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155화 (155/430)

# 155화

곡을 자신에게 꼭 달라던 원만호도 그렇고, 불러보고 싶다던 라솔도 그렇고.

가수가 부르고 싶어지는 곡을 만드는 우형과 성운의 시너지 효과가 대중들에게도 먹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회사가 홍보하는 것보다 더 다양한 범위에서 곡이 홍보되고 있었다.

윤희가 아이돌 곡은 이렇게 홍보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하던 것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커버 원곡은 아이돌 노래보다는 솔로 가수 노래가 많네요.”

커버 영상 채널을 거슬러 올라가면 다수가 솔로 가수 노래의 커버였다.

이렇게 모노크롬 단체가 참여한 곡이 남녀 가리지 않고 커버 원곡으로 유행을 타는 게 특이한 케이스.

“이런 사람들은 보통 그룹으로 부르는 게 아니고 혼자나 둘이서 부르니까 발라드나 빠르지 않은 알앤비를 선호하거든요. 아이돌 노래는 파트가 얽혀 있는 경우도 많고, 랩도 필수로 들어가 있고…….”

“모노크롬 검색해봐도 나오는 건 거의 댄스 커버네요. 하긴 그룹 노래는 타이틀곡이 댄스곡인 경우가 많으니까.”

아이돌 노래 커버 영상이 있더라도 주로 인기곡의 편곡 버전이나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곡.

여러 명의 파트로 나뉜 아이돌곡은 편곡이 들어가지 않으면 솔로나 듀엣으로 커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영상 목록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너의 별>은 랩 파트도 잔잔하게 노래하듯이 들어가서 랩을 못하더라도 부르기 쉬운 것 같고.

게다가 버전이 두 개인 것이 영향을 주는 듯했다. 한 영상엔 이런 댓글이 달려 있었다.

[헐!! 두 분 다 구독중인데 콜라보 영상이!!ㅠㅠㅜㅠ 두분 음색 합 너무 좋고 아련아련한 곡 분위기에 넘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잘듣고 갑니다]

모노크롬 버전은 솔로로도 부를 수 있었지만, 화음이 강조된 피처링 버전을 부르기 위해서는 혼자 고음과 저음 파트를 따로 녹음해 편집하지 않는 이상 두 사람이 함께 불러야 했다.

그래서인지 몇십만 구독자를 지닌 크리에이터끼리 함께 <너의 별>을 듀엣으로 커버해서 영상을 올렸는데, 이게 반응이 좋아서 커버계에 유행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유행이란 것이 쉽게 퍼지고, 조회 수가 잘 나오는 컨텐츠라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하는 것이 평범한 일이었다.

‘작곡팀의 시너지 효과가 다른 사람의 시너지 효과까지 일으키다니.’

아무튼 모노크롬의 노래가 좋은 컨텐츠가 되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불러서 좋은 노래라는 것이 홍보가 되었는지, 좋은 노래여서 사람들이 부르기 시작했는지 전후 관계는 확실치 않으나 이 모든 흐름의 원인은 ‘노래가 좋아서’로 요약되었다.

꼭 커버 영상을 즐겨 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차트에서 듣고 노래가 좋다며 추천하는 사람도 있었고.

다만 조금 걱정되는 점도 있었다.

“혹시 모노크롬 노래가 아니라 라솔 씨 노래라고 오해받는 건 아니겠죠……?”

“음……. 그렇다기엔 피처링이 단독으로 나오는 파트는 엔딩뿐이고 코러스엔 멤버랑 같이 화음이 들어가니까 그렇진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모노크롬 버전도 같이 오르는 걸 보면 사람들도 모노크롬 노래란 걸 알고 듣는 것 같고요.”

“수록곡 말고 싱글로 따로 발매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혹여나 수록곡으로 넣었다가 발매일에 타이틀곡보다 순위가 올라갔다면 좋은 일인데도 복잡한 기분이었을 테니까.

게다가 시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서서히 순위가 내려가고 있던 가 <너의 별> 발매 후에 하락을 멈추고 다시 조금씩 상승 중.

컬러즈가 차트 순위가 급하락하는 것을 막고자 낑낑대고 있을 때 대중들이 가세해서 순풍을 불러온 것이었다.

컬러즈는 순위가 오르니까 또 신나서 힘을 얻었다.

‘애초에 유지와 유입을 노리고 시차를 두고 발매한 건 맞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더 좋아서 당황했어.’

인지도라는 큰 벽을 넘으니까 정말 곡 하나로 평가받을 수 있었고, 그 평가는 예상대로 좋았다.

이제야 알아주는구나. 최근 내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남들에게 멤버들 능력을 영업하자고 레벨을 막 보여주고 다닐 순 없어서 지금까지 그렇게 고군분투했던 건데.

드디어 제대로 평가대에 올랐고 이건 내 일하는 방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주기도 했다.

‘쟤넨 발매를 이상하게 하네.’ 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태도가 싹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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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하락세를 상승세로 바꾸는거 쉽지 않은데 이건 몬클 소속사가 전략을 잘 짠 듯

타이틀감이라서 안 내고 있다가 화력 떨어질 때쯤에 발매로 한 번 더 도약 노리는 거..

쉽지 않은데 정규라고 꽤 신경 많이 썼나 봐

└갑자기 언급 많길래 처음엔 뭔 바이럴인가 했는데 노래 들어보니 알겠음ㅋㅋㅋ

└같은곡 수록곡버전은 확실히 수록곡 느낌인데 새로 낸건 진짜 타이틀감이더라. 앨범에 안 넣고 버전 따로해서 타이틀로 낸거 신의 한수

└정규에 신경썼다기엔 지금 정규 타이틀이 더 아랜데?

└정규는 나온지 몇주 지난 건데 알못이 비교를 이렇게 하네 ㅋㅋ

└작년 연간1위도 지금 차트아웃함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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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유저들은 엔터 업계 종사자만큼이나 성적에 관해 분석하기를 좋아했다.

결과가 좋았으니 사람들이 잘된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지, 만일 결과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면 안 된 이유를 분석했을 것이다.

역시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하는 업계. 모노크롬이 좋은 평가를 받자 소속사에 관한 이야기는 덤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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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 요새 보면 일 잘하는 것 같더라

중소치고 활동 잘시키고 발매 시기도 잘잡고 잘하는것 같은데 왤케 일 못하는 이미지지?

└전적이 하도 많아서..

└갑자기 정신 차렸는지 환골탈태함

└올해 초만 해도 레이블 분리한 김에 걍 배우회사로 전향할줄 알았는데ㄷㄷ

└글게… 이렇게 보면 레이블 굳이 왜 분리했나 싶다

└막 일을 잘한다기보단 딱 기본만 하는 것 같아

└그 기본만 하는 게 쉽지 않은 거임. 대형 일하는 꼴 봐라. 규모만 믿고 이따위로 일하나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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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엔 정말 체계가 딱딱 잡혀서 굴러가는 단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자세히 알고 보면 ‘일을 이렇게 한다고?’의 경우가 더 많지.

하물며 대기업도 체계 없다는 말이 자주 나오곤 하는데 항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엔터사는 어떻겠어.

시류를 잘 타는 것도 능력이라는데 열심히 타고 다닌 덕에 아티스트 앞길 막는 이미지는 벗을 수 있었다.

‘분명 욕먹지 않을까 매사 뒤에 숨어서 벌벌 떨던 과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예전에 우형이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안타깝고 아쉽고 그랬는데, 뒤돌아 생각해 보니 내가 남에게 뭐라 할 처지가 아니었다.

분명 모노크롬을 키우는 게 유일한 목적이었는데, 그들의 성장의 기운은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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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별 차트 계속 오르던데 음방 1위 가능?

순위 유지 잘하는게 아니라 계속 오르네 신기하다

└지금 모노크롬 다른곡으로 활동중이지 않아?

└어 그러게? 1위 받은 곡보다 더 올라가고 있는데 1위 못받나?

└아직 공중파까지 갈 순위는 아닌 것 같고.. 케이블도 방송마다 기준 다 제각각이라 모르겠다

└받으면 재밌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땜에 오르고 있는거야?

└띵곡 소문나서? 그사세픽 아니고 진짜 대중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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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활동은 3주.

모든 음악 방송에 세 번씩 출연하고 끝나는 일정인데 수요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3주 차의 음악 방송을 마치고 그 다음 주 월요일 <픽스테이지>가 막방이었다.

따지자면 4주 차에 돌입했는데.

“우리…… 오늘 1위 후보라는데?”

“그런데 표정이 왜 그러세요?”

“저희 오늘 후보 오르면 큰일 나요……?”

2주 차에 1위를 두 번 받고 3주 차에도 이 <픽스테이지>를 포함한 몇 방송에서 1위 후보에 들고는 했으니 여기까지는 크게 특별할 것이 없었다.

저번 주까지만 해도 기쁘게 1위 후보 소식을 알리던 내가 오늘은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말하자 멤버들은 ‘무슨 문제라도 있나?’ 하는 표정으로 덩달아 심각해졌다.

“아니, 큰일은 안 나는데. 두 곡이 동시에 후보에 올랐어.”

“네……?”

“누구 노래가요?”

“너희 노래가.”

눈만 껌뻑이던 멤버들은 결국 이해에 실패했는지 ‘으응?’ 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활동 막바지라 후보에서 밀려나려나 했던 가 후보 자리에 굳건히 버티고, <너의 별>이 새로 후보에 올랐다.

그렇게 여러 후보 중에 모노크롬의 노래만 두 곡.

‘차트 순위는 높다 싶었는데, 그 곡으로 활동을 안 해도 후보에 오를 수 있는 거였어?!’

출연하는 가수 중에서 1위를 선정하는 음악 방송은 몇 개가 있었다. 오늘의 이 <픽스테이지>가 그중 하나.

그런데 출연하는 가수의 활동곡이 아니어도 후보에 올려주는 줄은 몰랐다.

우리만 모르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시청자가 모르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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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오늘 픽스테 출연가수 곡 중에 너의별이 지금 차트 젤 높아서 후보 들어가는게 이상하진 않아

└이상하진 않은데 뭔가 상황이 이상햌ㅋㅋㅋㅋㅋㅋ

└픽스테 후보선정 기준이 어떻게 되는데?

└아마 앨범당 1곡인데 가수당 곡 수 제한이 없는 듯

└그럼 선공개하는 가수들도 저렇게 곡 두개 올릴 수 있지 않아?

└선공개땐 보통 활동을 안 하니까

└뭐 이해하려고 할 것 없이 그냥 이게 특이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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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선 열심히 ‘아니 근데’를 외치며 정리를 해보고자 했지만 정리가 잘 안 되는지 혼란에 빠져 버렸다.

‘한창 활동 중에 다른 곡이 더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일반적이진 않지.’

처음 보는 케이스에 다들 당황 반, 재미 반으로 열심히 이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1위 소식을 듣고 한동안 당혹에 빠져 있던 멤버들은 본방송 무대 시간이 다가오자 정신을 차리고 모였다.

“막방이니까…… 제대로 하자!”

“파이팅!”

마지막 방송, 게다가 1위 후보곡 두 개라는 것이 책임감으로 와닿았는지 멤버들은 훨씬 더 진지한 표정으로 무대를 마치고 내려왔다.

그리고 엔딩 무대.

[1위는 모노크롬, <너의 별> 축하드립니다!]

MC의 1위 발표에 모노크롬 대기실에선 “와아!” 소리보다 “어어?!” 소리가 먼저 나왔다.

“이런 일이…… 진짜 일어나네요?”

“그러게요……?”

윤희는 첫 1위를 받았을 때와는 다른 표정으로 멍하니 화면만 쳐다봤다.

‘기쁘긴 엄청 기쁜 게 맞는데. 뭐지, 이 갑작스러운 전개는?’

컬러즈도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뭐, 뭐야?! 일단 소리 질러!] 하며 잘 모르겠지만 일단 축제 분위기로 돌입했다.

특이한 1위 소식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정리글이 올라오는 것도 금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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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실시간으로 1위 받고 당황한 가수

2주전에 데뷔 후 첫 1위를 받았던 모노크롬

정규앨범 활동중에 신곡 ‘너의별’을 새로 발매했는데 이게 갑자기 정규앨범 타이틀이랑 같이 후보에 오름

(캡처 이미지) 무슨 곡을 응원해야할지 몰라 딜레마에 빠진 팬들. 후보단일화를 호소하는 팬 등장

(이미지) MC:1위는 모노크롬 ㅊ.. 너의별 축하드립니다~

원래 가수이름만 부르는데 MC도 당황ㅋㅋㅋㅋ

(이미지) 리더:어… 뜻밖에 1위를 받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고…

1위 받는 본인들도 당황ㅋㅋㅋㅋ

(영상) 무대없던 너의별로 갑자기 앵콜무대 시작ㅋㅋㅋ

웅성웅성하다가 정신차리고 노래부름ㅋㅋㅋㅋ

└ㄱㅇㄱ 모노크롬 6년차에 첫1위받고 활동 끝나기도 전에 바로 다음곡 1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인들도 당황한게 더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메라에 비친 모든 사람들 표정에 물음표 떠오름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얘네 노래였어??????헐대박

└이라솔도 집에서 보다가 당황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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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정확하게 짚어냈다.

집은 아니었지만 회사에 있던 라솔은 내게서 1위 소식을 전해 듣고 “네……?” 하는 반응을 남겼다.

그렇게 모두가 얼떨떨한 채로, 독특한 성과와 함께 이번 활동이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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