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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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돌 언급 미안)타돌 돌대회 방청 신청받고 있다나 봐..
우린 안 나가겠지..? 안 나갔음 좋겠다
└제발 나가지 마라
└이 연차면 그만 불러야되는 거 아니냐고
└돌대회 폐지 좀 해 시X ㅠㅠㅠㅠ
└근데 지금 뉴마에 후배돌도 없어서 불안한데..
└몬클이들 보고 싶긴 한데 돌대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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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민은 다음 날 바로 숙소에 입주했다.
멤버들의 독촉도 있었지만, 재민 또한 실행력만큼은 정말 뛰어났다.
필요한 것은 차차 옮겨 오거나 사면 된다는 이유로 그는 캐리어 하나만을 가볍게 끌고 왔다.
그가 숙소에 도착하자 회사에 이어 또 멤버들의 환영 세례가 이어졌다.
“그런데 재민이 형은 방 어디 써?”
모노크롬 숙소에 방은 3개가 있었다.
우형과 해랑이 쓰는 방, 한이와 준해가 쓰는 방. 윤환이 쓰던 방은 현재 비어 있었다.
다른 방 두 개가 이미 차 있으니 빈방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돌아온 재민을 혼자 두기 싫다는 것이 다른 멤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과보호 같지만 그게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재민도 원래 이 숙소에서 지내던 멤버였다.
“원래 방 배치라면…….”
재민이 멤버로 있던 시절 방 배치는 나이 순서대로 우형과 해랑이 한 방, 한이와 재민이 한 방.
그리고 활동 초기엔 매니저가 숙소에서 함께 지내며 붙어있었기 때문에 나머지 한 방을 막내와 매니저가 썼다.
그 이후엔 새로 영입된 윤환이 불편할까 봐, 준해가 방을 옮기고 윤환의 개인 방으로 뒀던 것이다.
“기존 룸메 재결합인가.”
한이는 당연히 예전처럼 자신과 쓰게 되리라 생각했다.
그 모습에 재민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나 여우 형이랑 쓰고 싶은데.”
“나랑?”
우형을 ‘여우형’이 아니라 ‘여우’ 형이라고 부르는 건 재민의 말버릇이었다.
예전과 같은 호칭으로 자신을 부르는 재민의 모습에, 우형은 새삼스레 그가 정말 돌아왔음을 느꼈다.
“셋이서 쓸 건 아닐 테고.”
우형이 혼자 감동에 빠져있는 동안, 그의 현재 룸메인 해랑이 끼어들었다.
방이 하나 비어있는데 굳이 세 사람이 한 방에 끼어서 자는 건 비효율적이었다.
무엇보다 방에 침대가 하나 더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누구 혼자서 외롭고 쓸쓸한 독방 쓰고 싶은 사람?”
우형이 멤버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개인실을 쓰고 싶어도 손 들고 싶지 않아지는 표현력.
그러나 그 와중에 준해가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
“저 외롭고 쓸쓸한 독방 쓰고 싶어요.”
“이유는?”
“아니, 공부하는데 한이 형이 자꾸 시끄럽게 한단 말야.”
준해가 대학생인 것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납득 가는 이유였다.
그 말을 들은 우형이 한이를 째릿 하고 노려봤다.
“너 막내 공부하는데 건드렸어?”
한이는 자긴 모르는 일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시치미를 뗐다.
그리고 화살을 재민에게 돌렸다.
“재민아. 솔직히 말해 봐. 너 나랑 방 쓸 때 시끄러웠냐?”
“음?”
재민은 한이가 했던 포즈를 그대로 따라 하며 똑같이 시치미를 뗐다.
“매정하다, 매정해.”
원인 제공을 하기도 했지만 평소에도 이렇게 자주 멤버들에게 놀림당하는 한이였다.
재민도 마치 공백기가 없었던 것처럼 한이 몰이에 동참했다.
한이 역시 말은 그렇게 해도 예전과 같은 재민의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그럼 이렇게 하자.”
잠시 생각하던 우형이 세 개의 방문을 차례대로 가리키며 말했다.
“선택받은 우형. 쫓겨난 해랑, 룸메 잃은 한이. 독방 신세 준해. 이견 있는 사람?”
“이견은 없는데 왜 표현을 그렇게 해……?”
우형은 ‘선택받은’에 강조를 넣어 말했다. 옆에서 준해가 한심하다는 듯 과장되게 눈살을 찌푸리며 바라봤다.
기존 룸메와 현재 룸메, 두 사람과 떨어지고 남은 한이가 해랑에게 붙었다.
“형은 나 안 버릴 거지?”
“음…….”
“뭐야, 그 반응은.”
그렇게 모노크롬의 숙소는 밤늦게까지 대이동을 하느라 오랜만에 분주해졌다.
마치 3년 전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
나는 요즘 매일같이 프로듀스팀에 들렀다.
뉴마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스팀은 레이블 분리의 영향이 특히나 컸던 팀이었다.
처음 내가 프로듀스팀을 찾았을 땐, 처음 회사에 발을 들였을 때의 인상처럼 우중충했다.
그러나 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의욕 없어 보이던 직원들도 회의가 계속되자 진지하게 임하기 시작했다.
엔터 업계 경력이 없는 내가 대충 ‘상황이 이러저러하니 이런저런 게 하고 싶어요.’라고 하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으로 보충이 되어 돌아왔다.
내가 디자이너고 프로듀스팀 직원들이 엔지니어라고 할까.
앨범을 바로 준비하고 선보이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
그렇게 해서 결정된 것이 모노크롬 컴백 프로젝트.
완전히 새로운 모노크롬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앨범을 포함하여 몇 가지 활동을 진행하기로 했다.
선공개 형식으로 자작곡 발매를 준비하고, 동시에 프로젝트 티저를 만드는 것이 계획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때 재민의 복귀를 공개하는 거지.’
최대한 임팩트 있게 등장시키기 위해 나는 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의견을 주고받았다.
뼈대를 대강 잡고 이사실로 돌아오니, 내 앞으로 올라온 서류가 있었다.
“이건?”
“매니지먼트팀으로 모노크롬 섭외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정말로?!”
난 최 비서가 건네준 파일철을 기쁘게 받아들었다.
멤버들도 나도 이런저런 회사 내부 일이 있어 바쁘긴 했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연예인은 외부에 보이는 게 일이 아니던가.
도움이 안 되는 걸 넘어서 마이너스가 될 만한 섭외 요청을 빼면 마땅히 진행할 만한 스케줄이 없던 참이었다.
멤버 탈퇴 건 때문에 그룹의 이름이 잠깐 화제가 되긴 했지만, 씁쓸하게도 매체들은 탈퇴한 윤환을 부르지, 남겨진 모노크롬을 부르진 않았으니까.
‘알면 알수록 비정한 업계라니까…….’
이 와중에 들어온 섭외 연락.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파일철을 열어 그 내용을 확인했다.
[‘아이돌 대운동회’ 출연 요청]
나는 타이틀을 보자마자 외칠 수밖에 없었다.
“나가겠냐?!”
***
“나갈게요.”
나는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서류를 찢어발기려다가 겨우 이성을 붙잡았다.
찢어발기더라도, 멤버들에게 섭외가 왔다는 걸 먼저 알려줘야 했기 때문이다.
타이틀만 봐도 이가 갈렸지만 그래도 공중파 프로그램. 나갈지 안 나갈지는 멤버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멤버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더니 냉큼 출연하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도 이 프로그램은……. 진짜 괜찮겠어?”
“네. 다들 나가는데요.”
사실 재민의 부상이란 큰일이 있고 난 뒤에도 모노크롬은 작년까지 매년 참가해 왔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얼마나 힘든 시간이 이어졌는지 자세하게 알게 된 후여서 내보내기가 찜찜했다.
‘혹시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해서 나가려는 건 아니겠지?’
왠지 그들이라면 하기 싫은 일이라도 억지로 할 것 같았다.
나는 멤버들에게 한 번 더 물었다.
“나가기 싫으면 안 나가도 돼.”
“아니에요. 팬들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잖아요.”
우리가 준비하는 것들은 아직 초반 단계여서 공개하기엔 시간이 더 걸렸다.
내려간 프로필 사진 이후로 팬들에게 모습을 보일 기회가 없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팬들은 또 소식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
“너희가 그렇다면 할 말은 없는데…….”
나는 달력을 보며 날짜를 세어봤다.
아이돌 대운동회의 녹화일은 2주 후. 재민의 티저 공개예정일 직전이거나 거의 비슷한 날짜.
하지만 방송일은 그보다 한 달 뒤였다. 그땐 이미 재민의 합류가 밝혀지고도 시일이 꽤 지난 뒤일 터였다.
‘흐음…….’
방송일에 맞췄다간 재민이 갑자기 현장에 나타나면 시끄러울 테고, 녹화일에 맞췄다간 복귀가 결정된 재민이 방송에 안 나오면 이상할 것도 같고.
나는 고심하다가 입을 열었다.
“재민이는 빼고 나가자.”
네 명이서 활동한다는 게 모노크롬과 팬들에겐 아픈 기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유가 있었다.
“네 복귀 무대를 이 프로그램으로 할 수는 없으니까.”
누구 좋으라고 대대적으로 준비한 컴백을 이 프로그램에 넘겨주겠는가.
이건 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넌 히든카드야.”
나는 의지가 담긴 눈으로 재민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은 빛나는 미래로 덮어버리면 된다.
그도 예전의 아픔은 잊었다는 듯, 씩 웃으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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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대회 방청 신청 공지 뜸
공식 카페에 방금 공지 올라왔어
http://~>
└아니 이 상황에 첫 공식 스케줄이 돌대회라니 미쳤냐고
└설마설마했는데 진짜로
└돌아버린 대운동회 ㅅX 그만 개XX들아 ㅠㅠㅠㅠㅠ
└아니 X바 안 갈 수도 없고
└뉴마도 같이 돌아버렸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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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vs돌대회
폭파할 순서 택1
└뉴마
└뉴마
└돌대회
└닥전
└ㄴ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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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연차 같은 다른 돌은 이번에 안 나가던데?
뉴마가 능력이 없는 거임?
└거긴 후배 나갈 팀이 두 팀이나 있어서…
└지금 방청 신청받는 팀들 알아보니까 동기 중에도 나가는 팀 있더라ㅠ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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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방송국 갑질 때문에 안 나가긴 어렵긴 함…
근데 음방 나갈 앨범도 안 내주면서 왜죠?
└왜죠?
└왜죠?2222
└뉴마는 이유가 없음. 그냥 일 못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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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번에 방청 가면 흑해랑 볼 수 있는 거 아냐?
이 생각부터 든 나 어떡하냐
└아 ㅁㅊ 설렘 아니 그래도 돌대회는ㅠㅠ
└실물 덮해랑ㅜㅜㅜㅜ;;;
└나 짜증 나서 신청도 안 하려고 했는데 이건 좀 고민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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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형은 오랜만에 뷰이라이브용 스마트폰을 들었다.
이전에 주인이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만 일단 허락은 받아둔 상태였다.
방송 제목은 <좋은 하루 보냈어요?>.
팬들이 무엇 때문에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공개 스케줄이 잡힌 지금 먼저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안녕~.”
숙소 거실 소파에 앉은 우형은 스마트폰을 들고 옆에 있는 한이를 한 프레임에 담았다.
우형이 인사하자 한이도 화면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방청 신청 올라온 거 봤어요?”
[아..]
[돌대회;;;]
[공지는 봤지,,]
[진짜 나가요?]
[ㅠㅠㅠㅠㅠ몸조심]
“오랜만에 보겠다. 그쵸? 기대된다.”
[그치 기대된다]
[우형이 말이 다 맞아]
[너무 좋아ㅠㅠㅠㅠ]
[♡♡♡]
[너.무.기.대.된.다]
아이돌 대운동회 출연에 불만을 보이던 채팅창은 멘트 하나에 급격한 태세전환을 보였다.
우형은 그런 모습이 재밌어서 웃었다. 무슨 걱정을 하는지는 알았지만, 팬들을 보기 위해 출연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멤버들이요? 해랑이는 옆에 있고요.”
다른 멤버들이 어딨냐는 채팅에 우형은 카메라 각도를 틀어 해랑을 비추고 돌아왔다.
“준해는 앞에 있는데…….”
멤버들의 위치를 눈으로 그리던 우형의 시야에 식탁 의자에 앉아서 구경하던 재민이 들어왔다.
재민과 눈이 마주치고, 우형은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팬들과 재민의 만남은 조금 더 기다려야만 했다.
“여러분이랑…… 만나고…….”
“우와아악!”
준해가 급히 큰 소리를 내며 우형을 화면 밖으로 끌어내고, 한이가 순발력 있게 우형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뺏어 들었다.
“아하하. 잠깐 화면 조정이 있었어요~.”
[ㅠㅠㅠㅠㅠㅠ???]
[우형 오빠 울어요?]
[왜?ㅠㅠㅠㅠㅠ]
[무슨 일 있어요???]
[ㅠㅠㅠㅠㅠ왜 울어ㅠㅠㅠㅠ]
[울지 말아요ㅠㅠㅠㅠㅠㅠ]
“아니, 아니. 운 거 아니고 재채기. 그쵸, 형?”
한이가 카메라를 두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돌리자, 헤드락이 걸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우형이 팔만 뻗어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였다.
라이브 멤버는 급작스레 한이와 해랑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뷰이라이브가 끝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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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이라이브에서 우형이 운 거 맞아?
그렇게 보였는데 ㅠㅠㅠㅠ
└다시보기 돌려봤는데 화질 때문에 잘 안 보여..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그런 것치고는 밝아 보여서 ㅠㅠㅠ
└무슨 일 있나 좀 걱정된다…
└아니라고 했으니까 궁예하진 말자
└옆에서 준해 계속 궁시렁거리는 소리 들리던데 그냥 장난친 거 아닐까..? 그렇게 믿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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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시작한 소통 방송이었건만, 반대로 걱정만 늘어가는 컬러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