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366화 (366/430)

# 36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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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이런 콜라보는 없었다

런하 메보+이코드 힙합인(사실 메보)의 조합? 모노크롬 아니면 아무도 못할듯ㅋㅋㅋㅋㅋㅋ

└모노크롬이 힙합인 제일 잘 살림ㅋㅋㅋㅋㅋㅋ

└힙합인 시작도 몬클때문이었잖아ㅋㅋ

└김도한은 이엠유 소속이지만 힙합인은 뉴마소속이라는 게 정설

└이쯤되면 이제 랩네임 힙합인으로 해서 부캐로 활동해줘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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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한의 그룹인 이코드에는 메인 래퍼가 따로 있다.

도한이 힙합인으로 유명하다고 메인 보컬인 그에게 이코드 곡의 랩 파트를 따로 주기는 어렵지.

그래서 도한은 주로 모노크롬이 엮일 때만 랩을 했고, 덕분에 힙합인은 모노크롬의 후배라는 이미지가 생겨났다.

이코드의 팬덤도 평소엔 보기 어려운 힙합인의 모습을 모노크롬이 자꾸 발굴해주니까 환영하는 기색이었다.

‘그리고 러너스하이 팬덤도 생각보다 신셋에 정이 많이 들었었나 봐.’

이들도 방송으로 신셋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다른 멤버들에게 정이 들었는지 [신셋 생각난다ㅋㅋㅋ] 하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저번엔 공중파 제작 아이돌의 메인 보컬 자리라는 꼭 얻어야 할 것이 있어서 까칠하게 반응했던 모양이었다.

방송에서 경쟁 구도를 강조하기도 했고, 원만호를 제외하고는 신셋 멤버들이 전부 신인이라 잘 모르는 이들이었던 것도 한몫했겠지.

러너스하이의 팬덤 외에도 신셋을 떠올리는 이들은 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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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도한 류현이 한 곡에?

이거 신셋 유닛 아니냐? 신셋 재결성각?ㅎ

└신셋 난민 아직도 살아있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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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 멤버 두 명과 신셋 멤버 세 명이 참여했다는 점 때문에 신셋 난민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마치 멸종 위기종을 보듯이 그들을 대했다.

‘모노크롬 주도로 해체한 그룹이 다시 모이긴 하는데…….’

신셋이 아니라 다른 그룹이 말이지.

프로듀싱 앨범 공개와 비슷한 시기에, 이터널의 특별 라이브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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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박의 SNS 업로드 이후로 이터널의 리더인 의준이 멤버들을 설득했고, 이터널 멤버들은 조금씩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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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야뭐야 이혁이 슨스 만들어서 멤버들이랑 맞팔했는데

뭐 있을 거라고 기대해도 되는 부분?

└김칫국 꺼내? 마셔??

└사실 뭐 없어도 같이 있는 거 보니까 좋다 걍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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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이터널의 팬덤인 에버들은 마음 놓고 희망 회로를 불태우지도 못하고 ‘기대해도 되나? 아닌가?’ 하면서 우왕좌왕했다.

그러다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모두가 술렁이기 시작한 계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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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한국 들어왔어???

옛날 사진 아니고 새로 찍은 거지??!

└헐.. 다 최근 헤어스타일 맞는데

└일 있어서 들어온 거야 아니면 이터널 때문에 들어온 거야?

└후자면 좋겠다 증맬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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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준이 본인의 SNS에 사진을 한 장 올렸다.

바로 박도박을 제외한 네 명의 이터널 멤버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사진.

<상상 카페> 출연을 마지막으로 연예인으로서는 얼굴을 비치려 하지 않았던 정이혁은 물론이고, 해외에 있던 멤버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이 정도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하는 추측은 누구나 가능할 터였다.

이 와중에 박도박이 ‘오래된 앨범 속 사진의 색이 바래는 것을 보다가, 문득 영원히 같은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의미심장한 감성글을 한 번 더 올리는 사건이 있었지만.

‘박도박의 도발은 분노에 기름을 붓는 꼴이야.’

이쯤 되면 별명을 박도박이 아니라 박도발로 바꿔야 하는 게 아닐까?

예상대로 박도박의 새 도발에 의준은 코웃음을 쳤다.

“하, 걔가 영원을 말하면 안 되지.”

다른 멤버들도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지만 의준의 말에 동감하는 표정이었다.

이터널 멤버들은 현재 뉴마의 연습실에 와 있었다.

연예계에 남아 있는 두 멤버의 소속사도 배우 전문 회사라, 마음 놓고 안무 연습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우리가 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터널이 갑자기 안무 연습을 하게 된 데에는 사정이 있었다.

‘우형이랑 성운 씨가 만들 곡은 한 곡뿐이니까…….’

공연의 세트 리스트를 채우듯이 특별 라이브에서 선보일 곡 목록을 추리던 때였다.

4인조 버전으로 에버들에게 선보일 것은 약 네다섯 곡. 신곡 외의 나머지는 이터널의 기존 곡에서 골라야 했다.

에버들의 추억 속에 있는 곡은 기존 곡들이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이돌 공연을 최근까지도 기획해왔던 우리도 이터널 멤버들의 선택을 도왔다.

거기서 재민이 강력히 주장한 바가 있었다.

[댄스곡! 댄스곡은 꼭 들어가야 해요.]

[우리도 웬만하면 타이틀곡 위주로 넣고 싶긴 한데, 아무래도 춤을 쉰 멤버들이 많아서…….]

의준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터널 멤버들을 둘러봤다.

배우로 활동하는 두 사람이라면 그나마 상황이 나았다.

뮤지컬을 하는 멤버는 무대 위에서 몸을 움직이는 데에 익숙할 테고 의준도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드라마에서 댄서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일반인으로 살아왔던 정이혁과 해외에 있던 상호라는 멤버.

그들은 몇 년 동안 춤과는 먼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노래라면 평소에도 쉽게 부를 수 있지만 춤은 일상에서 추기 어려우니까.

‘반대로 재민이는 춤을 계속 추고 노래를 안 불렀지만.’

연예계를 은퇴한 상황에서도 춤을 놓지 않았던 재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댄스곡은 무조건이에요.]

[왜?]

[아이돌이니까!]

아이돌 그룹의 메인 댄서라는 포지션을 가진 재민이 할 법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이 단순한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이돌은 보통 댄스곡으로 활동하는 팀. 이터널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활동을 쉰 지 오래되었다고 알앤비나 발라드로만 특별 라이브를 채우기는 아쉬운 감이 있지.

재민의 말대로 아이돌이니까.

[마지막으로 활동했던 타이틀은 넣고 싶기는 한데. 그때랑 이어지는 기분을 내고 싶어서.]

[응. 그럼 그 곡 넣고 나머지는…….]

[댄스곡 적어도 두 곡은 해야죠.]

[안무를 아예 새로 배워야 할 것 같은데.]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걱정이 많아 보이는 정이혁 앞에서 재민은 단호했다.

[저희, 원만호 선배님도 가르쳐드린 적이 있어서.]

기존 메인 댄서였던 해랑도 재민과 같은 의견인지 말을 얹었다.

이 정도로 설득하면 못하겠다고 내빼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쉰셋의 코미디언도 댄스곡으로 활동을 했는데, 같은 곡으로 수백 번씩은 안무를 연습했을 이들이 다시 춤을 추는 게 뭐가 대수겠는가.

이터널 멤버들은 결국 홀린 듯이 모노크롬의 의견을 따르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바로 안무 연습이 시작되었다.

‘갑자기 <쉰셋돌> 리턴즈가 됐어.’

분명 시작은 우형과 성운의 신곡 하나였는데, 어느샌가 멤버들이 다 같이 나서서 이터널의 특별 라이브 준비를 도왔다.

오지랖이 아니라, 이터널이 댄스곡을 선보이기로 한 시점에서 도움이 필요하기는 했다.

4인조 대형으로 수정한 안무를 새로 습득해야 했으니까.

재민은 팀 미로의 단장인 민후와 함께 이터널의 안무를 따더니 지금의 이터널에게 맞는 대형을 빠르게 완성해냈다.

“선배님들, 시간이 많이 없어요!”

“콘서트 준비할 때 생각나…….”

재민의 하드 트레이닝은 선배 상대로도 예외가 없었다.

재민이 손뼉을 짝짝 치며 숨을 돌리던 이터널 멤버들을 일으켜 세웠다.

이터널 멤버들은 공들여 준비하겠다고 만남을 너무 지체하면 감동이 희석될 것 같다면서 조금 촉박하지만 바로 라이브 일정을 잡았다.

덕분에 쉴 시간을 줄여가며 연습하던 이터널 멤버들은 콘서트, 혹은 컴백 직전의 연습실로 돌아온 것 같다며 추억을 되짚었다.

‘좀 더 쉬고 싶어서 갑자기 추억을 꺼내놓는 것 같기도 한데…….’

벽에 기대앉아 있던 의준이 지친 얼굴로 모노크롬 멤버들을 올려다봤다.

“그, 혹시 요즘 아이들 애니메이션 따라 하는 챌린지 하던 거 너희였어?”

“트윙클 챌린지요? 저랑 재민 형이 시작한 건 맞아요.”

“역시……. 갑자기 그 생각이 났어.”

의준은 배우로 전향했지만 아이돌 후배들이 있어서 챌린지에 관한 소문을 들은 듯했다.

그게 갑자기 떠오르다니. ‘그런 챌린지를 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들일 거다.’라고 생각했던 걸까.

재민과 팀 미로가 주도하는 연습이 매우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몸이 기억하긴 한다. 나는 내가 완전히 까먹었을 줄 알았어.”

“그러니까. 활동할 때는 자면서도 노래만 들리면 안무하고 그랬는데.”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한다며 이터널 멤버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기존 안무를 되살렸다.

다만 기존 대형까지 몸에 배어 있어서 새 대형을 적용하면 가끔 꼬이는 게 문제였지만.

‘재민이가 복귀하고 모노크롬이 오랜만에 데뷔곡 연습할 때도 이런 느낌이었지.’

나는 이터널의 활동 당시 모습을 잘 모르지만, 7년 전에는 꼭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7년 전의 추억을 되살리는 이터널 멤버들을 보며 나는 7년 후 모노크롬의 모습을 그렸다.

***

이터널이 팬들을 다시 만날 준비를 한다는 소식은 임주미 PD도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

정이혁을 다시 세상으로 끌고 나온 게 그녀였고 <상상 카페>가 이터널이 다시 모이는 계기가 되었으니 그녀의 공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특별 라이브 준비에는 QBC의 도움도 있었다.

“이터널 단체로 <상상 카페> 출연. 그림이 괜찮을 것 같네요.”

얻을 게 있어서 주는 도움이었지만…… 방송 출연도 그리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이터널 멤버들도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방송이라 고마워하며 선뜻 출연을 받아들였다.

이터널의 특별 라이브는 쇼케이스와 비슷한 형태로 기획했다.

‘큰 공연장에서 하면 좋겠지만 그러려면 공연 시간도 늘어나야 할 테고…… 만남이 더 지체되니까.’

그래서 7년 전에 만료된 공식 팬클럽 인증을 받아 추첨을 통해 관객을 초대하고, 라이브는 온라인으로 송출하기로 했다.

온라인 중계를 위해선 그만큼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서버와 시스템이 필요했는데, 이건 뷰이라이브의 시스템을 빌리기로 했다.

뷰이라이브 측과 협의할 때도 QBC가 도움을 주었다.

QBC 제작 그룹인 신셋도 뷰이라이브 채널을 개설해서 활용했던 터라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대화가 수월하게 이뤄졌다.

그리고 라이브 당일, 에버들은 각자의 집에서 7년 동안 잠들어있던 응원봉을 들고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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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나 타임머신 탄 것 같다

간절히 바라서 내가 지금 7년 전으로 돌아온 건가?ㅠㅠ

└그런듯 다같이 주식 사자

└에버들 진짜 사회인 다 됐구나 주식 살 생각부터 하곸ㅋㅋㅋㅋㅋ

└아니 주식으로 돈 벌어서 영원이들 소속사 세우려고ㅠㅠ

└아.. 살게 주식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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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타임머신 타고 돌아온 것 같아.”

대기실에 있는 정이혁이 온라인의 에버들과 똑같은 소리를 했다.

처음엔 이터널이 다시 모이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그도 여기까지 오니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었다.

이 자리에는 우리와 같이 이터널을 도운 라솔도 잠시 얼굴을 비치러 와 있었다.

의준은 무대로 올라가기 전, 모두를 둘러보며 리더로서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저희 이터널이 이렇게 다시 모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의준은 우형에게 다가가 가볍게 포옹을 했다.

“모노크롬 리더. 이터널 리더로 다시 설 수 있게 얘기 꺼내줘서 고마워.”

우형을 향한 감사가 끝나자 옆에서 재민이 자기도 안아달라는 듯 팔을 쫙 펴고 의준을 바라봤다.

그 모습에 모여있던 이들은 웃음이 터졌다.

의준은 재민도 안아주며 그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못 쉬게 채찍질해준 것도 고맙고.”

마치 경기가 끝난 양 팀 선수들처럼 이터널 멤버들과 모노크롬 멤버들은 가볍게 포옹을 나눴다.

그리고 우리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이터널 멤버들을 배웅했다.

나는 옆에 서 있던 우형의 표정을 보고 작게 웃었다.

“부모님이 아들 보는 시선 같아.”

“제가 어떻게 선배님들을 그렇게 볼 수 있겠어요…….”

그런데 정말 그런 눈빛인걸.

걱정도 조금 섞여 있지만 잘하리라는 기대와 믿음이 담긴 눈이었다.

재민의 트레이닝 덕분인지 이터널 멤버들은 대형을 틀리지 않고 완벽한 4인조 무대를 펼쳤다.

만나지 못한 7년 동안 쌓인 이야기가 많아서 무대 시간보다는 토크 시간이 길었지만, 이건 에버들도 바라는 바였다.

특별 라이브의 마지막 곡은 우형과 성운이 함께 작곡한 이터널의 신곡, .

기존 팬송으로 라는 곡이 있었지만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은 없을 것이라며 이터널 멤버들의 만장일치를 받아 정해진 제목이었다.

이터널의 뜻인 영원이자, 에버를 위해 부르는 곡.

이터널은 에버들에게 마음 아프게 남았던 과거의 기억을 행복한 기억으로 덮어씌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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