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 내 언데드 100만 >
제18화 히든 던전, 지하 얼음 신전
[히든 연계 미션 1단계를 클리어했기 때문에 당신에게 보상으로 5000골드와 Lv50 레어 등급 보물 상자를 지급합니다.]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이 발동합니다. 보상을 3배로 받습니다. 15000골드와 보물 상자가 3개 지급됩니다.]
‘헐…….’
한성은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 번째 전승 특전 붉은 유성은 사기적이었다. 시스템적이거나, 상황에 따라 3배 특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거의 모든 보상을 3배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죽으면 아이템 드랍율도 3배, 경험치가 떨어지는 것도 3배라는 소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재접속을 할 수 있는 기간까지 3배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용케도 히든 전직서랑 황금 열쇠를 드랍하지 않았었네.’
한성은 속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카슈발을 비롯한 추적자들에게 수도 없이 죽으면서 그 두 가지 아이템만큼은 확실히 지켜 낸 것이다.
운이 좋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페널티가 있는 미션을 수행하다가 실패를 할 경우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나저나…….’
한성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자신의 가슴에 달라붙은 채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있는 작고 귀여운 소녀가 있었다.
“루루잖아?”
소녀를 알아 본 셀라스틴이 놀란 표정으로 다가왔다.
“아는 애야?”
“디아나 님의 소환수다. 대체 어떻게 이곳을…….”
셀라스틴은 믿기지 않는 눈으로 루루를 바라봤다.
루루는 디아나의 곁을 지키는 소환수들 중 한 명이다.
그 말은 디아나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는 소리.
“루루. 괜찮아?”
셀라스틴은 루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성에게서 안아 들었다.
“멜라스틴~~~!”
“셀라스틴이다!”
활짝 웃는 얼굴로 소리치는 루루의 말에 셀라스틴은 정색했다. 참고로 멜라스틴은 티르 나 노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샴푸 이름이다.
‘흠.’
그렇게 셀라스틴이 루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한성은 히든 미션들을 확인했다.
[히든 2차 전직 미션(2):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를 찾아라!]
당신은 디아나의 행방을 알고 있는 루루와 만났습니다. 루루는 디아나가 애지중지하는 귀여운 서큐버스 소녀입니다.
데스브링어의 길을 걷고 있는 당신을 위해 디아나는 루루에게 히든 전용 스킬북 몇 개를 보냈습니다.
히든 전용 스킬을 배우고 검은 숲의 디아나를 찾으십시오.
디아나는 당신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소 요구 레벨: 55.
난이도: D랭크.
보상: 다음 2차 전직 미션 3단계로 이동합니다.
‘허…….’
놀란 표정으로 한성은 히든 전직 미션창을 바라보다가 서큐버스 소녀 루루를 바라봤다.
뾰족한 모자를 머리에 쓰고, 붉은색 마법사 로브를 입고 있는 귀여운 소녀.
허리에 달려 있는 앙증맞은 박쥐 날개를 파닥파닥거리며 루루는 셀라스틴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디아나가 루루를 나한테 보냈다는 이야기지?’
2차 전직 미션 설명만 놓고 보면 그랬다.
그것도 빈손으로 보낸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선물을 손에 쥐여 보낸 모양이었다.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을 찾아오라고.
잠시 루루를 바라보던 한성은 히든 연계 미션을 확인했다.
[히든 연계 미션(2): 어둠의 신봉자들]
당신은 어둠의 신봉자들이 꾸미고 있는 음모를 파악했습니다. 어둠의 신봉자들은 죄 없는 사람들을 납치하여 마족에게 제물로 바치며 어둠의 마력을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알아낸 정보는 아직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어둠의 신봉자들을 이끄는 수장 테오도르는 간부들도 모르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의 비밀을 밝혀내십시오.
최소 요구 레벨: 55.
난이도: C랭크.
보상: 5500골드. Lv55 레어 등급 보물 상자. 히든 연계 미션(3)로 이동.
‘비밀이라…….’
나름 고위 간부인 킬제든을 털어서 알아낸 정보가 일부라니.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족과 연관이 있다는 것만 해도 큰 문제인데 그보다 더 큰 비밀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모든 히든 미션 내용을 확인한 한성은 루루와 셀라스틴을 바라봤다.
때마침 셀라스틴은 루루에게 디아나의 위치를 묻고 있었다.
“루루. 디아나 님은 어디 계셔?”
“저어기.”
다급하게 물어오는 셀라스틴의 말에 루루는 검은 숲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검은 숲…….”
역시 디아나는 검은 숲 어딘가에 유폐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그녀들을 향해 다가가며 한성은 입을 열었다.
“루루라고 했나?”
“계승자님!”
도도도.
한성이 부르자, 손바닥 크기만 한 루루가 달려왔다.
반짝반짝.
발밑에서 두 팔을 벌리고 눈빛을 반짝이는 귀여운 소녀.
루루의 눈빛에 마지못한 한성이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루루는 한성의 손바닥 위로 폴짝 뛰어 올랐다.
“헤헤.”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루루는 한성을 바라봤다.
“계승자님에게 줄 것이 있어요.”
루루는 지팡이를 꺼내 들더니 좌에서 우로 휘둘렀다.
지팡이가 지나간 자리에 하얀 빛의 궤적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스킬북이 모습을 드러냈다.
“디아나 님이 계승자님을 만나면 주시라고 하셨어요.”
한성은 루루가 소환한 스킬북을 확인했다.
[데스브링어 전용 스킬]
1.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패시브 스킬).
해골 병사들에게 다섯 가지 클래스를 부여한다.
스킬 레벨이 상승하면 해골 병사들의 능력치가 상승하며 속성 추가도 할 수 있게 된다.
데스브링어 특전: 해골 병사들을 진화시킬 수 있다.
2. 속박의 사슬(액티브 스킬).
마력으로 이루어진 사슬로 상대를 구속한다.
구속된 상대는 지속적인 데미지를 입는다.
“오?”
스킬들을 확인한 한성의 입가에 자꾸만 미소가 번졌다.
굉장히 좋은 스킬들이었기 때문이다.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는 말 그대로 해골 병사들을 강화시켜 주는 패시브 스킬이었다.
물론 일반 네크로맨서도 스켈레톤 마스터리 스킬이 있었다.
하지만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는 일반 네크로맨서 스킬과는 다르게 데스브링어 특전이 붙어 있었다.
다름 아닌 해골 병사들을 진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속박의 사슬은 적 1인을 일정 시간 동안 구속 및 속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구속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이었다.
“전부 괜찮네.”
무엇보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지금 한성이 받은 스킬북들은 디아나가 급한 대로 루루를 통해 보냈다.
만약 그녀를 직접 만난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데스브링어의 스킬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금 한성은 2차 전직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를 만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질 터.
‘즉, 이 스킬들은 맛보기라는 거지. 그리고 이 스킬들을 사용해서 빨리 어둠의 신봉자들을 때려잡고 자신을 구하러 와 달라는 걸 테고.’
한성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검은 숲 어딘가에 유폐되어 있는 디아나의 위치를 루루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 가는데 어둠의 신봉자들뿐만이 아니라 검은 숲에 존재하는 몬스터들도 방해를 해 올 것이다.
그때 한성이 받은 스킬들이 도움이 될 터였다.
[데스브링어 전용 스킬을 배우시겠습니까?]
스킬북을 실행하자 메시지가 떠올랐다.
한성은 망설임 없이 예스를 클릭했다.
[패시브 스킬 스켈레톤 에볼루션 마스터리를 배우셨습니다.]
[액티브 스킬 구속의 사슬을 배우셨습니다.]
스킬북을 통해 한성은 스킬들을 배웠다.
“그리고 이것도 받으세요.”
다음으로 루루는 한성에게 새까만 알을 내밀었다.
“이건?”
한성은 까만 알에 손을 가져다댔다.
[데스브링어 전용 그림자 소환수입니다. 계약하시겠습니까?]
“이거 그냥 계약하면 되는 거야?”
“네.”
한성의 물음에 루루는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그녀의 대답에 한성은 계약 승인 버튼을 눌렀다.
팟!
순간 새까만 알이 변형을 일으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한성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닌가?
“뭐, 뭐야?”
갑작스러운 사태에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한성의 시야에 그림자 소환수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틴달로스가 소환 스킬로 등록되었습니다.]
[어둠의 사냥꾼, 틴달로스]
어둠 속에 숨어 사는 그림자 소환수.
프나코틱 서머너 바이블에 기록되어 있는 소환수들 중 하나이며 특정한 형체가 없는 존재다.
한 번 노린 사냥감을 놓치지 않기 때문에 사냥개라고 불린다.
한 번 계약을 맺고 나면 소환사의 그림자 속에 터전을 잡고 살며 정찰, 암살, 사냥 등 다양한 일을 담당한다.
소환사의 액티브 스킬로 등록되며 언제든지 부를 수 있다.
‘헐…….’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새까만 알은 다름 아닌 데스브링어 전용 소환수였던 것이다.
거기다 굉장히 유용해 보였다.
그리고 한번 계약을 맺기만 하면, 액티브 소환 스킬로 등록이 된다.
평소에는 소환사의 그림자 속에 숨어 살게 되며 언제든지 불러서 사용할 수 있었다.
마나나 쿨타임에 관계없이 말이다.
‘그럼…….’
여전히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리듬을 타고 있는 루루를 한성은 바라봤다.
“이제 안내해 줄래? 디아나가 어디에 있는지.”
그 말에 루루는 허리에 달린 박쥐 날개를 파닥거리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네!”
* * *
네로폴리스 근처에 존재하는 검은 숲.
검은 숲에는 다양한 몬스터들이 존재한다.
레벨도 천차만별이다.
최저 레벨이 40이고 최고 레벨은 70까지도 나온다.
그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검은 숲에 입장했다가 죽어 나오는 방문자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나마 방문자들은 죽으면 부활이라도 하지만, 켈트인들은 죽으면 끝이기에 아예 얼씬도 하지 않았다.
마족을 숭배하는 어둠의 신봉자들 외에는.
‘남쪽에서 의식이 실패했군.’
어둠의 신봉자들을 이끄는 수장, 테오도르는 눈살을 찌푸렸다. 네로폴리스 도시 남쪽에서 느껴지던 마력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예비를 두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차질이 생길 뻔했어.’
테오도르는 남쪽 담당 간부가 누군지 떠올렸다.
‘킬제든 놈. 시답지 않은 일로 실패했으면 죽음으로 갚아야 할 거다.’
오랜 세월 동안 테오도르는 비밀 의식을 준비해 왔다.
그리고 그 결실이 맺어질 때가 바로 눈앞이었다.
테오도르는 주변을 둘러봤다.
지금 그는 네로폴리스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어둠이 내려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거대한 공동묘지, 데카풀 헤카톤.
수많은 시체들이 잠들어 있는 장소다.
데카풀 헤카톤 그레이브에서 테오도르는 비밀 의식의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네로폴리스 도시 주위에서 어둠의 신봉자들이 비밀 의식을 거행 중이었다.
그 숫자는 셀라스틴이 파악하고 있는 비밀 아지트들 개수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이제 조금이다.’
어둠의 신봉자들과 함께 정체불명의 주문을 암송하며 테오도르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그 때문에 테오도르는 몰랐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디아나가 봉인되어 있는 지하 유적 신전을 향해 가고 있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 * *
“여기…… 라고?”
어안이 벙벙한 한성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진다.
“설마 이런 곳에 계셨다니…….”
셀라스틴도 한성과 다를 바 없었다.
“이쪽 이쪽!”
그리고 그들 앞에서 루루가 폴짝폴짝 뛰면서 손짓을 하고 있었다.
‘역시 판타지 게임이란 말이야.’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에 한성은 쓴웃음을 지었다.
루루의 안내를 받으며 한성은 셀라스틴과 함께 검은 숲을 통과했다.
물론 몬스터들이 습격해 왔지만 한성과 셀라스틴의 상대는 되지 않았다.
그리고 루루는 한성과 셀라스틴을 데리고 지하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한성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웅장한 지하 신전이 한성을 맞이했던 것이다.
순간 한성의 시야에서 안내 메시지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티르 나 노이 세계 최초로 히든 던전 지하 얼음 신전을 발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