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
< 내 언데드 100만 >
제 22 화 한정 이벤트, 언데드 군단의 침략
[축하합니다. 당신은 히든 연계 미션 2단계를 완수하셨습니다. 5500 골드와 Lv55 레어 등급 보물 상자를 지급합니다.]
[전승 특전 보상 붉은 유성의 효과로 16500 골드와 레어 등급 보물 상자 3개를 지급받았습니다.]
[디아나의 부탁으로 히든 연계 미션 어둠의 신봉자들이 새롭게 갱신됩니다.]
[히든 연계 미션(3): 어둠의 신봉자들]
당신은 어둠의 신봉자들을 이끄는 수장 테오도르가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의 제자라는 비밀을 알아냈습니다.
디아나는 자신의 기대와 신뢰를 배신하고 욕망에 눈이 멀어버 린 테오도르를 미워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고, 어둠의 신봉자 세력을 해체시키십시오.
최소 요구 레벨: 60.
난이도: A랭크.
보상: 6000골드. Lv60 레전드 등급 보물 상자.
‘헐…….’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히든 연계 미션이 갱신되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최소 요구 레벨 60에 난이도 랭크가 A라고?’
역시 히든 미션이라고 해야 할까.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 요구 레벨이 상승한 건 그렇다 쳐도, 난이도 랭크가 무려 A였다.
일반적으로 미션에서 받는 난이도는 C랭크와 B랭크가 가장 많았다.
A랭크도 자주 나오는 편이었다.
하지만 설마 히든 연계 미션에서 A랭크가 나올 줄은 몰랐다.
그 때문에 한성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A랭크라면 파티 플레이를 해야 되는 난이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지금 한성의 레벨이라면 충분히 혼자서도 클리어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난이도가 상승한 만큼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커졌다.
티르 나 노이에서 레전드 등급 아이템을 얻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걸 생각한다면 히든 연계 미션 3단계의 보상인 Lv60 레전드 등급 보물 상자는 꽤 가치가 있었다.
뭐가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랜덤 상자지만, 레전드 등급인 만큼 장비가 튀어나올 확률이 높았다.
시야에 떠오른 미션 설명을 빠르게 훑어본 한성은 디아나를 바라봤다.
아직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이었으니까.
“그래도 예전 제자인데 괜찮은 건가?”
“그놈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디아나의 고운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대체 뭘 한 거냐, 테오도르!’
드물게 화를 내는 그녀의 모습에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보나마나 테오도르가 디아나를 덮치려 했을 테지.
“그대도 주의하는 게 좋을 거다. 그 녀석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그럴 일은 없으니 걱정 붙들어 매지? 그쪽만 어설픈 수작을 부리지 않으면 되는 일이니까.”
한성의 말에 디아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설픈 수작? 그건 무슨 말이지? 나는 테오도르가 악질적인 마족과 계약했다는 걸 말하는 중인데.”
‘그쪽이었냐!’
“그, 그런 거면 걱정할 필요 없다.”
한성은 재빨리 말을 돌렸다.
하지만 인간보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다크 엘프인 디아나가 한성의 생각을 모를 리 없었다.
디아나는 반쯤 드러나 보이는 가슴을 앞세우며 뜨거운 눈빛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흐응. 그대만 좋다면 나는 상관없는데…….”
그런 디아나의 행동에 셀라스틴과 루루는 흥미진진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셀라스틴과 루루는 한성과 디아나가 대화를 나누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었다.
“당신의 그런 태도 때문에 테오도르가 배신한 건 아니겠지?”
한성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디아나를 바라봤다.
“나를 의심하는 건가?”
“지금까지 당신 행동을 보면 충분히.”
그 말에 디아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그대는 정말 재미있구나. 그 점은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테오도르를 유혹한 적은 없으니까.”
“말로 해서, 어디 믿을 수가 있나.”
“그럼 내 몸이라도 걸어야 믿겠느냐? 그대는 사디스트 소질이 있군. 그래서 셀라스틴이 그대를 잘 따르는 모양이지?”
“당신 머릿속이 성희롱으로 가득 차 있는 건 잘 알겠어.”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그녀의 유혹 때문에 테오도르가 배신한 건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어째서 그녀를 배신한 것일까?
“그래서 대체 테오도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그건 그대도 이미 알고 있지 않나. 어둠의 신봉자들이 하고 있는 짓을 보았을 테니까.”
“…….”
디아나의 말에 한성은 침묵했다.
이곳에 오기 전, 어둠의 신봉자들이 있던 비밀 아지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났던 것이다.
그들은 어린 소녀들을 마족에게 제물로 바치고 있었다.
“우리들이 걷는 길은 마계와 연관이 깊다. 그 때문에 마족들의 유혹이 끊이질 않지. 하지만 그럴수록 선을 지켜야 돼.”
데스브링어는 네크로맨서 계열의 히든 직업이다.
그 때문에 마계의 존재와 계약해서 소환수로 사용할 수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디아나의 소환수인 루루만 해도 마족 중 하나인 서큐버스였다.
아직 나이가 어려 강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힘에 집착하면, 그 틈을 마족들이 비집고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끝장이지.”
디아나는 과거의 테오도르를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귀엽게 잘 따르던 수제자, 테오도르.
언제나 존경과 경외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봤다.
하지만 어린 시절 귀여웠던 테오도르는 점점 더 나이가 들어가면서 힘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스승님. 저는 더 강해지고 싶습니다.’
‘스승님. 이 세계에서 힘이야말로 진리가 아닙니까?’
‘스승님. 저는 당신을…….’
“테오도르 녀석은 자신의 욕망에 몸을 맡겨 버렸다. 어리석게도 내 제자이면서 어둠에 먹혀 버렸지.”
어느새 디아나는 싸늘한 한기를 내뿜고 있었다.
힘에 집착한 테오도르는 건드려서는 안 될 금기까지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게 그가 당신을 배신한 이유인가?”
“그래. 테오도르는 어둠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그 결과 자신의 욕망이 폭주하고 말았지.”
자신의 욕망이 폭주한 테오도르는 어긋난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아니, 그뿐이라면 차라리 다행이었다.
브레이크를 걸어 줄 이성이 날아가고, 욕망이 거침없이 엑셀을 밟게 되면서 테오도르는 막 나가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사람을 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하는 악질적인 마족과 계약을 맺은 일이었다.
“흠.”
한성은 생각에 잠겼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상황 파악은 되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었다.
“그럼 왜 상황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테오도르를 가만히 놔둔 거지? 당신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테오도르를 처리할 수 있었을 텐데.”
“…….”
그 말에 디아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하지만 한성은 봤다.
고개를 돌리기 전 디아나의 얼굴을.
지금까지 보아 왔던 그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처연한 표정이었다.
지금만큼은 애처로워 보였다.
잠시 고개를 돌리고 침묵하던 디아나는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테오도르와 나는 오랫동안 같이 지낸 사이다. 고아였던 테오도르를 제자로 거둬들였을 때, 그는 채 열 살도 되지 않았으니까.”
그녀에게 있어 테오도르는 제자였고, 남동생이었으며, 가족이었다.
“간단히 정(情)을 버릴 수가 없더군.”
그 때문에 테오도르를 처리할 절호의 기회가 왔을 때, 디아나는 망설였다.
위기의 순간, 돌연 테오도르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던 것이다.
그 순간 디아나는 멈칫하며 틈을 보였고, 테오도르에게 시간을 주고 말았다.
마족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찰나의 시간을.
그 결과 디아나는 자신이 가진 힘의 일부를 빼앗기고, 스스로를 자줏빛 수정체 안에 봉인시킬 수밖에 없었다.
테오도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디아나는 잠시 셀라스틴을 바라봤다.
“너희들에게는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때 테오도르를 처리했으면 일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테니까.”
“디아나님…….”
지난 30년간 셀라스틴을 시작으로 디아나의 수하들은 테오도르가 이끄는 어둠의 신봉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었다.
죽어 나간 자들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수하들에게 수도 없이 사죄를 해도 모자랐다.
“이제 테오도르와는 마침표를 찍어야겠지.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자가 나타났으니.”
디아나는 물끄러미 한성을 바라봤다.
지난 30년간 테오도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줏빛 수정체 안에서 숨어 지냈다.
아니, 정확히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테오도르를 쓰러트릴 수 있는 자가 나타날 때를.
그러던 어느 날, 디아나는 한성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한성이 히든 직업 데스브링어로 전직한 이후부터 말이다.
확실히 그녀는 한성보다 레벨도 높고 기세도 강했다.
하지만 테오도르를 상대할 수는 없었다.
테오도르에게 힘의 일부를 빼앗긴 탓에 능력치가 거의 바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지금의 디아나는 사실상 2차 전직을 완료한 한성보다도 약했다.
그 때문에 디아나는 네로폴리스 도시에 한성이 온 것을 감지하고는 루루를 마중 보냈다.
자신이 숨겨져 있는 장소를 알려 주기 위해서.
그리고 테오도르의 만행을 막기 위해서.
“부디 나를 대신해 테오도르를 막아다오.”
디아나는 한성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다.”
어차피 디아나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한성은 테오도르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히든 연계 미션 어둠의 신봉자들을 클리어해야 되니까.
“그대의 선택에 감사한다.”
디아나는 한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의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들이 떠올랐다.
[디아나의 호감이 20 올랐습니다.]
[히든 퀘스트 디아나의 부탁이 활성화합니다.]
[히든 퀘스트: 디아나의 부탁]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는 당신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당신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테오도르의 만행을 막아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소 요구 레벨: 60.
난이도: C랭크.
보상: 디아나의 호감. Lv60 동물 상자 1개.
‘흠.’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은 호감도창을 띄웠다.
호감도창을 통해서 방문자가 자신이 만난 켈트인들의 호감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전승하기 전에는 많은 수의 켈트인들이 등록되어 있었지만, 전승하면서 초기화가 된 탓에 지금은 몇 명 없었다.
그중에서 한성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디아나와 셀라스틴, 루루의 호감도만 확인했다.
[호감도]
셀라스틴: 85.
디아나: 75.
루루: 65.
‘뭐지. 왜 이 여자가 이렇게 높아?’
호감도 창을 확인한 한성은 셀라스틴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설마 셋 중에서 그녀의 호감도가 가장 높을 줄이야.
‘의의로 루루가 낮네.’
하긴 그럴 수밖에.
한성은 루루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며 대화도 길게 나누지 않았다.
그럼에도 저 정도면 꽤 높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럼 가 볼까?”
히든 퀘스트 디아나의 부탁을 수락하면서 한성은 테오도르를 만나러 갈려고 했다.
“잠깐 기다려라.”
그때 디아나가 한성을 불러 세웠다.
“그대에게 맡겼으면 하는 게 있다.”
“뭐?”
그녀의 말에 한성은 몸을 돌렸다.
그때 한성의 시야에 안내 메시지가 하나 떠올랐다.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가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