인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바로 지금처럼.

“플래시 애로우(Flash Arrow)!”

번쩍!

돌연 보스룸에서 눈부시게 환한 빛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며 모든 이들을 덮쳤다.

적군도, 아군도 만인 앞에 공평하게.

남은 건, 미친 듯이 명멸하는 새하얀 빛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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