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
< 내 언데드 100만 >
제 24 화 한성 vs 언데드 군단 (2)
언데드 군단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한성은 전장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상태창.”
[상태창]
이름: 트레인.
레벨: 60.
칭호(1): 최초로 전승을 한 자.
칭호(2): 최초로 마이너스 레벨이 된 자.
칭호(3): 너도 한방, 나도 한방(근력+15%, 지력+15%).
칭호(4): 서리 거인의 눈물(체력+20).
명성: 2400.
직업: 데스메이커(히든 2차).
스텟: 근력 80(+12). 민첩 80. 체력 80(+20). 지력 115(+27). 마력 125(+10). 지배력 150(+30). 행운 15.
스텟 포인트: 0.
스킬 포인트: 91.
골드: 256000.
간만에 확인한 상태창은 달라진 점이 꽤 보였다.
일단 레벨이 2올랐으며, 칭호가 하나 더 늘어났다.
그리고 직업이 데스브링어에서 데스메이커로 바뀌었으며, 골드가 상당히 많이 늘어나 있었다.
또한, 2레벨이 오르면서 얻은 10 스텟은 지배력에 투자하여 140에서 150이 되었다.
거기다 지배력이 +30 더 붙어 있었다.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에 붙어 있는 지배력 +20% 옵션 덕분이었다.
마지막으로 한성은 기존에 올렸던 스킬들을 Lv4까지 찍었다.
캐릭터 레벨이 60이 되면서 스킬 레벨 제한이 Lv4까지 풀렸기 때문이다.
이제 마력 충전, 시체 폭발, 해골 병사 소환 스킬 레벨은 4가 되었다.
‘이번에 2차 전직을 하고 배운 스킬들은 좀 더 두고 봐야지.’
히든 2차 직업 데스메이커로 전직하면서 한성은 꽤 많고 다양한 스킬들을 배웠다.
그중에서 실제 전투를 하며 자주 쓰이는 것들 위주로 스킬 레벨을 올릴 생각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2차 전직 스킬들을 전부다 올렸다가, 스킬 포인트가 모자라서 3차나 4차 직업 스킬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3차 직업 스킬까지는 마스터하지 않는다고 해도 4차 전직 스킬들은 아니지. 어지간하면 4차 전직 스킬들은 마스터까지 찍어야 돼.’
당연한 소리겠지만, 3차나 4차 직업 스킬들이 더 위력적이고 도움이 된다.
그때를 대비해 최대한 스킬 포인트는 아껴 두는 게 좋았다.
60레벨이 되면서 스킬 포인트 2개를 받았고, 스킬 세 개의 레벨을 1씩 더 올리면서 스킬 포인트 3개를 소모했다.
현재 남은 한성의 스킬 포인트는 91.
지금 당장은 스킬 포인트가 많은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함정에 넘어가면 뒷감당이 힘들어 질 수 있었다.
스킬 포인트는 1레벨 오를 때마다 1씩밖에 주지 않으니까.
물론 숨겨진 미션이나 퀘스트를 하는 등 스킬 포인트를 추가적으로 얻는 방법이 있긴 했다.
문제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지만.
“흠.”
한성은 언데드 군단과 맞붙기 시작한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바라봤다.
프로즌 좀비 울프들은 히든 2차 직업 데스메이커의 스킬이었다. 3미터가 넘는 덩치에 전신에서는 차가운 한기를 내뿜었다.
그 때문에 주변에 다가온 몬스터들은 한기에 몸이 얼어붙으며 공속과 이속이 떨어진다.
서리 거인의 얼음갑옷과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효과는 그보다 떨어졌다.
2%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뭉쳐 다니면 효과가 5%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선 상당히 쓸 만했다.
거기다 언제나 한기를 내뿜고 있었기 때문에 시체 같지 않은 모습과 굉장히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자, 이제 어떻게 나오려나?”
한성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전장을 바라봤다.
50명 정도 되는 해골 궁병들의 화살 공격으로 언데드 군단의 뒷 진형 일부에 구멍을 내고 거기에 덩치가 3미터가 넘는 프로즌 좀비 울프 30마리를 투입했다.
그리고 지금 프로즌 좀비 울프들은 언데드 군단의 후미를 물고 늘어지며 날뛰고 있는 중이었다.
이 상황에서 어둠의 신봉자들, 즉 테오도르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크오오오오!
키야아아악!
언데드 군단의 일부가 몸을 돌렸다.
약 100명 정도 되는 해골 병사들과 중형 몬스터 오우거 2마리였다.
검병과 창병, 방패병으로 이루어진 해골 병사들은 키가 5미터가 넘는 언데드 오우거 두 마리를 앞세우고 언데드 군단에서 빠져 나왔다.
아마 종횡무진으로 날뛰고 있는 프로즌 좀비 울프들과 멀리서 화살 공격을 한 궁병들을 처리하기 위해 어둠의 신봉자들 측에서 투입을 한 모양이었다.
‘적당하군.’
사실 언데드 오우거 한 마리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해골 병사들로 친다면 약 20마리가 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한성은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뒤로 뺐다.
그럼에도 언데드 군단의 해골 병사들과 오우거 두 마리는 계속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뒤쫓아 왔다.
‘멍청한 놈들.’
한성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크아아아아아!
강철 갑옷과 무기로 무장한 해골 병사들과 언데드 오우거들은 미친 듯이 질주해 온다.
단번에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때려잡을 기세다.
어느덧 해골 병사 100마리와 오우거 두 마리는 한성이 숨어 있는 구릉지대에 들어섰다.
작은 언덕 위에서 한성은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쫓고 있는 해골 병사들과 오우거 두 마리들을 내려 봤다.
‘앞으로 조금만 더…….’
한성은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성의 오른손이 내려졌다.
“지금이다!”
푸푸푹!
순간 프로즌 울프 좀비들을 뒤쫓던 해골 병사들 앞에 지면에서 뼈창이 솟구쳐 올라왔다.
뼈창은 해골 병사들의 몸을 찔러 들어갔다.
지면에서 튀어나온 뼈창들은 해골 병사들의 갈비뼈 사이로 통과하는가 하면, 척추에 정확하게 들어가기도 했다.
키익! 키에엑!
갑작스러운 공격에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한 맨 앞 열에 있던 해골 병사들은 괴성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로 인해 해골 병사들의 전진이 멈췄다.
슈슈슈슉!
그 순간 사방에서 화살들이 날아들었다.
자리에 멈춰 있는 해골 병사들과 오우거들을 노리고 수많은 화살들이 밤하늘을 메우며 떨어져 내렸다.
검병들과 궁병들은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하고 화살 공격에 큰 피해를 입었다.
퍽! 퍼버벅!
그나마 해골 방패병들은 기다란 오각 방패를 들어 올리며 화살을 막아 냈다.
그리고 언데드 오우거 두 마리는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들을 향해 거대한 강철몽둥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크아아아아아!
부우우우웅!
콰직! 콰지직!
강철몽둥이는 파공성을 내며 화살들을 박살 냈다.
“흠. 그래도 오우거라 이건가?”
해골 궁병들의 화살들을 쳐내는 오우거들을 바라보며 한성은 재밌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언데드 군단에 속해 있는 해골 병사들의 레벨은 50 안팎.
그에 반해 언데드 오우거들은 레벨이 60이 넘는다.
레벨이 다른 것이다.
그 때문에 언데드 오우거들에게는 피해를 많이 주지 못했지만, 해골 병사들에게는 절반 정도 피해를 입혔다.
“그럼…….”
한성은 스마트 밴드워치를 조작하며 인벤토리 창에서 무기를 꺼내 들었다.
오른손에는 거창하기 짝이 없는 +12 암흑멸천검을, 왼손에는 만인 앞에 평등한 대나무창을.
데스메이커로 2차 전직을 했어도 아직까지 한성의 무기는 이 두 개였다.
직업 클래스에 맞지 않고, 거기에 듀얼 무기로 쓰는 탓에 근력이나 민첩, 체력 페널티를 받아야 하지만 그럼에도 유용했다.
“가 볼까?”
언덕 아래에서 괴성을 지르고 있는 언데드 오우거를 내려다보며 한성은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축하합니다! Lv60 언데드 오우거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600골드를 획득합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으로 보상이 300% 증가합니다. 1800골드를 획득합니다.]
프로즌 좀비 울프들과 전투에 가담한 한성은 언데드 군단의 해골 병사들을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쓰러트렸다.
한성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해골 병사들의 머리가 튀어 오르며 날아다녔다.
그리고 문제의 언데드 오우거도 한성 앞에서 얼마 버티지 못했다.
언데드 오우거의 레벨은 60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에 반해 한성은 비록 캐릭터 레벨이 60이었지만 스텟상으로 보면 두 배는 되었으니까.
“그럼 또 움직여 볼까?”
여전히 많은 숫자가 남아 있는 언데드 군단을 바라보며 한성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한성의 모습에 셀라스틴은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 * *
“뭐? 별동대가 전멸?”
테오도르는 눈살을 찌푸렸다.
언데드 군단 뒤에서 누군가가 공격을 해 왔기에 별동대를 조직해서 투입했다.
해골 병사 100명과 언데드 오우거 2마리의 적지 않은 병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동대는 전멸하고 말았다.
‘대체 누구지?’
테오도르는 생각에 잠겼다.
상대가 네크로맨서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프로즌 좀비 울프와 해골 창병들의 모습을 보았으니까.
멀리서 화살을 쏘아 대던 부대는 아마도 해골 궁병일 터.
“감히 네크로맨서 주제에 나에게 싸움을 걸어 와?”
테오도르는 입가에 자꾸 비웃음이 걸렸다.
자신의 어마어마한 언데드 군단을 보고도 싸움을 걸어올 줄이야.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겁이 없는 놈인 건지, 아니면 그냥 미친놈인 건지.”
어느 쪽이 되었든 그냥 놔둘 생각은 없었다.
겁도 없이 자신에게 싸움을 걸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으니까.
테오도르는 언데드 군단의 병력을 움직였다.
해골 병사 500명.
언데드 오우거 10마리.
다이아 좀비 울프 5마리.
이전과 비교해 약 5배가 넘는 병력으로 전체 언데드 군단에서도 만만치 않는 비중이었다.
물론 언데드 군단에는 해골 병사나 오우거, 다이아 좀비 울프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마수들도 섞여있었다.
전체 언데드 군단의 병력은 약 1만에 가까웠다.
이만한 병력의 언데드 군단을 거느리려면 어마어마한 지배력이 있어야 했다.
도저히 네크로맨서 혼자서 거느릴 수 없었다.
그 때문에 테오도르는 오랜 세월 시간을 들여 준비를 해 왔다. 네크로맨서 제자들을 키워 왔던 것이다.
그리고 테오도르의 네크로맨서 제자들을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다.
어둠의 신봉자라고.
그들은 테오도르의 손과 발이 되어 언데드 군단을 조종했다.
크허어어엉!
테오도르의 명령에 어둠의 신봉자들은 언데드 군단의 별동대를 전멸시킨 건방진 침입자를 제거하기 위해 병력을 빼냈다.
“묵사발을 내주마.”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으며 테오도르는 멀리 떠나가는 언데드 병력을 바라봤다.
저 정도 전력이면 충분히 언데드 군단 후미를 공격한 건방진 놈을 잡아서 자신의 눈앞에 데려올 수 있으리라.
테오도르는 언데드 군단을 공격한 놈의 얼굴을 확인하고 친히 벌을 내릴 생각이었다.
절망과 고통, 좌절로 가득 차 있는 건방진 놈의 얼굴을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테오도르는 들고 있는 흑지팡이를 지면에 내려쳤다.
“나를 거스르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가르쳐 주겠다.”
“어떻게 되는데?”
“……!”
그 순간 테오도르와 어둠의 신봉자 간부들의 등 뒤에서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씩 미소를 짓고 있는 청년의 모습을.
다름 아닌 한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