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화
한편, 악몽 속에 갇힌 처용은.
[뭐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냐!]
혼란스러워하는 악마들을 관찰하며 계속 석상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니, 그저 단순한 석상이 아닌, 멸망한 우주의 결전병기.
악마들 정도는 눈 깜빡할 새에 도륙을 내버리는 괴물이었다.
회귀 전의 처용도, 처음 마주했을 때 상당히 고전했던 괴물.
다만, 악몽 속에 갇힌 이들의 희생으로 인해, 저 괴물이 어떻게 공격하는지는 파악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석상 괴물은 ‘악몽의 규칙’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부끄럼쟁이.
악몽이 말한 이번 게임의 명칭.
지금 석상은 ‘부끄럼쟁이’라는 규칙이 적용된 상태였다.
처용이 석상을 노려보며 악몽의 규칙을 되새길 때.
‘……지금.’
레나가 다시 한번 처용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 즉시.
-스르륵.
처용이 눈을 감았고.
-푸확! 스륵.
무언가가 뜯겨 나가는 소리와 동시에, 처용이 눈을 떴다.
그 짧은 찰나의 순간.
[제길. 또?]
다섯의 악마들이 변사체가 된 채 바닥에 고꾸라져 있었다.
모두 무언가가 뜯어먹은 듯, 상반신이 거칠게 뜯겨 나가 사라진 모습.
그 중심부에는.
-…….
기괴한 눈코입이 그려진 땅콩 모양의 석상이 자리해 있었다.
이쯤 되면, 아무리 악몽에 대해 잘 모르고 석상에 대해 잘 모르는 악마들일지라도.
[이놈이다!]
[머리로 보이는 부분에 흔적이 있다.]
누가 지금 같은 일을 벌였는지, 어느 정도 눈치채기 마련이었다.
악마들의 사체가 모두 석상 주변에 있는 상황.
게다가 석상의 입으로 보이는 곳에는 살점과 검은 피가 묻어 바닥에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것만으로.
[부숴라!]
[뭔진 모르겠지만, 이것을 죽여라!]
-쿠구! 콰콰-!
주변의 악마들이 마기를 모아 터트리고 손톱과 칼날을 내리그으며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앞서 석상을 공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
석상은 조금의 흠집조차도 나지 않았다.
[……이게 아닌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악마 중 일부가 공격을 멈추며 읊조렸다.
정황상, 석상이 악마들을 죽인 것은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석상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모습 그대로였다.
석상이 악마들을 죽이는 모습 또한 보지도 못했다.
게다가, 공격조차도 통하지 않는 상황.
악마들이 혼란스럽다는 듯, 인상을 찌푸릴 때.
[모두 멈춰라.]
간파의 대악마, 엘리고스가 악마들에게 공격을 멈추라며 명령했고.
[간파의 눈.]
-저벅. 우우웅.
석상 근처로 다가가 간파의 권능을 발현했다.
엘리고스의 발아래로 마기가 흘러 들어가며 눈동자 모양의 마법진을 형성했다.
마법진이 짧게 점멸하며 옅은 마기의 안개가 위로 솟아오르자.
[이 공간에서 벌어진 일을 간파하라.]
-스르륵.
주변에 널브러진 악마의 사체들이 점점 복구되며 다시 일어섰다.
되살아났다기보단, 시간이 빠르게 되감긴 듯한 형상.
원래대로 되돌아온 악마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
[느려져라.]
엘리고스가 명령하듯 읊조렸고 악마들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아니, 엘리고스가 펼친 마법진 위의 공간 전체가 느릿느릿 움직이는 듯 보였다.
그리고 되살아난 악마들이 일제히 석상에서 시선을 거둔 순간.
-쩌저적.
석상의 입 부분이 순식간에 가로로 찢어지며 기괴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 사이로 빼곡히 보이는 바늘 같은 이빨들이 드러났다.
-끼게겍! 쩌억!
석상의 머리 부분이 기괴하게 비틀리고 늘어나며 입을 크게 쩍 벌렸다.
그 늘어난 머리와 입이 순식간에 주변을 크게 휩쓸었고.
-콰드득!
근처에 있던 악마들을 크게 뜯어먹었다.
그러고는.
-스륵.
이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공간 자체가 느려졌음에도, 잔상처럼 보일 법한 속도였다.
이어서.
-투둑. 후두둑.
다시 일어섰던 악마들이 변사체가 된 채 쓰러지는 광경을 마지막으로.
-스르륵.
엘리고스가 펼친 마법진이 사라졌다.
[이 기괴한 것이 벌인 짓이었군.]
권능을 사용한 엘리고스가 석상을 노려보며 읊조렸다.
간파의 권능을 활용해 공간 마법진을 만드는 것으로, 해당 공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파한 것이었다.
엘리고스가 공간을 간파하여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확인하자.
[역시 저것 때문에-!]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그 광경을 본 악마들이 석상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악마들을 처참히 죽인 존재가 석상임을 확실하게 판명한 상황.
[꿰뚫어라.]
악몽 속에 갇힌 대악마 중 하나.
서열 44위, 약탈의 대악마 샥스가 날카로운 갈고리 칼날을 형성하여 석상의 머리 부분을 후려쳤다.
대악마의 마기가 일렁이는 갈고리 칼날 끝이 날카롭게 쇄도하며 석상의 머리에 닿았지만.
-까강. 끼기긱-!
꿰뚫기는커녕, 둥근 석상의 곡면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갔다.
대악마가 내지르는 공격조차 통하지 않는 상황.
[이런 빌어먹을 것이-.]
-쿠구구!
그 모습을 본 샥스가 마기를 더 크게 키우며 다수의 갈고리 칼날을 형성했다.
몇몇 대악마들 역시 앞으로 나서며 샥스와 함께 공격할 준비를 갖췄다.
[멈춰라, 소용없는 짓이다.]
그런 대악마들의 행동을 엘리고스가 만류했고.
[이 괴물은…… 공격할 때가 아니면, 공격할 수 없다.]
그가 방금 공간을 간파하며 알아낸 사실을 이야기했다.
[공격할 때가 아니면, 공격할 수 없다?]
[그게 무슨 말이오? 간파의 대악마.]
샥스를 포함한 대악마들이 엘리고스의 말에 의문을 표하며 묻자.
“정확히 간파했네.”
지금껏, 조용히 침묵하고만 있던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 말에, 악마들의 시선이 처용에게 집중되었고.
“……근데, 다들 ‘나’만 바라보면 큰일 날 텐데?”
처용이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읊조리듯 말을 이은 순간.
-푸확! 푸화악!
또다시 들려오는 끔찍한 소리와 동시에 악마들이 쓰러지는 듯한 소음이 울렸다.
그리고.
[제길! 다들 근처에 있는 석상을 응시해라!]
유일하게 처용을 응시하지 않고 앞에 있는 석상을 노려보던 엘리고스가 다른 악마들에게 소리쳤다.
조금 전 악마들이 학살당하는 소리가 울려온 방향.
그곳에는.
-…….
-…….
엘리고스 앞의 석상과는 다른 석상들이 있었다.
모두 기괴한 얼굴이 그려진 땅콩 모양의 석상들.
그것들 전부.
멸망한 우주의 결전병기라 불리는 괴물들이었다.
악마들 사이사이에 서 있는 석상의 개수는 총 세 개.
그 주변에는 거칠게 뜯어먹혀 죽은 악마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누구 하나라도 이것을 보고 있으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엘리고스가 석상에 시선을 고정한 채, 주변 악마들을 향해 자신이 간파한 바를 이야기했다.
단 한 명이라도, 석상을 응시하고 있으면 석상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이것을 보지 않으면, 전과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석상을 보는 이가 단 한 명도 없다면, 석상은 주변에 보이는 것을 닥치는 대로 공격한다.
이것이 이번 악몽의 규칙, 부끄럼쟁이였다.
[……네놈들은 알고 있었군.]
엘리고스가 처용과 레나를 향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저것을 파괴하는 방법도 알고 있는데, 알려 줄까?”
처용이 엘리고스의 말에 부정하지 않고 조소를 흘리며 답하자.
[필요 없다! 이미 알아냈으니.]
엘리고스가 인상을 확 찌푸리며 소리쳤다.
그는 이미 석상 주변의 공간을 간파했을 때.
-공격할 때가 아니면, 공격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석상을 공격할 수 있는지 간파해냈었으니까.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크크. 놈을 공격하려면, 누군가가 미끼 노릇을 해야 할 텐데?”
처용이 엘리고스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엘리고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석상은 단 한 명이라도 응시하는 한 전혀 움직이지 않고 공격할 수조차 없다.
반면에, 누구도 석상을 보지 않으면, 석상은 가까이 있는 이를 공격한다.
그 순간을 노려 공격한다면, 석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문제는 누가 석상 앞에 서서 석상의 공격을 유도할 것이냐?
악마들조차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속도로 움직이는 석상의 공격을 누가 받아 낼 것이냐?
아니, 냉정하게 말하자면.
누가 미끼를 자처하여 괴물에게 잡아먹힐 것이냐였다.
현재 상황과 석상의 공략법이 알려지자.
[…….]
[……!]
악마들이 눈치를 보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석상을 응시하면서도, 그곳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습.
[지금부터 내가 지목하는-.]
엘리고스가 인상을 찌푸리고는 하위 악마 몇몇을 희생시킬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그때.
[물러서라.]
-쿵. 우우웅.
바알이 강렬한 어둠을 스멀스멀 내뿜으며 석상 앞으로 다가갔다.
[바, 바알 님…….]
엘리고스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흘리며 다가오는 바알을 피해 옆으로 물러섰다.
“……허?”
처용 역시 석상 앞으로 다가가는 바알을 보며 의외라는 듯 침음을 흘렸다.
[시간 낭비다. 이 빌어먹을 잡것을 부수면, 악몽을 빠져나갈 수 있겠지.]
바알이 석상을 노려보며 말하자.
[자, 장담할 순 없습니다.]
엘리고스는 솔직하게 장담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악몽이 이야기한 게임을 통과하면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건 간파했다.
하지만, 이 공간을 나간다는 것이, 악몽을 빠져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 생각했다.
그런 엘리고스의 말에.
[모두 이것에게서 눈을 돌려라.]
바알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다른 악마들을 향해 명령했다.
악마들이 일제히 시선을 돌려 다른 석상을 응시하거나 바닥을 바라봤다.
그 후, 바알의 시선이 처용과 레나에게 닿았다.
처용과 레나는 바알의 흉흉한 시선을 받으며 침묵하고는.
-스륵.
이내, 동시에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쩌저적.
석상의 입 부분이 기괴하게 찢어지며 바늘처럼 촘촘히 박힌 이빨들이 드러났다.
그러고는.
-콰직!
순식간에 입이 쩍 벌어지며 바알의 상반신을 씹어 삼켰다.
소음이 울림과 동시에 처용이 눈을 뜨고 악마들이 일제히 바알을 바라봤다.
그러자.
[이……!]
대다수의 악마들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흘렸다.
지금 바알은, 상반신이 뜯겨 나간 채, 두 다리만 있었으니까.
하지만.
“거대한 어둠이 고작 저걸로 당할 리가…….”
처용은 바알이 당할 리가 없다는 듯, 확신 어린 목소리로 읊조렸다.
대악마들 역시, 바알의 모습을 보며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들 역시, 판데모니움의 절대자인 바알이 당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처용과 대악마들의 생각이 맞다는 듯.
-쿵! 꿀럭!?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 있던 석상이 크게 들썩이며 머리 부분이 꿀렁거렸고.
-치이이……!
입으로 보이는 부분에서 새까만 어둠이 안개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내, 점점 입 사이로 흘러나오는 어둠이 짙어지더니.
-쿠웨에! 끄웨엑!
석상이 바늘처럼 촘촘한 이빨을 드러내며 몸을 뒤틀었다.
움직이지 않던 석상이, 괴로움을 호소하며 몸부림치는 듯한 모습.
그리고.
[이 몸은 어둠 그 자체이니라.]
석상이 토해 내는 어둠이 일렁이며 바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감히 어둠을 삼키고도 네놈이 무사할 줄 알았더냐!?]
-스르륵. 스륵.
입에서 흘러나온 어둠의 일부가 바알의 다리 부분에 모여들었고.
[모조리 파괴되어라!]
-콰직!
이내, 바알이 석상의 목 부분을 틀어쥔 모습으로 나타났다.
-쿠퀘엑! 크뤡!
석상이 바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머리 부분을 이리저리 뒤틀며 발버둥 쳤다.
-콰직! 콰직! 콰드득!
기괴한 이빨이 가득한 입을 크게 벌리며 바알을 마구 뜯어먹기도 했지만.
-쿠웨엑! 주르륵!
그럴수록 더 짙은 어둠을 토해 내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반면에 바알은 육체가 뜯어먹혀도.
-스륵.
곧장 어둠이 모여들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발버둥 치는 괴물의 모습을 바알이 흥미롭다는 듯한 눈길로 잠시 바라보고는.
[……별것 없는 놈이었구나.]
-콰화아아!
이내, 시시하다고 말하며 손아귀의 어둠을 폭발시키듯, 크게 터트렸다.
-꾸륵. 꾸륵
괴물의 머리 부분이 풍선처럼 부풀며 팽창하더니.
-푸화악! 푸확! 쿵!
이내 검은 먹물을 쏟아 내며 머리가 터졌고 뒤로 멀리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시시하군, 고작 이런 것 따위로 감히 나를 막겠다는 것인가?]
바알이 바닥에 처박힌 석상의 잔해를 쓰레기 보듯 바라보며 말하자.
“그래? 이제부터 시작인데.”
처용이 그런 바알을 향해 미소를 흘리며 입을 열었다.
그 말에 바알이 인상을 찌푸리며 처용을 노려보고는.
[……?]
속으로 작은 의문을 드러냈다.
지금 처용은 바알을 비웃는 듯 작은 웃음을 흘리고 있었지만.
‘……경각심?’
괴물의 잔해를 바라보는 처용의 눈동자에 긴장감이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바알이 파악한 바가 맞다는 듯.
‘곧…… 나오겠네.’
처용은 이제 곧 모습을 드러낼 존재를 떠올리며 속으로 긴장감을 드러냈다.
회귀 전 처용 역시, 악몽 속에서 마주한 석상을 부수었었다.
하지만…… 진짜 악몽은, 그 석상이 부서진 다음에 나타났다.
그때.
“아아. 아아아…….”
-스르륵. 탓.
부서진 석상의 잔해 속에서, 반복적인 침음을 흘리는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
[안에 인간이 있었다고?]
놀랍게도 부서진 석상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인간이었다.
다만, 전신의 피부가 불에 달군 쇳덩이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아아……?”
머리카락 하나 없는 얼굴은, 반복적인 침음을 흘리는 입만이 드러나 있었다.
그 외에, 인간의 특징인 눈과 코, 귀가 없는 모습이었다.
[쓰레기 같은 것. 죽어라.]
-우우웅. 차캉!
가장 가까이 있던 대악마, 샥스가 갈고리 칼날을 치켜세우며 붉은 인간에게 달려들었다.
날카로운 갈고리 칼날이 붉은 인간을 가르고 지나가자.
-촤아!
붉은 인간의 가슴이 찢어지며 검은 물이 꿀렁이는 듯한 내부가 드러났다.
하지만.
-스르륵.
갈라진 상처가 곧장 봉합되며 부상이 회복되었다.
-촤아! 촤아! 촤아악!
샥스가 붉은 인간을 찢어 죽일 기세로 갈고리 칼날을 재차 휘두를 때.
“……적 분석 완료, 대상은…… 대악마.”
-촥! 촤악! 스르륵.
상처를 재생시킨 붉은 인간의 입에서 잔잔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판단 완료. 토벌 가능.”
-쩌억. 슈르륵. 지잉!
이마 부분이 갈라지며 보랏빛 눈동자의 외눈이 드러났다.
안광을 내뿜는 외눈이 샥스를 응시했고.
-차캉!
붉은 인간의 손톱이 거대한 바늘처럼 길어지며 칼날을 세웠다.
동시에.
-위이잉. 화아아!
길어진 손톱 위로 새하얀 기운, 마기와 대척점에 있는 빛의 힘이 강렬하게 타올랐다.
-촤아악! 화르륵!
그 빛의 힘이 일렁이는 붉은 인간의 손톱이, 새하얀 잔상을 남기며 샥스를 할퀸 순간.
[커-!?]
-푸화악! 화르륵!
샥스가 다섯 갈래로 찢어지며, 새하얀 화염에 휩싸였다.
제대로 된 단말마조차 내뱉지 못하고 찢어진 샥스는.
-파사사……!
새하얀 빛의 화염에 휩싸이며 사그라졌다.
대악마가 단 일격에 소멸하자, 악마들이 눈을 크게 뜨며 경악을 드러냈고.
“……자, 진짜 악몽의 시작이다.”
처용은 정체불명의 붉은 인간을 노려보며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