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20화 (20/318)

# 20

< 내 언데드 100만 >

제 20 화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

“엄청 시끄럽네.”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의 괴성에 한성을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가 다리를 치켜들더니 내려쳤다.

쿠우우우웅!

지면이 흔들리면서 충격파가 한성 일행을 덮쳤다.

하지만 아무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공격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으어어어!

크르릉! 컹컹!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 주위에 지면에 쌓여 있는 눈을 뚫으면서 프로즌 좀비들과 프로즌 좀비 울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숫자는 전부 합쳐서 약 스무 마리 정도.

레벨도 상당히 높았으며, 무엇보다 성가신 점은 기본적인 무장을 하고 있었다.

프로즌 좀비들은 얼음검과 얼음갑옷을 장착하고 있었으며, 프로즌 좀비 울프는 몸통에 얼음갑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프로즌 좀비와 울프들은 언데드 몬스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생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차가운 냉기로 시체 보존이 잘되어 있었으니까.

이윽고 프로즌 좀비들과 울프들이 한성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붉은 안광을 번득이며 눈보라 속을 뚫고 달려오는 프로즌 좀비들의 모습은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하지만…….

“흥. 별것도 아닌 놈들이.”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프로즌 좀비 시리즈들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한성의 등 뒤에서 푸른 안광이 번쩍였다.

하얀 눈보라 속에서 수도 없이 늘고 있는 푸른 안광들.

“전부 쓸어라.”

나직한 한성의 명령.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한성의 등 뒤에서 수많은 화살들이 프로즌 좀비들과 울프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슈슈슈슈슉!

약 40명 정도 되는 해골 궁병들의 뼈화살들이 비처럼 쏟아지며 프로즌 좀비들을 덮쳤다.

으워어어어어!

크르르르릉!

하지만 프로즌 좀비들과 울프들은 만만치 않았다.

프로즌 좀비들은 얼음검으로 뼈화살들을 쳐냈으며, 프로즌 좀비 울프들은 굉장히 민첩한 몸놀림으로 뼈화살들을 피해 냈다.

“꽤 하네.”

몇 마리 정도는 뼈화살의 집중  공격에 당해 쓰러졌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프로즌 좀비들과 울프들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두두두두두!

숫자만 놓고 보면 이쪽이 우세했다.

해골 궁병들의 뼈화살 공격에 이어 한성의 등 뒤에서 해골 검병 육십 명이 뛰쳐나왔다.

날카로운 뼈검을 치켜들고 해골 검병들은 프로즌 좀비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카가가가각!

해골 검병들의 뼈검과 프로즌 좀비들의 얼음검이 서로 맞부딪치며 둔탁한 소음이 울려 퍼졌다.

크아아앙!

프로즌 좀비 울프들은 포효를 내지르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해골 검병을 향해 들이댔다.

콰직!

프로즌 좀비 울프들의 송곳니가 해골 검병의 뼈갑옷을 뚫으며 갈비뼈를 물어뜯었다.

확실히 해골 병사 쪽이 숫자가 많지만 레벨은 프로즌 좀비 쪽이 높았다.

거기다 스텟 차이까지 감안하면 해골 병사들의 실제 레벨은 약 20이 좀 넘었다.

일대일에서는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

푸푸푹!

그때 다른 해골 검병 두 명이 뼈검을 프로즌 좀비 울프를 향해 찔렀다.

프로즌 좀비와 울프는 다 합쳐서 20마리도 되지 않았다.

그에 반해 해골 검병의 숫자는 약 60여 명.

레벨이 낮은 대신 숫자에서 해골 검병 쪽이 우세를 점했다.

그 때문에 해골 검병 한 명이 시선을 끄는 사이 최소 두 명은 뼈검으로 프로즌 좀비들이나 울프들을 공격하며 비교적 비등하게 싸웠다.

서걱!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자 해골 검병의 뼈검에 머리가 날아가는 프리즌 좀비들과 울프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그리고 해골 검병의 숫자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곧 정리되겠군.’

다굴 앞에 장사 없는 법.

프로즌 좀비들 쪽이 레벨이 높기는 하나, 해골 병사들의 수는 100명이었다.

해골 검병들이 탱커 역을 하고 해골 궁병들이 원딜 역을 하면서 착실하게 프로즌 좀비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거의 반수 정도의 프로즌 좀비가 당했을 때.

크워어어어어!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가 움직였다.

쿵쿵쿵쿵!

약 8미터에 달하는 얼음 거인,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는 덩치에 걸맞지 않게 빠른 속도로 해골 검병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달려들었다.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의 거대한 주먹이 해골 검병들이 모여 있는 곳을 내려쳤다.

쿠우우우웅!

어마어마한 굉음과 함께 지면이 움푹 파이면서 여러 명의 해골 검병들이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슈슈슈슈슉!

그 직후 뼈화살들이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향해 날아들었다.

티티티팅!

하지만 두터운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의 가죽을 뚫지 못했다.

“물러나라.”

한성의 말에 살아남은 해골 병사들이 뒤로 물러났다.

해골 병사들은 한성의 등 뒤에서 열과 오를 맞추며 섰다.

남은 프로즌 좀비들과 울프들은 열 마리 정도.

해골 병사들과 일전을 벌인 덕분에 생명력이 전부 절반 이하였다.

한성은 손목에 장착되어 있는 스마트 밴드워치를 조작하며 인벤토리에서 +12강 암흑멸천검과 만인 앞에 평등한 죽창을 소환했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라이트닝 드라이브(Lightning Drive).”

번쩍!

한 줄기 금빛 섬광이 되어 한성은 프로즌 좀비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서컥! 푹!

+12강 암흑멸천검이 하얀 눈보라 속에서 검은 궤적을 그리며 프로즌 좀비들을 베고 지나갔고, 죽창은 한 번에 프로즌 좀비 울프들을 두세 마리씩 동시에 꼬치처럼 찔렀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성이 프로즌 좀비들과 울프들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12강 암흑멸천검에 베어진 머리와 팔다리들이 허공을 튀어 올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남겨져 있던 프로즌 좀비들과 울프들이 전멸했다.

하얀 눈밭 위를 벼락처럼 지그재그로 움직이던 한성의 발이 멈췄다.

라이트닝 드라이브의 지속 시간이 끝난 것이다.

한성은 +12강 암흑멸천검을 어깨 위에 걸치며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바라봤다.

‘신 스킬을 한 번 써 볼까?’

“후냐아. 어지러워요.”

그때 한성의 가슴 속에서 루루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라이트닝 드라이브의 어마어마한 속도감에 루루의 눈은 헤롱헤롱 돌고 있었다.

“셀라스틴한테 가 있어.”

“네.”

한성의 가슴에서 빠져 나온 루루는 셀라스틴을 향해 어질어질거리면서도 두다다다 뛰어갔다.

한성은 다시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체인 오브 바인드(Chain Of Bind)!”

파아아앗!

한성의 손에서 검은 기운이 솟아나왔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사슬이었다.

마력 사슬은 마치 살아있는 촉수처럼 움직이며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의 발목부터 묶어 가며 위로 올라갔다.

쿠우우우웅!

다리가 묶인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는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 상태에서 마력 사슬은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칭칭 감으며 풀기 어렵게 묶였다.

‘뭐, 뭐지? 묶는 방법이 어째 좀…….’

체인 오브 바인드로 묶인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바라보며 한성은 식은땀을 흘렸다.

일본 성인물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으로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가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트, 트레인!”

그 모습을 본 셀라스틴이 소리쳤다.

그녀는 기대가 잔뜩 담긴 뜨거운 눈빛으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한성을 바라봤다.

“역시 너는 내가 생각한 대로의 인간이었군. 보스 몬스터를 저렇게 묶다니. 설마 나도 저런 식으로 묶을 생각이었던 거냐!”

“아니야!”

한성은 즉각 부정했다.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가 묶여 있는 모습은 스킬 효과에 지나지 않았다.

결코 한성이 유도한 게 아니었다.

크워어어어어!

그때 속박의 사슬에 묶인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가 괴성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기묘하게 묶여 있는 속박의 사슬을 풀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성은 +12강 암흑멸천검과 죽창을 들고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향해 달려들었다.

“전부 공격해라!”

그리고 한성은 해골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신이 속박되어 있는 지금, 좋은 공격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성의 뒤를 따라 해골 검병과 궁병들이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향해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       *       *

[축하합니다! Lv71 얼음 지하 신전의 보스, 프로즌 자이언트 좀비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7100골드와 서리 거인의 얼음갑옷을 얻었습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최초로 최단 시간 안에 히든 던전 얼음 지하 신전을 공략 하셨습니다. 얼음 지하 신전 던전이 당신에게 귀속 됩니다.]

[축하합니다! 히든 던전 얼음 지하 신전 공략 보상으로 6500골드와 Lv60 유니크 등급 보물 상자, 서리 거인의 눈물 칭호를 지급합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이 발동합니다. 당신은 보상으로 21300골드와 서리 거인의 얼음갑옷 3개, 그리고 19500골드와 유니크 등급 보물 상자 3개를 지급받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당신의 레벨이 60이 되었습니다.]

‘좋아, 아주 좋아.’

한성은 입꼬리가 귀까지 걸렸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전승 특전 보상 300%는 사기였다.

해골 병사들과 함께 프로즌 자이언 좀비를 처리한 한성은 히든 던전을 클리어했다.

그와 함께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았으며 레벨까지 올랐다.

‘대박이군.’

장비와 칭호를 본 한성은 얼굴에서 웃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성은 히든 던전을 클리어하고 얻은 장비를 자세히 확인하려고 했다.

“계승자님! 이쪽으로 오세요.”

그때 하얀 눈밭에서 루루가 한성을 향해 손짓했다.

‘나중에 확인해야겠군.’

지금은 한시 바삐 디아나를 찾는 게 급선무였다.

한성은 셀라스틴과 루루를 따랐다.

루루는 보스 룸 뒤편으로 갔다.

그그그긍.

“여기는…….”

“비밀 통로예요.”

“비밀 통로라고?”

루루의 말에 살짝 놀란 표정을 짓는 한성.

“그럼 디아나가 있는 곳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은 없었던 거야?”

“있어요.”

“뭐?”

루루의 즉답에 한성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디아나가 있는 장소를 향해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다니!

“그럼 왜 히든 던전에서 몬스터와 싸우게 한 거야?”

한성의 목소리가 살짝 올라갔다.

확실히 히든 던전을 발견해서 클리어한 건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디아나를 찾는 게 더 중요했다.

그런데 루루의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들은 삽질을 한 것이다.

“우응…….”

한성의 반문에 허리에 달린 루루의 날개가 축 처졌다.

“마, 마스터가 이곳을 거쳐서 꼭 와야 된다고 했어요. 계승자님이 정말 힘을 계승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봐야 된다고 해서…….”

“뭐?”

루루의 말에 한성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왜 지금까지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루루. 계승자란 정확히 뭐지?”

“마스터의 힘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뜻해요.”

‘과연…….’

루루의 대답을 들은 한성은 빠르게 머릿속을 정리했다.

요컨대, 디아나는 자신을 시험해 봤다는 소리였다.

과연 데스브링어의 전용 스킬과 2차 전직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어차피 마스터가 있는 장소로 가려면 던전을 거쳐서 가야 돼요. 나갈 때는 비밀 통로로 나갈 수 있지만 들어갈 때는 안 되거든요.”

‘이건 뭐 반대네. 나갈 때는 마음대로지만 들어올 때는 아니라는 건가?’

한성은 살짝 기가 막힌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요.”

잠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목적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루루의 말에 한성은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지하 신전의 중심부라고 생각되는 거대한 공터에 도착해 있었다.

“여기가…….”

한성은 주변을 둘러봤다.

작은 수정들이 벽면에 박혀 있었으며, 공터 중앙에는 환하게 빛나고 있는 자줏빛 수정체가 있었다.

“……!”

꿀꺽.

한성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화려하게 빛나는 은색 머리카락과 곱게 감겨 있는 두 눈, 매력적인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다크 엘프 여인.

어디 그뿐인가?

초콜릿색 피부를 가진 풍만한 가슴과 아찔한 곡선 라인을 그리고 있는 아름다운 몸매의 여인이 자줏빛 수정체 안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있었다.

풍만한 가슴을 가진 아찔한 몸매를 여인은 가느다란 팔과 다리로 가리고 있을 뿐이었다.

“당신이…… 디아나?”

한성은 멍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순간!

자줏빛 수정체 안에 갇혀 있던 아름다운 미녀, 디아나가 매력적이지만 위험한 붉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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