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153화 (153/430)

# 15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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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클 팬덤은 왜 주인님주인님거려?

그럼 너넨 하인이냐?

└있음. 뉴마 총괄 프로듀서 이름임

└간절하면 미신 찾는 거랑 비슷

└소속사 직원을 글케 부른다고? 이상한데;

└니가 몰알아 운빨 안떨어지면 주인님이야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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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글을 보다가 섬뜩한 기분이 몰려왔다.

‘이거 실드 쳐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운빨 떨어지면 끝이란 소리 같잖아…….’

게다가 운빨은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부분인데.

그래도 일단 지금은 토템 효능이 유지되고 있긴 한가 보다. 행운의 2달러처럼 행운의 징크스 아이템으로 비유되는 것을 보면.

윤희는 전에 내가 신이라도 믿겠다고 했는데, 컬러즈에게 나는 이미 미신 같은 것이었다.

하긴 뭐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고사를 지냈는데 남이 그딴 걸 왜 믿냐고 하면 ‘네가 뭘 알아.’라는 마음이 들 수도 있지.

이름을 부르며 소원을 빌었더니 정규 앨범이 나오고 첫 1위를 달성하면 다음엔 안 부르기도 뭐한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티켓팅 성공하게 해달라는 소리는 못 들어주겠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던 것은 대관 장소를 좀 넉넉하게 잡은 것 정도……?

티켓팅은 이번 앨범 활동이 끝나면 할 테고, 그 전에 또 하나 이벤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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ㅔ? 신곡이요?!??

ㅇㅁㅇ우리 아직 활동중인데??

└이거 신곡이라고 해야 하나?!

└신곡은 신곡인데 신곡이 아닌..?

└허헐 몬클버전이라길래 뭔가 더 나올것 같다 했는데 이건 예상못했다

└아니 라솔느님 울애들이랑 피처링 한번씩 주고받기로 한건가 난 너무 좋아ㅠㅠㅠ

└뭐든 빨리줘 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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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별(feat. 이라솔)>의 발매 예고가 뜨며, 앨범에 수록된 <너의 별(monochrome ver.)>의 정체가 밝혀졌다.

라솔의 피처링 버전은 디지털 싱글이라 예고 며칠 후가 바로 발매일.

‘이걸 언제 발매할지 엄청나게 고민이 많았지…….’

수록곡으로만 남기기엔 아깝단 의견도 있었고 타이틀곡에 집중시키고자 수록곡 목록에선 제외했었다. 수록곡이나 후속곡이 타이틀곡의 인기를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그러면 일단 정규 앨범 뒤에 발매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그 시기를 언제로 잡을지에 대해서 직원들과 열심히 토론의 장을 펼쳤었다.

[신곡을 발매하려면 보통 짧게 한 달 정도는 기간을 두죠.]

[그런데 다른 버전이 먼저 발매됐으니까, 완전히 신곡이라고 하기에는 또 모호하지 않을까요?]

내 말에 송준오 피디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었다.

[음. 먼저 발매한 곡의 리믹스 버전 같은 경우엔 텀을 짧게 두기도 합니다만 이건 또 다른 경우라……. 사실 일반적으로 따라야 하는 발매 방법이란 건 없어요.]

수록곡의 다른 버전이긴 하지만, 따지자면 먼저 작업한 피처링 버전이 원곡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앨범 활동 종료 후에 보너스처럼 발매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활동 끝나고 또 곡을 발매하면 컬러즈 피로도가 쌓일 것 같아요.]

우리가 아무리 선물의 의미로 발매했다고 해도 컬러즈는 일단 최대한 차트 위로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모노크롬이 워낙 올해 신곡이 많이 나오고 활동이 많아서 더욱 피로도를 신경 써야 했다.

쉴 틈 없이 응원하다가 첫 정규 앨범이라고 마지막으로 화력 끌어 모아 불살랐을 텐데, 좀 누워서 쉬려고 할 때 갑자기 싱글이 나온다고 하면 또 벌떡 일어날 것이 뻔했다.

아무리 좋아서 하는 일이라도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야 길게 이어갈 수 있는 법이니까.

[그럼 이렇게 해요. 첫 주엔 정규 앨범에 집중시키고, 피처링곡은 그 후에 발매해서 유입이나 유지를 노려보는 거로.]

일반적인 방법은 없단 얘기에 내가 택한 방법은 그것이었다.

‘모든 일이 처음 노린 의도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지만. 왠지 느낌이 좋았단 말이지.’

음원 강자가 피처링한다고 피처링 곡까지 매번 상위에 오르는 건 아니라지만, 언제 내도 잘될 곡이란 생각이 들어 조금은 내 운세에 맡기기로 했다.

‘행운 레벨이 있다면 제발 이때 발동해 줘!’ 하는 마음으로.

발매일에는 음원 외에도 간단한 애니메이션과 가사 위주로 만든 리릭 비디오가 함께 업로드되었다.

‘컬러즈는 피처링만 추가된 같은 곡이 나올 것을 예상했겠지만 이건 좀 다르지.’

우형과 성운이 아예 두 버전으로 만들지 않았던가.

이참에 가사도 분위기에 맞춰 조금씩 다르게 바꾸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작사로 붙은 우형과 준해가 내 의견을 수용했다.

이미 모노크롬 버전을 들었기에 ‘아는 곡이겠지.’ 하고 예상했던 컬러즈는 예상을 뒤엎는 노래에 놀라움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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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링 파트만 추가될 줄 알았는데 노래 자체가 좀 다르네??!

수록곡 다 좋지만 너의별 진짜 듣기 편하고 좋아서 추천하고 다녔는데 이것도 이것대로 좋아

└마자!! 몬클버전은 더 잔잔해서 자장가같고 라솔님 피처링버전은 조금 더 밝은 사랑노래느낌? 왜 버전 따로 뒀는지 듣자마자 이해함

└피처링 버전 ‘내일또만나’ 부분 몬클버전에선 ‘지금만날래?’인거 미쳣다고ㅜㅜㅜ!! 가사 다른거 비교하면서 듣다보면 더 심장을 후벼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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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밍리스트 너의별 몬클버전 중복으로 들어간 거 하나 바꿔넣으면 시간 딱 맞다

계산할 필요 없다 우리 하던대로 하면 돼

└ㅇㅇㅇ어차피 하던 스밍 같이하면 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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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팬들의 피로도를 고려해서 정한 발매 방식이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다.

올해 컴백만 네 번. 이제 올해는 이게 마지막……은 아니고, 한이의 웹드라마 OST 발매가 있겠지만 단체곡보다는 부담이 확실히 덜할 테니까.

‘정말 꽉꽉 채운 한 해였다…….’

컬러즈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활동을 절실히 기다려왔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아티스트 건강 챙기면서 적당히 활동시키라고 한 소리 들었을지도 몰랐다.

뉴마가 멤버들을 소처럼 굴린다는 소리가 예전부터 없던 건 아니었지만, 멤버들이 너무 즐거워하는 걸 아니까 컬러즈도 크게 불만을 보이진 않았다.

아무튼 선공개도 아니고 후공개라기에도 애매한 특이한 발매 방식에 말을 얹는 사람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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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클은 첫 정규라며 앨범에 집중하지 왜 디싱을 따로 내?

이렇게 낼바에 걍 앨범 수록곡으로 넣어도 됐을듯

└앨범에 넣었으면 넌 들었고?

└수록곡이라도 곡이 좋으면 어련히 사람들이 찾아서 듣지

└ㅋㅋ수록곡에도 이미 있는데 왜 몰랐어?

└찾아보지도 않고 말얹기 금지~

└화력 유지하려고 종종 후공개하는거 본적있음. 장작 넣어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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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수록곡과 타이틀의 차이구나.’

송준오 피디가 싱글로 내는 게 낫겠다고 한 말의 뜻을 이제야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앨범 수록곡에는 무슨 곡이 들었는지 모르는 사람도 싱글로 발매하니까 눈길이라도 한 번씩 주는 것을 보면.

그리고 장작이라는 정확한 비유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화력은 발매 초반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후엔 다른 계기가 없다면 완만하게 내려가거나 급격히 내려가거나, 그 차이일 뿐.

‘그리고 난 계기를 하나 던진 거지.’

모든 일에 확실한 정답이란 없다.

아이돌 업계는 평가받는 것이 일상이고, 사람들 눈에 바로바로 결과가 드러나는 업계라 ‘아, 일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라는 말이 쉽게 나오곤 했다.

하지만 불만이 나오더라도 결과가 좋으면 그게 정답.

이번엔 다행히도 내가 정답을 찾은 모양이었다.

***

“컴백하기 전에 다른 곳에서 먼저 봤는데 오늘은 1위 가수로 만나게 됐어요. 모노크롬 반갑습니다!”

“블랙 앤 화이트! 모노크롬입니다!”

유아이TV의 ‘하라메 쇼케이스’ 코너로 만났던 박대웅과 모노크롬은 라디오 부스에서 다시 만났다.

“와아. 전보다 더 활기가 넘치는 것 같아요.”

“저희가 심야 라디오는 처음인데 혹시 시끄러울까 봐 걱정했거든요. 볼륨을 좀 낮출까요?”

우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멤버들을 둘러보며 말하자 대웅이 말렸다.

“아니에요. 1부까지는 야식 먹는 청취자분들이 많아서 그냥 저녁으로 치기로 했거든요. 좀 시끄러우셔도 좋습니다.”

<박대웅의 밤 음악 여행>은 오후 10시에 시작해서 자정까지 진행하는 라디오였다.

1부는 11시까지, 2부는 자정까지로 한 시간씩 진행되는데 1부와 2부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랐다.

방송 제목만 들으면 서정적이고 잔잔하게 진행될 것 같지만, ‘10시면 한창 활동할 시간이다.’라는 생각으로 1부는 여느 오후 라디오 방송들과 크게 차이 없이 진행했다.

그래서 게스트 초대 코너는 전부 1부에 배치되었고 모노크롬이 초대받은 것도 1부 방송이었다.

“첫 곡으로 모노크롬의 <너의 별>을 들려드렸는데, 제가 모노크롬분들을 부르자고 한 게 이 곡 때문이었거든요. 저희 작가님한테 들으셨죠?”

“네. 들었어요. 발매 전부터 부르셨다고.”

한이가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작가는 멤버들을 보자마자 ‘모노크롬, 모노크롬 노래를 불러서 안 부를 수가 없었다.’며 섭외하게 된 경위를 전부 이야기해 줬다.

“그때 딱 깨달았죠. 아, 이거 장난 아닌 친구들이 나타났는데? 채팅창에도 그런 말이 많아요. ‘카페에서 듣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모노크롬 노래였네요.’ 네. 제가 그 누구보다 먼저 이 곡을 알아봤다는 거 아닙니까.”

작가가 채팅 몇 개를 화면에 띄우자 대웅이 읽으며 멘트를 이어나갔다. 그는 마치 유행의 선구자가 된 것처럼 뿌듯한 얼굴을 지어 보였다.

“요즘 이 곡이 명곡이라고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 좀 체감이 되시나요?”

“라솔 선배님 덕분에 많은 주목을 받은 것 같아서 감사하죠.”

“그것보다는 ‘드디어 진가를 알게 되었다’라고 표현해야 맞는 것 같은 게, 모노크롬 버전으로도 신청곡이 꽤 많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이는 차트에서도 드러났는데, 발매 후 시간이 지나며 완만하게 하강 곡선으로 내려가던 와 수록곡들이 <너의 별> 발매 후에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었다.

“이게 가사가 멜로디랑 참 잘 어울려요. 네 이름을 붙인 별을 보며 너를 떠올린다. 노래를 듣다 보면 제가 풋풋한 연애를 하는 기분이에요.”

연인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 위엔 항상 같은 별이 빛나고 있어서, 그 별을 바라보며 연인을 떠올린다는 것이 <너의 별>의 가사였다.

이 곡이 처음 발매된 후 컬러즈에겐 수많은 모노크롬 별들이 생겨났다. 연예인이 ‘스타’로 불리기도 하니까 어찌 보면 별을 보며 모노크롬을 떠올리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이게 또 특이한데요. ‘잘 자, 좋은 꿈 꿔, 내일 또 만나.’ 이 가사가 모노크롬 버전에선 ‘잘 자, 좋은 꿈 꿔, 지금 만날까?’거든요. 원래 다르게 기획된 곡인가요?”

이 질문에는 작사가에 이름을 올린 준해가 대답했다.

“피처링 버전의 가사를 먼저 쓰고, 모노크롬 버전은 가사를 다르게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어떻게 바꿀까 고민했었는데요. 해랑 형이 그러더라고요. 금방 헤어졌어도 또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해랑이 아이디어를 냈다는 소리에 라디오를 듣던 컬러즈는 심장을 부여잡아야만 했다.

모노크롬에서 스윗가이를 꼽자면 한이라는 의견이 다수인데, 이렇게 가끔 해랑의 한마디가 훅 치고 들어올 때가 있었다.

“그럼 해랑 씨가 이 가사를 한번 분위기 있게 읽어주세요.”

“……저 혼자서요?”

“오. 그럼 멤버분들이 다 같이 한 번씩 해 볼까요?”

“해랑이 하는 거 보고 반응이 좋으면 하는 거로.”

“마이크 에코 깔아주세요-.”

보통 이런 대사를 능청맞게 읽는 것은 한이 전문이었다. 그러나 멤버들은 해랑에게 시킬 생각에 한마음 한뜻으로 좋다며 나섰다.

스태프가 재민의 요청대로 에코 효과를 깔자 해랑은 내빼지도 못하고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잘 자. 좋은 꿈 꿔. ……지금 만날까?”

“……와아! 뭐죠, 이 목소리는? 지금 채팅창이 폭발했어요.”

네. 좋아요. 나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라면서 당장 만나자는 컬러즈들.

생각지도 못하게 귓가에 박히는 매력적인 저음에 이어서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컬러즈의 주접을 목도한 대웅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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