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언데드 100만-8화 (8/318)

# 8

< 내 언데드 100만 >

제 8 화  너도 한방, 나도 한 방

[축하합니다. 당신에게 히든 던전 공략 보상으로 너도 한방, 나도 한방 칭호와 죽창이 부여 됩니다.]

[당신은 히든 던전 베어 케이브를 공략할시 경험치가 +30% 추가됩니다.]

[당신은 전승 특전 붉은 유성으로 보상이 300% 증가합니다.]

[죽창 3개를 얻었습니다. 다음부터 히든 던전을 재공략할 시 경험치가 +90% 증가합니다.]

[레벨이 2올랐습니다.]

“대박이다!”

안내 메시지를 확인한 한성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히든 던전 공략 보상이 생각보다 좋았던 것이다.

‘설마 칭호 보상이 뜰 줄이야.’

칭호는 티르 나 노이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대부분 칭호 능력은 부족한 스텟 능력을 올려 주기 때문이다.

사실 레벨 업 시 주어지는 5스텟 포인트는 적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 때문에 스텟 하나 차이가 제법 컸다.

그리고 히든 던전에서 보상으로 나온 칭호 능력은 대부분 좋은 편이었다.

자세한 건 직접 칭호를 알아봐야 하지만 말이다.

“죽창도 받았네.”

히든 던전 공략 보상으로 한성은 칭호뿐만이 아니라 죽창까지 받았다.

그것도 무려 세 개나.

[너도 한방, 나도 한방.]

타입: 칭호.

등급: 레어.

옵션: 근력+15%. 지력+15%.

설명: 너도 한방, 나도 한방.

한방 데미지를 노릴 수 있게 해준다.

물리 데미지를 높여 주는 근력과 마법 데미지를 높여 주는 지력이 증가한다.

“와, 퍼센트 옵션이네?”

대박이었다.

설마 %단위로 스텟을 올려 주는 칭호였을 줄이야!

그것도 공격 데미지와 밀접한 근력과 지력 스텟을 말이다.

50~55레벨 사이의 히든 던전에서 나온 칭호치고는 굉장히 좋다고 볼 수 있었다.

“다음은 죽창인가?”

한성은 피식 웃으며 죽창 무기를 확인했다.

[만인 앞에 평등한 대나무 창.]

타입: 창.

레벨: 50.

형태: 길이 1m. 재질 대나무.

등급: 레어.

옵션: 방어 무시 데미지.

내구도: 1000/1000.

설명: 만인 앞에 평등한 대나무 무기.

50레벨부터 장착이 가능하며, 방어 무시 데미지를 넣는다.

“흠. 이것도 괜찮네?”

죽창은 다른 무엇보다 옵션이 좋았다.

50레벨이라면 상당히 쓸 만했다.

거기다 지금 한성은 이렇다 할 무기가 없었다.

아직 장비를 구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르카 도시에 있는 경매장이나 무기장 및 방어점에 쓸 만한 장비가 있으면 살 생각이었다.

골드는 충분히 벌어 놓았으니까.

그 외에도 던전 클리어 시 추가 보너스 경험치도 나쁘지 않았다.

“이제 확인은 거의 다 끝난 것 같네.”

히든 던전 베어 케이브를 클리어한 한성은 당초 목적대로 오르카 도시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       *       *

히든 던전에서 나온 한성은 바로 오르카 도시로 향했다.

오르카로 향하는 도중 필드 몬스터들과 맞닥뜨렸지만 죽창으로 몇 번 찌르니 알아서 죽었다.

죽창은 몬스터 앞에서도 평등하다는 걸 깨달으며 한성은 오르카 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도 참 오랜만에 오네.”

초보자 마을과는 비교도 할 수도 없이 넓다.

아르센 왕국 도시 중 하나인 오르카.

20레벨이 되면 올 수 있는 수많은 도시들 중 하나로 방문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주변 사냥터가 좋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장비는 좀 더 있다가 사야지.”

오르카 도시 주변 사냥터의 몬스터들은 레벨이 낮았다.

비록 한성의 장비가 허름해도 충분히 상대하고도 남았다.

거기다 검은 숲에서 디아나를 만나면 전용 장비를 지급해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무기일지 방어구일지 아직 알 수 없으니 장비는 나중에 천천히 맞출 생각이었다.

오르카는 검은 숲에 가기 위한 통과 의례에 지나지 않았다.

“변한 게 없네.”

한성은 오르카 도시의 대로를 따라 걸으며 향수에 잠겼다.

전승을 하기 전 파이터로 전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르카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오르카 도시는 변함이 없었다.

한성은 오르카 도시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보통 필드나 던전 몬스터들의 머리 위에는 레벨과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머리 위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유저들이라고 할 수 있는 방문자들은 서로 정보공개를 하지 않으면 머리 위에 레벨이나 캐릭터명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것은 티르 나 노이 세계의 원주민들인 켈트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문에 겉모습만 보면 방문자들과 켈트인들은 서로 구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방문자들과 켈트인들은 큰 차이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손목에 개인 정보 단말기, 스마트 밴드워치가 있느냐 없느냐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티르 나 노이의 방문자들은 손목에 착용한 스마트 밴드워치를 통해서 음성 인식이나 터치로 상태 창, 스킬, 인벤토리 등등 모든 게임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었다.

크기도 조절이 가능하다.

평소에는 팔찌로 만들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정보를 확인할 때는 조작 패널이 홀로그램 형식으로 나와서 터치를 하거나 음성 인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

순간 한성은 입고 있던 망토의 후드를 재빨리 머리에 깊게 눌러썼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오르카 도시의 큰길에 붉은 갑옷을 입은 인물 세 명이 걸어오고 있었다.

문제는 그들의 붉은 갑옷에 새겨져 있는 세 발 까마귀의 문장.

블랙 레이븐 클랜의 상징이었다.

‘어째서 블랙 레이븐 놈들이…….’

후드로 가린 한성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와 동시에 가슴이 쿵쾅거렸다.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바로 코앞에 있었다.

코너 지점에서 나타난 터라 미처 발견이 늦었던 것이다.

거리는 약 5미터 정도.

이 거리에서 몸을 돌리기에는 너무 가까웠다.

그들의 눈에 띌 만한 행동은 자제하는 편이 좋았다.

즉,

‘이대로 지나친다.’

한성은 침을 꿀꺽 삼켰다.

다행히 눈앞에 있는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은 추적자들이 아니었다. 그리고 레벨도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으며, 블랙 레이븐 클랜에서 거의 말단 같아 보였다.

하지만 만에 하나 자신의 정체를 눈치채는 날에는 상황이 꼬여 버린다.

자신의 위치가 블랙 레이븐 클랜이 알게 되는 순간 추적자들이 붙을 테니까.

분명 가장 먼저 카슈발이 눈이 벌게져서 추적자들을 이끌고 나타날 터.

한성에게 한 번 몰살당한 전적이 있으니 말이다.

한 걸음. 두 걸음.

점점 더 블랙 레이븐 클래원들이 다가온다.

“…….”

긴장감에 입안이 바짝바짝 마른다.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후드를 한층 더 깊게 눌러쓰며 한성은 자신을 다독였다.

티르 나 노이 게임 속에서 후드를 뒤집어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그 때문에 후드를 쓰고 있다고 해도 의심 받을 일은 없었다.

‘이대로 지나가기만 하면……!’

아무 일 없이 끝날 뿐이다.

순간,

“잠깐.”

“……!”

등 뒤에서 블랙 레이븐 클랜원들 중 한 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뭐지? 설마 들킨 건가?’

긴장된 얼굴로 한성은 뒤를 돌아봤다.

“아, 아저씨. 왜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고 그래요? 다시 주워 가세요.”

“아, 뭐 버릴 수도 있는 일이지. 치우면 되잖아.”

슬쩍 뒤를 돌아보니 블랙 레이븐 클랜원 세 명이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내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아오, 이 망할 까마귀 놈들이!’

한성은 차마 입 밖으로 욕을 내뱉지 못하고 속으로 삼켰다.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을 불렀던 것이다.

‘두고 보자, 블랙 레이븐 놈들아.’

이를 악물며 한성은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며 큰길에서 벗어났다.

*       *       *

‘그나저나 디아나를 어떻게 찾아낸다?’

한성은 오르카 도시의 주점에 와 있었다.

알다시피 가상 현실 게임, 티르 나 노이는 불친절하다.

게임사인 오딘이 리얼리티를 강조한 덕분에 가이드라인이라는 게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티르 나 노이 세계의 원주민들인 켈트인들과 방문자들의 관계도 단순히 게임 속 유저들과 NPC가 아니다.

실제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단순히 생각한다면 유저들은 말 그대로 티르 나 노이 세계를 방문했다고 생각하면 되었다.

단지, 게임 시스템을 쓸 수 있다는 것만 다를 뿐.

그 때문에 방문자들은 켈트인들의 신뢰를 얻는 게 중요했다.

그래야 정보나 미션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방문자들끼리도 자신이 공략한 미션 내용을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현재는 많은 정보가 풀려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 풀리지 않은 숨겨져 있는 정보들도 많았다.

검은 숲의 은자가 그런 경우였다.

‘검은 숲에 살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닥치는 대로 찾을 수도 없고…….’

히든 직업 설명에서 검은 숲의 은자, 디아나가 어디에 있는지 나와 있긴 했다.

하지만 검은 숲은 광대하다.

그녀는 은자, 즉 산야에 묻혀 숨어 사는 사람이다.

무턱대고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박에 없었다.

‘일단은 검은 숲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게 먼저지.’

그리고 도시에서 가장 많이 정보가 모이는 장소가 바로 주점이었다.

왁자지껄한 시끄러운 분위기.

방문자들도 있고 켈트인들도 상당수 술을 마시며 떠들고 있었다.

한성은 주점에서 검은 숲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       *       *

“흠. 네로폴리스 도시라…….”

주점에서 나선 한성은 턱을 쓰다듬었다.

사실 한성은 큰 기대를 가지지 않았다.

주점은 정보라기보다 소문만 무성한 경우가 많았으니까.

그래서 정보 길드를 통해서도 알아보려 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주점에서 잭팟이 터졌다.

“설마 네로폴리스 도시와 검은 숲이 연관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주점 마스터를 통해서 한성은 검은 숲의 은자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았다.

네로폴리스 도시에 검은 숲의 은자에 대해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을 주점 마스터가 추천해 주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정보료로 1000골드가 날아갔다.

하지만 주점 마스터의 말대로 네로폴리스가 도시에 가서 검은 숲의 은자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면 나중에 보상을 좀 더 줄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만약 거짓 정보인 것도 모자라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것이라면…….

“골골이로 만들어 버리면 되지.”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오르카 도시의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오르카 도시 주점 뒤 켠.

그곳에 주점 마스터 빈센트가 마나 통신구를 통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네. 그렇습니다. 디아나 님을 찾는 수상한 놈을 네로폴리스 도시로 보냈습니다.”

- 잘했다. 뒤는 우리가 맡도록 하지.

“네.”

그 말을 끝으로 통신은 끝났다.

통신을 끝낸 빈센트는 파이프 담배를 꺼내더니 입에 물었다.

“내 살다 살다 검은 숲의 마녀를 찾는 놈이 있을 줄은 몰랐네. 제물로는 안성맞춤이겠군. 이놈 덕분에 나도 이제 그들의 일원이 될 수 있겠어.”

빈센트는 히죽 웃었다.

자신을 찾아온 호구처럼 생긴 방문자 덕분에 일이 잘 풀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 다른 쪽에도 연락을 넣어 볼까?”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통신구를 꺼낸 빈센트는 어디론가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그 행동이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인지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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