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던전은 노다지다 (4).
최형석은 굳은 얼굴로 강현을 노려보았다.
“…….”
자신의 정체를 들켰기 때문일까?
검은 투구 속 강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머더러였던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던진 말이 핵심을 찌른 모양이었다.
보스 방 앞까지 오는 동안 일행들과 조심스럽게 눈빛을 교환했기에 그가 검을 뽑아 들자 일행들은 재빠르게 강현을 반원형으로 포위했다.
하지만 최형석은 알고 있었다.
‘이 전력으로는 풀 도핑한 놈을 이길 수 없어.’
그렇기에 장소를 보스 방 앞인 이곳으로 잡은 것이었다.
강현의 버프가 풀리는 순간을 노려 그에게 기습을 가하기 위해.
‘크게 한 방을 날리고 놈이 주춤한 사이 보스 방을 돌파해 던전 코어를 파괴한다.’
풀 도핑한 강현은 두껍고 단단한 중갑과 방패 그리고 강력한 힘으로 거대 개미들을 압살했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헌터들에 비하면 느렸다.
최형석은 버프가 풀리는 순간을 노려 기습한다면, 강현을 죽일 수는 없더라도 다시 버프를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게만 되면 내가 놈을 막을 수 있고, 그동안 다른 세 명이 코어를 부순다면 탈출할 수 있다.’
코어가 부서진 던전 내부엔 사람이 머물 수 없고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던전 입구로 강제 전송이 된다.
던전 입구엔 게이트 키퍼도 있고, 각성자 센터의 직원도 있으며 던전 청소부와 헌터들도 있을 터.
‘보는 눈이 많으니 경거망동하지는 못할 테지.’
그렇게 머릿속으로 계획을 정리한 최형석이 입을 열었다.
“해찬아. 큰 거로 한 방 준비해줘.”
“네. 형.”
최형석의 말에 이해찬이 굳은 얼굴로 마법을 만들어 냈다.
그의 손 위에서 타오르는 붉은 화염구. 이해찬의 주력 스킬인 파이어볼이었다.
그것을 확인한 최형석이 이루미와 팽호를 돌아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해찬이가 파이어볼을 날리는 즉시 해찬이를 데리고 코어를 파괴하러 가세요.”
“너는?”
걱정스러운 이루미의 물음.
“나는 이곳에서 놈을 막을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최대한 빨리 코어를 파괴해줘.”
비장한 최형석의 대답에 이루미와 팽호는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리더인 최형석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계획을 세운 것인지 백분 공감했기 때문이다.
“나만 믿게. 내가 최대한 빨리 코어를 파괴할 테니.”
팽호의 단단한 목소리에 최형석은 무겁게 머리를 끄덕였다.
***
‘대체 뭐지 이 병신들은?’
내가 저지른 잘못이긴 했지만, 버프 포션과 스크롤을 써가며 몬스터를 처치해 줬다.
어디 그뿐인가?
서포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마나석 채취도 해줬다.
일단 서포터로서 이 던전에 들어온 거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나한테 칼을 들이댄다고?’
어이가 없었다.
나는 한 번의 전투에 9억 원어치의 버프를 사용했다. 저들이 가진 아이템이라고 해봐야 모두 합쳐서 고작 12억 원 정도.
게다가 중고.
내가 이들을 죽이고 아이템을 갈취한다 해도 사람을 죽여서 취득한 아이템이니 일반적인 아이템 거래는 불가능하다.
각성자 스토어 전산에 구매기록이 남아 있을 테고 그건 각성자 센터와 연동되니까.
한마디로 개인 거래나 오프라인 블랙마켓에 팔아야 한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아이템 가격은 더 내려간다.
저들 말처럼 내가 머더러라 치더라도 지금 저들을 공격하는 건 손해라는 소리다.
‘계산이 안 돼?!’
내가 머더러였다면 아까 몬스터들이 몰려왔을 때 공격을 했을 텐데 말이다.
역시 사람은 뭔가에 집중하면 논리 회로가 고장 나나 보다.
‘고장 난 건 고쳐 줘야지! 주먹으로!’
이런 취급을 받고 가만히 있으면 그건 상병신에 호구다.
나는 등 뒤로 손을 움직여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냈다.
나의 손에 들린 건 두 장의 스크롤.
이럴 때를 대비해 준비한 아이템이다.
내가 그렇게 준비를 하는 사이 최형석과 그 파티원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결의를 다졌다.
‘작전을 짜려거든 안 들리게 짜든가. 이 등신들아.’
동굴에 울려, 내 귀까지 잘 들리게 작전을 짜면서 저렇게까지 비장할 건 또 뭐람?
분명 소곤거리는 목소리지만 내 귀엔 그들의 목소리가 너무도 선명하게 들렸다.
아까 전 사용한 버프 스크롤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나 보다.
나는 그렇게 그들이 작전을 짜는 동안 조용히 스크롤을 찢었다.
나에게 칼을 들이댄 이상, 저들은 적이다.
그리고 나는 내 것을 뺏기는 걸 무척이나 싫어한다.
오해가 조금 있는 것 같지만 그건 일단 쥐어박고 나서 풀면 될 일이다.
내가 힘이 없으면 모르지만 지금 나는 힘을 가지고 있고 저들보다 강하니까.
그리고 내게 칼을 들이댔다는 건 나를 죽일 의도가 있다고 봐도 무방한 거니까.
두 개의 스크롤이 찢어지고,
번쩍.
붉은빛과 검은색 빛이 생성돼 날아올랐다.
붉은빛은 나에게, 검은빛은 적들에게.
그제야 이변을 눈치챈 최형석이 기겁하며 외쳤다.
“전투준비!!”
하지만 거기까지다.
파티원들을 향해 날아간 검은빛이 4개로 분산돼 그들의 몸에 스며들자 싸움을 준비하려던 그들의 몸이 덜컥 멈춰버렸다.
무급 마법.
봉쇄(封鎖)저주.
저들이 E급 각성자였거나 하다못해 저주방어 아이템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통하지 않는 ‘저주’지만 고작해야 F급 헌터인 저들에게 그걸 바라는 건 무리다.
저주방어 아이템도 꽤 고가거든.
“어?”
이해찬은 자신을 제외하고 모두 저주에 걸린 모습을 보며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 이해찬의 목에 착용한 목걸이가 푸르게 빛났다.
그 장면을 목격함과 동시에 나에게 스며드는 붉은 빛,
이 역시 무급 마법이다.
이해찬처럼 혹여 저들이 저주에 걸리지 않는 상황을 대비해 사용한 스크롤이다.
광전사(Berserker).
잠시 후 상황을 파악한 이해찬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허공에서 마주치는 시선.
그는 재빠르게 양 손위에서 타오르고 있던 두 개의 화염구를 나를 향해 던졌다.
그 순간 붉은빛이 온전히 내 몸에 스며들고.
“크아아아!”
치밀어 오르는 광기에 내 입에선 짐승의 울음 같은 괴성이 토해져 나왔다.
버서커의 효과로 나의 모든 신체 능력치는 다섯 배로 뻥튀기됐고.
날아오는 화염구를 피하며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이해찬을 비롯한 놈들을 향해 날아갔다.
“크하하하!”
광기에 물든 웃음을 터트리며.
***
버서커의 효과 지속 시간은 5분.
5분 만에 최형석의 파티는 강현에게 개박살이 났다.
허억. 허억.
끄으으으.
5분이 지나고, 강현을 포함한 다섯 명 모두는 바닥을 뒹굴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전투는 압도적인 강현의 승리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가 바닥을 뒹굴고 있는 이유는 그가 사용한 버서커 스크롤의 부작용 때문이었다.
“끄으으.”
마지 작은 개미들이 내부에서 몸을 갉아 먹는 것 같은 끔찍한 고통.
강현은 그런 고통 속에서 가까스로 인벤토리를 열어 포션을 들이켰다.
최상급 포션이 그의 목울대를 타고 넘어가 몸속으로 퍼져나가며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의 체력을 채워 줬다.
텅.
투구를 벗어 던진 강현이 바닥에 널브러진 채 신음을 흘리는 최형석의 파티를 바라봤다.
“어디다 칼을 들이대는 거야? 짜증 나게.”
처참하게 부러지고 꺾인 팔과 다리, 그들의 입과 몸에서 흘러내린 붉은 핏물이 질퍽하게 땅을 적시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을 위협받은 강현은 지금 극도로 감정적인 반응을 내보이고 있었다.
물론 버서커 스크롤의 후유증이 겹친 것도 있었고.
그렇게 정신을 차린 강현은 몸을 일으켰다.
파티의 봉쇄저주가 풀리려면 아직 4분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다.
컥.
커컥!
그렇기에 저들은 저렇게 피를 흘리면서도 포션 하나 마시지 못한 채 바닥을 뒹굴고 있다.
봉쇄저주는 대상의 모든 행동을 제약하니까.
강현은 그런 네 사람을 내려다보며 인벤토리를 열어 포션을 마시고 스크롤을 찢었다.
휘황찬란한 빛무리가 그의 몸에 스며들며 버서커 스크롤의 후유증으로 늘어졌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네.”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두통이 사라지자 강현은 훨씬 멀쩡한 정신으로 주변을 살필 수 있었다.
여기저기 패이고 뜯겨나간 동굴의 바닥과 벽면.
그가 얼마나 거칠게 날뛰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였다.
“와 이거 두 번 쓸 건 못 되는구나. 머리 빠개지는 줄 알았네.”
강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최형석에게 다가갔다.
“왜 그랬어?”
강현은 핏발이 선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최형석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저지른 일이긴 하지만, 몰려온 몬스터도 당신들 도움 없이 혼자 다 정리했고, 그렇게 눈치를 주길래 마나석 채취까지 해 줬는데… 상식적으로 내가 머더러라는 게 말이 돼?”
쿵쿵.
강현은 답답한 듯이 자기 가슴을 두드렸다.
“그래. 니들 말대로 내가 머더러라고 치자. 그럼 아까 개미들 몰려왔을 때 앞으로 나서서 혼자 싸우지 않았겠지. 굳이 내 손을 더럽힐 필요도 없이 개미들이 당신들을 죽여줄 텐데. 그럼 그냥 기다렸다가 개미들 처리하고 당신들 아이템 챙겨서 코어 파괴하고 탈출하면 끝나는 거잖아. 아니야?”
순식간에 말을 쏟아낸 강현은 싸늘한 눈으로 최형석의 눈동자를 직시했다.
봉쇄저주 효과 남은 시간 2분.
이제 결정을 할 시간이다.
“결정해. 이대로 죽을지, 아님. 대화해 볼지.”
강현의 말에 최형석은 눈동자를 아래로 굴렸다.
“살고 싶다는 거지?”
그 물음에 다시 눈동자를 아래로 굴리는 최형석.
그런 최형석의 모습에 강현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최형석의 오해처럼 아이템을 노린 머더러도 아니고 살인에 미친 살인광도 아니었으니까.
사실 급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처참하게 쥐어패지도 않았을 거다.
만에 하나라도 이들이 저주방어 아이템을 가지고 있으면 봉쇄저주는 막힐 테고 그랬다면 바로 전투가 이어졌을 테니까.
다행히 이해찬을 제외한 나머지는 저주에 걸렸고.
이해찬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내게 파이어볼 두 방 날린 정도가 그의 최선이었으니까.
그런 상황을 대비해 사용한 버서커 스크롤이 이런 장면을 만들어 낸 것뿐.
강현은 이들을 이렇게 만신창이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정당방위인 거야. 먼저 나한테 칼을 들이댄 건 당신들이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덧붙인 강현의 말에 최형석은 다시 눈동자를 아래로 굴렸다.
그도 강현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애초에 머더러라면 이런 제안을 할 시간에 심장에 칼을 꽂았겠지.’
***
조용한 침묵이 내려앉은 보스 방 앞.
“아. 저…. 죄송합니다. 강현 씨. 저희가 오해했었습니다.”
그 불편한 침묵을 깬 것은 파티의 리더인 최형석이었다.
그는 지금 민망함에 고개도 못 들고 있었다.
최형석은 이해찬에게 강현이 쓴 마법 스크롤이 무(無)급 봉쇄저주같다는 말을 들었다.
무급 아이템은 사용자에 따라 그 등급이 달라지는 아이템을 말한다.
80년의 세월을 거치며 메이커들은 아이템 제작 방식을 정립(定立)했다.
각성자들의 급이 정해진 다음에야 그 급에 맞는 아이템의 등급이 정해진 것.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템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부분이기도 했다.
그것은 아이템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마나를, 아이템을 착용한 각성자에게서 끌어오기 때문이었다.
E급을 기준으로 설명을 하자면 각성자 센터에서 정한 E급 각성자의 기준은 체내 마나 1000이다.
그리고 모든 E급 아이템은 그 1000의 마나를 기준으로 두고 제작된다.
즉 마나 999를 지닌 F급 헌터도 E급 아이템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온전히 제 성능이 발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무급의 아이템은 정반대의 개념으로 제작된 것들이다.
A급 각성자가 사용하면 A급의 성능을 발현하고 사용자가 F급이면 F급의 성능을 발현하는 아이템.
최형석은 이해찬에게서 이런 아이템들은 돈이 많아도 사기가 힘들다는 점도 전해 들었다.
매물 자체가 별로 없으니까.
S급이 사용하면 S급 아이템이 되는 물건을 누가 매물로 내놓겠는가.
강현이 사용한 두 장의 스크롤이 일반 아이템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급이어도 소모성 아이템이라 어느 정도 유통이 되고 있다는 사실 정도?
일회용 스크롤 한 장에 10억 정도 한다는 설명을 들었을 땐 저도 모르게 ‘헉’소리가 나왔다.
강현은 자신들을 제압하기 위해 20억을 쓴 셈이니까.
머더러 들의 목적이 다양하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금전이 목적이었다.
저렇게 비싼 아이템을 물 쓰듯 쓰는 강현이 머더러일 가능성은 현저히 낮았다.
거기에 강현은 이미 두 번이나 자신들을 살려줬다.
막말로 강현이 진짜 머더러였다면 자신을 포함해서 지금 이곳에 숨 쉬고 있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질투.
부러움.
최형석은 자신이 그런 판단을 내렸던 밑바닥엔 그런 감정이 섞여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렸을 리 없으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최형석은 진심으로 강현에게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
그전에 일어났던 상황이 어쨌든 이번 일은 자신의 판단 실수로 벌어진 일이니까.
나는 그런 최형석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내가 힘이 없었다면 이렇게 사과를 받을 수 있었을까?’
아닐 것이다.
‘아마 머더러로 오해받아 이곳에서 죽거나. 밖에서 각성자 경찰에 잡혀갔겠지.’
잡혀간다 해도 각성자 센터에서 조사관이 오면 무혐의로 풀려났을 테지만, 불쾌한 건 불쾌한 거다.
오해와 오해가 겹쳐 일어난 일이지만 불쾌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내가 가만히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이루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런데 던전은 왜 온 거예요?”
“누나?!”
“아니 그렇잖아. 착용한 장비도 그렇고 물 쓰듯이 사용하는 아이템들도 그렇고, F급 서폿이라고 보기엔 어렵잖아.”
이루미에 말에 파티원들은 동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누가 봐도 헌터인데 서폿으로 파티에 참여한 것도 그렇고, 솔직히 초보라는 것도 안 믿겨. 너도 저분이 마나석 채취하는 것 봤잖아. 그게 어떻게 초보의 솜씨니?”
‘다다다다’ 말을 쏟아내는 이루미.
가만히 듣고 있자니 틀린 말이 아니긴 했다.
틀린 말이 아닌긴 한데…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오해할 상황을 만들어놓고 형석이가 저렇게 사과하는 거 받아주지도 않고. 우리는 이렇게 죄인처럼 무릎 꿇고 앉아있는데 자기는 편하게 앉아있고….”
“하!”
헛웃음이 튀어 나왔다.
어이가 없네?
저게 지금 방금 전까지 목숨을 노렸던 사람한테 할 소린가?
던전에선 오해가 있으면 칼부터 들이대는 게 법인가?
아닌 말로 저들은 내게 죄인이다. 내 목숨을 노렸던 죄인 말이다.
그런 죄인이 무릎 좀 꿇고 있는 게 저리도 억울한 걸까?
아무래도 저 이루미란 여자는 눈치도 없고 분위기 파악도 못 하는 것 같았다.
이해찬이 말리는데도 저렇게 지 주제도 모르고 입을 나불거리는 걸 보면.
“그래서…억울해? 고작 무릎 좀 꿇고 있고. 사과 안 받아준 게?”
얼음장같이 차가워지는 분위기.
“내 목에 칼 들이대고 나를 공격하려 했던 사람들 살려놨더니. 저딴 소리가 나와?”
나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무릎을 꿇고 있는 이들을 차갑게 노려봤다.
“어이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