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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계승자-640화 (640/726)

#640화

징벌의 선고가 풀리자.

-화아아!

아스터 제국의 중심, 폐허가 되어 버린 대신전 위에 두 거인이 나타났다.

악의 종주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한 아스터와 멸천의 화신으로 변한 처용.

칼날을 내지른 처용과 반으로 갈라져 부서지고 있는 아스터.

-콰콰쾅!

반으로 갈라진 아스터가 대신전을 완전히 짓뭉개 버리며 추락했고.

-스릉! 콰콰쾅!

처용이 반으로 갈라진 아스터의 왼쪽 심장 부분에 태극천체일도를 내지르며 떨어졌다.

[크어! 크…… 크어……!]

-탁! 으드득!

반으로 갈라진 아스터가 왼손으로 가슴에 박힌 검은 칼날을 붙잡으며 발버둥 쳤다.

하지만.

-파사사……!

칼날을 붙잡은 왼손마저 점점 부서지더니, 가루가 되며 무너졌다.

게다가.

-쏴아아! 후욱-!

심장에 박친 태극천체일도가 아스터에게서 무형의 기운을 흡수하고 있었다.

그저 단순히 힘을 흡수하는 게 아니었다.

처용이 아스터에게서 앗아 가는 것은 다름 아닌.

“태초신이 하사한 네 모든 권한을 몰수하겠다.”

아스터가 태초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

에스라 대륙을 다스리고 지배할 수 있는, 에스라 성운의 주신으로서 지닌 지배자의 권한이었다.

그 안에는 아스터의 권능인 모방과 빛과 영혼을 다루는 힘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태초신이 아스터에게 내린 지배자의 권한은 말 그대로 포괄적인 의미.

즉, 처용은 아스터가 지닌 모든 것을 강제로 몰수하는 중이었다.

신에게 부여된 자격을 몰수하는 것, 이것은.

멸천의 신, 하늘을 무너뜨리는 자만이 지닌 자격이자 권한이었다.

처용이 각성한 신명인 멸천의 권능은 크게 세 가지였다.

인과율을 비트는 역천(逆天).

법칙을 부수는 파천(破天).

운명을 인도하는 관천(貫天).

그리고 이 세 가지의 권능을 하나로 합쳐 내리는 심판이 바로 신명의 이름과 같은 ‘멸천(滅天)’이었다.

멸천의 신, 하늘을 무너뜨리는 자의 진짜 역할.

그것은 제 소임을 다하지 않고 타락한 신을 심판하는 자, 그 타락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었다.

수라와 하나가 되고 다시 초월의 경지에 올랐을 때, 자연스럽게 깨달은 권능.

그 심판의 권능이.

-후우우!

쓰러진 아스터에게서 그가 지닌 권능과 자격을 모두 몰수하고 있었다.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후두두! 후둑!

상황을 알아차린 아스터가 부서지는 육체를 마구잡이로 흔들며 발버둥 쳤다.

지금껏 그가 쥐고 흔들어 온 막강한 권력과 힘이 점차 사라져 가는 상황이었다.

아니, 처용에게 빼앗기고 있었다.

[하계종이 신의 힘을 강탈하다니! 이런 하계종을 그냥 두고만 보고 있을 것이냐!?]

아스터가 격렬히 발버둥 치며 목이 찢어져라 소리쳤다.

처용을 돕는 다른 신격들에게 알리려는 듯한 모습.

하등한 인간이 신의 힘과 권리를 빼앗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처용을 돕는 신격이라 해도, 이는 용납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멸천의 심판은 고결함을 잃은 타락한 신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차가운 눈빛으로 아스터를 응시한 처용이 조소를 흘리며 말했다.

무려 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몰수하는 전대미문의 권능.

신들에게 있어 두려움을 유발하는 절대적인 권능처럼 보였지만, 조건 없이 막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처용의 말대로 주어진 의무를 저버리고 타락한 신들.

아스터처럼 자신이 관리해야 할 세계를 고의로 멸망시키려 하는 이들에게만 사용할 수 있었다.

즉, 타락하여 악신이 되어 버린 이들에게만 내릴 수 있는 심판이었다.

“너같이 비겁한 새끼한테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말이야.”

처용이 아스터를 향해 씨익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이 세계를 파괴하려 한 악신 따위가 어디서 간사한 혀를 놀리는가!]

땅을 짚고 신력을 흘려보내며 에스라 대륙이 무너지는 것을 막고 있는 성좌 중 하나.

토르가 아스터를 향해 혐오감을 가득 담아 소리치듯 말했다.

[네놈은 성좌라 불릴 자격이 없다.]

그의 옆에 있던 미카엘 역시 마찬가지.

아니, 비단 그들뿐 아니라.

[정녕, 추하군.]

[한 성운의 주신이라는 자가 이리도 어리석은가.]

[추악한 자에게 어울리는 말로로다!]

연합군을 돕기 위해 강림한 모든 성좌가 아스터를 향해 깊은 혐오감을 드러냈다.

[이-!]

성좌들의 싸늘한 반응에 아스터가 이를 갈며 침음을 흘리며 몸부림쳤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처용에게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었다.

점점 자신의 힘을 빼앗는 처용도 문제였지만.

-슈르륵! 스륵!

약해질 대로 약해진 육체 곳곳에 검은 핏줄이 번지며 몸을 더욱 강하게 구속하고 있었다.

빛을 옭아매는 사악한 어둠의 기운.

악의 종주에게서 하사받은 파멸의 기운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자신을 방해하고 있었다.

아스터가 처용의 권능과 알 수 없는 어둠에 저항하며 몸을 떨 때.

“그 괴물 년이 내가 바이러스를 잔뜩 퍼트린 검은 문을 삼켰더라?”

저항하는 아스터를 본 엘리스가 차가운 조소를 흘리며 말했다.

“그걸 네가 처먹었으니, 배탈이 안 날 수가 있나.”

아스터를 잠식하며 그를 구속하고 있는 어둠의 기운.

그 기운의 정체는 다름 아닌 엘리스가 퍼트린 마기였다.

바로, 검은 문을 임시로 봉인할 때 뿌려 두었던 어둠의 바이러스.

바이러스가 퍼져 봉인된 검은 문을 라사벨이 집어삼키고 그 라사벨을 아스터가 흡수한 상황.

아스터가 약해질 대로 약해지자, 잠들어 있던 어둠의 바이러스가 퍼지며 활개를 치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 총체적 난국이었다.

완전히 구석에 몰리다 못해, 이대로 끝장나는 운명을 맞이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크, 크흐흐……!]

아스터는 다 죽어 가는 와중에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끓어오르는 분노가 한가득 일렁이는, 억지로 지은 듯한 미소.

“다 죽어 가는 마당에 웃음이 나오나 봐?”

[결코! 이대로 끝낼 순 없을 것이다!]

그런 아스터를 비웃는 처용의 목소리에 아스터가 악에 받친 듯 소리친 순간.

-쿠구!

점점 안정되어 가던 에스라 대륙이 돌연 크게 한번 요동쳤다.

그리고.

-스스스……!

반으로 갈라져 모래처럼 흩날리던 아스터의 육체가 더 빠르게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사그라지며 흩날리던 백색과 흑색의 기류가 점점 나선으로 휘몰아쳤고.

-콰아아아!

강한 진동을 흩뿌리며 주변으로 서서히 퍼져 나갔다.

반으로 갈라진 아스터의 육체는 모방한 파멸로 형성한 모습.

육체 자체가 모방한 파멸의 힘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금 그 육체가 사그라지며 만들어 내는 폭풍은 다름 아닌 파멸의 힘이 담긴 폭풍이었다.

[이 내가! 네놈과의 싸움에서만 그분의 힘을 사용한 줄 알았느냐!]

아스터가 자신의 성역을 부술 때 사용하던 힘은 다름 아닌 모방한 파멸의 힘.

그 여파는 다른 성좌들이 이 세계를 안정시키며 막아 내고 있었지만.

[이번에야말로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네놈들 전부 파멸시키겠다!]

-콰아아아!

이번엔 자신의 육체와 신격, 신명 등, 모든 것을 불태울 생각이었다.

어차피 곧 있으면 처용에게 모두 빼앗길 것들.

하계종에게 빼앗길 바엔 차라리 모두 끝내겠다는 것이, 궁지에 몰린 아스터의 선택이었다.

“이 새끼가, 끝까지 귀찮게 하네.”

처용이 발악하는 아스터를 향해 인상을 찌푸리고는.

-콰직! 우우웅!

태극천체일도를 쥔 손아귀에 힘을 주며 권능의 힘을 더 강하게 끌어 올렸다.

아스터가 제 육체를 모두 불태우기 전에, 모든 힘을 몰수한다면, 이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파멸의 힘이 퍼지는 것만큼은 막을 수 있지만, 서둘러야 할 거야.”

-우우웅. 파아아!

상황을 눈치챈 엘리스가 짙은 마기를 넓게 퍼트리며 말했다.

아스터를 중심으로 휘몰아치며 점점 넓게 퍼져 나가는 파멸의 바람이 짙은 마기에 섞여 들었고.

-치지지! 치직!

이내 검은 전류를 피워 내며 퍼지는 속도가 저지되었다.

하지만.

“이건 임시방편이야, 네가 저 새끼 힘을 빨리 몰수하거나. 파멸의 핵을 파괴해야 해.”

엘리스의 말대로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아스터의 자폭을 막으려면 처용이 서둘러 아스터의 힘을 모두 몰수해야 했다.

아니면.

-키이잉!

사그라지며 흩날리는 아스터의 머리, 그 안에 엿보이는 1미터 크기의 검은 보석.

아스터가 악의 종주에게서 하사받은 힘의 근원인 파멸의 핵을 파괴해야 했다.

바로 근처에 있었기에, 처용이 태극천체일도를 휘두르면 손쉽게 파괴할 수 있었지만.

“젠장.”

안타깝게도 처용은 지금 아스터에게서 그의 힘을 몰수하고 있는 상황.

당장, 태극천체일도를 휘두를 수 없었다.

다른 성좌들이 나서 준다면 좋겠지만.

[기껏 안정된 세계가 무너지려 한다! 더 힘을 보태!]

[이대로 무너지게 둘 수 없다!]

성좌들 역시, 아스터의 마지막 발악을 막아 내느라 힘을 쏟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헌터들은 아스터가 소환한 빛의 망령들을 거의 다 처치하며 여유가 생겼지만.

“크윽!”

“섣불리 접근하지 마라! 위험하다!”

헌터 중에는 파멸의 힘을 뚫고 나아갈 만한 이가 없었다.

결국.

“시간 싸움인가?”

처용이 제시간 안에 아스터의 모든 힘과 권한을 흡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조금만 더 버텨-!”

처용이 멸천의 권능에 정신을 집중하며 소리칠 때.

-콰화아아! 타앗!

강렬한 강기가 폭풍처럼 몰아치며 누군가가 나타났다.

-스르릉!

양손에 검붉은 칼날이 번뜩이는 쌍검을 쥔 헌터.

“이진호 헌터?”

처용이 갑작스럽게 진호의 이름을 읊조린 순간.

“폭풍을 가르는 칼날!”

-촤자자-작!

진호가 아스터의 머리 부분에서 나타난 검은 보석.

파멸의 핵을 향해 강기가 서린 쌍검을 치켜들었다.

***

처용이 에스라 성운의 주신을 쓰러뜨린 후.

-쿠구구구!

조금씩 안정되던 세계가 다시 요동치며 흔들릴 때.

“이봐! 행운의 여신!”

-촤아!

빛의 망령이 된 아스터 교단의 잔당들을 상대하던 진호가, 티케 앞에 나타나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내 행운을 최대치로 올려줘 당장!”

[나 바쁜 거 안 보여?]

다짜고짜 행운을 올려 달라는 진호의 말에 티케가 땅에 손을 짚고 신력을 내뿜으며 답했다.

아스터가 에스라 대륙을 파멸시키려 하자.

-올림포스 전원! 이 세계를 안정화하는 데 집중한다!

아테나가 올림포스의 성좌들에게 명령을 내렸었다.

그 말에 성역에서 대기하던 티케가 전장에 강림했고 미약하게나마 이를 돕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껏 성좌들이 안정시켜 가던 세계가 다시 요동치며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

티케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그저 신력을 보태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때, 진호가 그녀 앞에 나타난 것.

“당신만 할 수 있는 일이야!”

티케 앞에 선 진호가 진지한 목소리로 강하게 말했다.

“내가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어. 당신의 도움만 있다면! 그러니까 제발 부탁해!”

진호가 진심이 담긴 다급한 목소리로 티케를 향해 부탁하듯 말을 이었다.

진심으로 작금의 사태를 해결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전해지는 듯한 목소리.

그런 진호의 모습에 티케가 인상을 찌푸리고는 조금 떨어진 곳을 응시했다.

아스터 제국의 주신으로 보이는 존재와 그런 이를 쓰러뜨린 처용.

하지만, 쓰러진 아스터가 마지막 발악을 내질렀고 그런 그에게서 파괴적인 힘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행운의 여신님, 당신의 도움이 있다면, 내가 저걸 부술 수 있습니다.”

진호가 조금 진정한 듯, 다급함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침착하게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 말에 티케가 짧게 고민 어린 침음을 흘렸고.

[……찬란한 행운의 축복!]

지면에 대던 두 손을 떼 진호를 향해 뻗으며 신력을 내뿜었다.

밝은 연둣빛의 신력이 진호에게 흘러 들어갔고 그의 왼팔에 새겨진 네 잎 클로버 문신이 점멸했다.

동시에.

“더블 럭키 코인 – 제곱.”

-스륵. 띠링!

진호가 스킬을 발동하며 왼손에 생성된 동전을 튕겼다.

더블 럭키 코인은 두 개의 코인을 던져 자신의 능력치를 증폭시키는 스킬.

하나라도 해골 문양이 나오면, 능력치가 오히려 반감되는, 도박에 가까운 스킬이었다.

하지만, 지금 진호가 왼손으로 튕긴 동전은 두 개가 아닌, 네 개였다.

더블 럭키 코인 – 제곱.

네 개의 동전을 던져 하나라도 뒷면, 해골 문양이 나오면 그대로 실패, 모든 능력치가 하락한다.

네 개의 동전을 던져 나오는 경우의 수는 총 열여섯 가지.

그중 무려 열다섯 가지의 경우가 ‘실패’였다.

도박에 실패할 확률이 더욱 올라간 샘.

그러나, 진호는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행운의 여신이라는 방법을 생각했다.

다행히, 티케가 지상에 강림해 있었고 그녀의 도움을 받은 결과.

-띠리링. 띠링.

땅에 떨어진 네 개의 동전 모두가 황금빛의 네 잎 클로버 문양을 드러냈다.

네 개의 동전을 던져 모두 앞면이 나온 상황.

무려 열여섯 가지의 경우 중 단 한 가지 경우의 수가 결과로 나타났다.

진호가 황금빛 네 잎 클로버 문양 네 개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 짙은 미소를 지었고.

-우우웅! 콰아아아!

그에게서 방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렬한 강기가 뿜어져 나왔다.

더블 럭키 코인 – 제곱에 성공한 경우.

스킬의 사용자는 모든 능력치가 무려 ‘4배’로 상승한다.

성공만 한다면,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는 스킬이었지만, 단 ‘4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게다가.

“크으으으윽!”

-우드드! 우드!

진호가 고통 어린 침음을 흘렸고 피부 위로 힘줄이 붉어지며 도드라졌다.

힘이 증폭되는 만큼, 육체에 부하가 걸리는 것이었다.

“하아압!”

진호는 몸이 달아오르며 타는 듯한 고통을 견디듯 강한 기합을 내지르고는.

-탓! 콰아아앙!

발을 박차 파공음을 내며 처용이 있는 곳을 향해 돌진했다.

처용과 가까워질수록 거칠게 휘몰아치는 파멸의 기운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촤아! 촤자자-!

네 배나 증폭된 강기가 서린 칼날을 강하게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증폭된 강기 덕분에 주변에 일렁이는 파멸의 기운을 가르고 베어 낼 수 있었다.

그 틈을 타.

-촤아아!

아스터의 머리 앞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진호 헌터?”

처용이 진호를 보며 놀라움이 서린 목소리를 흘렸고.

“폭풍을 가르는 칼날!”

-우우웅! 스릉!

진호는 쌍검에 강기를 강하게 압축하여 칼날을 치켜세우고는.

“이백연격!!”

-촤자자자자-!!

두 팔이 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미친 듯이 쌍검을 휘둘렀다.

칼날의 잔상이 남아 일렁일 정도의 속도.

증폭된 강기에 이어 더욱 증폭된 속도로 쌍검을 휘두르자.

-까가강! 까강! 깡-!

검격이 그어진 파멸의 핵 겉 부분에 스크레치가 나기 시작했다.

파멸의 핵은, 처용이나 엘리스, 혹은 상위 신격이 나름 힘을 쏟아야 파괴할 수 있었다.

아무리 200레벨을 돌파한 헌터라 해도, 파멸의 핵을 홀로 파괴하기란 불가능했다.

[하계종 따위가 감히 그것을 파괴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아스터가 파멸의 핵을 향해 칼을 내지르는 진호를 보며 고함을 내지르자.

“인간을! 얕보지 마라!!”

-우우웅! 촤자자자-!

진호가 쌍검에 일렁이는 강기를 더 크게 키우며 소리쳤다.

네 배로 증폭된 힘과 네 배로 증폭된 속도.

진호는 증폭된 힘을 제어하지 않고 있는 전력을 다해 공격했다.

하지만, 제 육체에 맞지 않는 힘을 마구잡이로 휘두른 탓인지.

-핏-! 주륵…….

팔과 손에서 핏물이 튀고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증폭된 힘과 속도를 육체가 견디지 못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하아아압!!”

-스르릉! 콰아아-!

진호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강한 힘을 실어 칼날을 내리쳤다.

결국.

-쩌적! 쩌저적!

충격이 누적되던 파멸의 핵이 점점 갈라지더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까가강!

이내, 아스터의 비명과 함께 날카로운 소음을 내며 반으로 갈라졌다.

나 홀로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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