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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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에 오늘 첫 1위받은 모노크롬
(GIF 이미지) 1위 호명되는 순간 놀란 멤버들
힘들었을 텐데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하고 리더 눈물터짐ㅠㅠㅠ
지금 모노크롬 >>첫 정규 앨범 ‘monodrama’<<로 활동중이니까 한번씩만 듣고가줘!!
(뮤직비디오 링크)
└ㅊㅊㅊㅊㅊ
└와 6년차? 쉽지 않았을텐데 잘됐넹ㅊㅊ
└몇년 팬하면서 해랑이 눈물 고인거 첨보는데 그거 보니까 진짜 우리 1위 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 고생했다 애드라ㅠㅠㅠㅠㅠ
└덕은 아닌데 얘네 1위 언제 받나 했다ㅠㅠ 괜히 내가 뭉클
└몬클 데뷔때 좋아했었는데 왜 눈물나냐ㅜ생각난김에 예전 영상이나 정주행하러 가야지
└1위.. 일위.. 이뤼.. 이리.. 이거 이리 다음에 1위한다는 복선이었나봐ㅁㅊ
└뒤에 우는 사람도 멤버야? 의상이 다른데
└아니 걘 이코드
└근데 왜 울어? 친함??
└공식 컬러즈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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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를 든 멤버들이 대기실로 돌아왔다.
우형은 뒤늦게 감정이 벅차올랐는지 거의 해랑에게 끌려오듯이 걸어 들어왔다.
‘아까 말 또박또박 잘하던 리더가 맞나 싶을 정도네.’
정말 리더의 모습으로 있어야 할 땐 어떻게든 눈물을 참을 수 있는 듯했다. 오늘은 딱 수상 소감을 말하는 데까지가 한계였던 모양이지만.
우형과 반대로 무대 위에서 가장 굳어있던 준해는 한이, 재민과 같이 “와아아아!” 하면서 뛰어 들어왔다.
장정 셋이 신나서 폴짝폴짝 뛰자 복도를 지나가던 사람도 웃으면서 길을 살짝 비켜주었다.
“저희 이거, 이거!”
재민이 대기실에 들어오자마자 내게 자랑하듯이 트로피를 내밀어 보였다.
화면으로 보는 것과 직접 앞에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조금 차이가 있었다. 긍정의 기운이 내게 직접 전해져왔다.
나는 멤버들에게 준비해뒀던 꽃다발을 건넸다. 민형이 들고 있는 1위 축하 케이크는 덤.
“1위 축하해.”
“저희 1위 받을 거 예지하신 거예요?”
바로 나타난 선물에 준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놀란 듯이 물었다.
“예지……는 아니고 예상했지.”
1위까지 하고 왔는데 이런 게 없으면 섭섭하잖아. 못 받을 경우엔 스태프용 차량에 고이 잠들었겠지만 꺼내올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좀 진정하나 싶던 우형은 축하 케이크를 보더니 또 얼굴을 와락 찌푸렸다.
“기쁜 날인데 왜 그렇게 울어?”
“진짜…… 진짜 받고 싶었거든요…….”
대기실을 나가기 전 ‘1위 받게 해 주세요.’라며 기도했던 것 외에, 멤버들은 지금까지 ‘받았으면 좋겠다’, ‘받고 싶다’ 같은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남들보다 실망이란 감정이 더 아픈 그룹이라 기대감조차 숨겼던 거겠지. 받고 싶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큰일이었다.
“형이 너무 울어서 눈물 다 들어가 버렸어.”
“그런 것치곤 지금도 눈이 촉촉하다?”
무대 위에서 제일 많이 울었던 준해가 우형을 보더니 선을 그었다.
한이는 그런 막내가 귀엽다는 듯이 웃었다. 다들 눈가가 빨갛긴 했는데 아직도 우는 건 우형뿐이었다.
“마음은 알겠는데 그 정도 울었으면 됐어.”
“아니,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끅, 컥!”
앞의 ‘끅’은 딸꾹질 소리였고 뒤의 ‘컥’은 아픔에 내뱉은 소리였다.
그만 좀 울라는 뜻인지 딸꾹질을 그치게 해주려는 것이었는지 해랑이 등을 한 번 세게 때리자 우형은 그제야 진정했다.
“이건…… 좀 효과 있다.”
엔딩 무대에 올라가기 전, 긴장을 고통으로 잊으려던 재민의 시도는 실패했는데 눈물은 고통으로 쏙 들어가는 모양이었다.
고통의 정도에 따라 다른 눈물이 날 수도 있겠지만.
“진정했으면 케이크 초 불자.”
생일은 아니지만 새로 생긴 기념일이니까.
대기실의 불을 끄자 멤버들은 촛불이 켜진 케이크 주위에 빙 둘러서서 양손을 모았다.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멤버들이 원하는 것들이 차근차근 이뤄지기를 나도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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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우리 공약을 못 봤다
공약 봐야하니까 1위 또 시켜줘야한다
└옳소
└1위 또 받아야하는 이유 이보다 더 타당할 수 없다
└컬러즈들아 이제 시작이다 지금 계속 달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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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은 다음 음악 방송인 <투데이스뮤직>에서도 또 1위 후보에 올라 두 번째 1위 트로피를 받을 수 있었다.
오늘은 해랑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우형이 저번엔 첫 1위라 어떻게든 아슬아슬하게 잘 참았는데 이번엔 초장부터 눈물이 터진 탓이었다.
‘한 번 경험해 봤다고 바로 익숙해지는 건 아니지. 몇 년을 기다렸는데.’
첫 1위는 첫 번째여서, 두 번째 1위는 소중한 기회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각기 다른 감동이 전해져올 터였다.
그래도 한 번 겪어보니 대충 예상이 갔는지 우형은 ‘혹시라도 마이크가 넘어왔는데 내가 멘트를 못 할 것 같으면 대신 말해달라.’라며 멤버들에게 미리 당부했었다.
최근 자신감이 상승한 덕에 당당한 모습도 보이던 그였으나 역시 본래 성격은 달라지지 않는 모양이다.
모니터에 비친 해랑이 차분하게 카메라를 응시하며 어제 우형이 했던 대로 감사 인사를 나열했다.
[첫 정규 앨범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 메이크업을 한 상태여서인지, 매력 레벨이 발동한 건지, 화면 너머로도 그의 눈빛에선 힘이 느껴졌다.
엔딩 시간이 남았는지 이번엔 마이크가 재민에게로 넘어갔다. 재민은 그렁그렁한 눈 대신 환한 웃음을 보였다.
[사실 1위 하는 거 꿈이었는데, 많은 분 덕분에 제 꿈이 하나씩 이뤄지는 것 같아요. 컬러즈 고마워요!]
꿈이었다고 말하는 게 재민이어서 더욱 마음에 와닿는 말이었다.
오늘은 멤버 전원이 마이크를 한 번씩 건네받아 고맙고, 사랑한다며 한마디씩 하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늘은 공약 하려나 보네요.”
“아. 저번에 못 했었죠.”
어째서인지 저번보다 내게 더 가까이 붙어 있던 윤희가 모니터를 보면서 말했다.
저번엔 멤버들이 모두 정신이 없어서 1위 공약이었던 파트 체인지를 못 하고 끝나 버렸지. 그래서 같은 공약을 다시 내건 오늘이 두 번째 시도.
(텅 빈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은-)
앵콜 무대는 신호를 주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 엔딩 멘트가 끝나면 바로 시작된다.
준비 시간이 없으니 알아서 타이밍에 맞춰 들어가야 하는데, 한이가 메인 보컬답게 도입부의 재민 파트를 제대로 시작해냈다.
이다음은 짧게 한이의 파트가 이어지는데…….
‘한이 파트는 해랑이가 맡는다고 했었나?’
저번 쇼케이스 팬미팅을 준비할 때도 메인으로 노래 부르는 것은 별로 내켜 하지 않았던 그.
래퍼라고 아예 노래를 안 부르는 것은 아니었다. 화음을 넣을 때 저음 파트는 해랑이 많이 맡았으니까.
그래도 한이가 맡을 만한 고음 파트를 혼자서 맡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하려나 궁금했는데.
(In the shadow, 눈 감은 채로 널 향해 걸어가……)
뒤로 갈수록 고음으로 올라가야 할 파트인데 올라가지 않고 저음을 그대로 유지하는 바람에 랩처럼 변했다.
파트의 주인인 한이가 그런 해랑을 빤히 보더니 어이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컬러즈가 메보 해랑이를 꼭 봐야 한다고 기대했었는데…… 래퍼는 래퍼네요.”
윤희도 이건 예상 못 했는지, 1위 발표의 긴장이 다 풀린 얼굴로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이건 이것대로 또 신선하지 않아요?”
재민이 이어서 해랑의 랩 파트를 맡자 앵콜 무대가 점점 랩 무대로 변모해 버렸다.
이번 는 시크한 멜로디로 낮게 시작해서 후렴에 터트리는 알앤비 곡이었는데, 1절 후렴 부분까지 해랑이 맡으니 거의 다른 노래가 되었다.
‘이건 거의 즉석에서 편곡한 수준인데.’
본인의 음역대가 낮은 걸 인지하고 있으니, 아예 올라가지 않는 건 포기하고 잘하는 쪽으로 바꿔 버린 건가.
미리 짠 것도 아닐 텐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원래 이런 곡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게 의외라면 의외. 이것도 나름 재능 아닐까.
트로피를 껴안고 동생들이 열심히 앵콜 무대를 하는 것을 지켜보던 우형은 이번엔 눈물이 아니라 웃음이 터졌다.
공약을 재밌게 끝낸 덕에 오늘은 멤버들이 다 같이 신난 발걸음으로 대기실로 돌아왔다.
“아-. 내 파트를 그렇게 만들면 어떡하냐.”
한이는 돌아오자마자 해랑에게 장난스레 불만을 터트렸다. 자기 파트를 아예 바꿔버린 게 마음에 안 찼던 모양이다.
“그래, 형. 나처럼 제대로 해야지.”
재민은 본인의 랩이 마음에 들었는지 뿌듯한 얼굴로 끼어들었다.
“그럼 제대로 파트 체인지 영상을 한번 찍자. 앵콜 무대는 너무 짧으니까.”
두 번이나 시도했는데 첫 번째는 실패했고, 두 번째는 그나마 잘했는데 너무 짧아서 컬러즈에겐 감질나기만 할 것이다.
1위를 기념하고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달하고자 스페셜 영상을 하나 찍을 예정이었는데 공약이었던 파트 체인지를 제대로 하면 좋을 것 같았다.
내 제안을 들은 한이가 의욕 넘치는 표정이 되었다.
“형 나한테 보컬 트레이닝 받아.”
“내가 왜?”
“팬들 보여줄 건데 제대로 안 할 거야?”
해랑은 할 말이 없었는지 입을 다물었다.
컴백주만 해도 무대를 마치고 나면 휴식부터 챙기던 멤버들은 1위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자 에너지의 원천이 하나 더 생겨났는지 활기가 넘쳤다.
그리고 파트 체인지 영상 촬영일까지 한이는 결국 해랑의 저음 고집을 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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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덕질 피곤해서 안한지 오래됐는데 모노크롬은 잘됐으면 좋겠음
커뮤에서 망돌망돌하는 거 믿으면 안된다지만 얘넨 진짜 남아있는게 용한 수준이었잖아
요즘 좀씩 커가는거 보니까 예전에 신인 덕질할 때 기억나더라ㅋㅋㅋ
이번에 투표했는데 1위받길래 생각나서 글씀ㅋㅋㅋㅋ
└사람들은 그걸 입덕이라고 표현해
└ㄴㄴ노래만 듣고 자컨만 보는데? 1위는 못해봤다길래 그냥 투표함
└그정도면 라이트팬 아닐까,,,?
└머글 중에 이런 사람 은근 있음. 내 친구도 몬클 노래는 좋아서 듣는다는데 팬은 아니래 ㅋㅋㅋㅋ갤러리에 존잘멤 짤 저장된것도 봄
└그건 진짜 입덕부정기잖앜ㅋㅋㅋㅋㅋㅋ
└거기 원래 팬덤이 극코어였는데 요즘 라이트팬덤 많이 붙은듯
└지금 입덕하면 대충 데뷔팬으로 퉁칠수있어 빨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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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활동을 거치고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컬러즈처럼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건 아니지만, 모노크롬이 지금껏 고생해온 만큼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사람도 꽤 많아졌다는 것.
일명 라이트팬. 코어팬과 상반되는 개념이었다.
“제가 보다 보니까, 사람들이 모노크롬한테는 쉽게 관심을 주고 가더라고요.”
“팬 수가 많지 않아서 관심을 보이는 다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눈에 띄는 게 아니고요?”
“그……것도 있지만, 모노크롬이 그런 이미지로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원래 성공한 쪽보다는 반대쪽에 더 잘 이입하니까요. 신인 시절부터 바로 뜨는 것보단 5년이란 시간에 걸쳐서 뜨는 게 더 와 닿기도 하고.”
윤희가 라이트팬이 많아진 이유를 그렇게 분석했다. 원해서는 아니지만 서사라는 것이 쌓였다고.
게다가 팬층이 크면 그룹에 호감이 생기더라도 ‘내가 저기 낄 수 있을까?’ 하며 괜히 관심을 보이기도 주저하게 되는데, 컬러즈는 누구에게나 열린 팬덤이었다.
윤희는 이것을 “게임에서도 즐길 것을 다 즐긴 고인물들은 뉴비에게 관심이 많다.”라고 표현했다.
‘애초에 폐쇄적이고 싶어서 닫혀 있던 게 아니니까 말이지.’
화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던 탓에 아예 나서서 ‘곡 한 번만 듣고 가줘. 투표 한 표만.’ 하면서 영업하며 도움을 요청하니까 조금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큰 수고가 들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주고 가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 갔는데 그게 하나둘 모여 모노크롬의 성장으로 이어지니까 괜히 같이하는 기분이 들고.
그렇게 호감이 유지되고, 더 나아가면 입덕하고……의 순환.
‘유일한 진입장벽이라고 하자면…….’
소속사가 일을 못한다고 온갖 만행으로 소문이 났던 것.
모노크롬의 이름이 좋은 쪽으로 다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팬이었다던 몇몇 사람들이 돌아와서 컬러즈에게 묻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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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예전에 뉴마 하는 짓에 질려서 현생 살다왔는데 요샌 좀 괜찮아?
이번에 1위 받았다길래 예전 생각나서 찾아보니까 멤버들은 여전하고ㅠㅠ
글구 왤케 영상 많이 올라왔지? 예전엔 안 이랬는데.. 혹시 뉴마 다른 회사에 인수됐어..?
└회사 어디 팔린 건 아니고 그대로긴 한데,,,
└뉴마가 뉴마긴 한데.. 그.. 대표가 없음
└ㅇㅓ어,,,, 지금은 막 그렇진 않아
└뉴마때문이면 돌아와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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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 일 못하는 거 아니냐? 재입덕하면 또 환장하는 거 아니냐?’ 하는 질문을 듣자 ‘그 정도는 아닌데……?’ 하고 답하는 컬러즈들.
척추반사처럼 뉴마를 항상 욕해 왔던 컬러즈들은 인지 부조화 상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