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6화 (26/318)

# 26

< 내 언데드 100만 >

제 26 화  루루, 필살기를 쓰다!

귀여운 서큐버스 소녀, 루루.

놀랍게도 디아나가 한성에게 맡겼던 것은 다름 아닌  루루였던 것이다.

한성은 디아나에게서 루루를 양도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       *       *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가 당신에게 소환수 루루를 양도합니다.]

“……?”

갑작스러운 메시지에 한성은 놀란 눈으로 디아나를 바라봤다.

“마스터?”

루루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디아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보상이 아니라 양도이기에 전승 특전은 발동되지 않았다.

“이 아이를 데려가라. 도움이 될 거다.”

디아나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스터!”

그러자 귀여운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루루가 디아나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파닥파닥!

“루루를 버리지 마세요!”

허리에 달려 있는 앙증맞은 날개를 파닥이며 루루는 디아나의 부드럽고 탄력적인 가슴에 날아들었다.

“마스터어엉…… 루루 열심히 잘 할 게요. 버리지 마세요. 흐어어엉!”

루루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디아나의 풍만한 가슴에 매달렸다.

“루루…….”

디아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루루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렴. 루루를 버리는 게 아니니까. 앞으로도 자주 만나 볼 수 있을 거고 트레인을 따라 세상 구경을 하도록 해.”

“루루, 버리는 거 아니에요?”

“그럼. 내가 왜 사랑하는 루루를 버리겠니?”

“우웅.”

디아나의 웃는 말에 울상이던 루루의 얼굴이 그나마 좀 펴졌다. 아무래도 루루는 디아나가 자신을 한성에게 양도한다고 하니 버리는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이 애를 부탁한다.”

디아나는 다시 한성을 바라봤다.

“마스터. 잘 부탁해요.”

디아나에게서 떨어진 루루도 한성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렇게 루루는 한성과 계약을 맺고 전용 소환수가 되었다.

*       *       *

계약을 맺고 난 후, 루루는 한성을 마스터로 인식하고 곧 잘 따르기 시작했다.

한성의 계약 소환수가 된 것이다.

그리고 루루의 특징 중 하나는 소환 제한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지금까지 한성이 소환했던 해골 병사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은 소환 지속 시간이라는 게 있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해골 병사들의 소환 지속 시간은 좀 긴 편이었고, 스킬 레벨을 올린 덕분에 소환 지속 시간이 늘어나서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에 반해 프로즌 좀비 울프들은 소환 지속 시간이 짧았다. 아무래도 해골 병사보다 강한 데다가 스킬 레벨이 1이었으니까.

강한 만큼 마나 소모도 컸고, 지속 시간도 짧았다.

그 때문에 테오도르가 있는 장소를 급습하기 전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새롭게 다시 뽑아야 했다.

하지만 디아나에게서 양도받은 루루는 큰 데미지를 입거나, 한성이 강제로 소환 해제를 하지 않는 이상 계속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도 가능했다.

‘생각보다 도움도 될 것 같고.’

루루와 계약한 한성은 스텟이나 스킬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볼 수 있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루루는 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제법 괜찮은 스킬들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루루와 짧게 대화를 나눈 한성은 테오도르를 바라봤다.

테오도르는 루루를 보더니 굉장히 놀란 듯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루루…… 라고?”

테오도르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루루를 바라봤다.

‘설마 그럴 리가…….’

그가 알고 있는 루루는 디아나의 소환수였다.

그런데 어째서 디아나의 소환수가 건방진 애송이와 함께 있단 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똑같아.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하지만 루루는 테오도르의 기억 속 모습과 똑같았다.

그의 스승 디아나와 마찬가지로.

그녀들은 수명이 100년도 되지 않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족이었으니까.

“네, 네놈 설마 스승님과…….”

“스승? 디아나를 말하는 건가?”

“……!”

그 말에 테오도르는 엄청 놀란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대체 저놈이 어떻게 자신의 스승인 디아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란 말인가?

“네놈이 대체 어떻게 스승님을 알고 있는 거지?”

“이미 만났거든. 디아나와.”

한성은 히죽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테오도르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뭐라고? 이미 스승님과 만났다고?”

현재 디아나는 지하 얼음 신전 깊은 곳에서 자줏빛 수정체 안에 봉인되어 있을 터.

그리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스승님이 있는 곳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면 내가 모를 리 없다!”

테오도로는 한성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소리쳤다.

자줏빛 수정체 안에 디아나가 봉인된 지 약 30년.

그동안 테오도르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최소한 침입자 방지 마법이나 함정을 파두었던 것이다.

누군가가 디아나가 있는 장소에 들어갔다면 자신이 모를 리 없었다. 알람 마법을 설치해 두었으니까.

그때 루루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거 나올 때 제가 다 해제했어요. 디아나 님이 가르쳐 주셨거든요.”

“그렇다는데?”

귀여운 루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성은 테오도르를 향해 피식 웃어 보였다.

“허…… 내 마법들을 해제했다고?”

테오도르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디아나의 소환수인 루루라면 테오도르가 설치한 마법들을 해제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아직 어리고 귀여워 보이지만 루루는 마족이었으니까.

실제 나이는 최소 수십 년이 넘으며 마법이 특기였다.

거기다 이미 디아나는 테오도르가 설치한 마법들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봉인되어 있는 장소에서 테오도르가 무슨 짓을 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대체 어떻게 내가 모르게 마법들을 해제한 거지?”

기가 막힌 표정으로 테오도르는 루루를 바라봤다.

한걸음 양보해서 루루가 함정 마법이나 알람 마법들을 해제했다고 해도 자신이 모를 수 없었다.

무언가 이변이 생기면 바로 감지 할 수 있었다.

“안에서 해지하면 된다고 디아나 님이 가르쳐 주셨어요.”

“……!”

테오도르는 뒤통수를 망치로 후려쳐 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 그게 맹점이었어.”

설마 안에서 나왔을 줄이야!

테오도르의 마법은 침입자 방지용이었다.

그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위협에 반응할 수 있었지만 안에서는 아니었던 것이다.

‘만약 스승님이 직접 자줏빛 수정체의 봉인을 풀고 나온 거라면 알 수 있었을 테지만…….’

루루는 아니었다.

안에서 나올 사람은 디아나뿐.

적어도 테오도르는 철석같이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렇기에 테오도르는 디아나가 봉인을 풀었을 때, 바로 알려 주는 알람 마법도 설치했었다.

‘잠깐.’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생각에 테오도르는 고개를 번쩍 치켜들었다.

“설마 스승님의 봉인이 풀린 건가?”

“그렇다.”

“크크큭. 크하하하하핫!”

돌연 테오도르는 광소를 터트렸다.

그와 동시에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달렸다.

“대단하군. 역시 스승님의 소환수다워. 설마 이중으로 설치한 알람 마법까지 해제 했을 줄이야.”

테오도르는 뜨거운 눈으로 루루를 바라봤다.

디아나가 스스로 봉인을 풀었을 때, 테오도르에게 알려 주는 알람 마법은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만 해제하는 것도 어렵다.

그런데 그걸 루루가 해낸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테오도르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는 일이 있었다.

테오도르는 한성을 노려봤다.

“그러니까 스승님이 네놈 앞에서 봉인을 직접 풀었다는 말이군.”

“뭐, 그렇지.”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테오도르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지난 30년간 마음의 문을 닫고 자줏빛 수정체 안에 자신을 봉인한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

그런데 지금 봉인을 풀었다고 하지 않는가?

그것도 자신의 앞에서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건방진 청년의 앞에서!

더 이상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테오도르는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죽여라.”

크아아아앙!

테오도르의 명령에 선혈의 세이버투스가 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 순간 갖가지 색상의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날카로운 뼈칼을 앞세우고 한성의 앞을 막아섰다.

콰가가가각!

세이버투스의 거대한 송곳니를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날카로운 뼈칼로 막아 냈다.

하지만 다섯 명이 합심해서 막았지만 뒤로 길게 밀려났다.

“네놈만큼은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테오도르는 질투심에 불타는 눈으로 한성을 노려봤다.

테오도르를 통해 선혈의 세이버투스에게로 어마어마한 마력이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루루.”

“네~”

한성의 부름에 루루는 다섯 가지 속성의 스켈레톤 커맨더들의 뒤편에 섰다.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해골 병사들의 지휘관들로 기본적인 스텟이나 지능이 높기 때문에 일부나마 전술 및 전략을 쓸 줄 알았다. 그리고 각각 한 가지씩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속성에 따라 레드, 블루, 그린, 옐로우, 퍼플 색을 가지고 있었다.

스켈레톤 커맨더들은 바짝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앞에는 선혈의 세이버투스가, 뒤에는 마스터의 총애를 받고 있으며 자신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루루가 뒤에 와서 서 있었기 때문이다.

루루는 스켈레톤 커맨더들에게 활기찬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오색 빛깔 총공격이다!”

순간 세이버투스의 송곳니를 막고 있던 다섯 가지 색상의 스켈레톤 커맨더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재차 세이버투스의 옆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콰각! 콰가가각!

세이버투스는 자신의 앞발과 송곳니를 이용해 스켈레톤 커맨더들의 공격을 막아 냈다.

하지만 한 손으로 두 손을 이기지 못하는 법.

콰가가가각!

레드 파이어 스켈레톤과 그린 윈드 스켈레톤의 뼈칼이 양옆에서 세이버투스의 옆구리를 베고 지나갔다.

크아아아아아앙!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세이버투스는 괴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붉은 눈을 빛내며 스켈레톤 커맨더들을 노려봤다.

크르르르르.

하얀 이를 드러내고 낮은 목소리로 위협하는 세이버투스.

세이버투스의 가죽 피부는 굉장히 단단했기 때문에 찰과상 정도밖에 되지 않는 데미지를 입었다.

그럼에도 세이버투스는 화가 난 듯 스켈레톤 커맨더들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팟!

순간 세이버투스의 앞발톱이 바로 눈앞에 있던 블루 아이스 스켈레톤을 향해 번개처럼 휘둘러졌다.

카앙! 스아아악.

세이버투스의 앞발톱을 가까스로 막아 냈으나, 블루 아이스 스켈레톤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날려졌다.

하지만 그 순간 블루 아이스 스켈레톤의 뼈칼에서 고유 능력인 냉기가 뿜어져 나오며 세이버투스의 앞발톱을 살짝 얼렸다.

그러나 선혈의 세이버투스는 개의치 않았다.

뒤이어 옆에 있던 퍼플 포이즌 스켈레톤을 향해 앞발을 계속 휘둘렀던 것이다.

퍼플 포이즌 스켈레톤은 재빨리 뼈칼을 치켜 올리며 세이버투스의 앞발을 막아 냈다.

카아앙! 콰각! 콰가각!

어마어마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크릉?

그리고 세이버투스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공격에 퍼플 포이즌 스켈레톤이 날아가지 않았던 것이다.

전신에서 보라색 기운을 피어  올리며 퍼플 포이즌 스켈레톤은 세이버투스의 공격을 버텨 내고 있었다.

‘굉장히 쓸 만하군.’

한성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루루를 바라봤다.

지금 루루는 한성의 앞에서 몸을 좌우로 귀엽게 흔들며 춤을 추고 있었다.

루루가 가지고 있는 스킬 중 하나인 고양이 춤이었다.

고양이의 몸짓을 흉내 내며 리듬을 타고 있는 루루의 춤은 굉장히 귀여웠다.

물론 루루의 고양이 춤은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한성의 소환수들에게 버프를 걸어 주었다.

공격력과 방어력을 증가시켜 주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퍼플 포이즌 스켈레톤은 블루 아이스 스켈레톤처럼 튕겨 날아가지 않고 세이버투스의 공격을 막아 낼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양이 춤을 추면서 루루는 작은 지팡이를 하나 소환했다. 그리고 작은 지팡이를 빙글빙글 돌리며 귀엽고 경쾌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빅! 빅! 빅! 그로우!(Big! Big! Big! Grow!) 자라나라 자라나라!”

루루의 전매 특허이자 고유 스킬, 빅 그로우.

작은 지팡이에 박혀 있는 수정구에서 대상을 거대화시키는 빛이 한성을 향해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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