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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데드 100만-27화 (27/318)

# 27

< 내 언데드 100만 >

제 27 화  세이버투스의 최후

[소환수 루루가 당신에게 거대화 마법을 걸었습니다.]

[당신의 신체와 스텟이 2배 상승합니다.]

‘헐?’

루루의 작은 지팡이에서 쏘아져 나온 하얀 빔에 맞자 안내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놀란 표정으로 루루를 바라봤다. 루루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한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환수 루루의 빅 그로우 마법이 발동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성은 키가 2배로 쑥쑥 자라나기 시작했다. 거의 4미터 가깝게 커진 것이다.

하지만 디아나의 소환수로 활동하던 전성기 시절에 비하면 그 능력이 아직 모자랐다.

한성의 레벨이 낮은 탓에 루루도 능력과 스킬이 제한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성이 성장한다면 루루도 같이 성장한다.

그건 루루뿐만이 아니라 다른 소환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 2배 정도 커지면 충분했다.

한성은 양손에 대나무 창과 +12강 암흑멸천검을 꺼내 쥐었다.

그 상태로 한성은 눈앞에 있는 세이버투스를 노려봤다.

“좋아, 한바탕 놀아 보자고!”

쾅!

지면을 박차자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그리고 한성은 빠른 속도로 앞으로 쏘아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세이버투스 앞에 선 한성.

달려들던 기세 그대로 죽창을 내질렀다.

푸우욱!

크아아아아앙!

죽창은 가차 없이 세이버투스의 왼쪽 눈을 꿰뚫었다.

“죽창은 만인 앞에 평등하지.”

방어 무시 데미지를 주는 죽창의 일격에 세이버투스는 괴성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뼈칼을 치켜들고 세이버투스를 향해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루루는 열심히 고양이 춤을 추고 있었다.

루루의 버프를 받으며 한성과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선혈의 세이버투스를 두들겨 팼다.

프로즌 좀비 울프들 또한 루루의 버프를 받아서 공격력과 방어력이 늘어났다.

크아아아아아앙!

순간 괴성을 길게 내지르며 선혈의 세이버투스는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

길이만 10미터가 넘는 거대한 몸체가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다시 지면에 떨어져 내렸다.

쿠우우우웅!

크르르르르.

지면에 바짝 붙은 세이버투스는 스켈레톤 커맨더들과 한성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낮게 울었다.

“시간 없다. 빨리 끝내 주마.”

그런 세이버투스를 향해 한성은 다시 달려들었다.

루루의 거대화 마법은 시간 제한이 있었던 것이다.

전성기 시절이었으면 유지 시간이 길었을 테지만, 지금은 길어 봐야 3분이 한계였다.

콰각!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비스듬히 내려친 +12강 암흑멸천검이 세이버투스의 송곳니에 반쯤 박혀 들어갔다.

역시 뼈칼과는 다른 위력.

한성은 +12강 암흑멸천검을 빼냈다.

슈카가가각!

섬뜩한 소리를 내며 +12강 암흑멸천검이 뽑혀져 나왔다.

크아아아아아앙!

+12강 암흑멸천검이 뽑혀져 나온 순간 세이버투스는 고통스러운 괴성을 내질렀다.

1미터가 넘어가는 긴 송곳니가 두 조각 났기 때문이다.

퍼억!

머리를 흔들며 괴성을 지르는 세이버투스의 턱에 죽창을 쥐고 있는 한성의 주먹이 쳐올려졌다.

그러자 세이버투스의 고개가 위로 휙 꺾이며 목이 드러났다.

서걱!

그 틈을 노리고 +12강 암흑멸천검이 파공성을 내며 빛살처럼 세이버투스의 목을 스쳐 지나갔다.

그르르르르.

쿠우웅.

목이 5분의 1 정도 잘린 세이버투스는 피분수를 내뿜으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르륵. 그르륵.

바닥에 쓰러진 세이버투스는 가래 걸린 소리를 내며 꿈틀꿈틀 거렸다.

데미지가 꽤 큰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명색이 파티 랭크 보스.

아직 세이버투스의 생명력은 남아 있었다.

“이제 그만 끝내자.”

오른손에는 +12강 암흑멸천검을, 왼손에는 죽창을 들고 세이버투스를 향해 다가갔다.

그 뒤를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뼈칼을 움켜쥐고 따랐다.

*       *       *

[축하합니다! 당신은 파티 랭크 보스, Lv70 선혈의 세이버투스를 쓰러트렸습니다. 보상으로 7000골드를 회득합니다.]

[축하합니다. 세이버투스의 가죽 부츠와 송곳니, 그리고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을 획득하셨습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의 효과로 보상이 300% 증가합니다.]

[21000골드와 세이버투스의 가죽 부츠 3개, 송곳니 3개,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 3개를 획득합니다.]

다굴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한성은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스켈레톤 커맨더들과 한성의 다구리를 질기게 버티던 선혈의 세이버투스가 결국 네 다리를 다 들고 뻗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프로즌 좀비 울프와 언더울프들의 전투도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서로 몇 마리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흠. 건틀렛이라고?’

시야에 떠오른 메시지를 빠르게 확인한 한성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

타입: 건틀렛.

등급: 유니크.

최소 요구 레벨: 70.

제한: 근력 100, 민첩 50.

옵션: 근력 +30. 체력 +20.

내구도: 1500/1500.

설명: 새까만 묵철로 만든 건틀렛.

상당히 무겁지만 위력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다.

‘성능도 괜찮네.’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의 정보를 확인한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옵션에 근력 +30, 체력 +20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세부적인 정보까지 확인해 보니 공격력도 상당히 높았다.

비록 +12강 암흑멸천검보다는 공격력이 낮았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등급은 같지만 레벨이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만이 아니더라도 현재 가지고 있는 무기들 중에서 한성은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건틀렛’이었으니까.

전승을 하기 전 한성의 직업은 파이터 계열의 4차 직업 명왕으로 주무기가 건틀렛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이걸 쓰고 다니면 되겠군.’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한성은 세련된 디자인의 묵빛 건틀렛을 바라봤다.

‘문제는 레벨인가?’

한성은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현재 자신의 레벨은 60.

그에 반해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의 최소 요구 레벨은 70이었다.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을 장착하려면 앞으로 10레벨을 더 올려야 했다.

하지만…….

‘좋은 기회야.’

한성은 작은 미소를 지으며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봤다.

잘 만하면 폭업을 할 수 있는 상황.

물론 자칫 잘못하면 폭업은 커녕 폭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언데드 군단들을 때려잡을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경험치와 돈이 될 만한 동영상을 손에 넣는 게 가능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 밴드워치로 동영상을 녹화하고 있었으니까.

안내 메시지와 블랙 레오파드 건틀렛의 정보를 빠르게 확인한 한성은 테오도르를 바라봤다.

“이, 이럴 수가. 세이버투스가 쓰러지다니 이런 무슨 말도 안 되는…….”

‘아직도 저러고 있군.’

한성은 속으로 피식 웃음을 흘렸다.

선혈의 세이버투스가 쓰러진 후, 테오도르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철썩 같이 믿고 있던 마계의 마수 세이버투스가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은 몰랐겠지.

“다음은 너다. 테오도르.”

한성은 테오도르를 노려봤다.

“건방진 애송이 놈이!”

테오도르 또한 한성을 노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비록 믿었던 선혈의 세이버투스가 허무하게 당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디아나의 소환수 루루가 가진 힘 덕분이었다.

그리고 테오도르에게는 아직 수많은 언데드 몬스터들이 남아 있었다.

“두 번 다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해 주마!”

테오도르는 흑천의 지팡이를 들고 허공에 마법진을 그리면서 캐스팅에 들어갔다.

세이버투스를 소환했을 때는 비교적 캐스팅 시간이 짧았었지만, 지금은 오래 걸렸다.

분명 세이버투스보다 더 강력한 마수를 소환하려고 하는 것일 터.

‘그렇게는 안 되지!’

쾅!

지면을 박차며 한성은 테오도르를 향해 날아갔다.

“테오도르 님을 지켜라!”

“어딜 오려고!”

어마어마한 기세로 한성이 달려들자 어둠의 신봉자 간부들이 한성의 앞을 막아섰다.

“서먼 스켈레톤 워리어!”

“서먼 비스트 구울!”

그들은 각각 시전어를 외치며 한성의 앞에 언데드 몬스터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소환했다.

거대한 양날 도끼를 치켜든 스켈레톤 워리어와, 좀비보다 한 단계 더 강한 구울들이 한성의 앞을 막아섰다.

비스트 구울은 호랑이나 사자 같은 야생 동물들이었다.

“비켜!”

스켈레톤 워리어들과 비스트 구울들을 향해 달려들며 한성은 +12강 암흑멸천검과 죽창을 휘둘렀다.

쌔애애액!

슈악! 슈카가각!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12강 암흑멸천검과 죽창이 언데드 몬스터들을 베고 지나갔다.

키야아아악!

크허어어엉!

그 위세에 스켈레톤 워리어들과 비스트 구울들은 괴성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크아아아앙!

콰직!

순간 몸길이가 3미터 정도인 타이거 구울 한 마리가 한성을 향해 펄쩍 뛰며 죽창을 물고 늘어졌다.

“이 망할 호랑이 새끼가!”

한성은 눈살을 찌푸리며 타이거 구울을 향해 +12강 암흑멸천검을 치켜들었다.

키기기긱!

그때 스켈레톤 워리어가 거대한 양날 도끼를 한성을 향해 내려쳤다.

까앙!

하지만 그 공격은 피처럼 붉은 뼈칼에 막혀졌다.

한성은 고개를 들고 붉은 뼈칼의 주인을 바라봤다.

“레드레드.”

붉은 뼈칼의 주인은 레드 파이어 스켈레톤 커맨더였다.

“잘했어, 빨갱아!”

그리고 레드 파이어 스켈레톤 뒤에서 루루가 힘차게 팔을 쭉 뻗으며 소리치고 있었다.

“블루블루.”

“그린그린.”

“퍼플퍼플.”

“옐로옐로.”

그 뒤를 이어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가세해 왔다.

한성은 스켈레톤 커맨더들과 루루에게 어둠의 신봉자 간부들이 소환한 언데드 몬스터들을 맡겼다.

그리고 재차 테오도르를 향해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테오도르!”

쿠웅!

한성의 외침을 들었던 것일까.

테오도르는 흑천의 지팡이로 지면을 내려쳤다.

“유감이군. 이미 늦었다.”

바로 눈앞까지 당도한 한성을 바라보며 테오도르는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번에는 내 쪽이 물량으로 나가도록 하지.”

번쩍!

순간 흑천의 지팡이와 지면이 서로 맞닿은 부분에서 하얀 섬광이 터져 나왔다.

‘제길.’

한성은 손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빛이 가시자 한성은 다시 눈을 떴다.

크르르.

키기긱.

우오오오오!

“하.”

눈앞의 광경을 본 한성은 기가 막힌 듯 헛웃음을 흘렸다.

네로폴리스 도시를 포위하고 있던 언데드 군단의 절반에 가까운 병력들이 한성의 주변에 나타나 있었던 것이다.

즉, 포위되어 버렸다는 소리였다.

“전체 병력의 약 절반을 불러들였다. 이 정도면 네놈의 상대로 걸맞겠지?”

한성을 바라보며 테오도르는 음침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조금 전 테오도르가 캐스팅한 마법은 멀리 떨어져 있는 언데드 몬스터들을 시전자 주위로 소환할 수 있는 마법이었다.

그 유용성은 지금 상황만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하나를 상대로 전체 병력의 절반을 부르다니 너무 한 거 아니야?”

“네놈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지. 죽이고 죽이고 계속 죽여서 언데드 몬스터로 만들어 주마.”

이미 테오도르의 눈은 광기로 물들어 있었다.

질투라는 이름의 광기로.

‘나는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자신의 앞이 아닌, 눈앞에 있는 애송이 네크로맨서 앞에서 디아나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드러냈다니!

그뿐만이 아니다.

스승의 소환수 중 하나인 루루마저 눈앞의 애송이를 잘 따르고 있었다.

그런 적이 자신에게는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다.

“이제 그만 죽어라. 어리석고 미숙한 쓰레기 놈아.”

테오드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방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언데드 몬스터들이 한성을 향해 다가왔다.

현재 한성의 병력은 스켈레톤 커맨더들과 루루, 그리고 틴달로스뿐이었다. 프로즌 좀비 울프들은 언더울프들을 상대하면서 거의 전멸했다.

상황만 보면 절망적이었다.

분명 절망적이긴 한데…….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팠군.”

한성은 득의의 미소를 지으며 테오도르를 바라봤다.

설마 이런 절호의 기회를 테오도르가 만들어 줄 줄이야!

“뭐?”

“넌 실수한 거야.”

한성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루루. 들어가.”

“네!”

일단 먼저 루루를 소환 해제했다.

남은 건, 스켈레톤 커맨더들뿐.

“너희들은 시간을 벌어라.”

한성의 말에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성을 중심으로 오망성의 위치에 가 섰다.

“무엇을 할 작정이지? 네놈이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고 해도 지금 상황을 벗어날 방법은 없다. 여기서 네놈이 할 수 있는 건 얌전히 죽는 일 뿐이지.”

테오도르는 기분 나쁜 미소를 흘리며 한성을 바라봤다.

“셀피쉬(Selfish).”

하지만 한성은 테오도르를 무시하며 데스메이커 전용 스킬을 발동했다.

그러자 보라색 기운이 한성을 감쌌다.

모든 준비가 끝난 순간 한성은 테오도르를 향해 씩 미소를 지으며 소리쳤다.

“콥스 익스플로젼(Corpse Explosion)!”

어마어마한 섬광과 함께 네로폴리스 외곽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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