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79화 (79/430)

# 7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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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근히 닮아보이는 배우랑 아이돌

(개인적 의견임 양쪽 다 좋아함 나만 그렇게 느낀걸수도 있음 외모 비교ㄴㄴ 그냥 분위기가 닮았다고 하는 거ㅇ 님들이 안닮았다고 생각하면 그럴수잇음ㅇㅇ)

(이미지) (이미지)

배우 김형운이랑 모노크롬 유한이

(이미지)

좌측 모노크롬 오피스룩 화보 / 우측 김형운 이번 드라마 스틸컷

하필 정장 색깔도 비슷해서 찾아옴ㅋㅋ

└오 느낌 있음ㅋㅋㅋㅋㅋ

└엥 모를

└두번째 사진은 같은 사람 아니냐

└엌ㅋㅋㅋ 볼때마다 얼핏 누구 보인다 싶었는데ㅋㅋㅋㅋㅋ

└정면은 잘 모르겠는데 옆선이 존똑

└첫번째 짤은 김형운 이 머리 했을때랑 더 닮은듯 (이미지)

└똑 닮은 건 아닌데 사촌 중에 저렇게 생긴 사람 있을 것처럼 닮았음ㅋㅋㅋ

└약 2조5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모노크롬 메인보컬 유한이 노래 부르는 것도 보고가세요(쇼케이스 개인무대 영상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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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큰일이 지나갔지만 별 탈 없이 컬러즈도 다시 정상영업 중.

우리도 평소대로 다른 걱정 않고 업무로 돌아올 수 있었다.

<최고의 팀메이트> 본방송은 재민과 윤환의 관계가 특이한 것 빼고는 다른 회차와 별 차이점이 없었다.

본방송이 예고편의 화제성은 따라가지 못했기에 밋밋한 반응만을 남겼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시청자들에겐 나쁘지 않은 이미지로 다가갔다는 것.

머릿속에 확 남을 만한 인상은 아니었지만 [둘 다 성격은 좋은 듯;] 하며 호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덕분에 지금 한창 활동 중인 윤환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조금 늘어난 것 같았다.

이 프로그램의 방영이 그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모노크롬이 탈퇴한 그의 발목을 잡은 형국이 되었다면 정말 입이 썼을 테니까. 무엇보다 멤버들이 속상해했을 테고.

그렇게 속상할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에 멤버들도 다시 마음을 놓고 평소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해랑도 평소대로 작업실 지박령 신세고…….’

그는 요즘 계속 그랬듯이 작업실에 박혀 있었다.

그래도 예전처럼 그저 현실 도피만을 위해 틀어박힌 게 아니라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해랑이 믹스테이프를 내고 싶다고 하자 가장 환영하던 우형은 자기 곡 작업도 하면서 해랑 옆에 프로듀서처럼 붙었다.

말이 프로듀서지, 잠깐 지켜보니 그의 역할은 1할의 조언과 9할의 응원이었다.

‘한마디로 작업을 봐 준다는 명목으로 옆에 붙어서 용기 북돋아 주기…….’

아마 예전부터 그렇게 멘탈을 회복시켜왔던 게 아닐까. 그 모습을 보니 해랑은 안심하고 맡겨도 될 것 같았다.

그가 어떻게 리더로서 이 다양한 성격의 멤버들을 이끌어왔는지 조금은 짐작이 가기도 했고.

다음 앨범은 기획 단계라 멤버들은 회의에 참여하며 평소 하던 일을 했다.

재민은 주로 연습실에 있다가 팀 미로 단장인 민후와 로아가 오면 그 옆에 붙어있었고.

준해는 저번에 시험 준비와 활동이 겹친 전적이 있어서인지 항상 옆에 책과 노트를 끼고 있었다.

당장 새로 녹음할 곡이 없는 이런 상황에서 메인 보컬인 한이는 뭘 하느냐면.

‘역시 메인 보컬은 메인 보컬의 할 일이 있지!’

드라마 OST 가창 섭외가 들어왔다.

그의 보컬 레벨 현재 8.

해랑의 매력 레벨 10, 재민의 댄스 레벨 10이 너무 강렬해서 이 8이란 숫자가 약해 보일 수 있지만, 애초에 10이 어나더 레벨일 뿐. 8도 게임에서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레벨이었다.

애초에 보컬에 두각을 보이는 연습생, 즉 기본 실력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 몇 년 동안 활동을 거치며 레벨을 올려야 이 정도였으니.

보컬 레벨 8인 한이는 인터넷에서 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그거였다. 확신의 메인 보컬.

‘이 실력이 그간 악동 컨셉 자가복제곡에 묻혀 있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올해 들어 메인 보컬이 혼자가 되어 파트가 더 늘어난 데다가 다양한 곡을 발매했더니 OST 제작에 관여한 누군가가 알아본 모양이었다.

내가 기쁜 마음으로 OST 섭외 건을 덥석 물자 송준오 프로듀서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하시려고요?”

“왜, 왜요? 안 좋은 거예요?”

“그게 아니라…….”

OST 하면 좋은 거 아냐? 왜 나만 신난 느낌이야?

OST 섭외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때도 어쩐지 다들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마치 기대감이 없어 보이는 듯한 얼굴.

“지금까지 뉴마에서 OST 섭외에 응한 적이 없어서요. 아니지. 배우 쪽에서는 몇 번 있었네요.”

“모노크롬이랑 아이리스는요?”

뉴마 소속 배우가 자신이 출연한 작품 OST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를 빼고는 OST 작업에 참여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뉴마가 배우 소속사이기도 하지만 일단 작년까진 아이돌 그룹 두 개에 멤버만 열두 명이었는데.

가수는 한 번도 OST를 안 부르고 배우만 불렀다니.

“섭외는 여러 번 들어왔는데. 윗선에서 다 쳐내길래 이유가 있어서 안 하는 줄 알았죠.”

“…….”

아. 게임.

게임 시스템상 내가 제작하는 앨범 외에 다른 곡 작업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OST 섭외도 마찬가지.

그것이, 들어온 섭외를 대표가 이유도 없이 다 쳐낸 꼴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대표 딸인 내가 갑자기 반가워하면서 덥석 하겠다고 하니 이상하게 본 것이었다.

‘내가 앞길 막은 얘기는 대체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 걸까…….’

대표의 절대적인 말 한마디로 돌아가는 회사였지만 대표가 일하는 방식을 이상하게 여기는 직원도 꽤 있긴 했던 모양.

하긴 그래서 송 피디는 뉴마를 떠나 본격적으로 아티스트를 지원한다는 뉴레인으로 옮겼던 거겠지.

변덕스러운 회사의 태도에 의아해했지만 그도 바라던 일이었는지 내 긍정적인 의사 표현에 지지를 보냈다.

“유한이 보컬 스타일이 대중적이라 OST 작업에 잘 어울리긴 해요. 예전에 섭외 들어왔을 때도 그 녀석은 하고 싶어 했는데 회사가 워낙 단호한 바람에.”

“…….”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회사 때문에 좌절당한 기억을 멤버들이 전부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한이는 윤환과 같이 메인 보컬이 아니었던가.

윤환의 솔로 활동이 계속 이어지는 와중에 한이는 들어오는 솔로 음원 작업조차 전혀 못 했다니.

후배 그룹인 아이리스와 활동 지원 수준이 다르기도 했고, 연습생도 받는 트레이닝을 못 받은 전적도 있던 상황.

딱히 이유도 없는 차별이 계속되는 동안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섭외도 계속 거절하니까 한동안은 안 들어오다가 오랜만에 들어왔…….”

“저, 저는 아무 방해도 안 할 테니까 잘 진행해 주세요.”

송 피디가 입을 열 때마다 죄책감이 추가되어서 나는 급히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쪽 일은 송 피디가 잘 알 것 같으니까 전적으로 맡기자.

일단…… 과거가 있으니 내가 손을 안 대는 게 상책인 듯했다.

***

한이가 이번에 OST를 맡게 된 작품은 QBC에서 방영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매일 아침 만나요>였다.

재민과 함께 <최고의 팀메이트>에 출연했던 배우 김형운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였다.

‘분명 촬영 때 자기소개를 하면서 드라마 얘기를 했던 것 같기도…….’

그에겐 미안한 소리지만 나는 그때 재민과 윤환을 신경 쓰느라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 멘트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본방송 때도 다른 데 정신이 팔렸었고.

그래도 재민이 그가 누군지, 어떤 작품에 출연했는지 바로 알아봤던 것은 기억이 났다.

알아보니 드라마를 좀 본다 싶은 사람들은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유명한 배우였다.

‘배우도 얼굴을 외워야 하나.’

엔터 업계에서 일하려면 웬만큼 기억력이 좋지 않으면 고생이겠어.

아무튼 이번에 한이가 부르는 곡은 드라마 OST의 Part 7로 공개될 예정이었다.

내가 멤버들 스케줄에 따라와서 하는 일은 대개 스타일링에 의견 얹기, 구경하기, 법인카드 쓰기.

녹음일이 다가와 나온 김에 매니저와 함께 카페를 다녀오니, 녹음실에선 한이의 환상적인 사교성이 발동해 있었다.

“내가 한이 씨 얼마 전에 솔로 무대 하는 거 보고 괜찮겠다 싶어서 제안했는데, 제작사 사람들이 하나같이 섭외하기 어려울 거라고 하는 거야.”

“에이, 불러주시면 오죠. 이게 다 형님과 첫 OST 작업을 같이 하게 될 인연이었던 게 아닐까요?”

한이는 녹음실에 와 있는 작곡가와 이미 형 동생 사이가 되어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 내용은 내 양심에 찔리는 내용이었지만.

“크, 크흠…….”

업계에 뉴마가 철벽 친다고 소문이 나 있었던 모양.

그 원흉이었던 나는 말없이 스태프들에게 음료를 돌리고, 화기애애한 현장 속 녹음이 시작되었다.

녹음 부스 안에 들어간 한이가 첫 소절을 부르기 시작하자.

‘……진짜 잘 받았다.’

이 OST 작업을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부터 들었다.

작곡가가 이 곡의 가창자로 한이를 낙점한 것이 한 방에 이해될 정도로.

이 이상 잘 어울릴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한이의 목소리와 노래가 잘 어울렸다.

이 OST가 삽입될 드라마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다 보니, 남녀가 서로에게 숨기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표현하고 싶은 달달한 감정이 멜로디와 가사에 잘 녹아들어 있었다.

거기에 한이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니 마치 실내인 녹음 현장에 봄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

“2절 처음 ‘아침에 일어나면 네 생각부터’ 이 부분은 조금 더 나른한 느낌으로 할 수 있어요? 아침에 막 일어나서 잠이 덜 깼는데 상대방의 안부부터 궁금한 거야. 그런 느낌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네 생각부터-. 이렇게요?”

“그렇지!”

작곡가는 세세한 발음이나 조금 더 강조할 부분에 의견을 낸 것 외에는 연신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녹음을 진행했다.

‘멜로 눈빛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일 텐데.’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OST 음원이다 보니 목소리만 들어가는 게 아쉬울 지경이었다.

대신 녹음 현장 스케치라는 형식으로 녹음 현장에서 찍은 영상이 QBC 드라마 웹 채널에 올라간다는 듯, 지금도 스태프가 간단하게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도 받은 상태.

OST란 드라마 시청자들이 자연스레 접할 수 있으니 대중적으로 노출되기엔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공중파 드라마 채널이면 구독자가 얼마냐.

‘이런 좋은 기회를 발로 뻥뻥 차 버린 뉴마 너란 회사는…….’

한이가 녹음을 잘할수록 지나가 버린 기회들이 더 안타까워 나는 혼자 속으로 가슴을 쳤다.

수월하게 진행된 녹음이 끝나고는 드라마 채널에 함께 올라갈 짤막한 인터뷰 촬영이 있었다.

“봄에 설레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이번에 제가 부른 <너로 시작하는 하루>?”

“물론 좋지만! 그것 빼고요.”

모노크롬의 노래 중에도 사랑 노래는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달달하다고 할 수 있는 곡은 한이가 개인 무대에서 불렀던 수록곡.

그러나 이미 한이보다 먼저 촬영한 작곡가 인터뷰에서 작곡가가 언급하고 지나간 참이었다.

한이는 다른 노래를 찾아야겠다 싶었는지 천장을 보며 짧게 고민하더니 금방 대답을 내놓았다.

“이라솔 선배님의 <가로수길>이요.”

“오! 한 소절만 불러주실 수 있나요?”

“그럴까요?”

한이는 목을 가다듬고는 감정을 잡듯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감미로운 목소리. 짧은 소절이 끝나고 그는 마지막 음을 늘어트리며 살며시 눈을 뜨고 카메라를 응시했다.

“크으으.”

한이의 노래가 끝나자 가장 먼저 박수를 친 것은 옆에서 지켜보던 작곡가였다. 그는 이미 한이의 십년지기 동네 형이 되어 있었다.

스태프도 환호와 함께 짝짝 박수를 쳤다.

“노래가 끝나는 게 이렇게 아쉬울 일인가요? 한 소절 말고 세 소절은 불러 달라고 할 걸 그랬어요!”

“아-. 아쉽게도 노래방 시간이 끝났대요.”

한이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작곡가가 옆에서 자기가 여기 사장이니 더 불러도 된다며 넉살을 떨었다.

그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만큼 좋은 음색이었다.

모노크롬의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를 부르는 것이 신선하기도 했다.

‘나중에 커버 영상 찍자고 해야지.’

그룹 활동에 치중하고 있지만 해랑도 믹스테이프 작업 중이겠다, 개개인의 능력도 좀 더 영업할 필요성을 느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머리를 굴리고 있는 와중, 스태프는 화제를 바꿨다.

“혹시 그거 아시나요? 한이 씨가 저희 주연 배우 형운 씨와 닮은꼴이라고 인터넷상에서 소소하게 화제가 됐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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