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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데드 100만-44화 (44/318)

# 44

< 내 언데드 100만 >

제 44 화  더블 퓨전 소재 몬스터

덜그럭 덜그럭.

인벤토리 창에서 꺼내진 땅 타입 동물 상자가 지면 위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

벌컥!

이윽고 동물 상자가 열렸다.

[축하합니다. 애완 펫 골드 알파카가 나왔습니다.]

“알파카?”

한성은 동물 상자에서 나온 펫을 바라봤다.

[골드 알파카]

타입: 펫.

등급: 유니크.

옵션: 인벤토리 확장 공간 50개. 이동속도 +50%.

능력: 채집, 운송, 이동.

친밀도: 30.

설명: 대지 속성을 가진 골드 알파카.

고고하고 자존심이 강하다.

간편하게 아이템들을 맡길 수 있으며, 때때로 주변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재료 아이템을 채집해 오기도 한다. 또한, 자체적으로 이동 속도가 +50%가 붙어 있기에 발이 빠르다.

“오, 꽤 괜찮은데?”

한성은 동물 상자에서 나온 골드 알파카를 가만히 바라봤다.

골드 알파카는 털이 몽실몽실하게 보였으며 꽤 귀엽게 생겼다. 그리고 어깨 높이는 1미터가 넘었으며, 몸길이는 2미터가 훌쩍 넘을 정도로 꽤 큰 편이었다.

또한, 굉장히 긴 털은 특이하게도 금색이었다.

골드 알파카를 본 한성은 한 가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저거 털 팔면 돈이 좀 되려나?’

한성은 탐스럽다는 듯 골드 알파카의 털을 바라봤다.

메에에에에-----

그때 골드 알파카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골드 알파카의 친밀도가 낮습니다. 골드 알파카가 당신을 경계 합니다.]

“뭐?”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친밀도가 낮아서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와~ 금발이다!”

그때 곰 옷을 입은 루루가 골드 알파카 앞에 튀어나왔다.

메에에에엑!

그러자 갑자기 골드 알파카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펄쩍 뛰었다.

메에엑! 메에에엑! 메에에에엑!

골드 알파카는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를 내지르며 한성의 주위를 빠르게 뛰어다녔다.

그런 골드 알파카 앞에서 루루가 양팔을 번쩍 치켜들고 포효했다.

“크와아앙!”

메에에에엑!

“캬오오오!”

메에에에엑!

루루가 소리를 내지를 때마다 골드 알파카는 화들짝 놀라며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그래도 멀리 도망가지 않는 건 곁에 한성이 있기 때문일까.

[골드 알파카가 작은 아기 곰을 보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골드 알파카가 당신에게 구원을 요청합니다.]

“…….”

눈앞에서 벌어지고 골드 알파카와 루루의 모습에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래도 골드 알파카는 곰 옷을 입고 있는 루루를 진짜 곰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루루. 저거 잡아.”

“네~”

한성의 말에 루루는 미소를 지으며 골드 알파카를 향해 다가갔다.

메에에에엑!

그러자 골드 알파카는 진저리를 치며 빠르게 도망쳤다.

하지만 상대는 마계의 마족 서큐버스다.

아무리 루루가 어리다고 해도 애완펫인 알파카 한 마리 어쩌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스텟이 다른 것이다, 스텟이.

다다다다다.

“토옷!”

루루는 작은 발을 요리조리 빠르게 움직이며 골드 알파카를 향해 점프를 했다.

메엑?

순간 골드 아파카의 눈이 커졌다.

자신의 등 뒤로 아기 곰 한 마리가 뛰어들었으니 놀랄 만도 했다.

“헤헤, 잡았당.”

골드 알파카의 등에 올라탄 루루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황금색 털에 얼굴을 비벼 댔다.

메르르르륵.

골드 아파카는 자신의 등 뒤에 아기 곰이 매달려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입에 게거품을 물면서 기절하고 말았다.

“이거 완전 허당이네.”

게거품을 입에 물고 바닥에서 꿈틀꿈틀거리고 있는 골드 알파카를 내려다보며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       *

“마스텅. 이제 어디로 가영?”

골드 알파카의 등을 점거한 루루는 한성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대로 계속 산속으로 들어갈 거야.”

루루의 질문에 한성은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 골드 알파카는 루루를 보고 무서워하지 않았다.

루루가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걸 인식한 것이다.

그래도 가끔씩 곰 옷을 입고 있는 루루를 보면 흠칫흠칫거렸지만, 이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루루를 등에 태우고 험난한 산속을 걷고 있었으니까.

“마스텅. 루루 배고파영.”

“자, 여기.”

한성은 귀엽게 칭얼거리는 루루에게 초코바를 하나 꺼내 주었다.

그러자 알파카가 한성을 바라봤다.

메엑.

마치 왜 나는 안 주냐 라는 듯이.

그런 알파카에게 한성은 한마디 했다.

“낙타가 무슨 초콜릿이야. 펫 주제에 건방지네.”

그렇게 말하며 한성은 초코바를 하나 꺼내 자기 입에 넣었다.

허기가 진 건 한성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메륵.

한성의 말에 골드 알파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 때문에 골드 알파카는 한성이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하나 더 꺼내는 걸 보지 못했다.

“넌 이거나 뜯어 먹어. 낙타가 무슨 초콜릿을 먹냐.”

한성은 골드 알파카를 향해 풀을 수북하게 내줬다.

[그랑카르 초원의 풀.]

그랑카르 초원에 자생하는 풀로 고급품이다.

양이나, 염소라면 사족을 쓰지 못할 정도로 좋아한다.

메에엑.

골드 알파카는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골드 알파카가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친밀도가 15 증가하였습니다.]

시야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루루야. 좀 쉬다가 가자.”

“넹~”

한성의 말에 루루는 골드 알파카 등에서 곧장 내려왔다.

그리고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골드 알파카의 주위를 마치 춤을 추듯이 돌았다.

‘기분이 꽤 좋은가 보네.’

루루는 기분이 좋으면 말투가 약간 변한다.

예를 들자면…….

“루루야. 넌 안 덥냐?”

“넹. 안 더워영. 곰 옷 너무 좋아영.”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다.

루루의 귀여운 말투에 한성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산 속에서 곰 옷을 입고 돌아다니기에 더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니.

역시 레전드 등급다운 옷이 아닐 수 없었다.

골드 알파카 주변에서 뛰어노는 루루를 뒤로 하고 한성은 마지막으로 비조르의 털을 얻었을 때를 떠올렸다.

‘역시 본 스피어와 본 익스플로전은 꽤 쓸 만한 것 같네.’

한성은 마지막으로 비조르의 털을 얻었을 때를 떠올렸다.

본 스피어와 본 익스플로전은 2차 전직을 하면서 배운 데스메이커 전용 공격 스킬이었다.

그리고 85레벨이 되면서 활성화된 스킬이기도 했다.

정예 비조르를 상대로 처음 써봤던 것이다.

그 위력은 정예 비조르를 한 방에 보낼 버릴 정도였다.

본 스피어와 본 익스플로전의 콤보 공격과, 한성의 지력이 레벨에 비해 굉장히 높았으니까.

‘이제 남은 건 시체 융합의 소재가 되는 몬스터를 찾는 것뿐이군.’

첫 번째 목표인 땅 타입 동물 상자는 비조르의 털 30개를 얻어서 열었다.

이제 남은 건 프나코틱 스펠 북의 더블 퓨전에 어울리는 몬스터 시체를 하나 더 찾아야 했다.

그 후에 히든 던전을 찾아갈 생각이었다.

크르르르.

그때 한성의 귀에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예 배를 깔고 바닥에 누운 채 풀을 뜯어 먹고 있던 골드 알파카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시 후, 한성의 눈앞에 에르네스트 산 최심부의 몬스터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

그 몬스터를 본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성 일행들이 쉬고 있는 근처 나무 위에서 불꽃 원숭이 한 마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생김새는 일반적인 원숭이와 비슷했으며, 크기는 루루보다 좀 더 크고 한성보다는 작았다.

그리고 상체에 하얀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꼬리 끝에서 붉은 화염이 촛불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처음 보는 놈이군.”

한성은 날카로운 눈으로 불꽃 원숭이를 노려봤다.

‘분명 이전에는 저런 몬스터가 없었을 텐데…….’

크르르르.

붉은 눈을 빛내고 누런 이를 보이며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불꽃 원숭이.

울음소리 또한, 일반적인 원숭이 달랐다.

불꽃 원숭이는 당장에라도 달려들 듯이 적대감이 가득한 공격적인 괴성을 내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일을 열심히 한 거야? 오딘 사의 개발팀들은.’

저 불꽃 원숭이는 아마도 지난번 신대륙 하늘 섬을 추가하면서 대규모 업데이트를 했을 때 새롭게 생겨난 몬스터인 모양이었다.

대체 이번 업데이트를 하기 위해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의 개발자들이 얼마나 밤잠을 설쳤을까?

한성은 생각만 해도 정신이 아득했다.

‘하지만 소재 몬스터로는 딱이다.’

한눈에 봐도 불꽃 원숭이는 화염 속성 몬스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바람의 늑대와 매치를 잘만하면 꽤 쓸 만한 융합 몬스터가 탄생할지도 몰랐다.

크익!

그때 나무 위에서 불꽃 원숭이가 한성을 향해 뛰어내렸다.

펑펑!

그뿐만이 아니다.

불꽃 원숭이는 발에서 두 번 불꽃을 터트리며 추진력을 극대화시켰다.

“본 실드!”

투창처럼 쏘아지며 날아드는 불꽃 원숭이를 향해 한성은 본 실드를 시전했다.

한성의 앞으로 하얀 오각 뼈방패가 나타나고 있을 때, 불꽃 원숭이의 오른손에 붉은 화염이 회오리치듯 나타났다.

그 직후, 뼈방패와 붉은 화염을 두른 불꽃 원숭이의 주먹이 충돌했다.

콰아앙!

콰지직!

붉은 화염을 두른 불꽃 원숭이의 주먹 한 방에 뼈방패가 박살이 났다.

“큭!”

뼈방패를 뚫고 작지만 매서운 불꽃 원숭이의 주먹이 한성의 얼굴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펑!

한성의 얼굴에서 작은 불꽃이 폭발하듯이 터졌다.

“크. 꽤 맵네.”

크륵?

폭염과 연기가 한성의 얼굴에서 걷혔다.

한성의 얼굴 바로 앞에서 불꽃 원숭이의 주먹은 한성의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에 막힌 채 붙잡혀 있었다.

뼈방패로 한 차례 불꽃 원숭이의 주먹을 막은 덕분에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으로 막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성은 그대로 불꽃 원숭이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퍼억!

크이익!

지면에 내던져진 불꽃 원숭이는 피를 한 차례 토하며 몇 바퀴 나뒹굴었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격이었다.

하지만…….

[화염 상태 이상에 걸리셨습니다. 초당 화염 데미지를 입습니다.]

“원숭이 주제에 정말 가지가지 하네.”

시야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바라보며 한성은 씩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미소 속에서 살기가 너울너울 피어올랐다.

‘이럴 때 저항력이 높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

능력치 숙련도 중에 하나인 저항력은 각 속성에 대한 데미지를 줄여 준다.

그뿐만이 아니라 환영이나, 정신 지배 같은 스킬에도 대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한성의 저항력 랭크는 낮은 편이었기에 상당한 화염 데미지를 계속 입을 수밖에 없었다.

크륵! 크르륵!

그때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불꽃 원숭이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한성을 바라보며 웃음을 흘렸다.

조금 전 상황만 보면 불꽃 원숭이가 큰 피해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실상 둘 다 입은 피해는 비슷비슷했다.

불꽃 원숭이가 한성에게 화염 데미지를 입혔으니까.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불꽃 원숭이는 한성을 바라보며 웃음을 흘린 것이다.

“망할 놈의 원숭이 새끼가…….”

입으로는 욕을 내뱉으면서도 한성은 입가에서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대신 전신에서 살기가 피어올랐다.

그건 불꽃 원숭이도 마찬가지.

한성을 노려보며 웃고 있지만 불꽃 원숭이 꼬리 끝에서는 붉은 화염이 거세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잠시 후, 한성과 불꽃 원숭이는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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