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8
나 혼자 10만 대군 118화
35장 사전 준비(2)
[‘탐식’ 김서윤 한국의 두 번째 SSS급 헌터 되다!]
[‘스타 폴’ 이은별 김서윤의 뒤를 이어 곧바로 SSS급 헌터!]
[경악! ‘절대 방어’ 하리남, SSS급 헌터가 되다!?]
[세상이 놀라다! 전 세계에 현재 13밖에 존재하지 않는 SSS급 헌터 중 4명이 한국에!?]
[美 ‘씨커’ 길드는 전략 병기 수준 우려 표출해]
강동구 천호에 위치해 있는 한 고급 오피스텔.
모니터에 한가득 떠 있는 뉴스를 보던 후카이 이로하는 멍하니 그 뉴스를 보고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 옆에 있던 침대에 쓰러지듯 다이빙했다.
“흐아아아…….”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늘어지는 듯한 한숨 소리를 낸 그녀는 이내 항상 옆에 두었던 인형을 붙잡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혼자 뒤처지는 느낌이네.’
‘씨커’ 길드에 들어온 지도 어느새 반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신이 다른 길드원들에게 조금씩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분명 처음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니, 오히려 처음에는 비교할 수 있는 정도 아니었을까?
후카이 이로하.
그녀는 2년 전 갑작스레 개화한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눈을 감았고, 아마테라스 길드에서 아만 아야토의 도움 아닌 도움을 받으며 지내다가 결국 지금 ‘씨커’길드의 길드장인 김우현의 도움을 받고 다시 한번 능력을 발동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뒤, 김우현이 준 반지로 능력을 억제할 수 있게 된 이로하는 지난 반년의 연습 끝에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다루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반지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능력을 억제할 수 있었고, 그저 보기만 하면 온 세상의 것들을 태울 뿐이었던 능력도 어느샌가 이로하의 통제하에 놓여 ‘태워야 하는 것’과 ‘태워야 하지 않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그야말로 크나큰 발전,
하나 다시 말하면 그것뿐이었다.
“…….”
후카이 이로하는, ‘능력을 온전하게 제어’하는 것 빼고는 아직까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아.”
다시 한번 흘러나오는 한숨,
‘아직 제대로 활동조차 하지 못하고 협회 소속의 헌터들을 따라 사냥을 다니는 ‘에단’이 있기는 하지만…….’
에단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신입이었고, 자신은 이제 길드에 어느 정도 적응해 가고 있는 어엿한 길드원이었다.
…….
사실 후카이 이로하의 능력이 약한 것은 아니었다.
SSS급 헌터는 아니더라도, SS급 헌터로서 취급되고 있는 데다가 그 능력은 ‘대인 능력’에 한에서라면 그 어느 헌터들보다도 강력한 성능을 보여줬다.
‘그래도…….’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격차는 이로하의 마음을 점점 더 졸이고 있었다.
하리남이 각성 아이템을 이용해 강해지는 것을 보며 그녀는 씨커 길드장인 김우현에게 언뜻 물어보기도 했지만, 김우현은 ‘아직 던전이 나타나지 않아서 각성 아이템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었다.
‘분명 예전이었다면 그저 능력을 제어하게 된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행복했을 것 같은데.’
이로하가 의미 없는 혹시를 생각하며 침대에서 누워 있을 때.
♪~♬♪
컴퓨터 옆에 두었던 스마트폰에서 익숙한 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에 찍힌 발신지를 확인했고.
곧바로 통화 버튼을 드래그해 전화를 받았다.
“길드장님?”
-아, 주말인데 전화해서 미안, 혹시 자고 있었어?
“아, 아뇨 깨어 있었어요.”
주말에 길드장님이 전화를?
왜?
이로하는 은근슬쩍 느껴지는 묘한 두근거림에 전화기를 더욱더 귀에 가져다 댔고 김우현은 곧 입을 열었다.
-아니, 주말이기는 한데 전해줘야 할 이야기가 있어서.
“해야 할 이야기요……?”
-응, 네가 전에 물어봤던 거 있잖아?
“물어봤던 것……?”
이로하는 순간 자신이 김우현에게 무엇을 물어본 적이 있나 생각했고, 곧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을 수 있었다.
“설마……?”
-맞아. 그 설마야.
“저, 정말요?”
이로하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래, 오늘 기점으로 네 ‘각성 아이템’이 나오는 던전이 출현했어.
그 말에 이로하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 * *
그로부터 하루 뒤.
“여기인가.”
나는 이로하와 함께 일본의 오사카 현에 와 있었다.
“아마테라스 신전.”
나는 중얼거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무척이나 고양된 표정으로 눈앞의 ‘아마테라스 신전’의 입구를 쳐다보고 있는 이로하가 있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으로부터 2일 전.
길드 휴게실에서 미래에 대한 문서를 보며 계획을 수정하고 있을 때 갑작스레 횃불에 불이 들어옴과 동시에 그녀가 튀어나왔다.
불과 며칠 전 로우레테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은 뒤부터, 내가 반경 10m 이내에 있다면 로우레테는 ‘마정석’ 없이도 아무런 제약 없이 밖으로 나와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그 뒤부터 내가 휴게실에 있을 때는 종종 밖에 나와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 갑자기 세상의 밖으로 나온 로우레테는 내게 ‘후카이 이로하’의 각성과 관련된 던전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와 동시에 그 던전에 숨겨져 있는 ‘태양의 시계’를 가지고 오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준비를 시작하며 이로하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바로 다음 날, 우리는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으로 날아와 던전의 틈새 앞에 서 있었다.
로우레테의 예언대로 ‘아마테라스 신전’은 일본에 나타난 상태였고, 이전 SS급 대형 던전 ‘드래곤 레어’를 도와준 대가로 나는 아마테라스 신전의 선점권을 무척이나 편하게 딸 수 있었다.
“출발해요!”
“어, 그래.”
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활기차게 말하며 저 앞으로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나는 피식 웃었다.
원래라면 이로하를 데려올 생각은 없었다.
다만 최근 이로하가 다른 길드원들과 능력 차이로 인해 은근슬쩍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게 눈에 보여 기운이라도 북돋아 주려고 말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각성 던전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보다 빠른 속도로 일본으로 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었다.
……뭐, 결국 무척이나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따라가고 싶은 의지를 보이길래 데리고 오기는 했지만.
“뭐.”
사실 별 상관은 없었다.
나는 던전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며 걸음을 옮겼고, 그와 함께 능력을 발동했다.
능력을 발동하자마자 주변에 어두운 영역이 만들어지며 그 안에서부터 올라오는 그림자들과 함께 나는 던전 안으로 발을 들였다.
* * *
온통 푸른 빛으로 차오른 공간.
그 중간에는 마치 그리스의 건축물과 비슷해 보이는 고대 신전이 세워져 있었다.
그 신전의 끝에는 푸른 빛을 내뿜는 푸른 초승달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신전의 주인인 ‘로만’은…….
“응? 로우레테?”
“달의 시계 좀 줘.”
“……갑자기 무슨 소리야?”
갑작스레 찾아온 손님의 방문에 어리둥절하며 입을 열었지만 이내 그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입을 열었다.
“게다가 그 도서관 밖으로는 죽어도 나오기 싫어하는 녀석이 비록 분신인 것 같긴 하지만 여기는 어떻게 온 거야?”
“다 방법이 있어, 그보다 안 돼?”
“당연히 안 되는 거 아니냐? 무슨 달의 시계가 신전마다 있는 물건도 아니고, 그건 지금 악마랑 싸우고 있는 내 계승자에게 있거든?”
로만의 말에 로우레테는 곤란한 듯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아주 잠깐은?”
“불가능해.”
“……지금 내게 달의 시계를 빌려준다면 빠른 시일 내로 달의 시계랑 같이 태양의 시계도 줄게.”
“뭐?”
“비록 파편일 테지만.”
이어지는 로우레테의 말에 잠시 실망한 얼굴을 내보이던 로만이었지만 이내 그는 입을 열었다.
“아니, 태양의 시계는 도대체 어디서 찾은 거야?”
“내 계약자가 있는 곳에 태양의 시계의 파편이 떨어져 있는 던전이 나타났거든. 그래서, 빌려줄 수 있어?”
로우레테는 조급함을 숨기지 않고 물어왔고 로만은 그런 로우레테를 보며 입을 열었다.
“흠, 태양의 시계의 파편까지 같이 준다면야 충분히 남는 장사이기는 한데, 그걸로 뭘 하려는 거야? 곧바로 돌려준다는 걸 보면 딱히 지속적으로 쓸 필요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로만의 물음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차원진을 열거야.”
“뭐? 어디랑 어디?”
“2지구랑 3지구 사이.”
“3지구는…… 이미 멸망하지 않았어?”
“멸망했지.”
“근데 거기까지는 또 왜 가려고?”
로만의 계속되는 물음에 그녀는 슬쩍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었다.
“허, 그래서…… ‘엘리고르’가 지금 2지구에 와 있다, 이거지?”
“그래.”
“근데 너 차원진을 열면…… 아니, 뭐 그거야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긴 한데.”
로만은 슬쩍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였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빌려줄게. 다만 그렇게 오래 빌려줄 수는 없어. 지금 너도 알다시피 5지구도 ‘계승자’ 덕에 버티고 있어서 당장 달 시계를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손실이 커.”
“걱정 마, 오늘은 그냥 허락을 맡으러 온 것뿐이니까.”
“그러냐. 뭐 사실 지금 당장은 악마랑 싸우고 있어서 빌려줄 수도 없는 입장이기는 하다만.”
로만은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이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행동에 들어가는 걸 보니 ‘계약’은 한 것 같은데 어때? 시스템 창 안에 있던 ‘본질’은 확인했어?”
“확인했어.”
“그래서, 네가 예상하던 대로야?”
로만의 물음에 로우레테는 입을 열었다.
* * *
[큭! 태양의 신인 내가 고작 어둠의 끄나풀에게 죽음을 맞이하다니…… 컥…… 억!]
하늘에는 태양이 떠 있고, 지상에는 중세시대의 건축물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마치 고대의 유적지와 같은 곳에서 그림자에 의해 온몸이 뚫린 아마테라스 신전의 보스 ‘아마테라스’.
쿵!
3m는 넘어가는 거구가 땅바닥에 쓰러짐과 동시에 묵직한 소음이 일어났다.
그와 함께 분명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었던 아마테라스의 몸이 모래로 변해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
S급 던전치고는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는 던전이네.
사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내심 이로하가 잘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태양신이라는 말에 맞게 이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는 거의 대부분이 화염에 대한 내성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다 나오는 몬스터도 다양했는데, 불을 흩뿌리며 날아다니는 불새와 어딘가에서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병사들과 그 병사들 사이에서 마법을 날려대는 불의 정령들.
이렇게 세 종류의 몬스터가 끝도 없이 뭉쳐서 나오니 은근히 상대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뭐 내 경우야 그림자로 밀어버렸지만.
이미 모래가 되어 흩어지고 있는 아마테라스의 몸을 흩었고, 이내 그 안쪽에서 동그란 모양의 호박색 구슬을 찾을 수 있었다.
“이거다.”
나는 곧바로 그 구슬을 뒤에 기다리고 있던 이로하에게 넘겨주었다.
이로하는 조금 전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먹히지 않아 시무룩해져 있던 모습은 금세 어디로 날려 버리고 자신의 손 위에 올려져 있는 구슬을 빤히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볼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 이제 슬슬 찾아볼까.”
나는 사방으로 그림자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태양의 시계’를 찾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