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
< 내 언데드 100만 >
제 61 화 쌍둥이 메이드들의 수난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 내부에 잠입한 한성은 단원들을 급습하며 처치했다.
물론 그냥 처치하고 끝내지 않았다.
도적단원들의 시체들을 베이스로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소환했던 것이다.
그렇게 소환한 소환수들은 틴달로스의 내부에 보관했다.
틴달로스의 내부에 보관할 수 있는 숫자는 지배력의 40%.
현재 한성의 총 지배력은 216포인트로 86만큼의 소환수들을 틴달로스의 내부에 보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금 전처럼 틴달로스를 이용한 기습 공격도 가능했다.
‘이대로 보스룸까지 간다!’
틴달로스의 내부에 보관한 소환수들을 이용한 기습으로 도적단원 열 명을 처리한 한성은 그대로 아지트 공략에 들어갔다.
도적단원 열 명이 등장한 시점에서부터 한성이 침입했다는 사실은 아지트 전체로 알려졌다.
더 이상 숨어도 의미가 없는 상황.
이제는 섬멸전이었다.
“저기 있다!”
아지트 내부에 존재하는 돔 형태의 공간에 들어서자 약 열다섯 명 정도 되는 도적단원들이 모여 있었다.
‘이 녀석들까지 처리하면 반도 안 남겠군.’
매드니스 도적단의 규모는 약 백여 명 정도.
지금까지 처리한 숫자들까지 생각하면 고지가 머지않았다.
“건방진 놈. 감히 혼자서 우리 아지트에 쳐들어 와?”
“간덩이가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네놈의 피가 무슨 색인지 뼈와 살을 분리시켜 확인해 주마!”
도적단원들은 살기등등한 기세로 소리치며 한성을 노려봤다.
그들은 한성이 혼자서 쳐들어왔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었다.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혼자서 쳐들어온단 말인가?
매드니스 도적단원들은 자신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다.
“죽어라!”
그때 단궁이나 석궁으로 무장한 도적단원들이 한성을 향해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슈슈슉!
날카로운 파공성을 가르며 여러 발의 화살들이 한성을 향해 쇄도한다.
“본 실드!”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으로 무장한 손을 들어 올리며 한성은 스킬을 시전했다.
네크로맨서 전용 무기가 아니었기에 스킬 위력을 상승시켜 주지는 않았지만, 전승을 하기 전 패왕 직업의 기술을 살린 강력한 근접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텅! 터터텅!
도적단원들의 화살은 본 실드에 가로막혔다.
한성이 굳이 네크로맨서 전용 무기인 스태프 계열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기본 스텟이 높다 보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히든 2차 직업 데스메이커 전용 장비인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도 있었다.
소환수의 능력과 지배력을 증가시켜 주는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도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네크로맨서 전용 무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못했다.
네크로맨서 전용 무기는 중앙 대륙에 넘어가고 나서 구해도 늦지 않을 터였다.
“뭐야?”
“저거 네크로맨서 스킬 아니야?”
“저놈이 사령술사라고?”
매드니스 도적단에게 동요가 일어났다.
설마 네크로맨서가 혼자서 자신들의 아지트를 침입해 들어올 줄은 몰랐으니까.
거기다 네크로맨서는 켈트인들에게 있어서 공포의 대명사였다. 죽어도 다시 부활하는 방문자들은 둘째쳐도, 한 번 죽으면 끝인 그들에게 죽음이 함께하는 네크로맨서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쪼, 쫄지마!”
“네크로맨서 따위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라고!”
일순 한성의 스킬을 보고 동요하던 도적단원들이었지만 이내 냉정을 되찾았다.
방문자들과 켈트인들 사이에는 이런저런 정보가 오고 가고 있으며 매드니스 도적단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도 정보원이 있었으니 말이다.
켈트인들에게 있어 네크로맨서는 경원시되는 존재였다.
두려워하면서도 배척한다.
특히 그 네크로맨서가 약한 존재라면 더더욱.
중앙 대륙이라면 모를까, 이곳 시작의 대륙에서 네크로맨서는 약한 존재였다.
일반적인 네크로맨서의 약점은 초반에 소환수들이 약하고 접근전에 취약하다는 사실이었다.
적어도 100레벨을 넘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매드니스 도적단의 단원들도 알고 있었다.
“모두 접근해!”
“네크로맨서는 접근전에 약하다고!”
“거기다 저놈 소환수 한 마리도 없잖아!”
“달라붙으면 우리가 이긴다!”
“언데드 몬스터를 소환하기 전에 모두 달라붙어!”
그뿐만이 아니다.
네크로맨서와 같은 마법 계열의 직업은 접근전에 약하다.
대부분 스텟을 지력과 마력에 찍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거기다 네크로맨서의 진가는 소환수들이 있을 때 발휘된다.
하지만 지금 한성의 주변에는 언데드 몬스터들이 없었다.
한성이 있는 돔 형태의 공간에 다른 도적단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아지트 동굴 내부에는 수십 명이 넘는 도적단원들이 남아 있었으며, 그들 모두가 한성을 잡기 위해 달려든다면 상대하기 버거워질 수 있었다.
그 때문에 한성은 소환수들을 분산시켜 시간을 끌고 있었던 것이다. 눈앞에 있는 약 열다섯 명 정도 되는 도적 단원들을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그 지휘를 맡고 있는 건 루루와 스켈레톤 커맨더들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도적단원들은 한성을 우습게 보고 입가에 비웃음을 띄우며 다가오고 있었다.
‘멍청한 놈들.’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눈앞의 도적단원들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덤벼.”
“이런 미친놈이!”
한성의 도발에 가장 먼저 곡선으로 휜 시미터를 들고 있는 도적단원이 달려들었다.
그 뒤를 이어 근접 무기로 무장한 도적단원들도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에 한성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알아서 함정에 걸려 주었으니까.
현재 도적단원들은 반반씩 나뉘어져 있는 상황.
근접 무기로 무장한 도적단원들은 한성의 근처까지 와 있었으며, 그 뒤에서 원거리 무기로 무장한 도적단원들이 한성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라이!”
크허어어어엉!
그 순간 원거리 무기를 든 도적단원들의 뒤에서 라이의 우렁찬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
틴달로스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라이가 원거리 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도적단원들의 뒤를 급습했던 것이다.
“뭐, 뭐야?”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 거야?”
원거리 도적단원들은 영혼이 날아간 것 같은 표정으로 라이를 바라봤다. 등 뒤에서 갑작스럽게 늑대인간이 나타났으니 그럴 만도 했다.
크아아앙!
틴달로스를 통해 원거리 도적단원들의 등 뒤에서 나타난 라이는 냅다 눈앞에 있는 도적단원의 머리를 깨물었다.
우물우물.
“끄아아아아악!”
라이에게 머리를 깨물린 도적단원은 비명을 내질렀다.
퉤! 퉤퉤퉤!
라이는 이내 도적단원을 도로 내뱉었다.
라이의 얼굴은 찡그러져 있었다.
‘맛이 없었구나.’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라이의 반응에 도적단원들은 살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적어도 잡아먹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크르르릉.
“……!”
단궁과 석궁으로 무장해 있던 원거리 도적단원들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날카롭게 빛나는 라이의 푸른 안광이 원거리 도적단원들을 노려보기 시작했으니까.
크아아아아앙!
잠시 후, 하얀 이를 드러내며 라이는 눈앞의 적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라이가 원거리 도적단원들을 공격하는 사이 한성도 근접 무기로 무장한 도적단원들을 상대로 전투에 들어갔다.
* * *
매드니스 도적단 아지트의 지하 심문실.
그곳에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내가 징그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매드니스 도적단에서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 카엘 라이너.
사내는 다름 아닌 매드니스 도적단을 이끌고 있는 보스였다.
“보기보다 꽤 강단이 있군.”
카엘은 즐거운 미소를 눈앞을 바라봤다.
지하 심문실에는 보기 드문 손님들이 와 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쇠사슬에 묶여 있는 두 명의 소녀들.
나이는 이제 10대 중반에서 중후반은 된 것 같았다.
손목에 쇠사슬이 묶여 있는 소녀들은 마치 벌을 서는 것처럼 팔을 들고 있었으며, 굉장히 초췌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빛만큼은 형형하게 빛났다.
어디 그뿐인가?
소녀들은 메이드복을 입고 있었으며 서로 닮아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쌍둥이 메이드였던 것이다.
“이제 그만 슬슬 이야기 하지? 이리아 폰 크리스토가 숨겨 놓은 반지가 어디에 있는지 말이야.”
“…….”
카엘의 질문에 메이드 소녀들은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 맛을 덜 봤나 보지?”
손에 들고 있는 가죽 채찍을 들어 올리는 카엘의 말에 메이드 소녀들은 움찔거렸다.
이미 소녀들의 메이드 옷은 여기저기 찢겨진 채 새하얀 피부를 드러내 놓고 있었다.
“괜찮아, 세라?”
“사라 언니야말로.”
작은 목소리로 말을 주고받는 쌍둥이 메이드들.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 머리카락을 가진 귀여운 수인족 소녀들이었다.
왼쪽 붉은색 사이드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소녀가 사라였으며, 오른쪽 푸른색 사이드 포니테일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는 소녀가 세라였다.
지금 그녀들의 고양이처럼 생긴 귀는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좋지 않은 상황이었으니까.
쫙!
순간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카엘이 들고 있던 가죽 채찍이 심문실 바닥을 울렸다.
카엘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사라와 세라를 바라봤다.
“자, 그럼 누구부터 시작할까?”
눈앞에 있는 귀여운 미소녀들과 즐길 생각에 카엘은 입맛을 다셨다.
그런 그에게 사라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여자 두 명을 묶어 놓고 잘 하는 짓이군. 그러고도 네놈이 남자냐!”
“뭐라고?”
사라의 말에 카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러자 사라는 다급히 재차 말을 이었다.
“라고 방금 전 세라가.”
“아니 아니.”
사라의 말에 세라는 고개를 흔들었다.
“저항할 수 없는 소녀를 상대로 채찍이나 휘두르는 쓰레기 변태에게는 약도 없다고 사라 언니가.”
“이, 이년들이!”
카엘은 눈앞에 있는 소녀들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손에 쥐고 있는 가죽 채찍이 부들부들 떨려 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무래도 네년들은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모양이구나.”
카엘은 사라와 세라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군데군데 찢어진 메이드복 사이로 그녀들의 하얀 피부가 드러나 보였다.
쫘아아악!
“…….!”
순간 사라와 세라는 얼굴을 붉혔다.
“무, 무슨 짓을……?”
사라와 세라는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카엘을 노려봤다.
그녀들에게 다가간 카엘이 다짜고짜 메이드 복을 잡아 찢었기 때문이다.
상의가 거의 다 찢어진 탓에 반쯤 벗겨진 브래지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으…….”
사라와 세라는 얼굴을 붉힌 채 카엘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그런 그녀들 앞에서 카엘은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2차전이다.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내 분신은 백만 불짜리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