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화
-까가강!
파멸의 핵이 반으로 갈라진 순간.
“하아아압!”
-촤자자자-!
진호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파멸의 핵을 향해 칼날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파멸의 핵은 이미 내구도의 한계를 맞이해 반으로 갈라지기까지 한 상황이었기에.
-까강! 까가강-!
진호의 칼질을 버티지 못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조각나기 시작했다.
계속 베어지며 보석 조각이 되어 가던 파멸의 핵이 가루에 가까울 정도로 잘게 잘려 나갔고.
[안-!]
아스터의 단말마를 마지막으로.
-파아아!
강렬하고 짧은 파동을 흩뿌리며 파멸의 핵이 사라졌다.
그 결과.
-파사삭……!
악의 종주의 모습을 한 아스터 역시 완전히 사그라졌고.
-쿠구구…….
불안정하게 흔들리던 에스라 대륙도 빠르게 잠잠해졌다.
-캬아아……!
-크아……!
아스터가 만들어 낸, 빛의 망령들 역시 머리를 부여잡고 괴성을 지르며 하나둘 사라져갔다.
“해, 해냈어……?”
진호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주신급 악신에게 마무리 일격을 가한 탓인지.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
.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그 덕분에, 스텟이 오르고 무리한 스킬 사용으로 인해 느껴지던 고통이 조금씩 누그러졌다.
진호가 자신의 손으로 적의 수뇌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아직 얼떨떨한 모습을 보일 때.
“좋아, 끝났다.”
-슈르륵. 차캉!
처용이 아스터의 힘을 모두 흡수한 태극천체일도를 거두고 멸천의 화신을 해제하며 말했다.
진호가 파멸의 핵을 파괴한 덕분에, 아스터의 마지막 발악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의 힘은 모두 처용에게 흡수되었고 그나마 사념처럼 남아 있던 자아마저 사그라졌다.
아마 아스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던 파멸의 핵이 파괴되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진호 헌터.”
처용이 진호를 향해 놀라움 어린 목소리로 감사를 전하듯 말했다.
악의 종주에게 세례를 받은 악신들의 심장에 형성된 핵.
파멸의 핵은, 파멸이 압축되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태초의 조각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아무리 200레벨을 넘어서고 강기를 깨우친 헌터라 해도, 쉽사리 파괴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
아니,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위험했다.
파멸의 핵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기운은 다름 아닌 파멸의 기운.
그 기운을 뚫고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진호는 순간적인 화력을 모두 집중하여 총공격을 퍼붓는 것으로 파멸의 핵을 파괴했다.
그런 진호 덕분에, 자칫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이 손쉽게 마무리되었다.
“하하…… 내가 해 놓고도 믿기지가 않네.”
진호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답하듯 말했다.
평소 그의 성격대로라면, 승리했다는 함성을 내지를 법했지만.
“진짜로…… 운이 좋았어.”
그는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멸의 핵을 향해 모든 전력을 집중하여 펼친 총공격.
그것은 정말 도박에 가까운 수단이었다.
진심으로 ‘운’이 좋았었다고 생각했다.
진호가 짧은 한숨을 담아 안도를 내쉴 때.
[야! 내 행운만 믿고 그리 무식하게 돌진하는 놈이 어디 있어!?]
티케가 진호에게 다가와 따지듯 물었다.
[내 축복받고 네가 죽어 버렸으면, 내가 얼마나 찝찝했을지 알긴 해?]
“아, 예 예, 걱정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진호는 자신을 향해 따지듯 목소리를 높이는 티케의 말에 대충 대답하다가.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의 여신님.”
정중한 목소리로 티케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녀는 진호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었으니까.
덕분에, 마지막까지 발악하던 악신을 처치할 수 있었다.
[이…… 에휴.]
자신을 믿어주어서 고맙다는 진호의 말에 티케가 더 역정을 내다 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번만큼은 제가 빚을 진-.”
진호의 말이 이어지려는 순간.
-차까강! 쿠궁!
무언가 깨지는 듯 날카로운 소리가 울리며 강한 진동이 울렸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또 다른 이변에, 모두가 긴장을 보일 때.
-차카캉! 쩌저적!
다시 한번 무언가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울리며 허공에 검은 균열이 일어났다.
균열이 일어난 장소는 다름 아닌 진호의 등 뒤.
파멸의 핵이 파괴되어 사그라진 장소였다.
-쩌적! 촤아아!
순식간에 일어난 공간의 균열이 쩍 벌어지며 새까만 어둠이 일렁이는 게이트가 나타났고.
“무슨-!?”
-후우욱!
하필이면 가장 가까이 있던 진호가 검은 게이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게다가, 진호랑 가장 가까이 있던 이.
[안-!]
티케가 검은 게이트 속으로 빨려 들어가려던 진호의 손을 반사적으로 붙잡았고.
-슈화악!
진호를 따라 검은 게이트 속으로 빨려갔다.
반사적으로 진호의 손을 잡아 그를 구하려 했지만, 역으로 같이 빨려 들어간 듯한 모습.
갑작스레 일어난 이변에.
“다들 다가오지 마!”
처용은 우선 주변을 물리듯 강하게 말하고는 진호와 티케를 따라 검은 게이트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파지지직!
처용이 검은 게이트에 손을 뻗자, 전류가 튀기며 손이 튕겨 나왔다.
게이트가 처용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
그리고.
[아직 안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남은 시간 : 719시간 59분······.]
처용의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한 달이라고?”
시스템 창에 적힌 시간을 본 처용이 인상을 확 찌푸렸다.
지구에서 에스라 대륙과 연결되는 게이트가 처음 나타났을 때와 같은 현상.
즉, 시스템이 눈앞의 균열을 안정시키기 전까지는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진호와 티케는 막 차원의 균열이 벌어졌을 때,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시스템이 개입하여 차원 안정화 작업을 하기 전에 말려든 사고였다.
운이 나빴다고밖에 볼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처용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 검은 게이트를 노려보고는.
“뒤틀어라. 찢어 내라.”
-스스스!
게이트에 손을 뻗고 신력을 흘려보내며 권능을 발현했다.
역천으로 인과율을 비틀고 파천으로 균열을 강제로 찢어 낼 생각이었다.
-파직. 파직. 쿠구-.
검은 게이트가 처용의 권능에 영향을 받았는지, 검은 전류를 흩뿌리며 진동했다.
효과가 있는 듯 보이자, 처용이 손아귀를 조금씩 강하게 쥐며 권능의 힘을 높였다.
그때.
“한처용. 멈춰.”
-탓.
레나, 아니 엘리스가 다가와 처용은 말리듯 입을 열었다.
“여기서 세계의 균열을 더 흔들면, 에스라 대륙이 통째로 무너진다.”
엘리스가 왜 처용을 말리려 하는지 그 이유를 말하자.
“……!”
-슥.
처용이 상황을 눈치챈 듯, 조금 커다래진 눈으로 손을 거두었다.
지금 에스라 대륙은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였다.
아스터가 이 세계의 중심축을 파괴하고 극도로 불안정하게 만든 상황.
지구의 성좌들이 힘을 합쳐 세계를 떠받치고 안정시키고는 있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군.”
더 이상 충격을 받으면, 기껏 안정된 세계가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었다.
곳곳이 갈라지고 무너져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기둥과도 같은 상황.
여기서 에스라 대륙에 더 충격을 가하는 건 위험했다.
게이트에 손을 떼며 말한 처용이 다시 인상을 확 찌푸리고는.
“하지만…….”
검은 게이트를 노려보며 읊조렸다.
진호와 티케가 검은 게이트 속으로 빨려 들어간 이 상황을 그저 구경하고만 있을 순 없었으니까.
처용이 다른 방법은 없는지 생각할 때.
“내 생각이 맞다면, 이건 판데모니움과 연결된 게이트다.”
-탁.
엘리스가 검은 게이트에 조심스럽게 손을 가까이 대 보며 말했다.
-우우웅.
그녀의 손바닥에서 흘러나온 짙은 마기가 검은 게이트와 접촉하자.
-우웅. 우웅.
검은 게이트 속에서 일렁이는 마기가 마치 공명하듯 작은 파동을 흩뿌렸다.
“4차 대격변, 블랙 게이트라고?”
처용이 엘리스의 말에 답하듯 물었다.
눈앞에 나타난 검은 게이트는 멸망한 세계와 이어지는 검은 문이 아니었다.
회귀 전, 4차 대격변이라 불리던 현상, 시스템의 장벽이 거의 무너졌을 때 나타났었던 게이트.
바로 악마들의 세계, 판데모니움과 이어지는 게이트였다.
엘리스는 처용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찰의 대신, 에스라 대륙의 중심축을 재건하는 데 얼마나 걸리죠?”
고개를 들고 황룡을 바라보며 물었다.
[시스템이 알려 준 대로,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다.]
황룡이 엘리스의 말에 답하자.
“……도움을 받는다면?”
짧게 생각에 잠긴 엘리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다시 물었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이들은 다름 아닌 지상에 강림한 성좌들이었다.
[올림포스는 중심축의 재건을 돕겠습니다.]
엘리스의 시선과 마주친 아테나가 황룡을 보며 말했다.
게이트 속으로 빨려 들어간 이는 진호만이 아닌 티케도 있었다.
그녀를 구하려면, 우선 불안정한 에스라 대륙을 완전히 안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상황을 파악한 아테나가 도움을 약속한 것이었다.
기꺼이 돕겠다는 아테나의 말이 울리자.
[우리 역시 돕겠소.]
[성좌로서 무너지는 세계를 방치할 수만은 없지.]
다른 성운의 성좌들 역시 돕겠다고 이야기했다.
불과 조금 전, 제 욕심만 추구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성운의 주신을 목격했었다.
성좌들은 그런 추악한 신이 어떤 몰락을 맞이했는지 직접 봤었기에, 이 상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런 추악한 존재와 같은 취급을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에스라 대륙은 성운의 영향력을 더 크게 퍼트릴 수 있는 거대한 세계.
이 세계를 빠르게 안정시킬수록 여러모로 좋은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일주일 정도 걸리겠구나.]
기꺼이 도움을 주겠다는 성좌들의 의견에, 황룡이 미소를 지으며 엘리스에게 말했다.
“한 달이 아니라 일주일 정도면 여기에 들어갈 수 있을 거다.”
“……제길.”
엘리스가 나름 시간을 단축시키긴 했지만, 처용의 입에서는 불만 어린 침음이 흘러나왔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판데모니움에 가고 싶었으니까.
“무사할 가능성이 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진호다. 심지어 네게 훈련을 받았고.”
엘리스는 그런 처용의 심정이 나름 이해된다는 듯 말하고는.
“그리고…… 판데모니움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네가 더 잘 알고 있겠지?”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으며 처용에게 물었다.
판데모니움의 상황을 묻는 엘리스의 말에.
“……그러고 보니.”
처용의 눈이 가늘어지며 무언가를 생각하듯 읊조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 판데모니움에 있었으니까.
“내가 이 사태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다.”
“……알았다. 일단 주변부터 정리하지.”
이어지는 엘리스의 말에, 처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
에스라 대륙에서 벌어진 마지막 전쟁.
그 전쟁의 결과, 거대한 악의 무리였던 아스터 제국이 완전히 몰락했다.
다만, 제국에 속한 모든 이들이 처치된 것은 아니었다.
심판을 받은 이들은 악행을 일삼던 아스터 교단의 무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외, 제국 내 도시에 거주하던 시민들.
아스터 교단에 강제로 붙잡혀 생명력을 착취당하던 일반 시민들은.
-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헌터들과 아라한 왕국 병사들의 통제에 잘 따르며 감사를 전하고 있었다.
아스터 교단은 시민들을 죽이려 했고 연합군은 오히려 시민들을 풀어주고 치료해 주었으니까.
전쟁의 사후 처리가 한창 진행될 때.
“…….”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성자가 앞을 내려다보며 침묵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는.
-철퍽. 철푸덕…….
반쯤 녹아 흘러내리는 새하얀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얀 진흙으로 만들어진 사람의 상반신이 몸부림치는 듯한 모습.
그 사람의 형체가 성자를 향해 떨리는 손을 뻗고 있었다.
마치, 성자를 향해 구해 달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성자는 그런 기괴한 사람의 형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
-탓.
처용이 성자에게로 다가오자, 성자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처용을 바라봤다.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듯, 처용에게 답을 구해 보려는 듯한 분위기.
그런 성자의 모습에.
“마음이 가는 대로,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성자.”
처용은 성자를 향해 편안한 목소리로 답하듯 말했다.
성자를 향해 손을 뻗고 있는 기괴한 형체의 정체는 다름 아닌 라사벨이었다.
아스터가 소멸했음에도, 아직 살아 있는 상태.
당장 처용이 검을 휘둘러 완전히 없애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
처용은 성자를 바라본 채,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고 그저 지켜봤다.
성자의 주변에 모인 이들, 호네아를 포함한 몇몇 헌터들 역시, 가만히 있었다.
마치, 성자가 판결을 내리길 기다리는 듯 보였다.
“……이 아이의 이름은, 라사벨이 아니라, ‘리사’였습니다.”
잠시 침묵을 이은 성자가 답답한 한숨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저처럼, 빛의 힘을 타고나, 신에게 선택을 받은 아이였죠.”
성자는 진실의 마나를 통해 전해져 오는 라사벨의 과거.
아니, 라사벨이라는 인간 병기를 탄생시키기 위해, 첫 번째 제물이 되었던 소녀의 과거가 보였다.
신의 선택을 받은 어린 신관이, 인간 병기가 되어 가는 과정이 진실의 마나를 통해 느껴졌다.
성자는 그 끔찍한 과정을 보고 느끼며 인상을 찌푸리고는.
“악신에 의해 강제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지금껏 네가 범한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자세를 낮추고 자신을 향해 힘겹게 손을 뻗는 이와 눈을 마주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면, 이대로 소멸하는 것이, 네게 안락함이 될 수 있다.”
-위이잉.
성자가 손을 들고 위협적으로 타오르는 빛을 만들어 보이자.
-스르륵. 스륵…….
구원을 바라듯, 성자에게 손을 뻗던 형체가 고개를 힘없이 떨구었다.
“그럼에도 살고 싶으냐? 온 세상이 네 죄를 기억하며 너를 질타할 것임에도?”
그 모습을 본 성자가,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살고 싶냐는 성자의 말에, 고개를 떨군 형체가 다시금 상체를 일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나는……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
-스륵. 탁.
성자가 왼손을 뻗어 형체가 내민 손을 잡아 주고 오른손으론 그 머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교화(敎化)의 운명을 받아들이겠다.”
성자의 말이 끝난 순간.
-스르르……!
그에게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던 신성력이 확 짙어지며 넓게 뻗어 나갔다.
새하얀 신성력이 점점 더 밝게 점멸하더니.
-콰아아아!
이내, 완전한 신의 힘, 신력(神力)으로 변하며 주변 일대를 밝게 비추었다.
성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신력이 그의 오른손을 통해 형체의 머리에 스며들자.
-화아아! 콰아아아-!
영혼처럼 보이는 새하얀 무언가가 무수히 솟구치며 날아올랐다.
그 영혼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라사벨에게 잡아먹혀 지배당하던 영혼들.
해방된 영혼들이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성자의 신력 속에 깃들었다.
그리고.
“너는 지옥에서 네 죄업을 씻는 대신, 나를 따라 이 세상에 봉사하며 죄업을 씻어야 할 것이다.”
성자가 자신에게 구원을 바라는 존재.
한때, 라사벨이라는 이름으로 악신의 명에 따라 잔혹한 짓을 일삼았던 이를 향해 말하며.
-우우웅!
새로이 각성한 신력, 새하얀 교화의 신력을 밝게 내뿜었다.
그러자.
-아…….
반쯤 녹아내리는 형체에게서 짧은 침음이 흘러나오더니.
-화아아!
이내,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교화의 신력에 완전히 감싸였다.
그 모습을 본 처용은.
“……축하합니다. 성자.”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성자의 새하얀 신력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 이 순간, 제시카에 이어 신력을 각성한 또 다른 헌터가 나타났다.
아니…… ‘신격’으로 승천할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자가 탄생했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