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화
“내가 부족하다고?”
악의 종주가 한 말에 처용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읊조렸다.
악의 종주가 무슨 의도를 품은 것인지 도저히 파악되지 않았으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
-스릉. 촤아아!
처용이 악의 종주를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며 소리치자.
“말 그대로다. 너는 무한의 순환을 막아 내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우웅. 타앙!
악의 종주가 파멸의 힘으로 반구형의 방어막을 만들고 처용의 공격을 막아 내며 답했다.
처용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바로 무한의 순환과 연관이 있었다.
지금의 처용은 무한의 순환을 저지하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모든 것이 부족했다.”
그것만이 아닌, 다른 모든 것이 다 부족했다는 말이 이어졌다.
잔잔한 목소리로 말하는 악의 종주였지만.
“부족했단 말이다…….”
그런 그의 목소리에서 깊은 참담함이 일렁였다.
그 순간.
-쩌저적.
무거운 소리가 울리며, 검붉은 우주에 새하얀 실금이 생겨났다.
귓가를 울리는 날카로운 소리에, 처용이 반사적으로 주변을 살폈다.
악의 종주가 파멸의 힘을 넓게 펼쳐 형성한 공간이 깨지는 듯한 광경.
“……이건?”
-차캉. 탓!
처용이 잠시 뒤로 물러나며 하늘 위를 올려다보았다.
파멸의 힘으로 형성된 검붉은 결계 때문에 시야가 미미했지만.
-쿠궁!
처용의 눈과 감각으로는 검붉은 우주 너머에서 느껴지는 존재.
행성 전체를, 우주를 파괴할 듯 보이는 압도적인 크기의 무언가.
“순환의 포식자…….”
우주에서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는 존재가 무엇인지 알아차리며 읊조렸다.
“시간이 다 되어 가는군.”
악의 종주 역시 하늘 위, 순환의 포식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제 시간이 없다는 악의 종주의 말에 처용이 인상을 거칠게 찌푸렸다.
갑작스럽게, 무한의 순환이 코앞으로 닥친 상황.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던 만큼, 현재 상황이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동시에 경각심이 일렁였다.
“너 역시 답을 찾지 못했으니-.”
악의 종주는 그런 처용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운명을 받아들여라. 계승자.”
“개소리!”
-쿠구구!
운명을 받아들이라는 말에 처용이 격한 반응을 드러내며 신력을 내뿜었다.
“내가 정해진 운명을 따르자고 지금까지 개짓거리를 한 줄 알아!”
정해진 운명.
회귀 전부터 악의 종주에게서 들어왔었던 말이자,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었다.
그리고 악의 종주가 불러오는 파멸보다도 더 절대적인 운명.
이 우주 전체가 소멸을 맞이하고 새로운 우주로 재탄생하는 운명.
무한의 순환.
악의 종주조차도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운명이었다.
하지만,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예정되어 있다고 하여.
“정해진 운명 같은 건 없다!”
처용은 순순히 그 운명에 따른 생각 따윈 없었다.
“소용없는 발버둥이다. 계승자.”
-우우웅!
악의 종주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며 파멸의 힘을 끌어 올리고는.
-쩌저적! 촤라라-!
점점 거대한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강렬한 파멸의 힘이 폭발하듯 퍼지며, 악의 종주가 거대한 모습으로 변하고는.
-스릉. 콰아아!
처용을 향해 더욱 거대해진 파멸의 검을 내리쳤다.
“항마의 화신 – 강신의 상.”
-탁! 촤라라!
처용은 즉시 완전한 항마의 화신을 불러내고는.
“검성류 – 비탈길 베기!”
-스릉.
내리쳐 오는 파멸의 검을 향해 태극천체일도를 비스듬하게 올려세웠다.
-쾅! 까가강!
파멸의 칼날이 태극천체일도의 칼날을 타고 비스듬히 미끄러지며 떨어졌다.
본래라면, 이대로 파멸의 검을 흘려 낸 즉시, 반격을 가해야 했지만.
“칫!”
-스릉! 까가강!
처용은 반격을 가하지 못하고 파멸의 검을 흘린 즉시 뒤로 물러났다.
악의 종주가 내리친 파멸의 힘을 완벽하게 흘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대신.
“검성류 – 오의.”
-스릉. 우우웅!
처용은 뒤로 물러남과 동시에, 칼날에 신력을 응축시켰고.
“단절!”
빠르게 앞으로 한 발 나아가며 태극천체일도를 내리쳤다.
“소용없다.”
악의 종주는 처용이 내리쳐 오는 칼날을 차갑게 응시하며 읊조리고는.
-우웅! 차카캉!
파멸의 힘을 짙게 응축시킨 검을 들어 처용의 공격을 손쉽게 막아 내었다.
검성류의 오의 정도는 손쉽게 저지하는 듯한 모습.
“너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 나조차도 이길 수 없으니…….”
악의 종주가 냉정한 목소리로 처용을 향해 말하자.
“과연 그럴까?”
처용이 악의 종주를 향해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했다.
동시에.
“일치단결.”
-우웅. 콰아아!
멸천의 신력을 강렬하게 내뿜으며 수라와의 일체화를 발동했다.
초월의 상태로 진입한 처용이 항마의 화신 위로 멸천의 신력을 짙게 두르자.
“멸천의 화신.”
-촤라라라-!
황금빛의 거신이었던 항마의 화신 위로 검은 갑주가 생겨났고.
-스륵. 철컥!
처용과 항마의 화신 얼굴 위로 검붉은 도깨비 가면이 나타나 씌워졌다.
멸천의 화신이 모습을 드러내자.
-쿠구구!
조금 전, 항마의 화신과는 전혀 다른 무겁고 강렬한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천마신공 – 만근검.”
-우우웅!
처용이 쥔 태극천체일도에 일렁이는 신력이 점점 짙어지며 거칠게 진동하자.
-쩌적. 쩌적.
그런 태극천체일도를 저지하고 있단 파멸의 검 두 자루, 칼날이 교차된 부분이 점점 갈라지기 시작했다.
악의 종주는 파멸의 힘을 집중시켜 깨진 칼날 부분을 빠르게 복구하고는.
-쿠구! 타아앙!
그대로 파멸의 힘을 폭발시켜 칼날을 밀어 쳤다.
처용과 악의 종주가 동시에 물러섰고.
“……!”
악의 종주가 눈을 가늘게 뜨며 진지한 눈빛을 드러냈다.
처용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조금 전과는 느낌부터 확연하게 달라졌으니까.
처음 맞붙었을 때는 처용이 자신보다 약하다는 것이 감각으로 느껴졌었다.
아무리 처용이 3년 동안 준비했다고 해도.
이전보다 더 성장했다고 해도 자신을 넘어서기란 무리였다.
인간의 기준으로 형용할 수 없는 세월, 성좌들에게 있어서도 영겁이라 할 법한 시간.
그 시간 동안 축적해 온 거대한 힘의 차이를 넘어서기란 불가능했다.
그러나.
“과연, 역대 계승자들과 다르긴 다르구나.”
악의 종주는 지금 처용이 보이는 힘과 격을 인정했다.
지금 처용은 자신과 거의 대등한 힘과 격을 내뿜고 있었으니까.
고작 인간에 불과한 존재가 지닐 만한 힘도 아니고 견딜 만한 힘도 아니었다.
처용이 시간의 중심축이 되어 더욱 기구한 삶과 운명을 겪었다곤 해도, 그 시간은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성좌들이 살아온 시간보다도 짧디짧은 수준.
처용은 그 짧은 시간 안에 성좌들을 아득히 넘어서 자신에게까지 도달했다.
주변에 퍼진 힘을 회수하고 진심전력으로 상대해야 할 정도로…….
이 우주 전체를 통틀어도 눈앞의 계승자만 한 존재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너는 부족하다.”
악의 종주는 그런 놀라운 모습을 보이는 처용에게조차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승자가 무한의 순환을 해결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데도, 그를 돕는 것인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처용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처용을 향해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악의 종주의 말에.
“……알고 있다.”
처용의 입에서 중성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악의 종주의 말에 답한 이는 처용이 아닌 분노의 파편, 수라였다.
“알고 있다고?”
“크흐흐, 내가 이 빌어먹을 계승자와 함께하면서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인상을 찌푸리며 묻는 악의 종주의 말에 수라가 조소를 흘리며 답하듯 말했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건 없다는 말.
처용이 종종 ‘운명’에 저항할 때, 버릇처럼 하는 말이었다.
이제는 처용과 동화한 수라 역시, 처용의 의지에 동감한다는 뜻이었다.
“네놈도 그놈의 절대적인 법칙을 무너뜨리기 위해, 이 야단법석을 떠는 게 아닌가?”
계속 이어지는 수라의 목소리에 처용의 목소리가 섞여 들리기 시작했다.
“네놈을 쓰러뜨리고 무한의 순환을 저지한다.”
“네놈을 쓰러뜨리고 무한의 순환을 저지한다.”
처용과 수라가 강렬한 심상을 담아 말하자.
“……그런가?”
짧게 침묵한 악의 종주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작게 흘리는 듯 답한 그의 목소리 안에는.
이질적이게도 작은 미소가 서려 있었다.
지금껏, 처용을 향해 운명에 저항할 수 없다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일 때와는 달랐다.
처용을 인정한 듯, 혹은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안심한 듯한 목소리.
“……?”
악의 종주가 보이는 그런 알 수 없는 태도에 처용이 의문을 드러냈다.
그리고.
“아무리 네 녀석이 강한 의지와 심상을 지녔어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악의 종주의 입에서 미소 어린 말이 이어졌다.
여전히 처용에게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무언가 만족 어린 미소가 서려 있었다.
도저히 의도를 알 수 없는 그 태도에, 처용과 수라까지 의문을 삼켰다.
그때.
-쩌적. 쩌저저적!
점점 갈라지던 검은 우주의 공간이 더욱 빠르게 깨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본 처용은.
“태극천체일도 – 극의(極意)”
-스릉. 우우웅!
악의 종주를 향해 태극천체일도를 겨누며 신력을 집중했다.
멸천의 힘과 파마의 힘, 강기와 심상, 지금껏 얻은 모든 힘을, 한곳에 모았다.
-스스스. 픽! 피핏!
새까맣게 변한 태극천체일도에서 금빛의 별들이 찬란한 빛을 발광했다.
처용이 가진 모든 힘을 집중하자.
“……파멸의 형상.”
-스스. 콰아아!
악의 종주 역시 손을 앞으로 뻗으며 가진 모든 힘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쩌적. 스스스-!
무너지는 검은 우주로부터 떨어지는 파편들이 악의 종주에게 모여들기 시작했고.
-스르륵!
양손에 소환한 파멸의 검 역시 검은 가루로 변하며 다시 흡수되었다.
파멸의 힘을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시키는 듯 보였다.
점점 악의 종주에게 집중되는 파멸의 힘이 강해질수록.
-후우욱!
그의 모습이 칠흑을 넘어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저 눈으로 봐서는 아무런 입체감도 보이지 않는 새까만 실루엣처럼 보였다.
마치.
‘……프로토?’
처용의 눈에는 그 모습이 프로토와 비슷하게 보였다.
새까만 무언가가 있다기보단, 세상의 일부분이 잘려 나간 듯한 모습.
하얗지 않고 새까만 칠흑일 뿐, 보는 느낌은 어쩐지 프로토와 비슷했다.
아마도…… 악의 종주가 프로토와 순환의 포식자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수단으로 보였다.
죽일 수 없는 자들을 죽이기 위해.
절대로 무너뜨릴 수 없는 법칙을 파멸시키기 위해.
자기 자신이 ‘파멸의 법칙’ 그 자체가 된 듯한 모습.
천칭의 조율자들처럼, 스스로가 하나의 ‘법칙’이 된 것 같았다.
처용은 파멸의 법칙으로 변한 악의 종주를 노려봤다.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다는 감각이 느껴졌지만.
-스릉. 스르릉! 화아아!
힘을 집중시킨 태극천체일도를 부드럽게 휘두르며 태극을 그려 내었다.
처용이 그려 내는 태극에 따라.
-화아. 화아아!
주변의 공간에 작은 금빛의 별들이 반짝이며 떠오르기 시작했다.
악의 종주가 파멸 그 자체로 변하며 주변을 파멸의 법칙으로 만들었다면.
‘나의 법칙으로 파괴하리라!’
처용은 자신의 모든 힘을 집중시켜 형성한 태극천체일도로 주변 일대를 멸천의 영역으로 만들었다.
칼날이 그려내는 태극이 선명해지고 그 영역이 점점 넓어지자.
-피이! 피이이!
주변에 반짝이는 금빛 별들이 더욱 많아지고 그 빛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
멸천의 신은 하늘을 무너뜨리는 자.
‘파멸을…… 무너뜨린다!’
처용은 스스로의 신명을 되새기며 태극천체일도에 강한 심상을 담았다.
황금빛을 빛내는 별빛이 점점 강해지며 공간이 점점 진동하기 시작했다.
강한 심상과 힘을 모은 처용은.
“천지멸절!”
-스릉. 타앗!
칼날로 마지막 태극을 그려 낸 후, 악의 종주를 향해 발을 박차며 돌진했다.
황금빛의 별이 반짝이는 태극천체일도의 칼날이 위에서 아래로 예리한 선을 그려 내며 떨어졌다.
세상을 반으로 갈라 내는 황금빛의 선이 쇄도하자.
-슥.
악의 종주는 처용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이윽고.
-차캉! 콰아아아-!!
태극천체일도가 그려 내는 칼날과 파멸이 서로 충돌하며 굉음을 터트렸다.
멸천의 법칙과 파멸의 법칙이 충돌하는 모습.
세상을 파괴하는 두 힘이 서로를 파괴하기 위해 맹렬한 힘 싸움을 벌였다.
두 파괴자가 서로 대등한 싸움을 벌일 때.
“……내가 불러오는 파멸을 막아 내었구나.”
악의 종주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리고.
[승기를 잡았다. 제자야.]
처용에게 여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래의 말을 들은 처용은, 지상에서 악의 종주가 일으킨 파멸이 진압되었음을 짐작했다.
얼마나 걸릴지 몰랐던 그 치열한 전쟁이 일찍 종결된 상황.
처용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파멸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네가 내린 힘을 거둔 결과인가?”
나름 짐작이 되었고.
“그게 네 패배의 요인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 확신이 맞다는 듯.
-스스스!
처용의 힘이 점점 더 짙어지기 시작했다.
지금 처용을 돕는 기운은 다름 아닌 태룡전에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계승자인 처용과 연결된 성역.
지금 그곳에서.
[힘을 보태 주마.]
[네 뜻을 관철해라.]
여래와 미륵을 포함한 신들이 처용에게 힘을 보태 주고 있었다.
비단 태룡전의 신들만이 아닌.
[올림포스 전원! 신력을 집중해라!]
아테나의 명령을 따라 힘을 보태 주는 올림포스 등의 성운들까지.
성좌들이 황룡을 통해 처용을 돕고 있었다.
[이제, 그를 이길 수 있겠느냐?]
성좌들의 신력을 태룡전으로 모아 처용에게 전달해 주는 황룡의 목소리가 울렸다.
처용은 그 말에.
“이미, 이겼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는.
-우우웅! 차카캉!
더욱 짙어진 태극천체일도의 칼날을 강하게 밀어 쳤다.
그 결과.
-쩌적. 쩌저적!
칼날을 막아 낸 파멸의 손에 황금빛 금이 번지며 깨지기 시작했고.
-쩌적! 쩌저저적!
그 손을 타고 파멸의 형상 전체에 퍼져 나갔다.
황금빛의 균열이 악의 종주를 완전히 뒤덮은 순간.
-스릉. 촤아아!
태극천체일도의 칼날이 악의 종주를 반으로 가르며 지나갔다.
하늘과 땅을 가로지르는 황금빛 선이 그어졌고.
-키잉!
그 황금빛 선 사이에 검은 선이 그어지며 악의 종주를 완전히 반으로 갈라 내었다.
“……훌륭하다.”
반으로 갈라진 악의 종주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
처용은 그 목소리에 의문을 드러냈다.
분명, 자신이 확실하게 이겼다.
멸천의 신명이 파멸의 신명을 쳐부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태극천체일도를 쥔 감각으로 명확하게 느끼고 있었다.
분명히…… 분명히 자신의 승리였다.
그런데도.
‘……웃어?’
악의 종주는 웃고 있었다.
승리한 처용을 인정하는 듯한 웃음이 아니었다.
그 미소는.
“이로써, 나의 ‘마지막 계획’이 완성되었다.”
끝까지 숨겨 두었던 마지막 수단이 성공했을 때의 미소였다.
악의 종주가 그 미소를 드러낸 순간.
-쩌저저적! 파창! 차카캉-!
점점 무너져 내리던 검붉은 우주가 완전히 파괴되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