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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데드 100만-7화 (7/318)

# 7

< 내 언데드 100만 >

제7화  히든 던전 보스, 죽창팬더

히든 던전은 이름 그대로 곰들 천지였다.

온갖 종류의 곰들이 지하 동굴 던전 안에서 서식 중이었던 것이다.

크허어어엉!

덩치가 3미터나 되는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가 한성을 노려보며 포효한다.

그 뒤로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가 두 마리나 더 있었다.

“아이언 스킨.”

순간 한성의 전신이 강철처럼 단단해졌다.

그 상태로 한성은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투쾅!

강철처럼 단단해진 한성의 주먹이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의 명치에 꽂혀 들어가며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그 일격에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의 거대한 덩치가 들썩거렸다.

크허어어엉!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는 포효를 지르며 한성을 내려다봤다.

“역시 한 방으로는 안 되는 군.”

그렇다면.

한성은 숨을 들이마시며 몸을 젖혔다.

그 직후,

퍼버버버버버벅!

한성의 양 주먹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의 정면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쉴 새 없이 기관포처럼 쏟아지는 일격!

끼잉. 끼이잉. 끄으으응.

얼굴, 가슴, 배를 향해 쏟아지는 묵직한 일격에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는 신음성을 흘리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빠악!

마지막으로 한성의 강렬한 일격이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의 머리를 강타했다.

크허어어어어엉.

쿠우우우웅.

힘이 빠진 듯한 긴 울음소리와 함께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가 천천히 무너졌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Lv52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520골드를 획득합니다.]

[당신은 전승 특전 붉은 유성으로 보상이 300% 증가합니다. 1560골드를 획득합니다.]

“할 만하네.”

한성은 씩 미소를 지었다.

본래 아이언 스킨은 방어용 스킬이었다.

전신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어 적들의 공격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걸 한성은 역발상으로 공격에 활용한 것이다.

“해골 병사 소환.”

퍼엉!

바닥에 쓰러져 있는 애꾸눈의 그리즐리 베어 시체가 터져 나가면서 해골 병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

그리즐리 베어 시체로 탄생한 해골 병사는 포스가 남달랐다.

일단 덩치가 일반 해골 병사보다 더 컸으며, 얼굴에 안대가 대어져 있었다.

“소재가 되는 시체의 영향을 받는 건가?”

아마 데스브링어가 히든 직업이라 그런 모양이었다.

일반 네크로맨서였다면 인터넷 댓글에서 말하던 것처럼 비리비리한 해골 병사가 탄생했을 것이다.

“그럼 가 볼까?”

한성은 전방을 바라봤다.

아직 그리즐리 베어가 두 마리 남아 있었다.

남은 그리즐리 베어는 자신들의 사냥감이 강하다고 판단했는지 섣불리 달려들지 않고 상황을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한성은 애꾸눈 그리즐리 베어에서 태어난 해골 병사를 슬쩍 바라봤다.

“가자, 곰탕 1호야. 곰탕 2호, 3호도 만들어야지.”

한성은 히든 던전에 존재하는 곰들을 전부 해골로 바꿀 작정이었다.

한성은 애꾸눈 그리즐리 베어에서 탄생한 해골 병사를 앞세우고 그리즐리 베어를 향해 달려들었다.

*       *       *

히든 던전 베어 케이브 내부로 진입하는 동안 한성은 그리즐리 베어 시체를 베이스로 해골 병사, 곰탕 시리즈들을 만들어 냈다.

확실히 소재가 달라서 그런지, 시체 소환으로 만든 해골 병사보다 더 강했다. 그리고 던전 내부로 들어갈수록 한성의 군세는 점점 더 늘어났다.

지금만 해도 한성의 해골 병사들의 수는 서른을 넘어갔다.

무장은 뼈칼 하나밖에 없었지만, 기본 골격이 강했기에 히든 던전에 존재하는 베어 몬스터들을 어느 정도 상대할 수 있었다.

초반에는 한성이 전면에 나섰지만, 나중에는 수가 많아지니 해골 병사들이 알아서 베어 몬스터들을 잡았다.

한성은 뒤에서 보조만 해 주었을 뿐이었다.

“이제 보스 룸이군.”

히든 던전 최심부.

거대한 문 앞에서 한성은 심호흡을 한차례 했다.

베어 케이브의 보스 몬스터가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공략 보상도 알 수 없었다.

다만, 히든 던전이니 일반 던전보다 보상이 좋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쿠구구궁.

한성은 눈앞에 있는 거대한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 이건?”

보스 룸으로 들어간 한성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일단 보스 룸은 꽤 넓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믿기지 않게도 주변에 거대한 대나무들이 서 있었다.

마치 대나무 숲에 들어온 것 같았다.

그리고 보스 룸 입구에서 대나무 숲 중심에 있는 거대한 공터와 길이 이어져 있었다.

한성은 곰탕들을 이끌고 공터를 향해 다가갔다.

으적으적. 질겅질겅.

공터 중심부에서 곰 한 마리가 등을 보이고 자리에 앉은 채 대나무를 씹어 먹고 있었다.

“…….”

보스 몬스터의 머리 위에 뜬 명칭을 확인한 한성은 할 말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그때 대나무를 씹고 있던 죽창팬더가 한성을 돌아봤다.

퉤.

한성을 본 죽창팬더는 입에서 씹고 있던 대나무를 내뱉었다.

그리고 껄렁껄렁한 얼굴로 한성을 노려보며 또 다른 대나무를 와일드하게 물어뜯었다.

질겅질겅.

죽창팬더는 대나무를 씹으며 기분 나쁜 표정으로 한성을 바라봤다.

인상을 팍 쓰며 한성을 노려보는 죽창팬더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마치 ‘이 대나무처럼 너도 씹어 줄게’라고 말하는 듯이.

‘성격 진짜 더러워 보이네.’

한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퉤.

그때 죽창팬더가 침을 한 차례 더 내뱉더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크다.’

몸을 쭉 핀 죽창팬더의 키는 무려 5미터에 달했다.

크허어어어어엉!

순간 뜬금없이 죽창팬더가 포효를 내질렀다.

갑작스러운 괴성에 한성은 눈살을 찌푸렸으며, 곰탕들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크릉. 크릉.

한 차례 포효성을 내지른 죽창팬더는 히죽히죽 웃었다.

한성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놈의 곰이 무슨 약이라도 쳐 먹었나. 왜 쳐 웃고 지랄이야?”

한성은 기가 막힌 표정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슥.

그때 죽창팬더가 옆에 있던 대나무를 집어 들었다.

대나무 끝은 날카롭게 깎여져 있었다.

죽창이었다.

만인 앞에 평등한 죽창을 장비한 죽창팬더는 한성을 향해 손가락을 까닥까닥거렸다.

그 모습을 본 한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재롱은 동물원에서나 떨어라, 미친 팬더 새끼야.”

한성은 일단 곰탕 세 마리를 앞으로 내보냈다.

죽창팬더가 어떤 행동을 보일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퉁! 퉁!

곰탕들이 다가오자 죽창팬더는 두 발로 서서 스텝을 밟으며 제자리 뛰기를 시작했다.

5미터의 거구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민첩한 움직임.

터어엉!

죽창팬더는 제자리를 박차며 곰곰탕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슉! 팡! 슉! 팡!

죽창이 허공을 가르며 곰탕들에게 찔러져 들어갔다.

죽창의 위력은 대단했다.

단 한 방에 곰탕들이 터져 나갔으니까.

“미친 무슨 놈의 공격력이 저래?”

아무리 히든 던전이 공략하기 힘들고, 해골 병사 소환 스킬 숙련도가 낮다고는 해도 설마 한 방에 박살이 날 줄이야.

만인 앞에 평등한 죽창의 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전부 달려들어!”

한두 마리씩 찔끔찔끔 보내 봤자 각개격파될 뿐이었다.

그래서 아예 남아 있는 모든 곰탕들을 죽창팬더에게 보냈다.

“곰곰.”

한성의 명령에 곰탕이들은 가타부타 없이 죽창팬더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베이스가 곰이라서 두려움이 없는 듯 했다.

크허어엉!

그때 죽창팬더가 포효를 내지르더니 앞발을 하나 내밀었다.

스르르륵.

그러자 주변에 널브러져 있던 대나무들이 솟구쳐 올랐다.

죽창들이었다.

36개의 날카로운 대나무 창들.

대나무 창들은 죽창팬더의 머리 위에서 3열로 떠올라 곰탕들을 노렸다.

“미친, 설마?”

한성은 뜨악한 표정으로 죽창팬더를 바라봤다.

슈슈슈슈슉!

아니나 다를까, 죽창들이 파공성을 내며 곰탕들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파바바바박! 퍼버버버벙!

죽창의 공격을 받은 곰탕들은 여지없이 터져 나갔다.

뼛조각들이 사방으로 비산하고, 해골 병사 머리들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그 속에서 죽창을 손에 든 팬더는 한성을 바라보며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콥스 익스플로젼(Corpse Explosion)!”

콰콰콰콰쾅!

순간 곰탕들의 뼛조각에 둘러싸이다시피 한 죽창팬더 주변에서 대폭발이 일어났다.

해골 병사들도 일단 시체다.

시폭 스킬로 폭발시킬 수 있었다.

약 서른 마리에 가까운 해골 병사들이 폭발하면서 죽창팬더는 적지 않은 데미지를 입었을 것이다.

“해치웠나?”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연기와 보라색 부패 가스를 바라보며 한성은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마법의 단어를 내뱉고 말았다.

크아아아아아앙!

역시나 보라색 부패 가스 속에서 죽창팬더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쳇. 끈질기면 여자들한테 인기 없는 것도 모르나.”

한성은 혀를 차며 죽창팬더를 바라봤다.

지금 한성의 스텟은 115레벨 수준이다.

아무리 죽창팬더가 히든 던전의 보스라고 해도 레벨이 55밖에 되지 않는다.

시폭 큰 거 한 방에 충분히 골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도 죽창팬더는 시폭을 버텨 낸 것이다.

비록 생명력이 바닥인 상태에서 부패 가스 때문에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입고 있었지만.

툭. 데구르르.

그때 한성의 발 앞으로 대나무 작대기가 굴러 들어왔다.

한성은 대나무를 주워 들었다.

[만인 앞에 평등한 대나무 창(이벤트)]

타입: 창.

최소 요구 레벨: 55.

형태: 길이 1m. 재질 대나무.

등급: 유니크.

옵션: 방어 무시 데미지. 죽창팬더에게 추가 50% 데미지. 일회용.

설명: 너도 한방, 나도 한방. 만인 앞에 평등한 죽창 무기. 오직 히든 던전 베어 케이브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도 없다. 한 번 사용하면 사라진다.

“헐. 방어 무시라니…….”

어쩐지 공격력이 강하더라니.

거기다 1회용 유니크 무기였다.

한 번 쓰면 끝이었다.

하지만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죽창팬더에게 추가로 50%나 되는 데미지를 입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성은 죽창을 꽉 움켜쥐며 전방을 바라봤다.

보라색 가스 속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죽창팬더의 모습이 보였다.

“이걸로 끝이다.”

한성은 죽창에 디지즈 스킬을 시전했다.

디지즈는 그냥 바로 시전할 수 없으며 매개체, 즉 화살이나 검, 창 등등에 걸어서 상처를 입혀야 발동시킬 수 있었다.

디지즈 스킬을 시전하자 죽창 끝에서 노란빛이 흘러나왔다.

한성은 그대로 죽창팬더를 향해 대나무 창을 집어 던졌다.

쌔애액! 퍼억!

크헝!

대나무 창은 죽창팬더를 관통했다.

방어 무시 데미지에, 디지즈의 스킬 데미지까지 동시에 들어갔다.

크어어어어엉!

결국 만인 앞에 평등한 대나무 창 공격에 죽창팬더는 쓰러지고 말았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히든 던전 베어 케이브의 보스 죽창팬더를 처치하셨습니다. 보상으로 5500골드를 획득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히든 던전 베어 케이브를 최초로 클리어하셨습니다! 베어 케이브가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에게 히든 던전 공략 보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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