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200화 (200/430)

# 20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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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ㅋㄹ 오늘 상 받을 가능성 있음?

qbc 방송에 고정으로 나와서 왠지 하나 줄 것 같은데

└예능에서 활약한 거면 연예대상 가야하지 않음?

└아이돌 그룹 프로듀서인데?

└신셋 타이틀곡 공모 꽤 핫했는데 작곡가상 가능성ㅇㅇ?

└그 곡 아직 정식 발매되지도 않았다고ㅋㅋ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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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커뮤니티에서 가장 화제를 몰고 다니는 방송은 역시 <쉰셋돌>이었다.

그 메인인 신셋은 연예대상에만 출연하고, 프로듀서인 라솔과 모노크롬이 음악대상에 출연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모노크롬이 ‘예능 고정 출연자’로서, 혹은 ‘프로듀서’로서 상을 받을 확률이 있을지 설왕설래했다.

‘모노크롬은 예능인이나 프로듀서이기 이전에 아이돌 그룹인데…….’

사람은 기억 용량의 한계가 있다 보니, 과거보다는 현재와 가까운 일일수록 더 잘 기억하는 게 당연했다.

연말 시상식 수상에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활동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바로 이 때문이었다.

<쉰셋돌>로 인해 모노크롬을 프로듀서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이 시점에 연말 가요제가 있었던 게 다행인 것 같아.’

바로 얼마 전 연말 가요제에서 무대 위의 모습을 보여줬기에 아이돌 모노크롬의 이미지도 대중들에게 각인시켜줄 수 있었다.

특히나 가요제보다 시청자층이 더 넓은 이 음악대상에서 잠시 후 라솔과 특별 무대도 선보일 거고.

모노크롬의 수상 여부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컬러즈 또한 내심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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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소취글인데

시상식 첫 참가에 상 받으면 진짜 벅찰 것 같지 않냐..

└ㅇㅈ 우리 올해 다 이뤘잖아ㅠㅠ마지막 날에 상 받고 마무리하면 진짜 여한이 없다

└팬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진짜 올해는 뭔가 삘이 와 기운이 좋아

└몬클 상 받는다 내가 미래에서 보고왔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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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원 성취’ 글에는 항상 예언자, 시간 여행자, 하늘의 기운을 받는 자를 자칭하는 컬러즈가 나타나곤 했다.

이렇게 소원을 빌고 믿는 행위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수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도 사실이었다.

오늘도 이들의 염원대로 모노크롬은 특별상 중 한 부문에서 이름이 불렸다.

“QBC 음악대상, 올해의 트렌드 상…… 모노크롬. 축하드립니다!”

상의 이름은 ‘올해의 트렌드’ 상.

모노크롬이 무대 위로 올라가는 동안 사회자가 더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올 한 해, 활발한 음악 활동으로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아티스트로서 큰 인상을 남겨…….”

요약하자면, 올해 가장 뛰어난 상승세를 보였으며 아티스트로서 화제를 몰고 다녔다는 것이었다.

‘아주 정확하고 좋은 평가야.’

이전에 워낙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정상화하기만 해도 상승세가 뛰어났던 거고, 올해의 화제는 멤버 변동으로 시작했다는 맹점이 있었지만……. 지금 그건 상관없다.

어쨌든 우리는 올해 상승세를 보인 것도 맞고, 좋은 화제를 불러 모았던 것도 사실이니까.

시상자의 입에서 모노크롬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옆에 서 있던 윤희는 내 소매를 잡았다.

멤버들이나 직원들이나 다들 마음의 준비는 어느 정도 해 둔 상태였다. 그렇다고 놀라거나 감격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마치 첫 1위를 했을 때와 비슷한 광경에, 우리가 오늘 또 무언가를 이뤘다는 것이 실감되었다.

오늘만큼은 멋진 이사의 모습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나는 윤희에게 조용히 미소를 건네고 다시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준비해 두라고 한 게 도움이 되었는지, 우형은 다행히 크게 막히는 부분 없이 팬들과 주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는 시선을 한 번 트로피로 내리더니 다시 마이크 앞에 입을 가져다 댔다.

“저희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시는 다른 분들과 함께한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건 준비한 것이 아니라, 정말 지금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말하는 듯했다.

음악 방송 1위의 순간보다는 정적인 분위기라 다들 조금은 긴장한 것처럼 보였지만, 멤버들도 우형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지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화면 너머로 보고 있을 감사한 많은 이들을 향해서 진심으로 건네는 인사라는 것이 그 시선에서 느껴지는 듯했다.

“정말 감사함을 느끼는 한 해였습니다. 앞으로도 성장하고 노력해나가는 모노크롬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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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ㅋㄹ은 확실히 qbc 라인 탔네ㅇㅇ

왠지 오늘 상 받을 것 같더라.

└ㄴㄴ qbc가 몬클라인 탄거

└작년 연예대상 음악대상 다 흡수하고 이제 qbc도 먹으려고 하는거임

└방송국이랑 친하게 지낸다고 상 주면 다 방송 나가지

└방송 나가고 싶다고 아무나 나가냐ㅋㅋㅋ

└0군 아이돌이라 방송사 안 탐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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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상 원래 아무거나 상 만들어서 주잖아.

성적 확실한 음반상 음원상 이런 거 아니면 심사위원 멋대로라ㅋㅋ

└근데 몬클은 아예 올해 재데뷔했으면 신인상은 탔을듯ㅇ

└재데뷔가 뉘집 개냐

└상 하나쯤은 받을 만한데 줄 수 있는 상이 너무 한정적이긴 했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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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모노크롬 대상 받을 것 같지 않냐

이라솔도 같은 상 받고 다음해에 음악대상 받았잖아

같이 무대하는 거 보니까 삘이 오네

└ㄷㄷㄷ 근거가 너무나도 과학적이라 할말이 없다

└같은 상 ㄴㄴ 이라솔은 트렌드상 모노크롬은 올해의트렌드상

└똑같은 거 아님?

└몰라ㅋ

└그때 이라솔 다시 복귀한 지 얼마 안 돼서 음반이나 음원상 받기엔 활동이 부족하긴 했음

└글타고 갑자기 모노크롬도 대상 받는거 아니냐 ezr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근데 좀 웃겼다 상상해보니까 재밌을듯

└미리 성지순례 하고 갑니다

└대상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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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솔과 모노크롬의 특별 무대가 음악대상 3부의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번 무대 컨셉은 ‘낮과 밤’.

모노크롬의 <너의 별>은 밤, 그리고 라솔의 향수 시리즈 곡 중 하나인 <플로럴>이 낮을 담당했다.

<너의 별>은 원래 우형과 성운이 함께 만든 곡을 라솔이 부르고 싶다고 해서 피처링 버전으로 나온 것이었고, <플로럴>은 성운이 작곡한 곡에 우형이 편곡에 참여하여 모노크롬 파트를 추가했다.

‘역시 실패 없는 필승 조합.’

두 곡의 반주가 편곡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며 한 곡에서 다른 한 곡으로 넘어갔다.

역시 다양한 층의 대중들에겐 이지리스닝 곡을 들려주는 것이 가장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모노크롬의 곡 중에선 <너의 별>이 음악대상에서 선보이기에 가장 알맞은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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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은 잔잔한 곡들도 좋더라

메인은 댄스곡인 것 같은데 너의별도 그렇고 수록곡으로 들어있는 잔잔한 곡이 꽤 취향이었음

└ㅇㅇ 알앤비나 발라드에서 음색 합 잘맞을때 좋더라

└기다림의 끝 들어보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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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의 수상 소식을 두고 커뮤니티에선 상을 받을 만하다, 아니다로 잠시 말이 나왔던 듯하지만, 무대 위에서의 실력은 뭐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인지도는 아직 좀 부족해도 실력이나 노력은 안 부족하다 이 말이지.

‘상 받고 경황이 없는 채로 올라간 것 같아서 잘 해낼까 걱정이었는데.’

퍼포먼스 없이 라이브로 가창만 하면 실수를 했을 때 더 티가 많이 나서 보는 입장에서는 더 긴장되었다.

다행히 멤버들은 연습한 만큼 안정적으로 특별 무대를 마쳤다. 무대를 마치고 돌아온 준해가 안도한 표정으로 말했다.

“청심환 미리 먹기를 잘했어요.”

이번엔 다행히 청심환이 톡톡히 제 역할을 해낸 듯했다.

“수고했어. 올해의 마무리는 정말 제대로 한 것 같아.”

“진짜 그러네요. 설마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렇게 말하는 우형의 시선이 내가 들고 있던 트로피로 향했다.

대기실에 직원들도 있으니 누가 훔쳐 갈 리도 없건만, 마치 당첨 복권을 다루듯이 계속 눈앞에 두며 들고 다니다가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내게 맡기고 간 것이었다.

멤버들 쪽으로 내밀자 재민이 다시 받아가면서 웃었다.

‘선물로 트로피 받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그게 이뤄지네.’

컬러즈뿐만 아니라 모노크롬의 소원도 이뤄져 가는 것이 보기 좋았다.

그렇게 여럿의 소원이 이뤄지며 한 해가 지나 이제 벌써 12월 31일. 소원이라 하면 역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비는 소원이 제일 아닐까.

나도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소원을 빌었다가…… 이상하게 이뤄져 버렸지.

원래 난 연말연시를 큰 감흥 없이 보내는 사람이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기분이 갑자기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하루 쉬고 다음 날 출근하는 건 여느 휴일과 똑같았으니까.

‘그런데 하필 잠결에 빌었던 게 이렇게 이어질 줄이야.’

새해가 되면 ‘새사람이 되자’라는 목표를 세우는 사람이 많은데 난 그냥 쿨하게 ‘새사람이라는 설정’을 받아 버렸다.

이게 내 소원이 이뤄진 것인지 그냥 타이밍이 그랬던 것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소원이 이뤄졌다기엔 너무 황당해서 처음엔 내가 미친 줄 알았거든.

12시가 가까워지자 대기실 모니터에 뜬 음악대상 현장도 올해를 보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11시 50분이 되었을 땐 아예 방송 화면도 타종행사 중계로 넘어갔다.

“대기실 모니터는 시상식 화면이랑 이어져 있어서 타종 행사는 안 보이는데. 태블릿이나 핸드폰으로 볼래? 아니면 관객석 뒤쪽으로 들어가도 되는 것 같고.”

1층 관객석 전부가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 보니, 후보들이 많이 섞여 있는 앞쪽이 아니라 뒤쪽 자리라면 출입이 제법 자유로웠다.

그러나 우리는 일단 대기실에 있었다. 대상과 최우수상 발표가 가까워질수록 카메라가 관객석에 있는 후보들을 많이 찍을 텐데, 그 뒤에서 왔다 갔다 하면 조금 정신 사나울 것 같아서.

“관객석에 안 들어가고 그냥 관객석 입구 쪽에서 봐도 될까요? 편하게 구경하고 싶어서요.”

“아, 나도 갈래. 예전에 TV로 음악대상 보면서 새해 카운트다운 할 때 시상식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뭐 할까 궁금했거든요.”

멤버들은 다들 한이의 말대로 타종행사 중계를 보러 관객석 출입구 쪽으로 잠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그곳까지는 스태프들도 마음대로 오갈 수 있었기에 나도 동행하기로 했다.

재민의 호기심을 듣고 나니 나도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상황은 어떤지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지 않는 옆쪽 출입구 앞에 자리 잡자, 얼마 지나지 않아 ‘데엥-.’ 하며 장내 스피커를 통해 제야의 종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딱 1년 지났구나.’

딱 1년 전, 이 소리를 기점으로 내 인생이 확 바뀌었는데.

이것을 다시 시상식장에서 듣고 있자니 새삼스레 1년이 지났다는 것이 실감 났다.

이어지는 타종 소리를 들으며 멤버들을 둘러보니, 나와 눈이 마주치는 멤버도 있었고 양손을 모으고 소원을 비는 멤버들도 있었다.

“무슨 소원 빌어?”

“내년에도 다들 무탈하게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해 달라고요.”

내 질문에 우형이 가장 먼저 대답했다. 새해 소원 내용은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

“저는 빌딩 하나 갖고 싶어요.”

“또 혼자 튀려고.”

정말 그렇게 빌었는지는 몰라도 한이가 빌딩 소리를 내뱉자 해랑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올해 첫 시작부터 이런 모습이라니. 모노크롬다워서 좋다고 해야 하나.

픽 웃으며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 이번엔 준해가 내게 질문을 돌렸다.

“이사님은요?”

“나는…….”

내 목표를 남들에게 밝혀도 괜찮을지 일 년 내내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혹여나 부담되거나, 실적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해서.

그런데 지금 이렇게 소원을 비는 분위기엔 넌지시 말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

“내년엔 저 위에, 너희들이 섰으면 좋겠어.”

나는 그렇게 말하며 새해의 첫 시상인 ‘음악대상’ 시상을 준비하는 무대를 바라봤다.

이번만 해도 모노크롬은 저 무대에 두 번이나 올라갔었다. 하지만 ‘내년에도’가 아니라, ‘내년에는’이었다.

나의 말뜻을 알아챘는지, 우형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음악대상…….”

그와 시선을 마주치니, 우형은 내 소원을 듣고 조금 놀란 눈치였다.

역시 좀 갑작스러우려나. 그러나 내 소원을 물으면 음악대상 외엔 말해줄 것이 없었다.

시상식장 전체에 크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복잡한 감정들이 묻혀 들어갔다.

그렇게 가만히 바라보다가, 전광판이 다시 시상식장 화면을 비추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뒤돌았다.

멤버들은 다들 새해를 맞이하며 다양한 생각을 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꼭 해야 할 말을 꺼냈다.

“생일 축하해. 우형아.”

1월 1일. 이날은 새해의 첫날이자 우형의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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