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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10만 대군-38화 (38/202)

# 38

나 혼자 10만 대군 038화

11장 왕의 무덤(3)

대형 던전 ‘왕의 무덤’ 안쪽.

대형 던전이 열리자마자 골렘들이 입구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빠르게 던전 안으로 진입했던 총 26인으로 구성된 고구려 길드 소속의 파티.

그들은 던전의 통로에서 끝없이 몰려오는 골렘들과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연화야, 뒤로 붙어!”

“예!”

고구려 길드 1팀 부장인 ‘이두철’은 최근 B급으로 올라 정식으로 파티에 들어온 이연화를 챙기며 자신도 다른 팀과 함께 몸을 뒤로 뺐다.

그 순간.

“합!”

거대한 남자의 기합 소리와 함께, 골렘들이 달려오던 땅이 마구잡이로 뒤집히기 시작했다.

땅이 뒤집히는 것과 동시에 그 자리에 서 있던 골렘들은 마치 땅에 먹힌 것처럼 토사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그 순간 던전의 통로를 가득 채우던 병졸 골렘들이 토사 속에 묻혀버렸다.

“이게 S급의…….”

통로를 가득 채울 정도로 가득했던 병졸 골렘이 전부 으스러지고 깨지며 땅에 매장된 장면을 본 이연화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그 앞에는 고구려 길드의 S급 헌터 중 한 명, ‘음파 폭발’이라는 이명을 지니고 있는 ‘임설진’이 방금 능력을 발동한 자신의 다리를 가볍게 털며 입을 열었다.

“시간이 없으니 곧바로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부상자 있습니까?”

“1팀 없습니다.”

“2팀 없습니다.”

“3팀 없습니다.”

“4팀과 5팀도 모두 이상 없습니다.”

“그럼 바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1팀부터 3팀까지는 아까처럼 병졸 골렘이 몰려오면 제가 능력을 준비하는 동안 지켜주시고, 던전이 직선형이 아니라 병렬형인 만큼 4팀과 5팀은 방금처럼 후위를 수비합니다.”

“알겠습니다!”

1팀장인 이두철의 말을 필두로 차례대로 대답하는 팀장들의 소리에 ‘임설진’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골렘들이 묻혀 있는 땅을 밟고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반복되는 싸움과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함정.

하지만 함정의 경우 ‘간파’능력이 있는 헌터가 선두에서 이동해 빠르게 함정을 해체하는 것으로 은밀하게 숨겨져 있던 함정들은 전부 무효화 되었다.

던전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마치 디펜스 게임의 웨이브 막기를 하듯 병종 골렘들이 고구려 길드를 덮쳤다.

그때마다 1팀부터 3팀은 능력을 준비하는 임설진 앞에서 병졸 골렘들의 시간을 끌고, 후위에서는 최소한의 인원만을 남긴 4팀과 5팀이 올라와 전위를 막고 있는 팀을 지원한다.

그리고 ‘임설진’이 자신의 무기인 음파 폭발로 통로에 몰려 있는 수백이 넘어가는 골렘들을 처치하며 몬스터를 처리한다.

체계적이고 깔끔한 연계.

그리고 그 끝에는 임설진이 있었다.

방어력이 높은 병졸 골렘들을 한 번에 몰살시킬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 그런 임설진이 없었다면 이 팀은 아마 첫 전투나 두 번째 전투를 치를 때쯤에 이미 전투 피로도가 끝까지 쌓여 리타이어 되었을 것이었다.

그렇게 팀의 중심이 되어 파티를 이끌어 나가는 임설진의 앞에, 서서히 공동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동이 보임과 동시에 임설진이 발을 멈추고 팀원들에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끝에 도착한 것 같으니 미리 포지션을 잡고 진입하겠습니다. 3팀까지는 전위, 나머지 팀은 후위를 맡습니다.”

임설진의 말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포지션을 잡는 팀원들을 보며 그는 입을 열었다.

“나가는 순간 곧바로 스킬을 사용할 테니 몸을 숙여주십시오. 이번에는 지금까지 썼던 스킬보다 큰 스킬을 쓸 거니까요.”

임설진의 말과 함께 고구려 길드가 서서히 대형 던전 밖으로 나갔다.

바로 그때였다.

쾅! 콰강! 콱!

“……어?”

그곳에서 그들은 보았다.

“응?”

붉은 피부와 사납게 치켜떠진 눈이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 발을 치켜든 임설진을 일순 바라보다 곧 포지션을 잡고 있는 고구려 길드원들을 둘러본다.

손에는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골렘과 마찬가지로 반대편 손에는 딱 봐도 고가로 보이는 액션캠이 그녀의 손에 들려 있었다.

김서윤,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자신이 쥐고 있던 골렘의 파편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콰직, 콰르륵!

묵직한 소음을 내며 저 멀리 나가떨어지는 골렘의 형체.

김서윤은 만족스럽게 저 멀리 날아간 골렘을 바라보다 이내 자신의 오른손에 쥐고 있던, 캠코더가 혹시 망가지지 않았나 확인하며 입을 열었다.

“미안한데, 이미 저희 길드 쪽에서 보스를 잡고 있거든요?”

그 순간, 일제히 김서윤에게 이동해 있던 시선이 옮겨졌고, 곧 그들은 김서윤에게 집중하느라 보지 못했던 눈앞의 상황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저…… 저게 뭐야?”

그림자들이 엄청난 숫자의 골렘들을 박살 내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다른 골렘들과는 다르게 그 덩치가 2배는 되어 보이는 은빛 골렘이 몰려오는 그림자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골렘치고는 무척이나 빠른 움직임. 그 은빛 골렘이 창을 한 번 회전시킬 때마다 그림자들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마치 악마를 죽이는 기사의 모습과 같다고, 자신도 모르게 임설진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골렘은 이제 얼마 가지 못하고 멈출 거라고 그는 짐작하고 있었다.

끝없이 몰려드는 그림자가 은빛 골렘을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었고, 그런 그림자들의 숫자는 셀 수가 없을 정도였으니까.

임설진은 은근슬쩍 다리에 스킬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대로 던전 보스를 빼앗기면 안 된다.’

이대로 던전 보스를 빼앗겼다가는 대형 던전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었기에, 그는 하다못해 숟가락이라도 얹어보자는 마음으로 스킬을 모은 다리를 골렘에게 쏘아 보내기 위해 휘두르려 했다.

그때였다.

턱.

“저기요? 제가 말했던 것 같은데?”

‘뭣?! 움직이는 걸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임설진의 눈앞에 나타난 김서윤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에게 입을 열었다.

“이거 완전 개매너네? 어디서 숟가락을 얹으려고……?”

김서윤이 임설진의 다리를 막았고, 고구려 길드의 팀원이 순간적으로 일어난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을 무렵, 마침내 그림자들의 공격을 버티지 못한 은빛 골렘의 두 다리가 꺾이며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그와 동시에 그림자들이 겹쳐지기 시작했다.

한순간 수천은 돼 보이던 그림자가 순식간에 100명 남짓한 숫자로 줄어들었고, 그림자들이 일제히 제자리에서 뛰며 손에 들고 있던 방망이를 내려찍었다.

그림자가 들고 있던 방망이가 떨어지는 그 순간, 방망이의 크기가 마치 나무 한 그루는 될 것처럼 커졌다.

꽈아아아아아아!!

그 거대한 소리가 대형 던전을 강타했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폭음소리와 흩날렸던 먼지가 사라지고 난 뒤, 그들은 그 뒤의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지면이 깨져 나가고 방망이가 내려친 부분은 마치 크레이터라도 생긴 듯 심각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엄청난 일격을 받은 골렘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아직 먼지가 사라지지 않은 그 사이로, 한 남자가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바로, 그림자 왕 ‘김우현’이었다.

* * *

길드 사무실 2층.

새롭게 꾸며진 휴게실에서 나는 ‘대형 던전’에서 들고 온 아티팩트를 꺼내놓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우, 피곤해.”

물론 이전과 같이 ‘동화’를 사용한 뒤 몸을 거칠게 움직이지는 않아서 이전처럼 극심한 근육통은 없었지만, 몸은 상당히 피곤했다.

게다가 대형 던전을 클리어한 이후, 마치 세상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고구려 길드원들과 왠지 멍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던 이연화가 문득 떠올랐다.

대형 던전을 빠져나오자마자 몬스터가 사라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기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던전 앞에 진을 치고 있었기에 적당히 대답해주고 오는 것도 꽤 힘들었다.

아마 또 내일이면 촬영을 나왔던 기자들로 인해 인터넷이 뜨겁게 달궈지겠지.

“뭐…….”

혹시 모를 기자들의 악의적 스캔들을 막기 위해 고구려 길드에게도 아티팩트를 조금 나누어 주기는 했다.

……정말 있어 봤자 별 쓸모없는 아티팩트 몇 개 정도지만, 뭐 어떤가?

요점은 내가 던전을 클리어하고 아티팩트를 나눠줬다는 부분이지.

아마 그것 때문에라도 고구려 길드는 먼저 던전을 클리어한 내게 딴지를 걸 수 없을 것이다.

뭐, 애초에 딴지를 건다고 해도 이미 김서윤이 의외로 내가 보스와 싸우는 장면을 아주 잘 촬영했고, 덤으로 고구려 길드원 중 한 명이 다 잡은 보스에게 숟가락을 올리려다 걸린 장면까지 촬영했으니…….

아마 더는 물고 늘어지지도 못할 것이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이내 눈앞에 있는 물건을 들어 올렸다.

생긴 것은 마치 게임에서 나오는 포션처럼 입구 부분이 코르크 마개로 막혀 있는 이 물약은 내가 그토록 찾던 아이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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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피를 섞어 만든 영약]

-이 병 속에 들어 있는 액체는 천의 재능이 있는 왕의 피를 섞어 고대의 재료들로 조합한 영약입니다. 이 영약을 마실 경우 사용자는 신체 능력 향상과 함께 ‘무골’ 체질로 체질이 개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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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야…….”

회귀 전에는 고구려 길드의 S급 헌터인 ‘부스터’라는 능력을 개화한 헌터에게 떨어졌어야 하는 물약이, 지금은 내 손 안에 있었다.

이 물약을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신체 향상과 무골 체질.

사실 그중에서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은 이 영약을 먹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무골’ 체질이었다.

시스템을 개화한 헌터들은 신체 능력의 상승치가 월등하지만, 만약 거기에 ‘무골’ 체질이 더해진다면 그 사용자의 훈련 효율은 엄청날 정도로 좋아진다.

일반 헌터가 100을 노력해야 얻는 힘이 있다면, 이 무골 체질은 ‘신체 단련’에 한에서 그 노력을 50, 아니 30 가까이 줄여준다.

그야말로 없던 ‘재능’을 만들어주는 셈이었다.

김서윤이나 이은별, 그리고 하리남에게는 나중에 능력 각성을 할 때를 위해 주려고 남겨 놓은 아티팩트가 있기는 하지만, 단언컨대 이 아티팩트보다 좋은 것은 없겠지.

뭐, 사실 그거야 당장 자신의 능력에 도움이 되는 아티팩트가 본인에게는 제일 좋아 보이는 법이지만, 뭐…….

한동안 손에 들린 영약을 쥐고 싱글벙글거린 나는, 이어서 다른 아티팩트들을 들어 그 설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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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수의 뿔을 갈아 만든 마법석]

-왕가의 제일가는 마법사가 만든 이 마법석은 착용자의 마력 순환능력을 매우 빠르게 만들어 주며, 마법석 사용자의 마력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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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의 이빨로 만든 장갑]

-100년 묵은 맹수의 이빨로 만들어 낸 이 가죽 장갑은 착용자의 신체 능력을 약간 상승시키고, 이 맹수의 이빨로 몬스터를 잡을 경우, 반경 3m에 ‘공포’ 효과가 부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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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하는 자의 방패]

-평소 작은 볼로 활용할 수 있는 이 방패는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방패의 크기와 무게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만약 방패가 파괴될 시 3일의 기간을 거쳐 자가 복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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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외에도 아직 여러 개의 아티팩트가 남아 있지만, 김서윤과 이은별, 하리남에게 줄 아티팩트는 이 3가지였다.

하나하나가 좋은 성능을 가진 아티팩트.

나는 손에 쥐어진 아티팩트들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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