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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652화 (652/726)

#652화

처용이 칠성 장군을 노려보며 살기 어린 싸늘한 미소를 보이자.

“감히! 하늘을 모시는 장군을 똑바로 바라보다니!”

-스르릉! 우웅!

칠성 장군 옆에 있던 무인이 처용을 향해 칼날을 겨누었다.

반투명한 기류가 짙게 일렁이는 칼날이 날카로운 예기를 빛내자.

“……화경!”

처용 뒤에 있던 소백이 안색을 굳히며 두려움 어린 침음을 흘렸다.

이윽고.

“그 건방진 머리를 땅에 박아 주마!”

-샤아악!

화경의 경지에 이른 무인의 칼날이 처용을 향해 쇄도했다.

머리를 관통하려는 듯, 날카로운 기세로 나아가는 찌르기.

처용은 여유로운 눈빛으로 점점 다가오는 칼날을 응시하며.

-스륵.

가볍게 오른손 검지를 들어 올렸다.

“멍청한-!”

화경의 무인이 그런 처용을 보며 비웃음을 내지른 순간, 칼날 끝과 처용의 손가락이 닿았다.

본래라면, 기가 둘러진 칼날이 연약한 인간의 손을 부수고 머리를 관통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콰앙!

부서지지 않는 바위를 향해 칼을 내지른 듯, 둔탁하고 묵직한 소리가 울렸고.

-끼긱! 끼기긱!

칼날 끝이 처용의 손가락 검지에 가로막힌 체 저지되었다.

“……모기가 물어도 이것보단 따갑겠다.”

처용이 지루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하고는.

-까강!

검지를 튕기며 칼날을 가볍게 밀어내었다.

그 힘을 견디지 못한 화경의 무인이 뒤로 밀려나며 경악했다.

손가락으로 칼날 끝을 정확히 짚어 막아 낸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아무 힘없는 일개 농부나 하층민이 휘두른 검도 아니었다.

무려 화경의 경지에 오른 고수가 휘두른 검을 손가락으로 막은 상황.

“어디서 사특한 수법을!”

-우우웅!

그 현실을 인정하지 못한 화경의 무인이 칼날에 더 강한 기를 실어 내질렀다.

날카로운 칼날이 재차 처용에게 쇄도하자.

-스륵.

처용은 조금 전처럼 오른손 검지를 들어 올렸다.

“두 번은 통하지 않-!”

화경의 무인이 인상을 강하게 찌푸리며 칼날을 강하게 내지를 때.

-후-우욱!

처용이 다가오는 칼끝을 향해 손가락에 강기를 실어 내질렀다.

칼날 끝과 검지가 재차 충돌한 순간.

-파차차-창!

강기가 일렁이는 검지가 칼날을 깨부수며 앞으로 나아갔고.

-푹! 콰콰쾅!

달려든 무인의 머리를 꿰뚫어 그대로 밀어쳤다.

-콰쾅! 쿵!

손가락에 머리를 얻어맞은 화경의 무인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뒤로 날아가 집 벽에 처박혔다.

눈이 뒤집히고 머리에 총알을 맞은 듯, 이마가 뻥 뚫린 모습.

화경의 고수가 죽음을 맞이하자, 그 광경을 본 모든 이들이 멍한 표정을 지었고.

“화경의 고수라는 놈이-.”

정작 그를 손쉽게 처치한 처용은.

“고작, 손가락 하나 막지 못하는 건가? 쯧쯧.”

실망이 크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손가락에 강기를 둘러 내지르기만 했을 뿐인 아주 단순한 공격.

문제는 그 단순한 공격에 무려 화경의 고수가 내지른 검이 부서지고 머리를 맞아 즉사한 상황.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방금의 광경을 지켜본 칠성 장군이 인상을 확 찌푸리며 읊조렸다.

손가락 끝에 짙은 기를 두르고 빠르게 내지르는 모습.

눈으로 보고 냉정하게 판단한 결과, 정말로 그게 끝인 아주 단순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경지의 차이가 심하다고 해도, 고작 손가락 하나로 상대의 검을 부수고 처치하는 게 가능한가?

심지어, 그 공격에 당한 무인이 무려 강기를 다루는 화경의 고수였다.

그렇다면, 눈앞의 존재는 도대체 어떤 경지에 도달한 자란 말인가?

화경의 고수를 고작 손가락만으로 죽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현상이었다.

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네놈은 누구냐? 무슨 사특한 술법을 부린 것이냐!”

-우우웅. 쿠구구!

현실을 부정한 칠성 장군이 검을 치켜들고 처용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스릉. 스르릉!

그의 주변에 있던 무인들 역시 처용을 향해 검을 세우며 기를 내뿜었다.

조금 전, 화경의 고수가 당했기에, 섣불리 덤비지 않고 경계하는 듯한 모습.

처용은 여유로운 눈빛으로 주변의 무인들을 쭉 둘러보고는.

“내가 누구인지는 나타한테 물어봐라.”

칠성 장군을 향해 살기 어린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위대한 신의 이름을 함부로-!”

신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처용의 말에, 그 신의 신관인 칠성 장군이 인상을 확 찌푸렸다.

그때.

-우웅! 화르륵!

칠성 장군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가 돌연 화염처럼 끓어오르며 터져 나왔다.

무인들이 다루는 기와 강기가 아닌, 신이 하사한 기운, 신성력이었다.

칠성 장군에게서 화염의 신성력이 뿜어져 나오고.

-스르륵.

그의 위로 나타의 상반신이 모습을 드러내자.

“위대한 신이시여!”

“위대한 신이시여!”

천림맹의 무인들이 모두 나타를 향해 엎드리며 그를 경배하듯 소리쳤다.

“위대한 호법신이시여, 신성을 모독한 저 죄인을 불태워-.”

경배를 받는 나타의 신관, 칠성 장군이 우월한 미소를 지으며 처용을 향해 소리칠 때.

[이, 이 하계의 변종이-!]

나타가 인상을 확 일그러뜨리며 당황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눈앞의 처용에게 호통을 내지르거나 분노하는 것이 아닌.

[네놈이 왜 이곳에 있는 것이냐!]

극도로 경계하는, 혹은 두려움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이었다.

“호, 호법신이시여?”

그 모습을 본 칠성 장군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흘렸고.

“잘 있었냐? 이 버러지 새끼야.”

처용은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나타를 노려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내가 잘라 낸 옥황상제의 오른팔이 우리 집 대문 앞에 걸려 있거든? 언제 찾아갈래?”

태룡사 습격 당시, 처용이 옥황상제의 오른팔을 잘라 패퇴시킨 사건을 언급하며 도발하자.

[감히 상제님을……!]

나타가 이를 아득바득 갈며 분노를 읊조렸다.

하지만, 분노만 씹어 삼킬 뿐, 처용을 섣불리 공격하지 못했고.

[당장…… 당장 도망쳐라. 당장!]

신관인 칠성 장군의 머릿속을 향해 다급한 명령을 내렸다.

[이곳에 있는 모든 놈들을 저 변종한테 내던지고 도망쳐라!]

“시, 신이시여?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런 나타의 다급한 명령을 이해하지 못한 칠성 장군이 고개를 기울이며 되물었다.

천림맹의 정신적 지주이자 절대 권력을 갖추도록 해 준 천교의 신들.

그런 절대적인 천교의 신들 중 하나인 나타가, 고작 인간 따위를 경계한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른 무인들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분위기였다.

[이 답답한 것-!]

나타가 멍청하게 구는 제 신관을 향해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리며 소리치자.

“왜? 나타가 네 부하들 다 나한테 내던지며 도망치라고 명령하든?”

처용이 칠성 장군을 향해 코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나타가 그를 향해 어떤 명령을 내렸는지 정확하게 아는 듯한 모습.

“해 봐, 한번.”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처용이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도발하듯 말하자.

“……악도들의 처형을 준비해라.”

칠성 장군이 눈썹을 씰룩이며 인상을 찌푸리더니, 무인들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처형을 준비하라는 칠성 장군의 말에.

-스릉! 스르릉!

무인들이 즉각 칼날을 뻗으며 공격을 준비했다.

다만, 그들의 칼날이 향한 곳은 처용이 아닌.

“으-!”

“으흐윽……!”

바닥에 엎드린 채, 구류되어 있는 마을 사람들이었다.

“보아하니, 이 천민들을 구하러 온 것 같은데.”

칠성 장군이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놈의 양팔을 자르면, 내 자비롭게 이 벌레들을 풀어 주겠다.”

마을 사람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칠성 장군의 말에.

“아 그래?”

처용은 미소를 거두지 않은 모습으로 답하고는.

“어디 한번 해 보든가?”

-타악!

손가락을 튕겨, 가까이 있는 무인들을 향해 강기를 쏘아 보냈다.

-푹! 푸푸북! 툭!

총알처럼 쇄도한 강기의 탄환이 처용과 가까이 있던 무인 셋의 머리를 관통하며 지나갔다.

무인들이 머리가 꿰뚫린 채 쓰러지자.

“처형해라!”

칠성 장군은 망설임 없이 인질들을 모두 죽이라 명령했다.

무인들의 칼날이 사람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내리치려는 순간.

“무죄를 선고한다.”

-우웅. 파아아-!

처용이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고 검붉은 파동이 넓게 퍼져 나갔다.

그러자.

-까강! 깡!

사람들을 내리친 무인들의 칼날이, 묵직한 소음과 함께 튕겨 나왔고.

-크악!

-무슨!?

무인들의 손아귀와 팔이 찢어지며 비명을 내질렀다.

저항도 못 하는 이들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고 되려 공격한 무인들이 부상을 입은 상황.

“나 ‘멸천의 신’이 무고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처용이 낮고 힘이 실린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하자.

-쿠구구!

주변에 일렁이는 붉은 기운이 점점 더 짙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리고 네놈들은-.”

처용이 차가운 시선이 칠성 장군과 그를 따르는 무인들에게 향했다.

“전원, 파멸을 선고한다.”

파멸을 예고하는 신력이 담긴 목소리가 붉은 파동을 타고 퍼지자.

-……으!

-으으…….

무인들이 저도 모르게 검을 쥔 손을 덜덜 떨며 침음을 흘렸다.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감을 지닌 무언가를 마주한 듯한 모습.

그때.

“네놈이 신이라고? 웃기지 마라!”

칠성 장군이 이글거리는 강렬한 신성력과 강기를 내뿜으며 소리쳤다.

“신성 모독의 죗값은 네놈의 무지한 목숨으로 받아 가겠다.”

-스릉! 쿠구구구!

신성력과 강기가 합쳐진 기운이 칠성 장군의 검에 압축되며 진동을 퍼트렸다.

“호오? 꼴에 현경(玄境)이라고 강기가 짙긴 하네.”

그 모습을 본 처용이 작은 흥미가 담긴 목소리로 읊조렸다.

현경(玄境), 화경(化境)보다 한 단계 상위의 경지.

화경에 도달한 무인이 그 경지의 끝자락에 달해 신화를 앞두고 있는 경지였다.

헌터들의 레벨로 비유하자면, 최소 250레벨 이상.

300레벨, 신화경의 경지를 향해 나아가며, 스스로의 심상 구축을 정립할 시기였다.

이곳, 무림 세계에서, 적어도 열 손가락 안에 들 법한 강자라 볼 수 있었다.

현경의 경지에 든 강자, 칠성 장군이 강기와 신성력을 내뿜으며 검을 치켜들자.

-탓. 타탓. 우웅!

처용이 퍼트린 압박에서 막 벗어난 화경의 무인들이 칠성 장군의 주변에 모였다.

“소백, 정확히 뒤로 열 보 물러나라.”

그 모습을 본 처용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뒤에 있던 소녀, 소백을 향해 말했다.

소백이 즉시 뒤로 물러나고.

“어디 재롱 한번 부려 봐라.”

-저벅.

처용이 여유로운 발검을으로 걸어 나가며 손가락을 까닥거린 순간.

“검진을 펼쳐라!”

“저 사특한 악도를 처단하라!”

-타앗! 스르릉!

화경의 무인 일곱 명이 서로 간격을 벌린 채, 일제히 처용에게 돌진했다.

-우웅! 사아-악!

강기가 서린 일곱 개의 칼날이 처용의 주변을 에워싸며 쇄도해 왔다.

-스르릉.

처용은 오른손으로 멸절을 꺼내 가볍게 쥐고는.

-사악. 사아-악.

칼날을 사선으로 가볍게 두 번 휘두르며 크게 X자를 그려 내었다.

처용이 그려낸 검격과 화경의 무인들이 내지른 칼날이 서로 충돌하자.

-까가강! 차캉!

강기가 일렁이는 무인들의 칼날이 모두 조각나며 무참히 깨져 나갔고.

-크윽!

-크어억! 물러나라!

팔과 어깨, 가슴에 자상을 입은 채, 급히 뒤로 물러났다.

부상을 입고 검이 부서지긴 했지만, 죽지는 않은 모습.

그때.

“받아라! 천중검(天重劍) 제 오형(五形)-!”

-쿠구구!

뒤에서 힘을 모으고 기회를 엿보던 칠성 장군이 검을 머리 위로 치켜 올리고는.

“천로십검(天路十劍)!”

-차아! 콰아아!

처용을 향해 내리치며 무공을 발현했다.

칠성 장군의 검에 서린 강기와 신성력이 하늘로 솟구치며 압축되었고.

-스르릉! 쿠구구!

이내, 20미터가 훌쩍 넘어가는 열 개의 거대한 칼날이 나타나 처용을 향해 내리쳤다.

하늘 위에서부터 무거운 속도로 내리쳐 오는 일격.

화경의 무인이라 해도, 절대 막지 못하고 즉사시킬 수 있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스릉.

처용이 여유로운 눈빛으로 하늘 위를 바라보며 멸절을 위로 들어 올리자.

-까가강!

거대한 열 개의 칼날이 멸절의 칼끝에 가로막히며 손쉽게 저지되었다.

“말도 안 되는-!”

-우웅!

그 모습을 본 칠성 장군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치며 강기와 신성력을 더 끌어 올렸다.

처용을 짓누르기 위해, 힘을 더 주는 듯 보였지만.

-끼기긱! 끼기기긱!

강기와 신성력으로 만들어진 열 개의 칼날은 거세게 진동하기만 할 뿐, 처용을 조금도 밀어내지 못했다.

“아아, 천중검이라? 기억이 나는군.”

처용이 흥미롭다는 듯, 작은 미소를 지으며 멸절을 앞으로 내지르자.

-스릉. 까가강!

열 개의 칼날이 허무하게 뒤로 밀려나며 허공을 날았다.

“이럴 리가 없다! 내 최강의 무공이-!”

칠성 장군이 허공 위로 밀려난 칼날을 다시 치켜세우며, 처용을 향해 재차 공격하려는 순간.

“이렇게 하는 거였나?”

-스릉.

처용이 멸절을 두 손으로 쥐고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자세를 잡았다.

조금 전, 칠성 장군이 보였던 자세와 같은 자세.

다만.

“천중검 - 오의.”

-쿠구구구!

칠성 장군이 내뿜었던 기운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무거운 기운이 거칠게 일렁였다.

이윽고.

“천로백팔검(天路百八劍).”

멸절의 칼날에 서린 그 무거운 기운이 터지며 하늘 위로 솟구치자.

-후-우욱! 쿠콰콰콰!

검게 일렁이는 강기의 칼날 백여 개가 구름을 해치고 나타나 지상을 향해 쇄도했다.

그 하나하나가 칠성 장군이 만든 칼날보다 두 배는 거대한 크기.

“……아.”

전율적이면서도 압도적인 그 광경에, 칠성 장군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짧은 침음을 흘렸고.

-파창! 차카캉! 촤아! 촤아아!

처용이 만든 검은 칼날들이 칠성 장군의 칼날들을 무참히 부수며 그를 갈기갈기 조각 내었다.

천림맹에서 가장 강한 열 명의 고수 중 한 명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즉사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변형 – 백팔나선검(百八螺旋劍).”

처용이 강기의 칼날들을 향해 손짓하며 읊조리자.

-스르릉! 촤아아! 촤아!

백여 개의 칼날들이 뱀처럼 휘어지며 주변 일대를 마구잡이로 휩쓸었다.

-으아아!

-크어-!

조금 전, 처용을 공격했었던 화경의 무인들과 천림맹의 무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찢겨 나갔다.

길고 날카로운 강기의 칼날들이 살아 있는 괴물처럼 움직이며 무인들을 베어 내는 모습.

다만, 강기의 칼날에 의해 베어지는 건 천림맹의 무인들뿐.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마을 사람들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

마을을 습격하고 사람들을 학살하던 천림맹의 무인 약 오백 명.

칠성 장군이 사망한 후, 그 휘하의 무인들이 모두 전멸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분’이었다.

“……소백,”

순식간에 천림맹의 군대를 쓸어버린 처용이 뒤에서 웅크리고 있던 소백을 부르자.

“……네, 넵!?”

소백이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놈들의 ‘본거지’가 있는 곳으로 날 안내해라.”

처용이 바닥에 널브러진 천림맹 무인들의 시체를 눈짓하며 말하자.

“……네!”

멍한 표정을 짓던 소백이 고개를 끄덕이며 강하게 답했다.

천림맹의 본거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잡혀 있었고 그곳엔 더 많은 적들이 있었지만.

‘현경인 칠성 장군을 단 일 합(合)만에 처치했다…….’

소백은 눈앞에 있는 ‘해결사’를 그들이 막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이 세계에 나타나 횡포를 부리는 절대적인 존재들.

천림맹의 뒤를 받쳐 주는 ‘신’들 조차도, 처용을 막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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