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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10만 대군-59화 (59/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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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10만 대군 059화

17장 영웅강림(3)

협회 측에서 운영하는 구매소.

그곳에서는 헌터들에게 괴수와 몬스터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무기를 판매하고 있었다.

A급부터 D급까지.

가격 자체는 비싸지만, 성능은 준수한 ‘장인’ 능력을 개화한 능력자들이 만든 상품들.

종로에 위치한 ‘헌터 거리’에서도 무기와 방어구를 판매하긴 하지만 협회 소속의 장인들이 만들어낸 무기보다는 그 품질이 떨어졌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이 좀 있어서요.”

“아닙니다. 우선 가시죠.”

여의도에 위치한 구매소 앞.

구매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형찬 부장한테 짧은 사과를 건넨 뒤 그와 함께 구매소 안쪽으로 들어갔다.

기다렸다는 듯 우리를 안내하는 직원을 슬쩍 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요즘 협회는 상태가 어떻습니까?”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강남 한가운데에서 하이브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애초에 저희 쪽이나 국제 협회 쪽에서도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일이라 다들 민감해져 있죠.”

“감지가 안 됐다고요?”

“네, 이번에 강남 쪽과 김우현 씨의 길드가 있던 지역에 터진 하이브 사태는 협회 측에서 전혀 감지할 수 없었습니다. 그 덕분에 대피 명령도 늦어져서…….”

강형찬 부장은 씁쓸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재산 피해도 재산 피해지만, 이번 하이브 사태에서는 사망자가 무척이나 많이 나왔습니다.”

확실히, 이번 하이브 사태는 헌터든, 일반 시민이든 사망자가 많았다.

하이브 사태는 사람들이 한참 출근을 하는 아침 시간에 일어났고, 대피 명령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괴수와 몬스터들에게 무방비하게 노출된 시민들은 죄다 죽어 나갔으니…….

협회 측도 길드 못지않게 시민들에게 모진 질타를 받고 있었다.

길드는 길드대로 시민들한테 까이고, 협회는 협회대로 시민들한테 까이고 있겠지.

뭐, 사실 길드나 협회도 피해를 본 건 마찬가지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대충 상황을 짐작하며 안내원을 따라 걸은 지 얼마나 되었을까.

안내원을 따라 구매소 안쪽의 숨겨둔 지하실로 내려갔고, 하나밖에 없는 문 앞에 멈춘 안내원은 이내 문의 비밀번호를 해제했다.

곧 조작을 끝낸 안내원이 문을 열었고, 나는 강형찬 부장을 따라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입니다.”

“이곳이…….”

그리고 그 작은 방 안에서, 나는 전시된 두 개의 무기를 바라보았다.

멍하니 무기를 바라보고 있자 강형찬 부장이 입을 열었다.

“우선 김우현 헌터가 국제 협회에 ‘협회 소속’으로 강남 복구를 돕는 것을 조건으로 S급 무기 구매권을 요구하신 걸 국제 협회에서 응했습니다.”

“무기는 이 두 개밖에 없는 겁니까?”

내 말에 강형찬은 슬쩍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국제 협회 쪽 말로는 눈앞에 보이는 두 개도 방금 만들어진, 가장 질 좋은 S급 무기라고 하더군요.”

하이브 사태가 끝나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강형찬 부장을 통해 국제 협회에 S급 무기 구매권을 요청하는 일이었다.

물론 무기의 구매권도 아무나 요청할 수는 없었다.

S급 무기의 가격대가 기본으로 30억을 넘어가고, 무기 자체의 성능도 말도 안 되게 좋은 만큼 S급 무기의 구매를 요청하는 헌터는 최소 S급 헌터여야만 했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를 보는 모양이지만, 내 경우는 강형찬 부장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하자마자 국제 협회에서 바로 OK 사인이 나왔다.

그 결과 S급 구매를 요청한 지 10일도 되지 않아, 눈앞에 S급 무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회귀 전 기억으로는 S급 무기는 보통 협회 소속의 헌터들에게 먼저 파는 것로 기억하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찔려본 것이었는데, 이렇게 생각보다 잘 풀릴 줄 몰랐다.

나는 전시된 두 개의 무기에 다가가 오른쪽에 있는 장도 하나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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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토라의 뿔로 만든 장검

등급: S

-S급 장인이 S급 괴수 아스토라의 뿔을 갈고 달구어 만든 장검입니다

무척이나 날카로우며 맨 처음 공격에 한해, S급 괴수의 가죽도 일격에 베어버릴 수 있는 예기를 가지고 있는 검입니다.

※ 다시 정비함에 따라 장검은 예리함을 되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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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일반적인 검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시스템 설명은 눈앞에 있는 무기가 얼마나 대단한 무기인지 설명해 주고 있었다.

단 한 번이지만 S급 괴수의 가죽을 한 번에 가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검.

한 방이 부족한 내게 이 검은 상당히 좋은 무기다.

이번에는 왼쪽에 전시된 창을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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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트의 발톱을 제련해 만든 창,

등급: S

-S급 장인이 S급 괴수 기간트의 발톱을 5일 밤낮 제련해 만든 창입니다.

장인의 능력으로 인해 기간트의 특성인 뇌전의 기운이 창을 제련한 상태에도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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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은 짧지만, 그 짧은 설명으로도 눈앞의 무기들이 확실히 제값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무기의 등급이 S급인 이상, 아이템 설명이 아무리 보잘것없더라도, 하위 등급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압도적인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

특수 설정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A급의 무기보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S급의 무기가 훨씬 좋다는 이야기였다.

“가격은 얼마입니까?”

내 물음에 강형찬 부장이 슬쩍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열었다.

“음, 우선 국제협회 쪽에서 제시한 가격으로는 무기 하나당 40억을 제시했지만 우선 어떻게 잘 이야기를 해본다면 어떻게든 깎을 수…….”

“사겠습니다.”

“네?”

“이 무기, 둘 다 사겠습니다.”

S급 무기를 쥐며 10일 전 마주쳤던 진룡을 떠올렸다.

분명 진룡을 압도했지만, 결국 진룡을 끝장내지 못한 건 그의 단단한 몸을 뚫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회귀 전에 쓰던 무기는 어차피 ‘던전 침식’이 일어나고 나서야 나오니 지금 당장은 이걸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양손에 무기를 쥐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 *

“월터 님 말씀대로 김우현 헌터에게 S급 구매권을 전부 넘겨주었습니다.”

눈앞의 여성, 에밀리의 보고에 국제 헌터 협회의 상위 위원인 월터는 무척이나 만족스럽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래, 잘했어.”

“그렇지만…… 괜찮을까요?”

“……? 뭐가 말이야?”

“4분기에 뿌려야 할 S급 구매권을 협회 소속의 헌터들이 아니라 협회에 속해 있지 않은 헌터에게, 그것도 두 장 전부를 준 것 말이에요.”

에밀리의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월터는 느긋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뭐, 지금 당장은 조금 우려스럽기도 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틀린 선택을 한 건 아니야.”

“그럴…… 까요?”

“그래.”

월터는 그리 대답하며 조금 전에도 다시 보았던, 이제는 ‘한국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그림자 왕의 영상을 떠올렸다.

수백에 달하는 괴수와 몬스터를 단 일격에 몰살하고 곧바로 하늘로 뛰어올라 그 지옥 같던 재앙을 끝내버리는 모습을 생각하자 월터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는 분명 미래에 SSS급이 된다.”

월터의 말에 에밀리는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 정도의 잠재력이면, 이 세계에 21번째 SSS급 헌터가 나타나는 것도 먼 이야기는 아닐 것 같긴 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투자야. 지금 우리 쪽에 붙어 있는 SSS급 헌터는 고작해야 1명뿐이다. 그에 반해 다른 상위 위원 2명은 내부에 각각 한 명씩, 외부에도 선을 대고 있지.”

월터는 그렇게 말하고는 결재 서류를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우리도 슬슬 선을 대야 할 때라는 거야.”

월터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곧 입을 열었다.

“언제 한번 그를 이곳으로 초대하는 거로 하지. 명목은…… 그래, ‘한국을 구한 영웅을 국제 협회에서 치하하고 싶다.’ 정도면 되려나?”

* * *

[입술과 입술이 겹쳐지고 그 사이로 농염한 분위기가 흘러넘친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그의 붉은 혀가 내 입술을…….]

“너 뭐 하냐?”

“흐헥!?”

강형찬 부장과 헤어져 사무실로 돌아온 나는 휑한 사무실 소파에 앉아 온몸을 뒤틀며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는 김서윤에게 물었다.

내가 부르자마자 김서윤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묘하게 홍조가 져 있는 김서윤의 얼굴.

……도대체 여기서 뭐 하고 있던 거야?

그, 그냥 글 보고 있어요! 소설!, 그래, 소설이요!”

“……아, 그래?”

뭐, 조금 전 김서윤이 스마트폰으로 글을 보고 있는 걸 슬쩍 보기는 봤다.

연애 소설인가?

무척 필사적으로 해명하는 김서윤을 보며 순간 한번 놀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

“응? 아저씨 쇼핑 갔다 왔어요?”

“뭐, 약속 끝내고 덤으로 갔다 왔지. 근데 일반 쇼핑은 아니고 구매소에 갔다 왔어.”

“어? 그럼 그거 방어구예요?……아, 이제 보니까 좀 방어구처럼 생기기는 한 것 같네요.”

S급 무기를 그 자리에서 전부 구매한 나는 구매소에 온 김에 방어구까지 구매해 버렸다.

이전에는 적당히 B급 방어구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국 구매소에서 거의 최고가에 달하는 A급 방어구를 구매했다.

뭐, 최고가라고 하더라도 상·하의를 합쳐 내가 산 S급 무기보다도 값이 나가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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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락의 코트

등급: A

A급 괴수 아틀락의 가죽을 이용해 만든 롱코트입니다.

가죽이지만 모든 면의 공격에서 방어도가 양호하며 S급 장인의 능력으로 코트 자체에 ‘트롤의 피’를 부여해 코트가 파괴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트가 조금씩 자가수복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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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락의 하의 & 신발

등급: A

A급 괴수 아틀락의 가죽을 이용해 만든 하의와 신발입니다.

가죽이지만 모든 면의 공격에서 방어도가 양호하고 아틀락의 특성인 ‘바람’ 속성이 하의와 신발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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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A급 중에서도 가격이 나가서 그런지 성능 자체는 굉장히 괜찮았다.

“오, 디자인은 꽤 괜찮은데요……?”

어느새 얼굴을 정리한 김서윤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다.

검은색의 코트와 가죽 바지, 가죽 신발은 분명 지금 트렌드와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장인이 디자인을 잘해서 그런지 그리 나쁘게 보이지만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나도 슬슬 방어구 사야 하는데.”

“너도?”

“제 몸이 워낙에 튼튼하기는 하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김서윤의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면 회귀 전의 김서윤도 자신의 피부와 같은 붉은 빛의 가죽 갑옷을 입고 다녔었다.

“그럼 다음에 한번 갔다 와. 길드원들 전부 데리고서.”

“음,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로하 언니도 꼬셔서 데려가고, 은별 언니도 최근에 무기를 바꾸고 싶은 것 같던데, 은별 언니도 데려가면 될 것 같고. 리남 오빠는 방어구 때문에 따라올 것 같기도 하고……?”

이것저것 고민하는 김서윤을 본 나는 피식 웃은 뒤, 사무실 의자에 앉아 하품했다.

남은 시간은 15일.

물론 15일이란 시간 동안 또 S급 구매권을 얻기 위해 사용했던 ‘강남 복원’ 임무를 3일 정도 나가 줘야 했고, 북한에서 얻었던 S급 마정석을 채워야 했다.

15일 뒤,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만큼 준비는 최대한 하는 편이 좋겠지.

“…….”

이참에 무기술이나 배울까?

회귀 전에도 무기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때는 그냥 스피드에 의존해서 검을 휘둘렀기에 제대로 된 검술이나 창술은 배우지 못했다.

은근슬쩍 스마트폰을 집는 김서윤을 보며 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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