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34화 (34/318)

# 34

< 내 언데드 100만 >

제34화  보상 확인

어둠의 신봉자들 미션을 해결한지 어느덧 3일이 지났다.

그동안 한성은 블랙 레이븐 클랜에 있던 시절 친하게 지내던 지인 몇 명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네로폴리스 도시에 가기 전에도 몇 번 연락을 한 적 있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처음 연락이 닿은 것이다.

그동안 연결이 되지 않았던 이유는 역시나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에게 쫓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 놈들이 혈안이 되어 쫓는 바람에 로그아웃도 쉽게 못하고 산속이나, 던전을 전전했다고 했다.

현재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을 따돌리고 은신처에 숨어 있으며, 당분간 조용히 지낼 거라고 연락을 해 왔다.

안타까운 건 블랙 레이븐 클랜에서 한성과 친하게 지내던 몇몇은 이번 일로 게임을 접었다는 점이었다.

‘망할 슈타인 자식!’

한성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블랙 레이븐 클랜의 마스터 슈타인은 한성뿐만이 아니라 다른 클랜원들도 내쳤다.

단지 한성과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나머지 한성과 알고 지내던 클랜원들은 전부 등을 돌려 버렸다.

클랜 마스터인 슈타인의 눈 밖에 나고 싶지 않았으니까.

‘일단 최대한 빨리 중앙 대륙으로 가야 돼.’

티르 나 노이 세계에서 대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활동하는 작은 대륙과, 레벨 100이 되면 갈 수 있는 중앙 대륙으로 말이다.

중앙 대륙인 투아하 데 다난은 아시아 정도 되는 크기로 상당히 컸다.

투아하 데 다난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각각 하나씩 작은 대륙이 존재한다.

작은 대륙은 한반도 정도의 크기이며, 시작의 대륙이라고 불린다. 시작의 대륙에서 티르 나 노이 세계의 방문자들인 플레이어들은 기본적인 게임 방식을 습득하고 100레벨이 되면 중앙 대륙으로 갈 수 있었다.

그 때문에 한성은 최대한 빨리 레벨을 올릴 생각이었다.

‘그래야 월드 히든 미션도 수행할 수 있을 테니까.’

티르 나 노이에서 미션을 받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NPC들인 켈트인들에게서 미션을 받는다.

그들의 호감도를 올리면 이런저런 부탁을 플레이어인 방문자들에게 한다.

이러한 부탁들이 바로 미션이 된다.

둘은 아이템을 통해서 미션이 생기는 경우다.

보스를 잡고 드랍하는 아이템이나, 혹은 무슨 사연이 있는 켈트인에게서 아이템을 받을 경우 미션이 발동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월드 미션이다.

월드 미션은 중앙 대륙인 투아하 데 다난에서 받는다.

그곳에서 100레벨 이상인 방문자들이 본격적으로 장비를 파밍하거나 레벨을 올리기 위해 사냥을 시작한다.

그리고 투아하 데 다난에서 받을 수 있는 월드 미션은 티르 나 노이 세계의 메인 스토리에 따라 흘러간다.

월드 미션은 가상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를 개발한 오딘 사의 유일한 플레이어들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동 지침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월드 미션뿐만이 아니라 플레이어인 방문자들은 티르 나 노이에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게임을 즐긴다.

던전이나 필드에서 몬스터와 싸우거나 콜로세움에서 결투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전투와 무관하게 음식점에서 요리를 개발하거나 장비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니면 유유자적하게 낚시를 하거나, 순수한 목적으로 가상 현실인 티르 나 노이를 탐험하는 탐험가들도 존재했다.

이렇듯 방문자들은 각자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다방면에 걸쳐서 게임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물며 티르 나 노이는 가상 현실 세계.

마치 정말로 이세계에 간 것처럼 티르 나 노이 세계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월드 미션은 필요하다고 싶을 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방문자들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티르 나 노이 세계에서 기본적으로 미션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었다.

그런데 중앙 대륙이 아닌 시작의 대륙에서 월드 히든 미션을 디아나로부터 받은 것이다.

“일단은 죽어라 레벨부터 올려야겠지만.”

현재 한성의 레벨은 80.

중앙 대륙인 투아하 데 다난으로 가려면 아직 레벨을 20 더 올려야 했다.

또한 80레벨이 되면서 한성은 스킬레벨도 올렸다.

‘히든 던전을 공략하다 보면 금방 100레벨을 찍겠지.’

한성은 씨익 미소를 지었다.

100레벨을 찍기 전 갈 수 있는 히든 던전은 앞으로 두 곳 정도 남았다.

또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두 곳 모두 레벨 80이 되면 갈 수 있는 플로렌스 도시 근처에 있었으니까.

“드디어 도착했네.”

한성은 발걸음을 멈췄다.

네로폴리스 도시에서 마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부지런히 걸어온 끝에 드디어 플로렌스 도시에 도착한 것이다.

“역시 플로렌스 도시는 아침부터 발기차구만.”

플로렌스 도시 입구 앞에서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네로폴리스가 범죄와 향락의 도시라면, 플로렌스는 사랑과 정열의 도시다.

아직 해가 뜬지 얼마 되지 않은 아침이었지만 입구 너머에 보이는 거리에 수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구애 활동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네로폴리스와 다르게 플로렌스는 이른 아침부터 도시를 방문하는 방문자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90레벨을 찍고 항구 도시에 가야지.’

플로렌스 도시는 80레벨이 되면 갈 수 있는 다섯 도시들 중에서 가장 작았다. 하지만 나머지 네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시작의 대륙에서 중앙 대륙으로 갈 수 있는 항구 도시와 이어져 있었다.

‘일단은 정비부터…….’

플로렌스 도시에 올 때 한성은 몬스터를 잡으면서 왔다.

그 덕분에 레벨이 75에서 80으로 올랐으며, 장비 내구도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네로폴리스 도시에서 준비한 물약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

검문소를 지나 한성은 플로렌스 도시에 들어섰다.

도시 곳곳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거리에서는 무희로 보이는 여성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거리 곳곳에서 플로렌스 도시의 켈트인들로 보이는 남자들이 지나가는 여성 방문자들을 상대로 헌팅을 걸고 있었다.

이에 질세라 남성 방문자들도 여성 방문자들과 켈트인들을 헌팅 중이었다.

이곳저곳에서 하트 표시가 보일 지경이었으며 도시 전체가 후끈후끈 했다.

‘쯧. 몬스터나 잡을 것이지…….’

길거리 헌팅에 빠져 있는 방문자들을 한성은 바라보며 혀를 찼다. 이건 결코 한성의 나이가 곧 솔로 기간이라서가 아니다.

무분별하게 입에 발린 소리를 하며 헌팅을 하려고 하는 남성 방문자들이 부럽, 아니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를 처음 시작하고 블랙 레이븐 클랜에 들어갈 때까지는 그저 달리기만 했다.

미션을 수행하고 레벨을 올리는데 주력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겨우 랭킹 1,000위권 안에 들어갔다.

지금은 전승을 하면서 모든 게 초기화가 되었기 때문에 1,000위는커녕 수천만 단위로 밀려나 있을 터였다.

‘한시라도 빨리 중앙 대륙으로 가야 돼.’

그래야 본격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중앙 대륙을 가야 진정한 티르 나 노이 세계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블랙 레이븐 클랜과의 일이 끝나면 얼마 전에 업데이트된 신대륙 하늘 섬에도 올라갈 생각이었다.

이 세계를 즐긴다는 점에서는 한성도 다른 방문자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 전에…….’

플로렌스의 거리를 걸으며 한성은 인벤토리 창을 띄웠다.

[Lv60 동물 상자 하늘 타입, Lv60 동물 상자 바다 타입, Lv60 동물 상자 땅 타입.]

“얘들부터 깨워야지.”

디아나에게서 보상으로 받은 동물 상자들.

동물 상자들을 열려면 조건이 있었다.

특정 재료 아이템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늘 동물 상자는 아이언 헤드 콘도르의 깃털 30개, 바다 동물 상자는 블루벡 피쉬의 비늘 30개, 땅 동물 상자는 비조르의 털 30개가 필요했다.

아이언 헤드 콘도르는 평원이나 가끔 숲에서 발견되며, 블루벡 피쉬는 해변가에서 볼 수 있는 몬스터였다.

마지막으로 비조르는 산속에서 볼 수 있었다.

‘역시 레전드 등급인가. 전부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들뿐이군.’

세 종류 몬스터들은 전부 시작의 대륙에서도 발견할 수 있지만, 최소 레벨이 80이 넘었다.

“상태창.”

[상태창]

이름: 트레인.

레벨: 80.

칭호(1): 최초로 전승을 한 자.

칭호(2): 최초로 마이너스 레벨이 된 자.

칭호(3): 너도 한방, 나도 한방(근력+15%, 지력+15%).

칭호(4): 서리 거인의 눈물(체력+20).

명성: 3250.

직업: 데스메이커(히든 2차).

스텟: 근력 100(+60). 민첩 100(+15). 체력 100(+55). 지력 120(+43). 마력 155(+20). 지배력 155(+31). 행운 15.

스텟 포인트: 0.

스킬 포인트: 84.

골드: 2140110.

‘흠.’

한성은 거리에 마련된 벤치에 앉으며 상태창을 확인했다.

현재 스텟은 근력, 민첩, 체력에 각각 20씩 균등하게 올랐으며, 지력이 5, 마력이 30, 지배력이 5 포인트 올랐다.

‘본격적으로 소환수들을 쓰기 시작하니 역시 마력이 모자라.’

80레벨이 되기 전에는 지배력에 비해 마력이 낮았다.

그 때문에 어둠의 신봉자들이 소환한 언데드 군단들을 상대할 때 마력 부족 현상이 생겼었다.

어떻게든 마나 물약으로 버티긴 했지만 앞으로 더더욱 마나 소모가 심해질 거라 생각한 한성은 지배력과 마나를 통일시켜 버렸다.

‘하지만 행운을 제외한 모든 능력치를 거의 전반적으로 올려야 돼.’

근력, 민첩, 체력은 최소한도로 투자를 해야 했다.

그래야 후반에 가서 좋은 장비를 착용할 수 있으니까.

스텟 제한에 막혀서 고레벨 장비를 착용할 수 없게 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는가.

그야말로 그림의 떡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었다.

또한 당연한 소리겠지만 체력이 있어야 생존율이 올라간다.

마력이나 지배력은 언데드 몬스터들을 소환하고 부리는데 필수였으며, 지력은 한성이 지니고 있는 마법 스킬의 위력을 높일 수 있으니 필요한 스텟이었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능력치를 최소한 어느 정도 밸런스 있게 올려 두지 않으면 후반에 가서 망캐가 되어 버릴 수 있었다.

특히 한 스텟에 올인할 경우 남는 건 캐릭터 삭제뿐이다.

티르 나 노이가 다른 일반적인 MMORPG 게임이라면 모르지만, 리얼리티를 강조한 가상현실이라는 사실이 문제였으니까.

‘다음은 스킬인가?’

한성은 스킬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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