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홀로 계승자-657화 (657/726)

#657화

-차카캉! 탓.

잠시 뒤로 물러난 검성이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고는.

“이런 잔학무도한 짓을……!”

이내 처용을 노려보며 읊조렸다.

신성한 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성지의 제단이 파괴되어 엉망이 되어 버린 모습.

성지를 지키는 천림맹의 무인들이 사지가 잘려 나간 채 죽어 있는 모습까지.

모두 눈앞에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저지른 짓이었다.

“하, 잔학무도?”

처용은 검성의 분노 어린 읊조림에 비웃음을 흘리고는.

“아무 죄 없는 어린아이들을 산 제물로 바치는 네놈들이 할 소리냐?”

검성의 말을 비꼬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악마 새끼들이 보면 아주 형님이라고 부르겠어.”

“반역의 무리들이었다! 그들의 영혼에 신벌을 내려 정화하는 의식이란 말이다!”

비꼬는 처용의 낮은 목소리에 검성이 반박하듯 소리쳤다.

무림을 구원하려는 신들인 천교와 이를 돕는 천림맹.

그런 천림맹에 반하며 세상을 망치려는 악도들.

제물 의식은 그런 악도들의 영혼을 신들에게 바쳐 정화하는 의식이었다.

사람을 산 채로 태워 정화한다는 말에, 처음에는 검성도 반대했었지만.

-신벌의 정화를 받고 다시 태어나면 선인이 될 것이다.

천교의 신이 직접 한 말과.

-천림맹의 형제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할 순 없습니다. 형님.

천림맹의 현명한 맹주인 자신의 동생을 믿고 따랐다.

하지만.

“옥황상제, 그 쓰레기가 그리 말하든? 그 말을 믿어?”

처용은 이 일이 어찌 돌아가는지.

누가 어떤 방식으로 검성을 속였는지 눈치채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천교의 최고신을 모욕하는 처용의 말에 검성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그 정신 나간 늙은이와 천교의 악신들 말을 믿냐고? 너 병신이야?”

처용은 천교에 대한 혐오감과 증오를 가득 쏟아 내며 말을 이었다.

그런 처용의 말에.

“악신은! 지금 네놈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검성이 적대감을 가득 담아 소리쳤다.

그러자.

“……의미 없는 말싸움이네.”

-스릉.

시선이 낮게 가라앉은 처용이 멸절을 치켜들었다.

“그냥 덤벼.”

-쿠구구!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묵직한 신력과 강기가 멸절을 휘감았고.

“날 막지 못하면, 이 성지가 모조리 파괴될 테니까.”

-스릉. 촤아아!

처용이 멸절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며 칼날에 압축된 강기와 신력을 쏘아 보냈다.

그저 상대에게 검기를 날리는 것처럼 단순한 공격.

하지만.

-키잉! 쐐에에-!

그 크기가 점점 커지다 못해 순식간에 십 미터가 넘어갔고.

-콰아아-!

성지 전체를 반으로 갈라 버릴 듯, 빠르게 쇄도해 나갔다.

이대로 두면 정말로 성지가 반으로 갈라질 수도 있는 상황.

“검성류-!”

-우웅. 키이잉!

그 모습을 본 검성은 즉시 칼날에 강기를 압축시키고는.

“수면 베기.”

-사아-악!

점점 다가오는 처용의 강기를 향해 부드럽게 칼날을 내질러 가로로 베었다.

처용이 쏘아 보낸 강기의 조금 아랫부분을 검성의 칼날이 정확하게 타격하자.

-타앙! 파아아-!

마치, 수면 위에 닿은 납작한 돌이 위로 튕기듯, 처용이 쏘아 낸 강기가 검성의 칼날에 튕겨 하늘 위로 쏘아졌다.

검성은 처용의 강기를 하늘 위로 튕겨 낸 즉시.

“검성류 - 검의 비상.”

-철컥. 타앗!

처용을 향해 칼날 끝을 겨누며 돌진했다.

칼날 끝에 날카로운 강기가 일렁이며 처용을 향해 쇄도하자.

“검성류 – 검의 비상”

-스르릉. 철컥.

처용이 검성을 향해 멸절 끝을 겨누며 강기를 내뿜었다.

쇄도해 오는 검성의 검술을 같은 검술을 사용해 상쇄하려는 듯한 모습.

그런 처용의 모습에 검성이 인상을 찌푸리고는.

“검성류-.”

-스릉.

칼끝과 칼끝이 맞닿기 직전, 칼끝을 살짝 비틀며 강기의 힘을 조금 뺐다.

그러자.

“비탈길 베기.”

-차-캉! 스르릉!

처용의 칼날을 타고 검성의 칼날이 미끄러지듯 쇄도하며 나아갔다.

상대의 칼을 비틀어 밀어냄과 동시에 자신의 칼날을 내질러 찌르는 공격.

검성이 검을 든 상대와의 접전에서 종종 사용하는 검술이었다.

상대의 허를 찔러 공격을 무효화하고 치명상을 입히는 공격.

처음 당하는 상대는 이 비탈길 베기를 파훼하지 못하고 치명상을 허용한다.

하지만, 처용은 비탈길 베기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검성류-.”

이 검술에 대한 파훼법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철컥. 타앗!

처용은 손에 쥔 칼날을 검성이 비튼 방향과 맞춰 비틀며 다리를 뒤로 뺐다.

동시에.

-스르릉!

뒤로 뺀 다리에 맞춰 오른쪽으로 회전하며 칼날 역시 오른쪽으로 휘둘렀다.

그러자.

-철컥! 스르릉!

미끄러지듯 나아가던 검성의 칼날이 되려 처용의 칼날에 이끌려 휘말렸다.

“와류 베기.”

상대의 칼날을 자신이 회전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강제로 이끄는 검술.

주로 찌르기가 주력인 검술을 상대할 때 그 검술을 맞받아치기 위한 검술이었다.

“뭐라고!?”

검성이 처용에게 이끌리는 자신의 칼날을 보며 경악을 드러냈다.

비탈길 베기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파훼한 상황.

이대로 처용에게 이끌린다면, 자신의 찌르기가 처용을 스치며 빗나간다.

그 직후, 회전력이 실린 처용의 칼날이 쇄도하며 자신을 반으로 갈라 버릴 것이다.

“흡!”

-탓! 우웅! 콰아-!

검성이 빠르게 발을 박참과 동시에, 칼끝에 응축된 강기를 터트리며 뒤로 물러났다.

강제로 강기를 터트려 그 반발력을 이용해 벗어난 것.

검성은 처용과 거리를 조금 벌리며 물러남과 동시에, 검집에 검을 집어넣고는.

“검성류-.”

-우우웅!

검집에 넣은 검에 강기를 압축시키며 발도를 준비했다.

처용 역시.

“검성류-.”

-철컥.

멸절을 칼집에 집어넣으며 발도 준비를 했다.

“검의 울음!”

-스릉! 샤아-악!

먼저 자세를 취한 검성이 검을 발도하며 압축된 강기를 퍼트리자.

-우우웅!

압축된 강기가 진동을 퍼트리며 무겁게 퍼져 나갔다.

-우웅! 촤자자-!

닿는 모든 것을 베어 버리는 강기의 파동이 주변을 파괴하며 처용에게 향하자.

“검의 비명.”

-촤아아! 파아-!

처용 역시 멸절을 발도하며 압축된 강기를 퍼트렸다.

잔잔하고 묵직한 울음소리처럼 퍼지는 검성의 강기와는 다르게.

-키이잉!

처용의 강기는 비명을 내지르듯, 날카롭게 울리며 거칠게 퍼져 나갔다.

잔잔하게 울리는 강기의 파동과 날카롭게 울리는 강기의 파동이 서로 충돌했고.

-콰아아-!

주변 일대를 파괴하며 거칠게 터져 나갔다.

“이게 고작인가? 무림 최강의 검사?”

처용이 검성을 향해 작은 미소를 드러내며 목소리를 흘리자.

“검성류–!”

-스릉! 스르릉! 우우웅!

인상을 확 찌푸린 검성이 강기를 압축한 검을 머리 위로 크게 휘둘러 원을 그렸다.

칼날이 그려내는 원을 따라 강기가 압축되자.

-지이잉!

보름달처럼 환하게 빛나는 강기의 칼날이 형성되었다.

이윽고.

“만월(滿月)!”

-우우웅! 지이잉!

검성이 강기로 형성한 보름달을 처용에게 쏘아 보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톱니처럼, 거칠게 휘몰아치는 강기의 칼날이 처용에게 쇄도하자.

“검성류–.”

-스릉.

빠르게 쇄도해 오는 만월을 응시한 처용이 멸절을 두 손으로 잡아 칼날을 아래로 내렸다.

-우웅. 키이이-!

멸절에 일렁이는 강기가 나선으로 휘몰아치더니, 그 속도가 점점 가속되기 시작했다.

칼날 위에 강기로 형성된 톱날이 거칠게 회전하는 듯한 모습.

이윽고 검성이 쏘아 낸 만월이 처용에게 근접한 순간.

“삭(朔).”

-차캉!

처용이 아래로 내렸던 칼날을 비스듬하게 위로 올려 베어 냈다.

강기가 나선으로 휘몰아치는 멸절의 칼날이 만월의 아랫부분에 닿은 순간.

-까강! 스가아아-악!

짧은 마찰음이 들린 후, 멸절의 칼날이 만월 안으로 파고들며 갈라 내기 시작했다.

이윽고 검성의 만월이 사선으로 완전히 갈라지자.

-까강! 푸화아아!

두 동강이 나 버린 만월이 비틀어짐과 동시에 처용의 강기에 휩싸였다.

그리고 달이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져 제 모습을 감추듯.

-파아……!

검성의 만월이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지금껏 검성이 내지른 모든 공격이 파훼당하자.

“보름달이 그림자에 가려졌구나.”

처용이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검성을 응시하며 읊조렸고.

“도대체…… 어떻게?”

검성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의문을 드러냈다.

눈앞에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의 능력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방(模倣)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검술을 그저 모방한다고 하여 그 묘리를 전부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가?

백 년이 넘게 단련한 자신의 검술을 간단하게 파훼하는 것이 가능한가?

천교의 신들조차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은 자신의 검술을 따라 하는 것 정도가 아니었다.

더욱 공격적인 형태로 발전시켜 능숙하게 다루고 있었다.

검성류 검술을 창시한 검성조차도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변형시켜 다루기까지 했다.

조금 전, 검의 울음을 변형시킨 듯 보이는 검술, 검의 비명이라는 검술이 그러했으니까.

“도대체…… 정체가 뭐냐?”

검성이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읊조렸다.

그리고.

“제길……!”

“섣불리 다가가지 마라!”

주변을 포위한 천림맹의 무인들이 더 뒤로 물러나며 소리쳤다.

검성을 도와 성지에 침입한 적을 처치해야 했지만.

“……끼어들 수가 없다.”

“검성께 방해가 되어선 아니 된다!”

지금, 검성과 정체불명의 칩입자가 벌이는 싸움에는 도저히 가세할 수가 없었다.

섣불리 끼어드는 순간, 아군을 돕기는커녕 방해가 될 것이다.

나름 경지가 높은, 화경 이상의 무인들은 그 사실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검성께서 밀리시는 건 아니겠-.”

몇몇 무인들이 불안한 마음이 일렁이는 목소리를 내뱉자.

“헛소리 지껄이지 마라!”

그 말에 강하게 반박하며 단속하듯, 십성 장군과 화경의 무인들이 소리쳤다.

드높은 천교의 신들조차도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는 존재가 바로 검성이었다.

그의 검술이 신에 닿았기 때문에, 그만큼 검성의 무력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검성은 최강의 무림인이자, 무림 세계의 지존.

이 무림 세계를 상징하는 자였다.

그런 위대한 자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칩입자에게 패배한다?

무림인들에게 있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두 만반의 준비를 갖춰라! 기회가 보이는 즉시…… 검성을 돕는다!”

십성 장군 중 한 명이 천림맹의 무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천림맹의 무인들과 천 제국의 병사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때.

“나의 정체가 궁금한가?”

처용이 의문을 표하는 검성을 응시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검성, 아니…… 남궁 진.”

“……!”

처용이 누군가의 이름을 읊조리자, 검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남궁 진.

과거 남궁세가의 장자(長子)였던 검성의 진짜 이름.

이제는 검성이라는 명성에 묻혀, 기억하는 이가 거의 없는 검성의 이름이었다.

검성은 몇 십 년만에 들어 보는 자신의 이름에 흠칫하고는.

“이 성지가 파괴될까 봐, 조절하고 있었거늘…….”

-쿠구구구!

이내, 마음을 차갑게 다잡으며 강렬한 강기를 내뿜었다.

아니, 강기에 그치지 않고.

-츠즈즈!

신화경의 경지에 도달한 자들만이 지닐 수 있는 기운.

신력이 섞이기 시작했다.

“더는…… 네놈의 수작질에 놀아나지 않겠다.”

강렬한 기운을 내뿜는 검성이 두 손으로 검을 쥐며 자세를 조금 낮추었다.

“검성류 – 오의!”

자세를 낮춘 검성이 검을 살짝 사선으로 틀며 위로 들어 올리자.

“검성류 – 오의.”

-스르릉!

처용 역시 멸절에 강기와 신력을 압축시키며 검성과 같은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단절!”

“단절.”

-스릉! 촤아아-!

서로가, 서로를 향해 칼날을 내리쳤다.

공간을 가르는 얇고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쿵! 촤아아-! 촤아!

처용과 검성 사이에 두 개의 얇은 선이 X자로 크게 그어졌다.

공간과 공간을 단절시켜 대상을 완벽하게 베어 버리는 검술.

서로 같은 두 힘이 맹렬하게 충돌한 결과.

-쩌저적! 쩌적! 쿠콰콰-!

처용과 검성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성지의 지면과 제단이 크게 갈라지며 흔들렸다.

“성지를 반으로 갈라 버리는 한이 있었더라도-.”

검성이 내지른 단절을 똑같이 따라하여 막아 낸 처용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공간의 틈을 더 크고 넓게 베었어야 했어. 검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처용의 말에 검성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읊조렸다.

검성류의 오의인 단절에 대한 묘리를 잘 알고 있는 듯한 말.

처용은 검성류의 다른 검술뿐만 아니라, 그 정수가 집합되어 만들어진 오의(奧義)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스릉. 쿠구구!

표정을 굳힌 검성이 더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더 강한 힘을 실어 공격을 계속할 듯 보였다.

그때.

-푸화아아!

“빼앗았어. 천교 놈들이 제물로 만든 생명력 덩어리.”

처용의 뒤로 핏빛의 기류가 모여들며 루나가 나타났다.

그런 그녀의 손 위에는.

-우우웅!

잔잔하고 무거운 파동을 흩뿌리는 칙칙한 색의 구체가 들려 있었다.

“전부 다 해서, 열 개 정도? 모두 털었어.”

루나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자랑하듯 말한 순간.

[네 이년!]

[감히 우리의 제물을 가로채다니!]

-화아! 화아아!

성지 위로, 나타를 포함한 천교 성좌들의 화신체가 나타나며 분노를 내질렀다.

그들의 화신체에 새겨진 자잘한 흔적들로 보아, 루나와 짧은 격전이 있었던 듯 보였다.

“머저리들, 그러게 누가 뺏기래?”

루나가 그런 천교의 화신체들을 향해 비웃음을 흘릴 때.

“슬슬 피할 준비하는 게 좋을 거야.”

하늘 위, 처용이 있는 방향 위쪽에서 루비아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런 그녀의 바로 앞에서는.

-……쿠구구구구!!

구름이 걷어지며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곧 ‘메테오(Meteor)’가 떨어진다고?”

8써클의 대마법사가 발휘하는 최강의 마법 중 하나.

대기권 밖에서 운석을 소환하여 지상에 낙하시키는, 전설로만 전해지던 대마법이었다.

싸늘한 루비아의 목소리에.

“네놈들이 착취한 에너지는 내가 요긴하게 잘 써 주마.”

-샥! 탓!

처용이 천림맹의 무인들과 천교의 성좌들을 향해 싸늘한 목소리로 도발하며 루나와 함께 하늘로 솟구쳤다.

동시에.

-쿠콰콰콰!

루비아가 떨군 메테오가 가속하더니, 순식간에 지상을 향해 쇄도했다.

그 모습을 본 천림맹의 무인들이 소리 없는 경악을 내지를 때.

“단절!”

-우우웅! 스르릉!

검에 힘을 모으던 검성이 칼날을 하늘 위로 내지르며 강기와 신력을 쏘아 보냈다.

하늘 위로, 한 줄기의 선이 그어졌고.

-……쩌저저적! 콰아아-!

성지에 떨어지는 거대한 운석이 반으로 쩍 갈라지며 부숴졌다.

“놓치지 않을 것이다!”

검성이 점점 멀어지는 처용과 루나를 노려보며 소리칠 때.

“……대단한데? 메테오를 베어 낼 줄이야. 근데 미안해서 어째?”

루비아가 메테오를 베어 낸 검성을 보며 놀라움과 조소를 흘렸다.

“내가 떨군 메테오는 ‘다섯 개’야.”

싸늘한 미소가 일렁이는 루비아의 목소리가 울린 순간.

-쿠콰콰! 쿠콰콰콰-!

갈라지며 부서지는 ‘첫 번째’ 메테오를 밀쳐 내며 다수의 메테오들이 나타나 지상으로 떨어졌다.

“네 칼 놀림이 아무리 대단해도, ‘준비된 대마법사’가 발현한 마법을 막을 순 없어.”

“……이런!”

단호한 루비아의 목소리에 검성이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리며 침음을 흘렸다.

뒤이어.

“검성,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처용이 잠시 뒤를 돌아 검성을 마주하며 입을 열었다.

“사흘 뒤, ‘맹약의 장소’로 찾아와라.”

진지함이 담긴 무거운 처용의 목소리에, 검성이 눈을 크게 뜨며 반응한 순간.

-콰아아-앙!!

루비아가 내리친 메테오들이 천교의 성지에 떨어지며 강렬한 지진과 굉음을 내었고.

-피이! 콰아아-! 쿠콰콰쾅!!

맹렬한 불꽃을 터트리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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