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135화 (135/430)

# 1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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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oon: 저희 엔피버의 컴백주 활동이 마무리됐습니다!

단체로도 인사드렸지만 다시 한번, 엔러브 한 주동안 같이 해줘서 고마워요!

뮤직더라이브에서 부른 Promise 무대는 잘 보셨나요?

오늘 Promise를 작곡해주신 모노크롬의 우형 형님이 대기실로 응원하러 와주셨습니다^^

엔러브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던 이 곡은 저희에게도 정말 의미가 깊은데요.

아이돌부방학캠프에서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여우 이모티콘)(물방울 이모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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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SNS 글의 주인공은 엔피버의 리더인 임종훈이었다.

이 뒤로도 곡을 함께 작업하며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우형이 바쁜 와중에도 자신들을 얼마나 성심성의껏 지지해 줬는지에 대한 내용이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까지 조금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는 말도.

‘엔피버 멤버가 탈퇴한 것 때문에 우형이가 더 마음 썼었지.’

그런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되었고 덕분에 불안함을 털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종훈의 긴 글은 이 곡의 내용처럼 오래 함께하자는 말을 다시 팬들에게 전하며 마무리되었다.

함께 올린 사진은 세 장이었는데, 한 장은 대기실에서 찍은 엔피버 멤버들의 장난스러운 모습, 한 장은 무대가 송출되는 화면을 찍은 사진.

그리고 마지막은 사인 앨범을 들고 있는 우형과 엔피버 멤버들의 단체 사진이었다.

‘……방송을 봐서 올린 건가?’

확인해 보니 엔피버는 오늘 <뮤직더라이브>가 끝나자마자 뷰이라이브로 팬들에게 활동 첫 주 마무리 인사를 이미 마쳤다.

그리고 몇 시간 지나, 이 늦은 밤에 종훈이 개인 SNS에 글을 올렸다.

팬들과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곡을 준 우형에게 지금 이 시각에 감사를 전하고 싶어서.

응원이 응원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침울해져 있던 컬러즈의 공간에도 엔피버의 팬덤인 엔러브가 노크를 하며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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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엔러브 놀러왔어요

오늘 우리애들이 뮤더라에서 몬클 리더님이 작곡해주신 노래 불렀거든.

이번 활동 특히 우리한텐 의미 깊었는데 컴백주 마지막날에 팬들한테 불러주고 싶은 노래라고 특별히 무대 해준거 감동이었어.

사실 전에 방학캠프때도 우리 애들이랑 같이 다니면서 챙겨주셔서 고마웠던 것도 있고.ㅋ_ㅋ

이런 소중한 곡 선물해줘서 고맙다는 얘기 여기 대신 전하구 갈게.

엔러브들 사이에서도 애들 음색이랑 잘맞다고 노래 엄청좋다고 얘기 나왔었거든.

우리 종훈이가(얘도 리더임!) 작곡 배워보고 싶은 마음만 있고 제대로 시작할 엄두를 못내고있었는데 다음엔 직접 쓴 곡도 들려주고 싶대.

이것도 아마 선배님한테 자극받은거 아닌가 싶어.ㅎㅎ

암튼 고맙고 모노크롬도 신곡 나오면 꼭 들을게. 안뇽!

└ㅠㅠ감동이다 글 남겨줘서 고마워!

└오늘 울애들 뮤더라 엠씨 봐서 엔피버 무대도 봤는데 노래 좋더라 활동 파이팅9

└서로 잘 지내니까 나도 괜히 훈훈하고 그르타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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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로 재편된 후 첫 활동이어서 엔피버의 팬덤은 더욱 의미를 두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인사를 남기고 가는 엔러브는 우형이 출연한 방송에서 있었던 일은 모르는 듯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활동 중인데 굳이 다른 아이돌 멤버가 나오는 방송을 챙겨 보진 않았을 테니.

그것 때문이 아니라 정말 고마워서 남기고 간 글이었다.

우형과 엔피버가 서로 응원을 보냈듯이, 컬러즈도 엔러브와 응원을 주고받으며 서서히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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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클은 그냥 몬클이라서 좋다

누구랑 비교할 필요도 없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냥 몬클이들만 보고 응원해왔으니까 앞으로도 그럴라고

└마자 걍 몬클만 보고있음 힐링인데 굳이 다른데 보면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지

└ㅇㅇ 누구 이기는게아니라 그냥 몬클 자체로 단단해지는 게 좋아서 내가 컬러즈인거니까능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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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컬러즈도 카피바라 팬덤이 아닐까.’

팬덤은 역시 가수를 따라가는지, 컬러즈도 주변의 좋은 영향을 받아 알아서 성장 중이었다.

그리고 다음 주. 엔피버가 음악방송 1위를 따내면서 기사회생돌인 모노크롬의 영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글이 몇 개 올라왔다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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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QBC 아이돌부 방학캠프의 최대 아웃풋

(GIF 이미지)

발단-멤버 한명이 감기라 입수 인원이 부족했던 엔피버

전개-(이미지)지나가던 모노크롬에게 도움 요청. 동맹 맺음.

위기-(GIF 이미지)모노크롬만 두고 엔피버 도망감

절정-(이미지)모노크롬 리더가 지옥의 떡볶이로 복수

결말-(곡 정보 캡처 이미지)모노크롬 리더가 엔피버에게 곡 주며 극적 화해

그리고 이번주 엔피버 1위했다!!!!

이번 엔피버 타이틀곡 한번씩 듣고가 사실 이게 목적임

(뮤직비디오 링크)

모노크롬 리더가 작곡한 Promise도 띵곡이니까 함 들어봐

└오 뭔가 훈훈

└이거 절정이랑 결말 사이에 몬클 리더 어디 방송 나갔다가 1위 못했다고 꼽당한거 있었음ㅠ

└내돌도 방학캠프 촬영 끝나고 계속 재밌었다고 했었음 진짜 방학에 놀다온 것 같았다고ㅋㅋ 친해진 돌도 많았다고 했는데 가끔 이런 친분글 보면 계속 잘 지내는 듯

└이거 피디가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 하면 여돌 특집으로 만들거라고 했는데ㅠㅠ 계속 제작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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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당신을 만난다면> 싱어송라이터 특집의 메인 게스트였던 고등학교 2학년생 이천영.

그는 촬영일에 작가에게 SNS에 후기와 사진들을 올려도 되냐고 미리 물어봤다.

작가는 그의 관심받기 좋아하는 성격을 알고 “방송이 끝나고 올리는 게 사람들이 더 많이 보고 좋을걸?” 하고 조언했다.

빨리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본방송이 끝나기만을 계속 기다렸다가, 박형주에게 받은 사인, 그리고 중간 휴식 시간에 다른 출연진들에게 부탁해서 함께 찍은 셀카 등과 함께 촬영 후기를 생각나는 대로 올렸다.

‘생각보다 좋아요 수가 별로 안 오르잖아.’

SNS 아이디를 말한 것이 방송을 타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방송 시간이 늦은 밤이어서 그런지 곧바로 반응이 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자고 일어났는데 밤새 좋아요와 댓글이 많이 늘어나 있었다.

[저도 작곡에 관심있는 고등학생인데 친구해요~^^]

[모노크롬 팬인데 저희 리더 실물 후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ㅋㅋㅋ스카이제로님도 재밌으시더라구요]

[안녕하세요. 아이돌 소식 전문 SNS 채널 아이돌다이어리입니다. 혹시 모노크롬 여우형씨와 찍은 사진을 저희 페이지에 올려도…]

그냥 방송을 보고 궁금해서 들어온 사람도 있었고, 작곡에 관심이 있으니 이야기하자고 친구 추가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함께 출연한 게스트의 팬도 있었다.

그리고 새로 달린 댓글 중에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유일한 아이돌 게스트였던 우형과 관련된 댓글이었다.

이거구나. 천영의 관종 레이더가 정확한 목표물을 집어냈다.

사실 우형에 관해선 할 이야기가 많았다.

촬영이 끝나고, 박형주의 사인에 명함까지 받아서 돌아온 그는 대기실을 찾았다.

자신의 대기실이 아니라, 우형의 대기실이었다.

노크하자 안에 있던 매니저가 문을 열었다. 우형,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멤버라는 사람은 바로 돌아가려고 했는지 이미 가방까지 챙긴 상태였다.

[어, 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나한테?]

[다른 분들한테는 물어보기가 좀 그래서요.]

[어어. 괜찮아. 들어와.]

우형은 챙겼던 가방을 다시 내려놓고 대기실에 있던 의자를 끌어다 천영을 앉히고 자신도 마주 앉았다.

질문은 그것이었다. 지금 쓰는 장비는 어떤 거고 좀 더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은데 어떤 게 좋을지 모르겠다고.

자신이 가진 예산은 고작 용돈, 세뱃돈을 모은 것인데 대형 소속사에서 직함까지 달고 있는 박형주에게 이런 질문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말 자신 수준에 맞는 정보를 준 우형을 찾아간 것이었다.

[사실 사람마다 타건감 같은 게 취향을 타서 내가 모델을 딱 정해줄 수는 없는데.]

우형은 몇몇 모델의 예시를 들며, 어느 악기점에 가면 어떤 모델이 있어서 비교해볼 수도 있다면서 약도까지 그려줬다.

[으음. 말로 하려니까 잘 설명이 되는지 모르겠다. 혹시 메일 주소 있으면 알려줄래?]

대화해보니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방송에서는 너무 초보 수준이라 꺼내기 민망해서 담아뒀던 사소한 궁금증도 털어놨는데 그는 전부 잘 받아줬다.

게다가 옆에 왜 있었는진 몰라도 같은 그룹의 멤버라는 사람이 “혹시 기타는 안 쳐?” 하며 관심을 보였다.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의 모습도 멋있었기에 물론 관심 있었다.

그렇게 은근히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메일 주소를 알려주고 헤어졌는데, 며칠 후 우형에게서 엄청난 장문의 메일이 도착했다.

가격대별로 추천하는 모델 종류와 간단한 설명. 그리고 소개 영상에서는 시간상 짧게 말하고 지나갔던 가상 악기나 플러그인에 관한 정보까지.

소논문 수준의 메일 내용에 놀랐던 기억이 있었다.

[skyzero: 사실 우형 형님(형이라고 부르라고 형님이 먼저 말하심ㅎ)한테는 방송끝나고 엄청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욥,! 궁금한거 물어보니까 다 알려주시고…]

마침 주말이니 시간도 많겠다, 천영은 사람들이 우형에 관한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는 미담, 없는 미담까지 싹싹 긁어서 SNS에 글을 또 하나 올렸다.

설명하면서 직접 써준 메모 사진과 우형이 보내줬던 메일 내용까지 첨부했다.

물론 자신은 장차 프로를 노릴 사람이었기에 메일 주소는 지우는 노련함도 잊지 않았다.

그러자 이 글은 팬들 외에도 자신의 SNS에 들어온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얻었다.

[전 미디 학원 강사일 하는 사람인데. 이건 정말 정리 잘해놓은 글이네요ㅎㅎ. 수강생들한테 보여줘도 될 정도. 정말 많이 알아본 사람이 쓴 것 같네요.]

전문가까지 인정하는 그 세심함에 컬러즈는 뿌듯함을 느끼며 방송에 관한 좋지 못한 감정은 잊어버렸다.

그리고 우형의 메일 내용을 보고 정말 작곡에 도전하는 컬러즈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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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 좋아하다가 이젠 작곡에도 손대는 나.. 우형이 가이드 보고 깔았는데 작곡 프로그램 이렇게 하는거 맞나? 내 첫 자작곡을 들어줘(동영상)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했는데 이거 이리 멜로디 아냐?ㅋㅋㅋㅋㅋ

@@후.. 걸렸네 표절시비 걸려서 우형이랑 법정에서 지독하게 얽혀야겠다^^

@판사님도 들어보고 이건 좀;;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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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활동을 위해 모노크롬 팀은 틈틈이 컨셉 회의,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오늘의 회의를 파하고 다들 각자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우형이 스마트폰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좋은 일이라도 있어?”

“어제 엔피버가 1위 해서 축하한다고 메시지 보냈는데요. 답장이 와서.”

우형이 스마트폰 화면을 돌려 내게 슬쩍 보여줬다.

엔피버 멤버와의 대화창 같은데 한 글자로 합쳐지지 않은 자음, 모음이 한가득해서 무슨 소린지 도통 알아볼 수가 없었다.

기쁨의 환성을 텍스트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일까.

이번이 엔피버의 첫 1위는 아니지만 4인조가 된 후 첫 활동에서 얻어낸 1위. 소속사도 본인들도 불안한 마음이 컸던 탓인지 첫 1위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예전에 동생들 데뷔시키고 프로듀서로 같이 일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만일 그랬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어요. 그냥 수록곡 하나 같이 작업했을 뿐이지만 뭔가 좀…….”

우형은 말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지 손만 이리저리 움직였다.

말로는 안 했지만 표정으로도 그가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았다. 정말 뿌듯해 보였으니까.

‘방송 후에 괜히 마음 쓰였는데.’

그는 확실한 지향점을 보고 걸어가고 있었다.

이것을 계기로 마음속에 엉켜있던 매듭이 풀렸는지, 다음에 확인했을 때 어느새 우형의 작곡 레벨은 8로 올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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