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손에 망한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21화 (21/430)

# 21화

팬은 출연진보다 인원이 훨씬 많았기에 더 빨리 입장하여 더 늦게 퇴장했다. 이동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었다.

촬영이 끝나고 세트 정리와 함께 드디어 팬들의 퇴장 시간도 찾아왔다.

“어우, 허리야.”

“나가는 데도 한참 걸리겠죠?”

“설마 들어오는 것보다야 심하겠어요.”

“그래도 티저 뜨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에요.”

“맞다. 곧 티저 뜰 시간이구나! 아까 실물로 봤는데 빨리 보고 싶다!”

응원한다고 소리 지르고 응원봉 흔들고 모든 것을 쏟아부은 듯이 진이 다 빠졌지만, 컬러즈에게 오늘 하루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저녁마다 뜨던 멤버들의 티저 이미지.

촬영이 아슬아슬하게 먼저 끝난 덕분에 다른 데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떡밥을 즐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퇴장을 기다리던 컬러즈 구역에서 동시다발로 각양각색의 알림 소리가 울렸다.

“떴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핸드폰 화면으로 시선을 내렸다.

[CONCEPT IMAGE #모노크롬 #monochrome #명재민]

“?”

잠시 컬러즈 구역에 찾아온 인지 부조화의 시간.

모노크롬 공식 계정 맞는데.

준해가 아니고.

명재민……? 그 재민?!

찰나의 정적 후, 동시에 여럿이 놀라서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팬석 한 구역의 분위기가 갑자기 변하자 함께 퇴장을 기다리던 다른 구역 팬들의 시선이 모였다.

컬러즈는 다들 놀라서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으나, 한번 시작된 웅성거림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거 뭐야……?”

“진짜 재민 오빠 맞아요?”

“옛날 사진 다시 올라온 거 아니죠……?”

“어떡해. 재민이…….”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뭐야?”

“누구 쓰러졌대?”

비상상황이 생긴 줄 알고 다가온 스태프도 있었으나 별일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돌아갔다.

옆에선 다들 핸드폰을 들고 놀라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기에 엄청난 속보라도 떴나 싶었지만 물론 그런 뉴스는 없었다. 다만 컬러즈에겐 이보다 충격적인 속보는 없었다.

한 공간에 모여있다 보니 다른 구역에서는 점차 물음표가 떠올랐다.

가까이 있지만 보통 다른 팬덤과 말을 잘 섞지 않기도 했고, 경황이 없는 컬러즈에게 물어볼 상황도 아니었다.

따라서 물리적 거리보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통한 소식 전파가 더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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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ㅋㄹ 팬덤 무슨 일 있음?;; 돌대회 방청 왔는데 갑자기 그쪽에서 비명소리남

└누구 쓰러졌다고 들었는데 아님?

└그건 ㄴㄴ 방금 스탭 그냥 돌아가는 거 봤음

└아까 그쪽 공계에 뭐 뜬 것 같던데 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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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래?”

“저기 탈퇴 멤버 소식 떴대.”

“또 누구 탈퇴한 거야?”

“아니. 탈퇴했던 멤버가 돌아왔다는데.”

“헐. 소리 지를 만하다.”

하루 종일 돌대회 실시간 중계로 떠들썩하던 커뮤니티는 순식간에 화제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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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탈퇴한 멤 다시 돌아왔다고?

└아니 그 전에 탈퇴한 멤버 또 있었어

└;;;탈퇴가 처음이 아니었음?

└거기도 참 다사다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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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 복귀 멤버 ‘채윤환’ 아니고 ‘명재민’임!

구분 좀 해 줘. 윤환이 팬인데 왜 우린 또 머리채 끌려 나오냐고 ㅠㅠ

└둘 다 탈퇴멤인데 남들 보기엔 헷갈릴 수도 있지ㅋㅋ;

└우린 어째 그룹 있을 때보다 탈퇴하고 더 언급 많이 되는 듯. 이게 뭔 고생이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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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ㅋㄹ 탈퇴멤 복귀 정리~

데뷔할 때 원래 저 5명이었음.

오늘 사진 뜬 멤버는 3년 전에 돌대회에서 다쳐서 활동중지. 이유는 안 밝혀졌는데 결국 탈퇴함

그 후에 다른 멤버 새로 영입했고 얼마 전에 탈퇴.

그리고 오늘 갑자기 저 돌대회에서 다친 멤버 사진이 뜬 것임

한줄요약: 멤버1탈퇴-멤버2영입-멤버2탈퇴-멤버1복귀

└헐 오늘 돌대회 촬영일이었잖아

└오늘 올린 건 소속사가 엿먹인 거 아니냐ㅋㅋㅋㅋ

└아니 시X 오늘 우리 애도 돌대회 촬영 갔다가 바닥 미끄러워서 다칠뻔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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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돌대회 모노크롬도 나옴?

└ㅇㅇ나옴.

└4명만 나왔음

└나도 방청 다녀왔는데 퇴장할 때쯤에 소식 떠서 거기 팬들 갑자기 개난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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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가 깡도 좋다. 돌대회에서 다친 멤버가 하필 돌대회하는 날 복귀 ㄷㄷ

└거기 별로 힘 있는 소속사도 아니잖아. 아니 오히려 중소라서 가능했을지도…

└촬영일을 굳이 피해야 하나? 그게 더 갑질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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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민의 복귀 소식으로 프로그램의 안전 문제까지 불거져, 종일 내 가수가 촬영하다 다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팬덤계에선 불만 또한 같이 터져 나왔다.

***

티저 업로드 시간을 기다리는 건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나가봤자 주차장이 혼잡할 것을 알기에 모노크롬은 아직 대기실이었다.

돌아갈 준비를 하던 멤버들은 하던 일을 전부 멈추고 내가 든 태블릿 앞으로 모여들었다.

“떴다.”

정각이 되자마자 공식 SNS 계정에 재민의 티저 이미지가 떴다.

곧이어 체육관 내부로부터 웅성거리는 소리가 벽을 타고 대기실까지 살짝 넘어왔다.

다들 모여서 함께 봤지만 뭔가 하려는 건 아니었다. 정말 업로드된 것을 확인했을 뿐.

우형은 옆에 앉아있던 재민을 말없이 안았다.

영입이 결정된 지도 이미 몇 주 지났지만, 다들 내심 긴장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공식적으로 모노크롬 멤버야.”

“……진짜네요.”

네 명이 다시 다섯 명이 되는 순간.

모두가 새삼스럽지만 정말로 이 순간이 왔음을 곱씹었다.

나는 지금 당장 반응이 어떤지 확인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조용히 이 시간을 맞이하고 싶었다.

내일부턴 처리할 일이 많겠지만.

“이제 가자. 우린 멤버 네 명으로 왔지만 다섯 명으로 나간다.”

내 말에 직원들까지 다들 비장하게 외투를 입고 가방을 들었다.

대기실 문을 열자, 마침 앞을 지나가던 다른 팀의 스태프가 우릴 보고 깜짝 놀라는 것이 보였다.

“야, 저기, 저기.”

“그 멤버도 같이 와 있는 거야?”

“대박이다.”

같은 업계여서 그런지 소문이 참 빠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돌아가려던 아이돌들과 직원들이 흘끔도 아니고 대놓고 쳐다봤다.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우리는 재민이 남들 눈에 보이지 않게 경호원처럼 둘러싸고 이동했다.

“저 지금 약간 출소하는 기분이거든요?”

이렇게 몰래 나갈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하는 건 재민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확실히, 굳이 감출 필요는 없었다. 다만 흥미 섞인 시선에 곧바로 노출되는 게 싫어서 자연스럽게 포위하는 포지션이 되었다.

우리에겐 의미 깊은 날이라, ‘돌대회에서 명재민 본 썰 품ㅋㅋ’같이 가볍게 소비되고 싶지는 않다고 해야 할까…….

“우리가 퇴근길의 주인공이다, 하는 느낌으로 즐겨.”

언제 또 이렇게 주목받겠어. 아니, 주목받는 게 아이돌의 일이니 앞으로 주목받게 만들어야지. 물론 앞으론 더 좋은 일로.

그나저나 다른 팀들을 보니 우리는 팀 스태프가 현저히 적었다.

사람이 적은 덕분에 복잡한 현장에서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건 장점이었지만.

‘아직도 사람이 부족해.’

나가려던 사람도 붙잡고, 새로 영입하기도 했지만 앞으로도 갈 길이 멀었다.

우리에겐 좀 더 우리 편이 필요했다.

***

아이돌 대운동회 촬영으로 인해 많은 그룹의 이름이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에 올랐다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모노크롬의 이름도 그 목록에 얼굴을 비쳤다……가 사라졌다.

‘이게 인지도의 중요성인가…….’

우리에겐 정말 큰 일이었는데 대중들에겐 그저 반짝 지나가는 소식일 뿐이라니.

그래도 아이돌 팬들이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아직도 언급이 많은 편이었다.

내가 이 세상에 와서 제일 크게 벌인 일이라 솔직히 반응을 보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확인해야 하는 게 내 일이니까.

일단 첫눈에 들어온 것은 눈물바다, ‘ㅠㅠㅠ’의 홍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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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에도 멤버 다섯 명으로 수정됐어ㅠㅠㅠ

(캡처 이미지)

└진짜네ㅠㅠㅠㅠㅠ

└아직도 안 믿긴다. 다시 멤버로 볼 수 있다는 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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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재민이 아직도 내 아픈 손가락이었다고ㅠㅠㅠㅠ

사실 그래서 몇 년 동안 우리 애들 돌대회 나가도 못 보고 있었는데ㅠㅠ

└나도 돌대회 시즌만 되면 자꾸 생각나서ㅠㅠㅠㅠㅠ

└요즘 뭐 하고 지내는지 궁금하던 사람 좀 있을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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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대회 팬석 아니고 일반석이라 좀 빨리 퇴장했는데 멤버들 재민이랑 있는 거 본 것 같아

멀리서 봐도 똘똘 뭉쳐있어서 뭔가 했는데 재민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헐 그럼 계속 같이 있었다는 거 아냐 ㅠㅠㅠ

└아 하필 돌대회에ㅠㅠㅠ.. 무슨 마음으로 있었을지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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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그 잠깐 사이에 팬이 바로 봤을 줄이야.

‘눈은 어디에나 있구나…….’

팬들이 모여있는 공간에선 이렇게 벌써 목격담이 뜨는데, 지금껏 탈퇴 상태였던 재민의 소식이 하나도 돌지 않았던 게 더 신기할 정도였다.

‘이것도…… 인지도 문제일 테고.’

우리뿐만 아니라 팬덤 또한 3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을 맞이하고 있었다.

[혐생 살다가 재민이 보고 돌아왔습니다…]

[3년 전에 닉네임 째미니미니로 활동하던 사람인데 기억하시는 분! #컬러즈도_복귀]

[내 아픈 손가락ㅠㅠㅠㅠㅠㅠ #재민아_복귀축하해 #이제헤어지지말자]

[이게 무슨 일이냐 예전 덕친들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음ㅠㅠㅠㅠ]

[컬러즈 동창회 개최합니다. 동창회장 -> #컬러즈도_복귀]

그리고 예상은 했지만 한편에선 여러모로 잡음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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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내보내고 다시 교체한 거?

└말이 되는 소릴 해라

└걘 자기 발로 나간 거지ㅋㅋ;; 정확히 알 거 아니면 관심 좀 꺼

└뉴마가 뭐나 된다고 윤환이 정도 되는 애를 내보내ㅋㅋㅋㅋ 어이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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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덕 어리둥절

└22 조금 어색한 기분..

└과거 영상으로 보긴 했는데 솔직히 리얼타임으론 초면이라 아직 서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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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환이 있던 그룹이라 계속 응원하려고 했는데 다른 그룹이 되어버리니까 솔직히 조금 거리감 느껴진다…

└다른 그룹은 아니지. 원래 멤버로 돌아온 거니까.

└그건 아는데… 윤환이 있던 시절은 뭐였나 싶고 ㅠㅠ 내가 좋아하던 시절이었으니까.

└나도 조금 섭섭하다고 해야 하나ㅜㅜ 내가 알던 몬클은 지워지는 느낌.

└니네가 느낀 감정 3년 전에 기존 팬들도 느꼈음

└당장은 낯설게 느끼는 것도 당연하지. 윤환이 있던 기간이랑 저 멤버 있던 기간이랑 거의 비슷한데

└데뷔팬 아니면 솔직히 윤환이를 더 많이 봤을 듯

└‘저 멤버’라는 거 보니 넌 그냥 윤환이 개인팬 같은데ㅎ

└싸우지 마라. 둘다 이해 감. 이미 이렇게 된 거 어쩌겠냐

└각자 갈 길 가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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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간 자리를 쭉 비워두라고 하기엔 욕심일 테지만 일부 팬들의 싱숭생숭한 마음도 이해는 갔다.

독립한 뒤 본가에서 자신이 쓰던 방이 다른 방으로 변해있는 것을 보는 느낌?

워낙 큰 변동이 이어지다 보니 돌아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빠져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 수가 얼마나 될지 감이 안 잡혀서 더 확인하기 무서웠던 거고.

마음이 조금 떠나려 하는 듯한 반응을 직접 보니 멘탈에 좋지 않았다.

진심으로 임하던 윤희는 이것들을 다 무슨 심정으로 봐 왔으며, 그 당사자인 멤버들은 또 무슨 생각으로 버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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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끝나면 다시 공중분해하는 거 아님?

└네 다음 멍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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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해체 소린 언제까지 나오는 거야.’

그래도 해체는 확실히 말도 안 되는 소리이기에 이 정도 의혹엔 타격이 없었다.

아이돌 그룹은 보통 첫 앨범 발매일이 계약 시작일이었으나 모노크롬은 내 튜토리얼 시작일이 계약일이 되는 바람에 팬들은 다들 계약 시기를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

이미 재계약 기간 중이란 걸 알면 팬들은 무슨 마음일까. 탈뉴마를 입에 달고 사는 팬들인데.

티저 마지막 순서인 준해 사진이 뜨기 전까지는 온갖 말들이 다 나왔다.

사진이 뜨고는 다들 떡밥을 맞이하러 그나마 잠시 소강상태가 이어졌고.

나이 순서대로 올린다고 이 상황에 마지막으로 올라가게 되어 준해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해야 할지, 주목도는 더 높았다.

한 시간 후엔 라이브 클립과 함께 음원이 공개되었다.

누구는 오랜만에 뜨는 떡밥들을 반기고, 누구는 엎치락뒤치락하고, 말 그대로 혼란의 도가니.

이 혼란은 한 구석에선 윤환의 팬과 컬러즈의 싸움으로까지 변질되었다.

‘으으……. 어렵다…….’

정말 잘해나갈 수 있을까?

답 없는 상황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데, 이 어려운 상황은 윤환이 말없이 SNS에서 모노크롬 신곡 발매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대략 종결되었다.

나간 이후로 교류가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그쪽에서 반응이 온 건 솔직히 놀랐다.

연예인이 얼마나 영향력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되기도 했고.

‘좋아요 하나로 팬들이 조용해지다니.’

아마 그도 팬들이 서로 싸우는 걸 본 게 아닐까.

윤환이 계약 해지 수속을 밟으며 가라앉은 목소리를 쥐어짜던 것이 생각났다.

‘얘도 심정이 말이 아닐 거야…….’

이 행동 또한 어딘가에서 잡음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책임을 감수하고 조용하게 나서기를 선택한 것이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같은 방향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조금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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