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57화 (57/318)

# 57

< 내 언데드 100만 >

제57화  에르네스트 산 미션 보상 확인

‘히든 퀘스트라고?’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이 타이밍에 퀘스트 메시지가 떠오를 줄은 몰랐으니까.

그리고 서브 퀘스트와 연동되었다니?

[히든 연계 퀘스트(1): 빈민가의 소녀, 데이지를 조사하라]

이제 열세 살이 된 데이지는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도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도시 밖에서 데이지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조사하길 바랍니다. 가장 먼저 플로렌스 도시를 나간 데이지가 어디를 향해 갔는지 알아내십시오.

최소 요구 레벨: 95.

난이도: B랭크.

보상: 데이지의 꽃 한 송이(서브 퀘스트와 연동), 다음 히든 퀘스트로 이동, ???

‘헐?’

히든 퀘스트 설명창을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서브 퀘스트와 연동되었다고 하면서 히든 퀘스트가 발동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다.

하지만 그건 시작일 뿐이었다.

이번에 발동된 히든 퀘스트는 무려 연계 퀘스트였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보상 쪽도 만만치 않았다.

서브 퀘스트의 보상인 데이지의 꽃 한 송이가 연계된 건 그렇다 쳐도, ‘???’는 대체 뭐란 말인가?

‘대박이다.’

한성은 직감했다.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발동하는 히든 연계 퀘스트.

그 보상이 작을 리 없었다.

다만…….

‘퀘스트 내용이 좀…….’

히든 연계 퀘스트의 스토리는 비극적이었다.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도시 밖으로 나간 소녀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거기다 정황적으로 봐서는 이미 사망했다고 봐야했다.

“오빠?”

그때 집안에서 가느다랗고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연스럽게 한성의 시선은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데이지와 판박이 같은 소녀가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데이지보다 왜소하고 가냘 퍼 보였다.

“데이지?”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왜소한 소녀를 본 한성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눈앞의 소녀는 데이지와 닮긴 했지만 달랐다.

하지만 조금 전 한성을 불렀던 목소리는 데이지의 목소리와 똑같았다.

거기다 한성의 눈에는 소녀와 데이지가 겹쳐 보이고 있었다.

데이지의 영혼이 눈앞에 있는 소녀의 몸속에 동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고마워, 오빠.”

소녀는 한성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틀림없었다.

눈앞의 소녀는 데이지였다.

적어도 한성은 그렇게 판단했다.

한성을 향해 미소를 지어주었던 데이지는 이내 슬픈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절 찾아줘요.”

“뭐? 그게 무슨 말이야?”

데이지의 말에 한성은 의아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데이지의 모습은 점점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데이지는 꺼져가는 목소리로 한마디를 남겼다.

“매드니스 도적단에…….”

그 말을 남기고 데이나에게서 데이지의 기척은 사라졌다.

‘매드니스 도적단이라고?’

아무래도 데이지가 힌트를 남겨준 모양이었다.

그곳에 가면 히든 연계 퀘스트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터.

한성은 눈앞에서 힘없이 쓰러지는 데이나를 품에 안으며 다음 목적지를 결정했다.

*       *       *

“그러니까 지금 설정상으로만 존재하는 고대마도병기가 구현되어 있다는 말이지?”

“네.”

“그리고 아무도 구현하지 않았고?”

“네.”

“이 대리.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신한철 팀장은 기가 막힌 얼굴로 이성식 대리를 바라봤다.

아무도 구현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고대마도병기가 존재한단 말인가?

그런 신 팀장의 표정에 이대리는 침착한 얼굴로 답변했다.

“팀장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개발 쪽 사람들이 정신없이 바쁘다는 거. 그 양반들은 시간이 없어서라도 못 만들어요. 몬스터 하나 구현하는 데 얼마나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지 아시잖아요.”

“그건 그렇지…….”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를 개발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개발자들은 시간이 생긴다면 당장 집에 가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 대규모 업데이트를 한 이후 야근이다, 철야다 하면서 집에 못가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아니, 그럼 대체 누가 구현시켰다는 거야?”

“바로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팀장님도 모르고, 저도 모르고, 이시스도 몰라요.”

“아니 씨발,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안 되니까 더 문제인 거죠.”

신 팀장의 욕에도 이 대리는 태연하게 넘어갔다.

특수 전담 프로젝트팀이 꾸려지고 나서 신 팀장의 입이 더욱 험해져 있었으니까.

“미치겠네. 설마 이 정도로 심각해져 있을 줄이야.”

신 팀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번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이시스로부터 가상현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가 올라왔었다.

만약 이시스가 아니라 개발팀에서 보고가 올라왔었다면 그냥 묵살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시스가 보고한 이상 그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가상 현실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존재가 바로 그녀였으니 말이다.

그녀의 보고로 인해 오딘 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특수 대응 전담 프로젝트팀을 설립했다.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생기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런데 티르 나 노이 안에서 오딘 사 직원 누구도 구현하지 않은 정체불명의 몬스터가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설정상으로만 존재하는 고대마도시대의 병기가 말이다. 있을 수 없는 일에 신 팀장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대체 누가 이시스의 눈을 피해서 그런 걸 만든 거지?”

바로 그 사실이 진짜 문제였다.

몬스터를 구현했다면 가상 현실 시스템에 개입해 왔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이시스가 모를 리 없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죠.”

이 대리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이미 조사해 봤는데 없었습니다. 이시스도 외부에서 침입한 건 아니랍니다.”

“그럼 내부자라는 소리인데.”

신 팀장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특히 티르 나 노이에 몬스터를 구현할 정도면 능력과 기술이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이시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오딘 사 내부에서 이런 짓을 하거나,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진짜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신 팀장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 이 대리가 말했던 것처럼 몬스터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들은 개발팀의 프로그래머들밖에 없다.

문제는 그들이 전부 바쁘다는 사실이다.

지난번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발생하기 시작한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니까.

“외부에서 침입한 것도 아니고, 내부자들도 아니라면?”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 그 자체겠죠.”

이 대리의 대답에 신 팀장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에이. 이 대리 왜 그래?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건 너무 나갔다.”

신 팀장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하지만 이 대리는 굳은 표정으로 신 팀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시스도 그럴 확률이 약 60%는 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6, 60…….”

60%라고 하면 애매하기는 하지만 절반이 넘는 확률.

무시할 수 없는 수치였다.

“대체 티르 나 노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 점에 관해서는 앞으로 조사해봐야겠지요. 그리고 한 가지 확실한 건 지난번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티르 나 노이에서 무언가 일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 말이다.

“아, 그리고 플레이어 두 명에게 보상도 해 줘야 합니다.”

“히든 던전을 공략한 플레이어들?”

“네.”

이 대리의 대답에 신 팀장은 생각에 잠겼다.

사실 이번에 생긴 문제를 해결한 건 히든 던전 잊혀진 유적을 공략한 플레이어들이었다.

그들에 의해 존재할 리 없는 고대마도병기가 드러나고 처리되었다.

만약 그때 고대마도병기를 처리하지 못했으면 무슨 일이 생겼을지 알 수 없었다.

“보상에 관한 건 자네에게 일임하지. 그리고…….”

신 팀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

“트레인이라고 했었나?”

“네.”

“그래 그놈. 내 살다 살다 그런 미친놈은 처음 본다. 드로이얀의 나뭇가지를 입수한 건 그렇다 쳐. 그런데 던전을 수몰시키는 건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원.”

신 팀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설마 저수지를 폭파시켜서 던전 하나를 수몰시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확실히 오딘 사에서는 리얼리티를 강조하며 무한한 자유도를 자랑하는 가상현실 세계를 추구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설마 던전을 수몰시키려고 하는 정신 나간 놈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놈 잘 지켜보도록 해. 그리고 입단속도 잘 시키고.”

“알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이 대리는 신 팀장에게 꾸벅 고개를 숙인 후 팀장실을 나갔다.

이 대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 팀장은 얼굴을 찌푸렸다.

“으윽. 위가…….”

신 팀장은 손으로 배를 감싸며 길게 숨을 토해 냈다.

긴장이 풀리자 스트레스성 위염이 다시 도진 것이다.

하긴, 그럴 수밖에.

트레인이라는 플레이어 방문자 때문에 특수 대응 전담 프로젝트팀 전원이 2개월간 월급 감봉 처분을 받았다.

원래라면 목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걸 감안했던 것이다.

그래서 비교적 가벼운 처분으로 끝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월급쟁이 입장에서 감봉 처분은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트레인이라는 유저가 이번 일로 난리를 쳐서 일을 일파만파로 커지게 만드는 것보다 나으니까.’

그 때문에 특수 대응 전담 프로젝트팀은 월급 감봉 처분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사건을 해결하면 회사 차원에서 후하게 보상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사실이었다.

“후. 이제 좀 괜찮아졌군.”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신 팀장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아.”

순간 신 팀장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런 씨…….”

그리고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손가락 사이로 머리카락이 수북하게 꼬여 있었다.

마치 탈모빔을 맞은 것처럼.

가상 현실 시스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신 팀장은 계속 머리가 빠질 것이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 테니까.

앞으로도 쭉.

*       *       *

빈민가에서 나온 한성은 가까운 여관으로 직행했다.

에르네스트 산에서 미션을 수행하며 얻은 보상들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이번 미션에서 한성은 인섹트 킹의 목걸이와 팔찌, 그리고 Lv90 유니크 등급 보물 상자 3개를 획득했다.

또한 특수 보상으로 물귀신 칭호도 생겨났다.

여관 방에 도착한 한성은 바로 에르네스트 산에서 얻은 전리품들을 확인했다.

[인섹트 킹의 목걸이]

타입: 목걸이.

최소 요구 레벨: 90.

등급: 레어.

옵션: 마나 900증가.

내구도: 1500/1500.

설명: 인섹트 킹의 목걸이.

초록빛이 감도는 에메랄드 목걸이로 마나 증가와 회복 옵션이 붙어있다.

[인섹트 킹의 팔찌]

타입: 팔찌.

최소 요구 레벨: 90.

등급: 유니크.

옵션: 생명력 1800 증가. 생명력 초당 0.5% 회복.

설명: 인섹트 킹의 팔찌.

초록빛이 감도는 에메랄드 팔찌로 생명력 증가와 회복 옵션이 붙어 있다.

“그럼 칭호는…….”

인섹트 킹의 목걸이와 팔찌를 확인한 한성은 내친김에 물귀신 칭호의 정보도 시야에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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