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149화 (149/430)

# 1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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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곡 다 좋아서 최애곡 못 고르겠어

하라메때부터 이건 된다 했는데 상상이상이다.. 감탄밖에 안 나온다

└ㄹㅇ 듣고있는데도 듣고싶어지는 거 정상이지? 귀 열두개였으면 한번에 다 들었다 아니 보너스트랙까지 귀 열네개필요

└보너스트랙 스테레오버전이라서 귀 두개로 들어야한다고ㅠㅠ 열다섯개가 맞아

└이 띵곡들 사이에서 타이틀은 또 타이틀인거 진짜 대단함

└레몬 플레이어 좀 이상하지 않냐 일시정지랑 정지버튼 왜 필요하지? 평생 반복재생하면서 들으면 되는데

└아니 원래 정규앨범이란 게 이런거야? 이래서 일케 늦게 나온 거야?? 국가 문화재로 당장 지정해야 되는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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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앨범 발매에 앞서 연달아 올라오는 티저에 컬러즈는 나날이 기대감을 부풀렸다.

과연 그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앨범 발매 후,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컬러즈는 만족한 모습이었다. 아니, 만족을 넘어서서 기대 이상이란 평이 더 많았다.

‘다른 건 몰라도 퀄리티는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란 자신이 있었지.’

사람마다 취향도 다르고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지만 적어도 실망은 하지 않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멤버들의 한계치는 끝도 없는지 여전히 성장하는 중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발전한 앨범을 선보일 수 있었고.

특히나 이번엔 정말 정규다운 정규를 내보자는 생각으로 공을 안 들인 부분이 없었다.

‘앨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앨범 패키지부터가 그렇지.’

이전 앨범들보다 두껍게 제작된 이번 앨범의 패키지에는 해랑의 아이디어를 기용했다.

자아의 분열을 나무로 표현한다는 발상이 굉장히 좋아서, 패키지의 검은 하드커버 중앙에는 펄이 들어간 흰색 나무가 음각으로 프린팅되었다.

안에 든 포토북의 표지는 나무의 가지 부분을 확대한 이미지였는데, 위로 갈수록 나뭇가지가 깨진 거울의 균열 같은 느낌으로 퍼지도록 연출했다.

여기에 또 내가 좋아하는 홀로그램 박 인쇄로 거울 느낌까지 가미하니 금상첨화.

컬러즈가 ‘뉴마는 왜 이렇게 반짝거리는 걸 좋아하냐.’라던데 반짝이는 걸 좋아하는 게 뭐가 나빠.

좋은 거니까 인쇄 단가가 비싼 거 아니겠어? 사람은 사람을 배신할지언정 돈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에도 조금 특별한 요소를 집어넣은 덕분에 컬러즈가 아닌 사람들도 이를 언급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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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모노크롬 이번 타이틀 뮤비인데 이어폰 끼고 봐봐 ㅇㅇ

(링크) 뭔가 중간중간 영화보는 것 같아서 재밌다ㅋㅋㅋ

└오 양쪽소리 많이 다르네 신기

└아나 이거 보다가 진짜 뒤에서 누가 노크하는줄 알고 뒤볼아봄ㅋㅋㅋㅋ

└이거 보너스트랙 음원으로 맞춰서 틀고보는게 ㄹㅇ임. 발소리 같은 거 완전 뚜렷하게 들려. 내가 주인공 된 기분ㅋㅋㅋㅋ

└그건 어디서 들어?

└cd사야함.

└영업을 물흐르듯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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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는 음악에 맞춰 영상을 만드는 게 보통이지만, 귀로만 듣는 게 아니라 영상을 함께 보기 때문에 기본 음원과는 사운드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

앞에 오프닝이 추가되는 경우도 많고, 중간에 임팩트를 위한 장면이 들어가기도 하고.

그리고 이번 뮤직비디오는 특히 색다른 느낌으로 완성되었다.

과하지 않을 정도로 스테레오 이미지를 조절하고, 영상에 맞춘 효과음도 추가되었다. 예를 들면 재민의 개인컷에는 뒤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를 추가하는 식.

자신 외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소리로만 간접적으로 들려줌으로써 보는 사람도 화면 속의 멤버들처럼 긴장감을 느끼도록 연출했다.

‘그리고 스테레오 버전은…… 진짜 우형이가 하고 싶은 걸 다 했지.’

뮤직비디오에 삽입된 음원도 현장감을 꽤 살렸지만, 정말 과감한 스테레오 버전은 보너스트랙에 있었다.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다던 우형은 보너스트랙으로 넣는다니까 큰 부담이 없었는지 평소엔 못 할 만한 실험적인 시도를 가감 없이 때려 넣었다.

일반 트랙에선 화음으로 나오는 보컬 부분도 보너스트랙에선 좌우로 나뉘어서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완성된 스테레오 버전과 Inst 버전을 포함해 총 14트랙.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를 넣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에 따라 다른 작곡가의 곡을 받기도 했지만 과반수가 우형이 작곡한 곡이었다.

‘이제 정말 막힘이 없는 느낌이라니까.’

물길이 트였는지 막힘없이 곡을 완성하고 막힘없이 경험치가 오르고 있었다. 특히 얼마 전에 8로 오른 우형의 작곡 레벨은 발매 후, 정말 9에 가까워지는 중이었다.

어쩌면 그의 성장을 막던 방해물은 앞길 막던 뉴마보다는 떨어지는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그 떨어지던 자신감도 뉴마가 원인이긴 하지만.’

외부 요소를 넘어서서 무언가 내면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수록곡으로 들어간 의 효과인지, 우형의 작곡 경험치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경험치도 순조롭게 오르고 있었다.

이런 멤버들의 능력을 사람들 앞에 선보이면 어떨까. 나도 어느새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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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 예능에 프로듀서로 나온다는거 별 기대 안했는데

지금 무대보는데 노래나 댄스나 다 괜찮게 뽑았네

└ㅇㅇㅇㅇㅇ!! 멤버들 프로듀싱임! 몬클 실력파인거 알아줘 제발 ㅠㅠ

└근데 본인 무대 잘하는거랑 프로듀서 하는거랑은 다른거라

└이정도 퀄리티로만 뽑으면 거의 불만없을듯

└만호찡 데리고 이정도로 춤을 춘다고?ㅋㅋㅋㅋㅋㅋ 가능하겠냐곸ㅋㅋㅋㅋ

└이거의 반 정도로만 하드캐리해도 인정하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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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의 예능 출연 소식으로 인해 이번 음악 방송 활동에는 전보다 더 이목이 모였다.

일단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부터가 좋은 일인데, 실력을 평가하러 왔다가 ‘괜찮네?’ 하고 수긍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프로듀서 실력은 별개란 말도 있지만 라솔도 탐낼 정도의 곡을 만들어내는 작곡 팀에,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팀 미로면 기본적인 건 다한 거 아닐까?

애초에 프로젝트 그룹 멤버는 데뷔 기준선을 통과해서 데뷔한 신인들이니 우리 멤버들이 처음부터 가르칠 일은 없을 테고.

‘관건은…… 원만호의 실력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멤버들의 댄스 실력을 멱살 잡고 끌어올리는 재민이 꽤 활약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번 안무도 재민과 팀 미로 덕분에 멋지게 완성되었다.

사전녹화한 타이틀곡 무대가 송출되는 것을 보니 새삼 멤버들의 노력이 화면 너머로도 전해져오는 것 같았다.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만 해도 힘들다고 곡소리를 냈는데 무대 위에선 숨도 안 차는 것처럼 잘하네요.”

“연습을 엄청 했잖아요. 그런데 이번 안무가 진짜 역대급이었다고 하던데요.”

멤버들의 연습 장면을 거의 지켜봐 왔던 민형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역대급’이란 표현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참고용으로 다른 그룹 비하인드도 많이 보는데, ‘이번 안무는 정말 역대급’이란 말은 항상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걸 보니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실력이 계속 향상되고, 향상된 실력만큼 안무의 난도가 같이 높아지고. 그 고난도의 안무를 해내면서 실력이 또 향상하고……의 반복으로 점점 수준이 올라가는 중이었다.

“근데 체력이 엄청 소모되긴 하나 봐요. 애들 요즘 행동이 전체적으로 느릿느릿해졌잖아요.”

최근에 멤버들이 어딘가 힘을 뺀 모양새로 휘적휘적 걸어 다니던 게 그 때문이었나. 다른 데 힘을 안 빼려고.

한이의 1절, 2절 이어지던 장난도 그 빈도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줄어들었다는 것은 아주 안 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체력 비축 중요하니까요. 활동 기간 동안 매니저분들이 잘 보조해주세요.”

“네. 말씀 주신 대로 현 매니저도 휴가 보냈고.”

현 매니저는 아이돌 활동에 전념하라고 휴가를 보냈다. 이걸 휴가라고 봐야 하는지는 의견이 많이 갈리겠지만.

멤버들은 지금 선보일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을 선보이는 중이고 그게 좋은 반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지금까지 단단한 토대를 쌓고 추진력을 얻는 데에 집중해 왔다.

‘이제는 정말 위로 올라가야지.’

더 지체할 것 없이, 지금이 모아왔던 추진력을 타고 앞으로 나아갈 타이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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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화요일 발매여서 수요일에 방송되는 ZBS MUSIC채널의 <투데이스뮤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쉰셋돌>이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고, 그전까지 우리는 팬 사인회 일정과 인터뷰, 라디오 등의 스케줄로 바쁘게 지낼 예정이다.

올해 들어 신성처럼 나타났지만 사실 신성이 아니란 점이 특이했는지 불러주는 곳도 확연히 늘었다.

특히 유아이TV 촬영에서 만난 박대웅이 본인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 바로 불러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대중들뿐만 아니라 연예계 안에서도 알아봐 주는 사람이 나타나니까 진짜 뿌듯하다.’

모노크롬과 만난 후에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며, 직접 만나서 또 듣고 싶다며 불러주는데 당연히 섭외에 응할 수밖에.

늘어나는 일정에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은 역시 멤버들이었다.

오늘의 일정을 마치자 피곤이 몰려왔는지 멤버들은 그 ‘느릿느릿’ 모드로 돌아왔다.

“아이고.”

“형. 자꾸 입으로 그런 소리 내면 아저씨래.”

“야! 형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그렇게 말하는 것도 되게 아저씨 같아…….”

퇴근을 위해 차에 올라타던 우형이 곡소리를 내자 뒤따라 타던 준해가 한마디 했다.

아저씨 소리는 동감 못 하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혼잣말이 많아지는 건 동감. 어린이가 유치원 버스에 올라타면서 ‘아이고’ 소리는 안 할 테니까.

다만 이건 춤을 많이 추는 아이돌 특성상 관절이 약해져서 절로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닐까.

이곳에선 게임처럼 포션을 먹일 수 없으니 칼슘 보충제라도 사다 먹여야겠어.

“아이고야.”

“푸핫! 형 지금 여우 형이랑 완전 똑같았어.”

“뭐? 내가 지금 뭐 했는데?”

우형에 이어 한이가 똑같은 소리를 내며 올라서자 먼저 타 있던 재민이 웃음을 터트렸다.

마지막으로 들어오느라 준해가 하는 말을 듣지 못한 한이는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이었다.

“움직일 때 입으로 소리 내는 거 아저씨 같다고 방금 그랬거든.”

“아저씨라니. 난 메인 보컬이라 내 모든 감정을 소리로 표현할 뿐이야.”

“난 서브 보컬이라 아저씨냐?”

“아저씨들.”

시끄러워지려던 멤버들을 조용히 만든 건 해랑의 낮은 목소리였다.

“조용히 쉬자.”

제발, 이라는 말이 뒤에 들린 건 내 착각인가.

“나 지금 아저씨란 소리에 나도 모르게 쳐다봤어.”

“형이 날 아저씨라고 하면 안 되지.”

멤버들이 조용히 쉬자는 소리는 무시하고 호칭을 걸고넘어지자, 해랑은 말없이 후드를 뒤집어쓰고 스스로 청각을 차단했다.

‘수면 시간이 일분일초도 아까운 활동 기간인데 이런 거로 토론하는 것보단 쉬는 게 낫지.’

서로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내가 정리에 나섰다.

“농담할 시간은 앞으로도 많으니까 지금은 일단 쉬자.”

“넵.”

웃고 떠들던 것도 잠시, 피곤하긴 했는지 다들 금방 조용해졌다. 아니, 조용해지려는 찰나 우형이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왜 웃어?”

“다음, 다음 스케줄 생각하면서 잠 쪼개가며 움직이는 게 되게 아이돌 같아서요.”

“아이돌이 아이돌이지, 아이돌 같다는 건 또 뭐야?”

전에도 신인 후배들을 보면서 요즘 애들은 아이돌 같다느니 하는 소리를 했었는데, 아직도 요즘 아이돌과 자신은 다르다는 생각이 남아 있었나?

그런데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런 의미로 꺼낸 말이 아니었다.

“길 잃었던 인공위성이 다시 궤도로 돌아와서 통신이 시작된 느낌이에요.”

우형은 반쯤은 졸음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작사가답게 어려운 비유를 하네.’

그래도 무슨 마음인지는 이해가 갔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너의 별>의 가사가 비슷했다.

항상 밤하늘의 같은 자리에 별이 빛나고 있고, 매일 밤 그 별을 다시 만나는 것처럼 ‘너’와도 내일 또 만나자고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할 수 있다는 내용.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자리가 아니라 그런 안정적인 위치에 들어선 것 같다는 것을 ‘아이돌 같다’고 표현한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이돌의 모습에 자신도 가까워진 것 같다’.

‘피곤한 것까지도 기쁘다고 하다니…….’

우형은 좋아서 한 얘기겠지만 나로선 조금 복잡한 기분이었다.

“근데 서울에서 보이는 별이 인공위성이야?”

다시 내려앉으려는 정적을 깬 것은 재민이었다.

우형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궁금했는지 등받이에 기대 있던 상체를 벌떡 일으키며 질문했다. 역시 피곤보다 호기심이 앞서는 스타일.

“그건 그냥 별일걸?”

“우주정거장은 눈으로 볼 수 있어?”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또 멤버들이 시끄러워지려는 와중에, 조용히 다시 눈을 뜬 해랑과 백미러 너머로 시선이 마주쳤다.

“해랑이가 쳐다본다. 쉬자.”

“네, 넵.”

이렇게 있는 잠, 없는 잠을 쪼개가며 정해진 일정을 하나하나 소화해가며 첫 주 활동이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

[모노크롬(monochrome) 팬미팅 20xx.xx.xx]

모노크롬 팬미팅 예고 공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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