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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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소속사 없이 활동 가능?
주어 모노크롬
└그룹은 회사 없으면 힘들지 않나.. 그랬던 그룹이 있긴 해?
└몬클 지금 거의 전성기인데 알아서 하겠지
└잘 나가다가 한번 삐끗해서 회복 못 한 그룹 수도 없이 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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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있었다면 모노크롬은 음악대상을 목표로 연말까지 계속 활동을 이어나갔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에 계약 해지 계획을 앞당기느라 연말 일정이 전부 어그러졌다.
내년 초를 목표로 계속 탈뉴마를 준비해왔으니, 적어도 내년 1월에는 모노크롬의 새 보금자리가 완성되겠지만.
‘내년은 늦어.’
대표는 책상을 손가락으로 딱딱 두드렸다.
“일단, 너희 복귀부터 최대한 빨리 하자.”
다시 음악대상을 노리려면 남은 한 달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해야 했다.
모노크롬의 전속 계약은 해지되었지만, 이전 작업물이나 컨텐츠 등 워낙 많은 부분에 뉴마가 권리자로 엮여 있던 탓에 아직도 처리할 일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모노크롬도 완전한 독립 상태가 되기 전까지는 섣불리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었다.
‘뭔가를 한다면, 뉴마와 전혀 관련이 없는 새 활동을 보여줘야 하는데.’
대표는 생일에 주인이 재생했던 모노크롬의 신곡을 떠올렸다.
“만들고 있는 신곡은 언제 낼 예정이야?”
“곡 작업은 거의 완료됐는데, 발매를 새 회사와 해야 할지 의논 중이거든요. 새 소속사가 생겼다는 사실도 알릴 필요가 있어서요.”
우형이 바로 직원 모드가 되어 대답했다.
송준오 피디의 회사가 설립되고, 모노크롬이 전속 계약을 하고, 음원 유통사와 계약하여 발매 시기를 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려면 시간이 더 걸렸다.
“너희 모노크롬 미튜브 채널 받았지.”
“이전 컨텐츠 수익 배분 문제가 있어서 그것만 정리되면…….”
그룹이 소속사를 나가도 채널은 기존 소속사 소유로 두고 방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모노크롬은 채널 소유권을 건네받을 예정이었다.
회사가 혼란한 사이에 주인이 처리하고 대표가 승인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음원 발매는 됐고, 채널 권한 받는 대로 영상을 먼저 올려.”
“라이브 클립 같은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뭐든. 빨리 되는 거로.”
뭔가를 제안할 때 실무자들에게 최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던 주인과 다르게, 대표는 지시만 할 줄 알았다.
뉴레인의 기획실이 대표가 시키는 일은 알아서 결과로 만들어다 바쳤으니 그런 성향은 더욱 굳어졌다.
가장 빨리 나오는 메뉴로 뭐든 내오라는 진상 고객 같은 태도에 모노크롬 멤버들은 당황했으나 이내 정신을 차렸다.
“직원분들하고 바로 논의해 볼게요.”
지금은 통솔해 줄 주인이 없다. 멤버들은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직접 움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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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는 모노크롬의 팬매니저가 누구냐고 묻더니 또 만날 사람이 있다면서 훌쩍 자리를 떴다.
할 말이 있으면 주인의 연락처로 연락하라는 말도 남겼다.
“왜 이사님 핸드폰을 대표님이 사용하시지……?”
태풍처럼 휘몰아친 대표와의 만남. 준해가 뒤늦게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갸웃했다.
“대표님은 계속 외국에 계시느라 핸드폰이 없어서? 두목님은 연락 안 되는 곳으로 간다고 하셨잖아. 그래서 넘기셨을 수도 있지.”
“핸드폰으로 전화만 하는 건 아니잖아. 사진도 찍을 수 있고 게임도 할 수 있고.”
“이사님 게임 싫어하시던데.”
해랑이 이전에 본 주인의 표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음악 방송 등은 대기 시간이 워낙 길어서 모바일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누가 뭘 하든 자유롭게 두는 주인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게임만은 조금 께름칙한 표정으로 바라보곤 했다.
“FPS 게임이라 잔인해서 그랬나?”
“아! 주인 님이 전에 카트 게임도 잔인하다고 하셨어. 차에 탄 사람에 이입하면 너무 무섭지 않냐고.”
“음…….”
주인이 게임 플레이로 인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르는 멤버들은 ‘게임에 많이 보수적이신가 보다.’ 하는 추측밖에 할 수 없었다.
“아니, 이럴 때가 아니고 대표님이 시키신 일부터 해야지. 우리 예전에 라이브 클립 찍을 때 어느 촬영팀이랑 했었지? 프로듀스팀분들이 연락처 가지고 있을 텐데…….”
우형이 옆길로 새려는 대화를 멈춰 세웠다.
주인이 없는 지금, 자신이 리더로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대표는 주인을 데려와야겠다면서 음악대상을 노리자고 말했다.
주인 또한 음악대상을 받아야 제약이 풀리는 것처럼 말한 적이 있었고.
어떻게 된 시스템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노크롬의 음악대상 수상이 주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그러면 역시 지금 우리가 할 건 하나밖에 없어.’
송준오 피디의 회사가 아직 정비되지 않아서 임시 백수 상태로 휴가를 즐기고 있는 직원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
우형은 동생들에게 할 일을 배분하고 본인은 곡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일시 정지되었던 활동에 갑자기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상태로 정말 음악대상을 노려도 되는 건가?”
이전엔 그나마 일반적인 환경에서 음악대상을 목표로 삼았는데, 지금은 기반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다.
확신을 구하는 듯한 준해의 시선에, 우형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못 할 게 뭐 있어.”
주인도 그러지 않았던가. 예전엔 바라보지도 못했을 음악대상을 목표로 정하더니 정말로 모노크롬을 그 방향으로 이끌어나갔다.
함께 일하면서 상상도 못 할 성과를 이뤄나갔다.
“불가능한 게 아니면 뭐든 해 볼 순 있는 거잖아. 나도 우리가 시상 무대에 섰으면 좋겠어.”
“두목님이 형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으셨다…….”
“주인 님도 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대상 받는 거.”
역시 기존의 모노크롬팀이 함께하는 미래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를 위해서 멤버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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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대상을 받으려면 많은 활동을 보여주기도 해야 하지만, 라이벌을 제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대상은 하나뿐이니까 모노크롬이 아무리 잘해도 다른 후보가 더 눈에 띄면 안 된단 말이지…….’
대표는 대상을 목표로 한 적이 없었기에 주인이 이전에 지나가듯이 한 얘기들과 최 비서가 정리해 준 정보를 참고삼아 당장 시행할 계획을 고민했다.
현재 음악대상의 유력 후보는 배명희와 박형주, 이 두 사람으로 좁혀졌다.
모노크롬도 올해 눈에 띄는 활동만 보면 따라갈 이가 없지만, 아이돌 그룹이고 두 사람보다 한참 어린 후배라는 점이 걸림돌이라고 한다.
배명희는 주인이 정을 붙인 사람이라 대표도 이야기를 많이 전해 들었다.
주인은 모노크롬이 아니라면 그녀가 대상을 받는 게 가장 좋을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신주인도 참. 다른 후보를 밀면 어쩌자는 거야?’
그녀도 고심하긴 했겠지. 다른 후보인 박형주를 견제하려면 배명희를 미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하니까.
그러나 엄마에게로 돌아갈 생각만 해도 모자랄 판에 정이 들었다고 다른 사람이 대상 받는 모습을 상상하다니.
괘씸해져서 대표는 자신, 신주인의 머리를 콩 때렸다.
‘일단 이 사람은 패스. 그리고 다른 후보는…….’
박형주. 주인이 이 사람을 찝찝해하던 것은 대표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최 비서가 정리해 준 서류에 더 자세히 적혀 있었다.
“표절 작곡가가 뻔뻔하게 대상을 노려?”
결국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었기에 주인과 손을 잡은 몇몇 사람들만 아는 정보라고 한다.
‘증거…… 꼭 있어야 하나?’
음악대상만 잘 넘어가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물론 음악대상 수상에 성공하면 책임지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신주인이 되겠지만 말이다.
대표는 나중 일을 생각 안 하고 뉴레인을 운영하던 버릇이 아직 남아 있었다.
만일 이 일을 터트렸다가 표절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해지면 역풍이 불겠지만, 그게 신주인이 돌아오는 것보다 중요할까.
‘그 표절곡 작곡가가 박형주라는 건 PD가 알려줬다고 했지…….’
PD라면 당시 방송국 내부에서 있었던 일을 더 잘 알지도 모른다.
지금은 아주 작은 요소라도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모아야 할 때.
대표는 이 정보를 줬다는 임주미 PD를 만나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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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님 갑자기 머리가 길어지셨네요? 붙이셨어요? 되게 자연스럽네. 퇴사한 김에 기분전환 하셨나 봐요? 하긴 단발 쪽이 더 커리어우먼 느낌이 강하긴 했어요.”
먼저 카페에 도착하여 기다리던 대표는 임주미 PD를 어색하게 맞이했다.
‘신주인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해서 긴장했는데…….’
사실 친한 사이여서 장난치듯이 그렇게 표현했던 걸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임주미 PD는 대표를 보자마자 반가워하며 친한 척을 했다.
하지만 최 비서나 모노크롬과는 다르게 임주미 PD는 대표가 자신이 만나왔던 주인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채지 못했다.
주인으로 인식하는 편이 이야기가 수월하다. 그래서 대표는 임주미 PD의 앞에선 주인인 척하기로 했다.
“저…… 부탁드릴 게 있는데.”
“뭔데요? 모노크롬 섭외?”
“아뇨. 신셋 타이틀곡 투표곡이 표절일 수 있다는 증언이나, 의심 가는 정황을 조금이라도 알려주실 수 있을까 해서요. 방송국 안에서 들으신 이야기라면 뭐든…….”
부담스러울 만한 요청이었으나 임주미 PD가 이렇게 친한 척을 하는 것을 보면 주인에게 호의적인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 빙빙 돌리지 않고 물어봤는데, 임주미 PD는 곤란하단 얼굴로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흠. 그건 나중에 터트리려고 했는데.”
“증거…… 있으신 거예요?”
“표절은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서 표절 증거는 아니지만요. 박형주 씨가 데모곡을 먼저 들었다는 스태프의 증언이나, 전에도 다른 후배 작곡가의 곡을 맘대로 레퍼런스 삼았다는 증거 정도?”
이 정도면 확실히 사람들이 박형주를 의심하게 만들 만하다.
확실한 표절 증거는 아니더라도 떳떳하지 못한 일이니 음악대상 후보에게는 결격 사유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후배 작곡가의 일은 방송국 내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임주미 PD가 따로 증거를 모았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왜 안 밝히셨어요?”
대표의 질문에 임주미 PD는 상체를 기울여 가까이하며 웃었다.
“나중에 터트리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서요.”
이래서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구나.
대표는 머릿속에서 임주미 PD에 대한 평가를 ‘의외로 친절한 사람’에서 ‘위험한 사람’으로 빠르게 수정했다.
“그, 그럼 언제 터트리실 생각이셨는데요?”
“음악대상까지 주고 나서 터지면 방송국이 어떻게 수습할지 궁금하더라고요.”
“상을 주고 난 이후면 더 기를 쓰고 아무 문제 없다며 묻으려고 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고민 중이었어요. 결국 묻혀 버리면 이도 저도 안 되거든요.”
대표는 이야기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듯하여 불끈 주먹을 쥐었다.
임주미 PD의 고민이 이것이라면 자신이 떠올린 방안에 흥미를 보일 가능성이 컸다.
“시끄럽게 만드는 게 목적이신 거죠?”
“표절 문제로 모노크롬 팬들이 화내게 만드시려고요? 흠. 사실 아이돌 팬덤이 피해를 주장하면 그냥 진상처럼 여기고 넘어가는 사람이 많아서 큰 도움은 안 돼요.”
답답한 이야기였지만 사실이 그랬다.
컬러즈가 분통을 터트려봤자 잠깐 화제는 될지언정 해결되는 것 하나 없이 흐지부지 넘어갈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고 당사자인 우형과 성운이 표절을 당했다며 공식적으로 주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대표가 노리는 것은 컬러즈의 반응이 아니었다.
“그게 아니라, 내부에서 피드백할 수밖에 없이 만드는 거죠.”
“내부라면…… QBC요?”
“아뇨. 베터 엔터테인먼트요.”
베터 엔터테인먼트. 박형주가 소속된 회사.
그곳을 들쑤시는 것이다.
임주미 PD는 대표에게 자세한 작전을 전해 듣고는 놀랐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사님 원래 이런 분이셨어요?”
그녀가 알던 신주인이 아니란 게 티가 났나.
너무 방심했나 싶어 긴장한 대표와 다르게, 임주미 PD는 바로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이사님이랑은 의외로 잘 맞는 것 같아요.”
대체 신주인은 뭘 했길래 이런 사람이 동질감을 느끼는 거지.
대표는 의아해하면서도 임주미 PD가 악수하자며 내민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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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셋돌 타이틀곡 투표할 때 신셋 멤버 중 한 명 소속사에서도 곡 냈다고 함
└지금 표절 의심 도는 1번 후보곡 말하는 거?
└올초 방송 얘기가 동시에 끌올된 거 보면 그럴 가능성 크다고 봄ㅋㅋ
└4번곡은 투표 끝나고 작곡가 밝혀졌는데 회사 소속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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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호 소속사 코미디언 회사라곸ㅋㅋㅋㅋㅋㅋ
└그럼 나머지 넷 소속사 중 하나?
└뭐야 지뢰찾기냐
└더클랜 소속사 아님. 왜냐하면 곡에 투자 ㅈㄴ안 함. 못 쓸지도 모르는 곡 만들었을리X
└갑자기 슬픈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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