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9화 (9/318)

# 9

< 내 언데드 100만 >

제 9 화  스케빈져들의 습격

네로폴리스는 50레벨이 되면 갈 수 있는 도시다.

도시 주변 몬스터들도 최소 50레벨이 넘었다.

또한, 50레벨에 갈 수 있는 도시들 중에서도 인기가 적었다.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감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네로폴리스를 찾는 방문자들은 제법 많았다.

범죄와 향락의 무법 도시였으니까.

가상현실 게임인 티르 나 노이는 자유도가 높다.

그 때문에 성인들이 즐길 콘텐츠도 많이 있었다.

그리고 아이템 먹튀나, 몬스터 막타 스틸도 가능했다.

게임 시스템으로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리얼리티를 추구한 폐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방문자들은 저러한 비매너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걸 즐기는 몰상식한 인간들이 없지는 않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즐기다 보니 별의별 미친놈들이 제법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방문자들 사이에서 싸움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네로폴리스에서 좀 떨어진 으슥한 길목에서 시시덕거리고 있는 세 명이 딱 그런 미친놈들이었다.

“아, 요즘 왜 이렇게 먹잇감이 없지?”

“그러게. 예전엔 여기서 재미 좀 봤었는데.”

“이제 다들 다른 쪽 길목으로 가나 보더라고. 이 길은 네로폴리스랑 이어져 있어서 잘 안 오나 봐.”

셋은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도 뭣 모르고 오는 호구 놈들이 꽤 있잖아. 다른 도시로 가려면 네로폴리스를 지나가야 하니까.”

2차 전직 암흑 기사 카이센은 기분 나쁜 미소를 씩 지어 보였다.

“그건 그렇지.”

그 말에 같은 암흑 기사 직업을 가진 라이칸이 낄낄거리며 맞장구쳤다.

네로폴리스는 인기는 없지만 위치는 좋았다.

50레벨이 되어서 다른 도시로 가려면 네로폴리스를 경유하거나 혹은 스쳐 지나가거나 한다.

그래서 종종 길을 잃고 네로폴리스로 이어진 길로 오는 방문자들도 제법 있었다.

“아 오늘 호구 한 놈 안 걸리려나?”

마지막으로 남은 디버프를 전문적으로 거는 마법사 마빈스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들 세 명은 PK를 전문적으로 하는 악질적인 놈들이었다.

거기다 만만하다 싶으면 일단 지르고 보는 똘끼 충만한 짓거리도 서슴지 않았다.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네로폴리스에서도 카이센, 라이칸, 마빈스를 건드리는 자들은 없었다.

네로폴리스를 휘어잡고 있는 클랜, 페스틸렌스의 일원들이었으니까.

“응?”

그때 마빈스의 눈에 어느 인물이 스캔되었다.

혼자서 길 위를 타박타박 산책을 하듯 걸어오고 있는 사람이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손목에 개인 정보 단말기 스마트 밴드워치를 차고 있었다.

‘호구다! 야생의 호구가 나타났다!’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인물을 스캔한 세 명은 한눈에 알아봤다.

게임을 처음 플레이해 보는 것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산책하듯 걸어오는 모습과 허접해 보이는 장비.

무엇보다 이 길이 범죄와 무법의 도시 네로폴리스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오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세 놈은 서로를 바라보며 씩 미소를 지었다.

*       *       *

오르카를 나선 한성은 바로 네로폴리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네로폴리스는 이번에 처음 가 보는 도시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많은 소리를 들었다.

‘분명 범죄와 무법의 도시라고 했었지?’

만약 네로폴리스가 검은 숲과 인접해 있는 도시가 아니었다면 오르카 도시의 주점 마스터를 믿지 않았을 것이다.

의심스러웠으니까.

‘거짓 정보이거나 함정이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되리라.

아무튼 한성은 오르카와 네로폴리스를 잇는 으슥한 길목을 지나가고 있었다.

길목 너머로 검은 숲이 보였다.

저주를 받아 새까만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숲.

한성은 휘적휘적 주변을 구경하며 길을 걸었다.

그리고 으슥한 길목에 방문자들로 보이는 세 명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설마 아니겠지.’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무슨 양아치도 아니고 이런 사람이 잘 지나다니지 않을 것 같은 길목에서 삥을 뜯는 미친놈들이 있을 리 없을 테니까.

그냥 길을 가다 잠시 쉬고 있는 거라 여겼다.

하지만…….

“형씨. 거기 잠깐 멈춰 보슈.”

“……?”

한성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키가 180은 넘을 것 같은 암흑기사 두 명과 그 뒤에 음침한 미소를 짓고 있는 흑마법사 같은 인물이 있었다.

마빈스가 말했다.

“가진 거 다 내놓고 꺼져.”

“…….”

한성은 말문이 막혔다.

설마 이런 곳에서 삥을 뜯으려고 하는 미친 양아치 놈들이 있을 줄이야!

한성도 블랙 레이븐에 있던 시절 미친 사냥개라고 불렸던 몸이다.

눈앞에 있는 똘끼 충만한 양아치 놈들 못지않았다.

“시체 소환.”

팟!

다짜고짜 한성은 시체를 소환했다.

한성과 양아치들 사이에 시체 3구가 나타났다.

시체 소환 스킬 레벨이 3이 되었기 때문이다.

“뭐, 뭐야?”

“해 보겠다는 거냐? 호구 놈아!”

암흑기사인 카이센과 라이칸은 각자 흑색 대검을 꺼냈다.

하지만 한성은 태연히 다음 스킬을 시전했다.

“해골 병사 소환.”

펑!

덜그럭 덜그럭.

순식간에 시체 3구에서 해골 병사, 골골이 아홉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킬이 3레벨이 되면서 시체 하나에서 해골 병사를 세 마리까지 소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뭐야, 이 자식 네크로맨서였어?”

“하필 전직을 해도…….”

“진짜 개호구 자식이었네.”

양아치 세 명은 한성이 소환한 해골 병사들을 바라보며 혀를 차거나 피식피식 웃음을 흘렸다.

흑마법사 계열 직업 중 네크로맨서는 가장 최하급이었다.

언데드 소환수들이 쓰레기였기 때문이다.

“이딴 뼈다귀 따위!”

카이센은 비웃음을 흘리며 흑색 대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골골이 1호가 뼈칼을 들이밀며 나섰다.

깡!

“어쭈, 막아?”

골골이 1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 내자 카이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단 일격에 박살 낼 심산이었는데 막힌 것이다.

“병신. 니 레벨에 저런 해골도 못 잡고 잘한다.”

뒤에서 라이칸과 마빈스가 비웃음을 흘렸다.

그도 그럴 수밖에.

그들은 레벨이 50 초반이었다.

그리고 한성을 레벨 30이 좀 넘어가는 방문자라고 생각했다.

자신들이 진다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하지 않았다.

적어도 방금 전까지는.

“전부 덮쳐.”

“골골.”

한성의 명령에 골골이들이 덜그럭거리며 달려들었다.

푸른 안광을 흘리며 달려드는 8마리의 해골 병사들의 모습에 양아치 녀석들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암흑 기사인 카이센과 라이칸이 앞으로 나섰다.

“해골 녀석들만 처리하면 게임 끝이야.”

“네크로맨서는 근접전이 약하지!”

카이센과 라이칸은 보기에도 위협적인 흑색 대검을 풍차처럼 빙글빙글 돌리며 해골 병사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캉캉캉캉캉!

골골이들 사이에서 흑색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골골이들의 뼈검에 금이 갔다.

퍼석! 퍼석!

얼마 지나지 않아 골골이들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저주와 독을 전문으로 디버프를 걸고 있는 마법사 마빈스의 역할도 컸다.

공속과 이속이 느려지고 방어력까지 깍인 골골이들은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역시 골골이들은 약하네.’

곰탕이들이었으면 지금보다 더 버텼으리라.

한성은 골골이들이 양아치 3인방들을 상대하는 동안 시체 소환을 꾸준히 하고 있었다.

어느덧 양아치들 주위에는 많은 수의 시체들이 쌓인 상황.

그리고 한성이 소환했던 골골이들도 거의 다 쓰러져갔다.

“겨우 이런 해골 따위로 우리를 막을 줄 알았냐?”

“이번엔 네놈 차례다. 호구 놈아.”

카이센과 라이칸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한성을 바라봤다.

그런 그들에게 한성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응. 잘 가.”

그 말을 끝으로 한성은 시체 폭발 스킬을 시전했다.

“콥스 익스플로젼!”

콰아아아아아아앙!

순간 양아치 삼인방 주위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시체 폭발 또한 레벨이 오르면서 위력도 올라갔다.

첫 폭발 시 지력 2.6배 데미지를 입히고, 10초간 초당 1.6% 데미지를 입혔던 것이다.

거기다 시체 숫자에 따라 지력 데미지는 중첩된다.

하지만 부패 가스 데미지는 중첩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한성의 지력은 115.

시체 한 구에 300정도 되는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다.

암흑 기사인 카이센과 라이칸은 근접 딜탱이 가능하며 생명력이 5000이 넘는다.

체력도 꽤 찍었던 것이다.

생명력은 체력 1당 50씩 늘어난다.

카이센과 라이칸은 체력을 좀 찍었지만, 마법사인 마빈스는 생명력이 낮았다.

그는 지력과 마력 위주로 스텟을 찍었던 것이다.

“크아아아아악!”

마빈스는 초기 시폭 데미지도 버티지 못하고 뻗어 버렸다.

한성이 터트린 시체의 숫자가 약 10구가 넘었기 때문이다.

“크, 크윽!”

“무슨 시폭이 이렇게 세?”

남겨진 카이센과 라이칸은 놀란 눈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설마 스킬 한 방에 자신들을 무력화 시킬 줄이야.

암흑 기사인 그들은 피통이 큰데다 방어구도 좋아서 생명력이 꽤 남았다.

하지만 보라색 부패 가스의 퍼센트 데미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생명력 회복 포션을 마약처럼 퍼마시고 있었다.

그러면서 빠르게 한성의 앞까지 돌진하듯 달려들었다.

“이 거리면 시폭은 쓰지 못하겠지.”

“근접전이면 우리가 이긴다!”

카이센과 라이칸은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한성과 그들 사이의 거리는 거의 바로 앞.

그들의 말대로 시폭은 쓰지 못하고 사실상 네크로맨서로서 한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죽창을 장비하셨습니다.]

순간 한성의 손에는 죽창이 들렸다.

“멍청한 놈! 그딴 대나무로 내 +12강 암흑멸천검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냐!”

죽창을 본 카이센이 비웃음을 흘리며 소리쳤다.

확실히 네이밍만 보면 카이센의 암흑멸천검이 강해 보였다.

하지만…….

“안 맞으면 되지.”

한성은 슬쩍슬쩍 스텝을 받으며 카이센과 라이칸의 흑색 대검을 피했다.

Miss. Miss. Miss.

“뭐, 뭐야?”

“이 자식 왜 이렇게 안 맞아?”

물 흐르는 듯이 자신들의 흑색 대검을 피하는 한성의 움직임에 카이센과 라이칸은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하긴 그럴 수밖에.

한성의 스텟은 레벨로 치면 115 수준이다.

50레벨인 카이센과 라이칸의 공격이 맞을 리 없었다.

거기다 대검은 공속이 느리다.

푹! 푹!

“끄아아아악!”

그때 카이센과 라이칸의 어깨에 죽창이 한 번씩 꽂혔다가 빠졌다.

그 일격에 카이센과 라이칸은 흑색 대검을 떨어트리며 바닥을 굴렀다.

그런 그들에게 한성은 한마디 던졌다.

“죽창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그 말이 끝난 직후,

푹푹푹푹푹!

한성의 죽창이 무자비하게 카이센과 라이칸의 몸통을 꿰뚫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