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41화 (41/318)

# 41

< 내 언데드 100만 >

제 41 화  바람의 늑대

[축하합니다. Lv86 비조르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860 골드와 비조르의 털 1개를 획득합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의 효과로 보상을 3배로 받습니다.]

‘흠. 이제 27개인가?’

앞으로 한 마리만 더 잡으면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의 효과 덕분에 비로즈의 털 30개를 모을 수 있다.

‘역시 보상 3배는 사기라니까.’

한성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전승 특전 효과 덕분에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보상을 3배로 받는다.

경험치도 마찬가지다.

그 덕분에 한성의 현재 레벨은 85.

에르네스트 산에서 사냥을 시작하고, 테일런들을 때려잡으면서 한나절이 지났을 뿐인데 5레벨을 올렸던 것이다.

그리고 땅 타입 동물 상자를 해제하기 위한 비조르의 털도 3개 밖에 남지 않았다.

“과연 상자에서 어떤 동물이 나올까?”

피식 웃으며 한성은 인벤토리 안에 들어 있는 동물 상자를 바라봤다.

크르르.

그때 한성의 귀에 낮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스터.”

갑작스러운 울음소리에 한성의 다리 밑에 있던 루루가 바지를 잡아당겼다.

그런 루루의 행동에 한성은 웃으며 말없이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조금 전 울음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늑대 한 마리가 있었다.

“역시 있군.”

한성은 씩 미소를 지었다.

전승을 하기 전, 파이터로 전직했던 한성은 에르네스트 산을 앞마당처럼 헤집고 다녔다.

물론 좋은 사냥터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에르네스트 산에 존재하는 몬스터 종류를 전부 파악할 수 있었으며, 숨겨져 있던 히든 던전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그때는 레벨이 90이 넘었기 때문에 입장할 수 없었다.

에르네스트 산에 있는 히든 던전은 입장 제한이 90레벨을 넘어가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르네스트 산 깊은 곳에 더블 퓨전을 하기에 좋은 제법 강한 몬스터들이 있다는 사실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한성의 눈앞에 나타난 바람의 늑대였다.

크아아아앙!

바람의 늑대는 한성을 향해 거친 포효성을 내질렀다.

크기는 어깨 높이가 1미터 정도로 일반 늑대보다 좀 더 큰 정도였다.

하지만…….

슈와아아악!

바람의 늑대가 한성을 향해 앞발을 휘두르자 공기가 찢어지는 파공성이 들려왔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바람의 칼날이 쇄도한 것이다.

한성은 방어 스킬을 시전했다.

“본 실드!”

한성의 눈앞에 뼈로 이루어진 오각 방패가 생겨났다.

콰가가가각!

바람의 칼날과 뼈방패가 충돌하면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본 실드는 본 월과 마찬가지로 2차 직업 데스메이커의 전용 스킬이며 레벨이 75가 되었을 때 활성화되었다.

“루루, 뒤로 물러나 있어.”

“네!”

한성의 말에 루루는 뒤쪽으로 쪼르르 빠졌다.

현재 한성이 소환한 상태로 데리고 다니는 소환수는 루루뿐이었다.

다른 소환수들은 드로이얀을 다구리 쳐서 잡은 다음 전부 돌려보냈다.

크아아아앙!

그때 바람의 늑대가 포효성을 길게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칼바람이 마구잡이로 날아들었다.

바람의 늑대와 한성의 사이에 있는 돌이나 수풀을 찢어발기며 바람의 칼날이 쇄도해 왔다.

굉장히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흠.’

한성은 살며시 눈살을 찌푸렸다.

대중없이 마구잡이로 날아드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공격이었지만, 범위가 생각보다 넓었다.

이대로라면 뒤편에 있는 루루도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그렇게는 안 되지. 디아나한테 부탁받은 게 있으니 말이야.’

정확히는 부탁이라기보다 거의 협박이었지만.

“본 월.”

순간 한성의 눈앞에 5미터 너비의 뼈로 이루어진 방벽이 솟구쳐 올라왔다.

콰가가가강!

그 직후 바람의 칼날이 뼈 방벽을 마구 할퀴며 사라져 갔다.

“역시 에르네스트 산속은 위험하단 말이야.”

한성은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에르네스트 산속 깊은 곳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은 레벨에 비해 상당히 강했다.

각 몬스터들마다 속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그 속성으로 원거리 공격까지 해 오니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다.

“뭐, 그래 봤자 드로이얀만 못하지만.”

보스 몬스터와 일반 몬스터의 격차는 그만큼 컸다.

그 때문에 일반적으로 방문자들은 안전하게 파티를 맺어 사냥을 한다.

전승을 하기 전에는 그래도 이런저런 사람들과 함께 파티를 맺고 사냥을 하기도 했었지만 지금 한성은 혼자다.

하지만 한성은 이미 에르네스트 산속 깊은 곳을 거쳐 온 전적이 있었다.

즉, 직접적인 경험과 정보가 있다는 뜻!

그렇기에…….

“네 녀석의 약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고!”

크아아아앙!

뼈 방벽이 내려가고, 그 너머에서 바람의 늑대가 말 그대로 바람처럼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원거리 공격이 먹히지 않자 직접 공격을 하기 위해 달려오고 있는 것이다.

한성은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전신의 근육을 긴장시키며 상체를 최대한 젖혔다.

“디지즈. 디케이. 포이즌.”

한성은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에 온갖 디버프 스킬을 걸었다.

그사이 한성의 바로 눈앞까지 당도한 바람의 늑대가 앞발을 치켜들고 있었다.

늑대의 앞 발톱에 맹렬한 기세로 녹색의 바람이 회오리치고 있다. 이윽고 녹색 바람을 두른 앞발이 내려쳐짐과 동시에 한성의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도 늑대를 향해 내질러졌다.

서로 교차하며 지나가는 녹색 바람을 두른 앞발과 불길한 검붉은 기운을 흘리는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

녹색 바람을 두른 앞발이 한성의 얼굴 옆을 스치고 지나간 반면,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은 정통으로 늑대의 얼굴을 가격했다.

깨갱! 깽깽깽!

정통으로 카운터 공격에 당한 바람의 늑대는 괴성을 지르며 수 미터나 나가떨어졌다.

바람의 늑대의 약점은 다름 아닌 코였던 것이다.

그리고 한성은 보았다.

자신의 카운터 일격이 늑대의 코를 가격한 순간, 떠오른 메시지를.

[크리티컬이 터졌습니다.]

한성은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바람의 늑대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역시 보스가 아니면 혼자서도 잡을 만하군.”

바람의 늑대는 꽤 강한 편에 속하는 몬스터다.

레벨은 88이지만 95레벨 몬스터와 싸워도 꿀리지 않는 전투력을 가진 것이다.

다름 아닌 바람 속성 때문에.

그럼에도 근력과 민첩, 그리고 4차 직업 패왕이었던 한성의 경험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같은 레벨 몬스터들 중에서 특별히 강한 만큼 경험치도 후하게 준다.

그리고 더블 퓨전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몬스터이기도 했다.

켈룩켈룩. 크릉. 크르르.

바람의 늑대는 급소를 가격당하며 크리티컬까지 터졌으나 비틀비틀 자리에서 일어났다.

털썩.

그러나 이내 휘청거리며 무릎을 꿇었다.

“카운터를 먹고 일어난 건 칭찬 해 주지.”

한성은 바람의 늑대를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사실상 바람의 늑대는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카운터를 맞고도 일어선 건 단순히 피통이 컸기 때문이다.

지금 바람의 늑대는 카운터를 맞고 혼란 상태에 빠져 있었으며, 그 외에도 부가적인 이상 상태에 걸려 있었다.

질병, 부패, 중독 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내 부하로 써 주마.”

크, 크르르…….

한성의 말에 저항을 하려고 하던 바람의 늑대는 이내 고개를 떨구며 푹 고꾸라졌다.

그렇지 않아도 생명력이 바닥이었던 바람의 늑대는 지속적인 이상 상태에 의한 데미지로 인해 결국 쓰러지고만 것이다.

[축하합니다. Lv88 바람의 늑대를 처치하셨습니다. 880 골드를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또 올랐네.”

시야에 떠오른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씩 웃었다.

이로써 에르네스트 산에서만 6레벨을 올린 것이다.

“마스터~”

그때 한성의 등 뒤로 좀 먼 곳에 루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성은 귀여운 루루의 모습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

한성은 멈칫했다.

루루의 목소리가 들려온 곳에서 곰 한 마리가 달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갈색 부족 그리즐리 베어인가!’

갈색 부족 그리즐리 베어는 방금 상대한 바람의 늑대보다도 강하다.

대지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 몬스터와 격이 다른 생명력과 바위처럼 단단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흉포성이 문제였다.

한성은 긴장한 눈으로 눈앞에서 달려오고 있는 갈색 곰을 바라봤다.

‘어?’

한성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달려오고 있는 그리즐리 베어의 모습이 무언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크왕!”

어느덧 한성의 바로 눈앞에 다가온 작은 갈색 곰이 포효를 내질렀다.

“루루.”

눈썹을 꿈틀꿈틀거리며 한성은 밝은 갈색 곰 옷을 입고 있는 루루의 볼을 쭉 잡아 당겼다.

“마스텅. 아파영.”

한성에게 붙잡힌 루루는 아등바등거리며 말했다.

약 1초간 한성을 멈칫거리게 만들었던 갈색 곰의 정체는 다름 아닌 루루였다.

“이런 곳에서 왜 곰 옷을 입고 있어?”

“편해서영.”

귀여운 곰 옷을 입고 있는 루루의 즉답에 한성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놓았다.

그러자 루루는 뭐가 그렇게 신이 나는지 한성의 주변을 빙글빙글 뛰어다녔다.

그러다 근처에 있던 바람의 늑대 시체를 발견했다.

루루는 바람의 늑대 시체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양손을 번쩍 치켜들고 캬오캬오 거리면서.

[당신의 소환수 루루가 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광역 도발을 시전합니다.]

“헐?”

갑작스럽게 떠오른 안내 메시지에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루루의 곰 춤에 광역 도발 스킬 효과가 있을 줄이야!

한성은 다급히 곰 춤에 빠져 있는 루루를 붙잡아 올렸다.

“루루야. 앞으로 곰 춤은 금지다.”

“…….”

한성의 말에 루루의 눈망울이 그렁그렁해졌다.

“루루, 이제 춤추면 안 되여? 루루 춤 빼면 시체에여. 디아나 님이 루루는 춤만 잘 추면 된다고 하셨는데…….”

갑작스러운 춤추기 금지령에 루루는 은구슬 같은 눈물을 주륵 주륵 흘리며 한성을 올려다봤다.

“아, 아니. 곰 춤만 추지 말라고. 위험하니까.”

갑자기 루루가 울기 시작하자 한성은 식은땀이 흘렀다.

디아나에게서 루루를 양도받으며 몇 가지 당부 사항을 들었던 것이다.

그때 분명 디아나는 이렇게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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